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40
덜컹-
처음으로 심장이 내려앉았다.
*
그래,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진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들킨 순간부터, 헤티는 그녀를 향한 나의 사랑도 꾸며낸 것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았으리라.
하지만 단 한 번도, 서운함을 토로한 적이 없었다.
자신을 사랑하기는 하냐고 물은 적이 없었다.
내가 힘들지 않은지 늘 걱정했지만, 나의 상태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원망한 적이 없었다.
수년 간의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도.
왜 그걸 깨닫지 못했을까.
[너를 탓하는 게 아니야.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상관없어. 그냥,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헤어질 이유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아스, 너 무슨 일이 있었어, 그렇지?] [……] [말해줘. 어떤 상황이라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어째서 너는 이렇게까지 강한가.
진실을 알고도, 너는 그 때에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으로 남아줄 것인가.
그래서이다.
내가 진실을 말하려는 이유는, 진실을 알았을 때의 너의 반응이 궁금해서이다.
호기심, 그 외의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헤티.] [그래, 아스.] [나는 지구인이 아니야. 네 옆에서 벌어진 테러들은 나를 발견해 내기 위한 외계인들의 소행이었어. 애초에 감정이 없었던 것도 지구인이 아니라서인가봐. 그리고 내 옆에 있으면 네 목숨이 위험해.]무엇이 날아올까.
말같은 핑계를 대라는 욕설?
드디어 완전히 미쳤냐는 눈물?
혹은…정말로 자신의 말을 믿고, 비명을 지르고 도망이라도 갈 텐가?
하지만 헤티 램의 반응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그랬구나.] […?] [그래서…그랬었구나.]그것은 의심 없는 납득.
[그렇다면 너에겐 인간다운 감정이 없는 것이 당연한 거였는데, 여태 인간에게 맞추려고 정말 애썼네. 미안하고 고마워. 다시는 내 잣대에 너를 맞추려 하지 않을게.] [……] [네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도 알겠네. 나를 살리기 위해서···]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포용하는 이해와 관용.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아스.]그리고…변치 않는 사랑.
[나는 내가 원하고 사랑하는 것에 충실하지 못하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죽는 게 나아. 그러니까 괜찮아. 함께 헤쳐나가자.]헤티는 변함없는 눈빛으로 자신을 올려다본다.
그녀가 들어올린 손이 다시 한 번 뺨에 닿는다.
생리적인 두려움을 이겨내고 강한 의지로 자신에게 팔을 뻗던, 그 날처럼.
건조한 마음에 빗방울이 하나, 빗방울이 둘,
어느덧 후두둑 떨어지는 소나기가 폭우가 되어 메마른 땅을 가득 적신다.
흠뻑 젖은 땅이 온통 물기를 머금고도, 남은 한 방울을 밖으로 밀어냈다.
툭-
그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진 순간,
유명은 ‘그 날’ 미호의 마음을 이해했다.
*
[컷-]컷 싸인이 나온 후에도 촬영장의 정적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을 전혀 모르던 인외의 존재가, 처음으로 인간의 감정을 갖게 된 순간.
척박한 대지에서 싹이 하나 움튼 기적의 순간이, 이 광경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의 마음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유명은 어떤 밤을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상관없어.]-그러면, 연기는 계속할 수 있어?
세상은 흥미의 대상일 뿐, 애정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연기에 대한 애정 하나로, 모든 것을 잃어도 연기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이상한 인간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아스, 너 무슨 일이 있었어, 그렇지?]-그런 방식을 택하면 우리의 계약은 어떻게 되는데?
손만 갖다 대도 바스라질 듯 나약한 녀석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
환경이 인간을 꺾으려고 온갖 시련을 안겨주어도, 그의 정신은 고아하게 피어올랐다.
[네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도 알겠네.]-왜 네가 그렇게까지 하는 건데.
그리고 자신을, 누구보다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강하고 바른 인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충실하지 못하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죽는 게 나아.]-그래, 나는 내 몸을 네게 줄 생각이야.
그 거짓없는 표정을 본 순간, 처음으로 인간에게 솟아오른 애정.
지켜주고 싶다.
이 하찮은, 그럼에도 스스로의 하찮음을 극복해 가는 강인한 존재를,
내가 가진 무언가를 희생한다 해도.
-네가 나의 은인이니까.
계속, 너에게 은인으로 남고 싶어졌다.
‘그런 마음이었구나···’
어느새 다시 아스에서 유명으로 돌아온 인간의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렀다.
미호의 마음.
늘 곁에 있으면서도, 그의 존재에 감사하면서도, 그가 왜 자꾸 ‘손해’를 감수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저 아기새처럼 그가 주는 것들을 받아 먹으며, 인생에서 처음 겪는 행복을 마음껏 누리고만 있었는데.
그는 이렇게나 크고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옆을 지켜주고 있었다.
[유명씨…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이 컷을 이렇게 단번에…어…괜찮아요?] […아니요.] [어어, 눈물이 멈추지 않네. 아스에 너무 몰입한 거 아니에요?] [그…여러 번 촬영하신다고… 계속 해야 하는데…갑자기 왜 이러지.] [아뇨. 오케이입니다. 몇 번을 더 찍어도 지금 이상 나올 리가 없어요. 제가 상상했던 그림을 훌쩍 뛰어 넘은 연기였어요.]카일러가 벅찬 얼굴로 목소리를 키운다.
[자자- 다들 좀 쉬었다 갑시다. 유명씨 대기실 가서 좀 쉬고, 식사도 하신 후 오후에 다시 촬영 재개하죠. 에르히도 잘 했어요. 오늘 종일 이 씬 찍을 줄 알았는데 어이없이 끝나버렸네요, 하하.]유명이 프레임을 벗어날 때, 현장의 스탭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짝–
환호가 없지만 커다란 박수.
그것은 평생 볼까말까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 대한 경의의 박수였다.
대기실을 향해 걷는 유명의 눈에, 오랜만에 보는 푸른 형태가 들어왔다.
‘돌아왔구나, 미호.’
{……}
‘고마워, 고마워 언제나.’
{…괜찮냥, 완전히 씌인 것 같던뎅.}
‘그건 괜찮아. 덕분에 네 마음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어. 늘 곁에 있는 존재는 고마움을 잘 모른다는 말이 떠오르네.’
{고맙다는 말은 늘 지겹도록 하잖냥.}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처음 깨달은 것 같아.’
유명이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민망한 듯, 미호가 훌쩍 날아올랐다.
{그 동안 별 일 없었냥?}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 그렇지만 별 일 없었어.’
대기실에 들어간 후,
유명은 쇼파에 내려앉은 미호의 귀여운 큰 귀를, 복슬한 꼬리를 오래도록 쓰다듬었다.
남은 눈물 한 방울이 미호의 머리 위에 토옥- 떨어졌다.
217 내기 성립이군요
그 날 연기를 보고, 피비는 개종했다.
신유명 교도로.
‘무슨…저런…게 연기라고···?’
자신이 알고 있던 연기라는 개념이 뒤집혔다. 눈으로 보면서도 보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미친 연기.
격렬한 감정도 아니었다. 소리 지르고 화내는 것도, 가슴을 쥐어 뜯으며 울부짖는 것도 아닌,
딱 한 방울의 눈물.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세계가 뒤집힌 자의 첫 발자국이었다.
그런 것을…모두에게 공감시키는 연기라고···?
갑자기 자신이 하는 모든 짓이 허무해졌다.
저런 배우의 가십을 캐내어 어쩌란 말인가. 어떤 가십과 루머를 치덕치덕 얹는다고 해도 저 연기의 가치가 변할 것인가? 아니 다들 저 배우를, 저 대단한 연기를 제대로 알기나 하고 더러운 것을 묻히는 건가.
동시대에 태어나 저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가 나서 그를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닐까.
그 때 피비가 내린 결론은 완벽한 팬심에 가까웠지만, 그녀는 그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날부터 피비는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르포 취재를 지속하는 한 편, 유명의 루머 기사를 다룬 언론들과, 그 소스를 제공한 동료(?)들을 저격하기 시작했다.
내부자가 적으로 돌아섰을 때가 가장 무서운 법.
유명을 저격했던 기사를 까는 정공법과, 저격했던 기자나 언론사의 다른 추문을 까발리는 편법까지, 그쪽 밥을 먹었던 네임드 파파라치의 소스는 끝이 없었다.
핏불테리어.
사람들은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물면 놓지 않는 호전성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이 견종은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고 보호본능이 강하며 순종적인 개다.
충성을 다할 상대를 택한 그녀는, 주인을 공격한 상대를 물어뜯는 데 일절의 망설임도 없었다.
-야, 너 미쳤어?
-업계에서 따돌림 당하고 굶어죽을 생각이냐? 이 따위로 개같이 물어 뜯으면 다 같이 죽자는 거야?
한 때 지인들의 연락에도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SNS는 연일 호황이었으며, 하루가 다르게 팔로워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문 대표가 이제 완전히 유명의 편에 선 피비에게 솔깃한 얘기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테일러 양, 세상이 변할 겁니다. 개인의 SNS가 미디어로 기능하는 시대가 올 거예요. 꼭 정해진 신문사, 잡지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도 언론인이 될 수 있고, 그걸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게 될 겁니다. ‘피비 테일러’가 날카로운 혀와 가감없는 말로 대중들에게 하나의 브랜드가 된다면요.
그 말을 유명이 들었으면 깜짝 놀랐으리라. 자신의 파트너가 어떤 혜안을 가지고 있는지를 실감하면서.
피비는 당연히 유석의 말을 온전히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저 음흉한 대표의 안목과 비전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살 길을 마련해 두지 않았다 해도, 물어뜯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으리라.
따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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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제, 갓네임드의 신도가 되었으므로.
*
유석은 니콜라스의 소개로 룬드 밸론토를 만났다.
덩치가 크고 강인한 턱을 가진 남자는, 유석을 보고 인상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스페인계 혈통이고 자신의 출신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는 소문답게, 그는 첫 인사를 스페인어로 건넨다.
[올라, 아미고!] [안녕하십니까, 에이전시 W의 대표 문유석이라고 합니다 밸론토 씨.] [룬드라고 부르시죠, 하하. 요즘 헐리웃에 파다한 문 대표의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그의 눈이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순수하게 반짝거린다.
유석은 그 눈빛에서, 굿 엔터로 데려온 차하린(*연예학개론 하나 분)의 전 소속사 대표를 떠올린다. 크게 능력은 없지만 사람은 좋은.
[요즘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신유명씨가 아주 좋은 배우던데, 너무 여론이 안 좋더라구요.]보라. 눈치 없는 것도 비슷하지 않은가.
[괜찮습니다. 어차피 영화가 개봉하기만 하면 알아서 꺼질 소문이니까요. 그나저나, 제 제안은 생각해 보셨는지요?]밸론토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는 미리 흘려놓았다.
내버려 두면 부도를 면치 못할 상황에서 인수 제안은 반갑기 그지 없겠지만, 저 인물이 고민하고 있는 바는 금액적인 부분보다는 이런저런 책임감이리라.
[선대가 일구신 사업을 내 손으로 남에게 넘기자니 영 내키지가 않아서···하하.]어차피 내버려 두면 남의 손으로 남에게 넘겨질텐데 뭐가 다르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유석은 다른 말로 그를 꼬드긴다.
[밸론토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 [약속드리죠. 제가 인수한다면 밸론토의 사명은 바뀌지 않고 밸론토로 영원히 남을 겁니다. 이 부분은 원하신다면 계약서에도 명기하겠습니다. 경영에 참여하실 순 없겠지만 사외이사 직함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밸론토의 영광이 다시 헐리우드에 울려 퍼지게 만들어 드리지요.]룬드는 매우 단도직입적인 남자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남부 스페인 뱃사람의 피가 섞인 그는 빙글빙글 말을 돌리는 얌생이들보다는 호방한 인간을 좋아한다. ‘밸론토의 영광’이라는 말에 가슴이 뻐근해져 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능력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룬드는 자신이 사업적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십 년 이상 이 회사를 책임지고 이끌었던 몸, 그럴싸한 말에 훌쩍 낚일 정도의 애송이는 아니다.
[문대표님 말만 듣고, 그렇게 이루어지리라 믿을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아직 Agency W는 이렇다할 실적이 있는 회사도 아니고, 간판 배우조차 이런저런 구설수에 휩싸인 상황인데···]유석은 속으로 빙그레 웃었다.
‘물었군.’
유명의 가십에 유석이 달려들어 부채질을 한 이유는, 판을 키워 영화의 주목도를 올리기 위함이 가장 크긴 했지만, 이번 일도 계산에 있었다.
룬드 밸론토, 내기에 환장하는 인물.
내기가 성립하려면, 아슬아슬한 상황이 전제되어야 한다.
[리와 실을 구분하여 미래를 보는 것이 ‘안목’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 쪽엔 좀 자신있는 편인데-] [그럼 문대표님은 작금의 루머를 극복하고 영화가 성공하시리라 보는 겁니까?] [하하…극복요?]유석이 위험하게 웃는다.
[루머 따위는 장애물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땔감이 될 겁니다. 내기라도 하시렵니까?] […내기요? 뭘 걸고?] [제가 이긴다면, 밸론토를 좋은 가격에 넘겨주시죠. 제 안목이 증명된다면 밸론토의 미래가 밝아지는 것이니, 대표님의 입장에선 더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야 그렇지만…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라···]‘내기’란 말에 움찔움찔하면서도 룬드가 뜸을 들이자, 유석이 포켓에서 만년필을 꺼내어 느긋하게 숫자를 하나 쓴다.
[이거 설마···] [박스오피스 매출입니다. 이걸 넘기는 걸 ‘성공’으로 보시죠.] [이 정도면 성공 정도가 아니라 대박이라 할 만한데···] [대표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라고.]룬드는 야심찬 남자의 ‘기준’을 접어 품에 소중히 갈무리하며 묻는다.
[만약, 문대표님이 지면요?] [제가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을 밸론토에 무상으로 넘기죠. 밸론토의 문제는 결국 시스템의 부재 아니겠습니까. 한국 기획사는 스타 양성 시스템이 꽤 발달해 있습니다.]룬드는 신유명, 도효준, 카이 누넨을 떠올리며 침을 꿀꺽 삼킨다.
그 또한 캐스팅보트의 애청자였다.
[좋습니다.] [내기 성립이군요.]둘은 악수를 나누었다.
*
#Scene 76.
우주선에서 집으로 다시 돌려보내질 때, 그들은 사람들에게 새하얀 광선을 쐬었다.
기억을 지우는 광선. 하지만 그 광선은 아스에겐 역으로 작용하여, 그에게 조금씩 아븨칸과 예전의 자신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대로 끝날 리는 없어.’
아스는 그들이 자신을 이곳에 파견한 ‘목적’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아스는 어떤 일을 하기 시작했다.
*
시간은 벌써 9월에 접어들고 있었다.
크랭크인 후 3개월, 촬영 속도는 고무적이었다.
SF라고 하지만 몇몇 폭파 씬을 제외하곤 군중씬이나 전투 장면이 존재하지 않는, 철저히 심리 묘사에 치중된 내러티브.
화려한 씬들이 없으면 시간이 덜 걸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로 고도의 연기를 필요로 하는 시나리오라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NG가 드문 촬영장이 있을까.’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인격이 바뀌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아스가 되는 주연 배우.
그의 분위기는 프레임 안의 배우들 뿐 아니라, 프레임 바깥의 스탭들에게까지 전염되었다.
카메라가 꺼진 상태에서도 크게 시끄럽지 않다. 배우들의 몰입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스탭들은 입을 닫고 조용히 뛰어다닌다.
그 덕에 기록적인 속도로 진행되어 가는 촬영이었다.
‘내부가 조용한만큼 외부는 더 시끄럽지만.’
가십계가 양분되어 치고받고 있으니, 슬슬 메이저 언론들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은 이미 가십에 대한 각가학설들로 난장판이며, 그 와중에 파블에선 ‘조지vs카일러’ ‘데렉vs오웬’ 구도로 자꾸 대결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왜 주연인 유명vs오웬도 아니고 데렉과 오웬을 갖다 붙인단 말인가.
‘신유명은 고려할 급도 안 된다는 제스처.’
세상사에 큰 관심 없이 자신의 작품에만 집중하며 살아온 카일러였지만, 자신의 뮤즈가 폄하당하는 상황은 꽤나 열이 받았다.
이럴수록…영화를 잘 뽑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