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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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의 촬영이 끝났다.
의 촬영이 끝난 후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투입되어, 장장 7개월 간의 과정이었다.
에피 22개짜리 시즌 하나를 7개월만에 찍고, 편집까지 병행하는 것은 기록적인 속도이다.
칸영화제 이슈와 붙여, 아예 완성된 작품을 가지고 최고의 딜을 치겠다는 CRD의 전략지침 하에, 촬영장은 팽글팽글 돌아갔다.
주조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이런 진행이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1시즌의 주인공은, 유명과 마일리 필론.
천재적 기후학자로, 기후 자체를 컨트롤하는 방법을 발명 중인 주인공 데카르도는, 마지막 한 가지 공식이 풀리지 않아 머리를 싸매고 있다.
그는 그것을 자신의 존경하는 아버지에게 의논하고, 양부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자신이 키우는 둘째 양아들, 릴 딜런을 소개해준다.
-형제가…있다구요?
양부에게 다른 양아들이 있다는 것에 조금 충격에 빠진 데카르도.
그런 그의 앞에 기자라기엔 굉장히 경박해 보이는 감정과잉의 여기자, 셀리 티셔가 나타난다.
데카르도와 점차 가까워진 셀리는, 평소와 달리 진지한 태도로 ‘양부’의 수상함을 지적한다.
그리고 세상 만사에 시니컬한 성격이지만 양부에게만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던 데카르도는, 그녀의 말에 처음으로 양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둘째 릴 딜런을 만나고, 심지어 양부에게 셋째, 넷째, 다섯째. 수많은 입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것을 알게 되는 충격적인 과정.
심지어 그 아이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천재이며, 그의 호적에 이름을 올렸다가 제거된 더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는 점.
종반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데카르도의 혼란과 드러나는 음모들이, 화면을 질척하게 수놓고 끈끈이처럼 시선을 떼지 못하게 했다.
-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릴에게 이걸 전해 줘, 셀리.
유명은 오늘 데카로드가 ‘사라지는 장면’의 촬영을 마쳤다.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촬영장에 커다란 박수가 울렸고,
유명은 함께했던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청했다.
둘째 릴 딜런 역을 맡은 카이.
유명은 지난 7개월간, 카이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왔다.
그의 몫인 Season 2를 성공적으로 그의 품에 안겨주기 위해서. 그리고 나중에 에이전시W의 간판 배우로 만들 것까지 안배해서.
카이는 혹독했던 지도를 잘 따라왔고, 지금 그의 연기는 물이 올라 있었다.
셀리 티셔역의 마일리.
그녀는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었다.
가끔씩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헐…지금 아스가 신유명을 의태하고 있는 거죠? 아니면 이런 연기가 가능할 리가···’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은 무척 귀여웠고, 유명과 연기의 합도 잘 맞았다.
그리고 양부 역을 맡은 데렉.(양부는 작중에서 이름이 없다. Father라고 명칭될 뿐이다.)
그의 집요한 연기에는, 유명조차 종종 감탄을 터뜨렸다.
유명은 가끔 그를 보면 서류신이 떠올랐다. 물론 성격은 완전히 달랐지만, 연기에 대한 결벽적인 면모나 지치지 않는 투쟁심같은 부분이.
류신이 잘 커서 좀 더 여유를 갖춘다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크고 작은 배역의 배우들과, 스탭들까지 한 명 한 명 악수를 청한다.
7개월.
유명이 찍었던 어떤 작품보다 길었던 촬영이 그렇게 끝났고, 그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눈엔 경외가 깃들어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형처럼···’
‘아, 그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어.’
‘…후우. 신유명 너는 정말로···’
그건 결코 신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주연의 품격이 묻어나는 배우의 마지막 인사였다.
악수를 나눈 후, 마일리가 경쾌하게 묻는다.
[그래서, 칸으로는 언제 출발하나요?] [모레요.] [캬…정말 타이밍 칼같이 맞췄네요!]그렇다.
칸 영화제가 드디어, 목전에 와 있었다.
226 반전 싫어하세요?
[안녕하세요, 벨라.] [하하. 언제적 이름을.] [전세계 남자들의 마음 속에 당신은 영원히 벨라니까요, 바네사.]TF-1(프랑스의 국영방송 채널) (*잡담)
꽤나 전통있고 격식있는 토크쇼이다.
오늘의 출연 손님은 바네사 녹스였다.
바네사 녹스.
한 세대 전의 전설적인 여배우이다.
1982년, 그녀의 대표작 가 나왔을 때, 세계는 경탄에 빠졌다.
남자라면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그녀의 지극히 청초한 미모와 애절한 연기는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금 그녀는 40대 후반이 되었지만, 여전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다만…그녀의 성격은 외모보다 상당히 매웠다.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되셨다구요.] [네. 그렇게 됐네요.]Bella Donna.
스페인어로 아름다운(bella) 여성(dona)을 의미하지만, 독약의 재료로 쓰이는 독초의 이름이기도 하다.
마치 그 이름처럼 그녀의 성격은 굉장히 깐깐하고, 혀끝은 신랄했다. 그녀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학생들의 울음이 터진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무엇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시려고 합니까?] [작품 외적인 부분들로 관심을 끌려고 하는 영화들은 매우 혐오하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선정작들에 논란이 많았죠. 하지만, 수상작만큼은 가장 공정하게 뽑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영화 본연의 재미’, 오직 그것만을 볼 것입니다.]그녀가 아름다운 미간을 찌푸리며 공언했다.
[논란이 많은 선정작이라…흐음, 떠오르는 작품이 있군요.]사회자도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바네사 녹스는 의 경쟁 부문 선정에 불만이 많았다.
티비 쇼의 상품으로 걸린 영화라는 것도 못마땅했고, 흔치 않은 동양인 주연배우에도 신뢰가 없었다. 게다가 카일러 언쇼 감독은 그녀의 기준에서 봤을 때, 너무 작품별 편차가 큰 감독이었다.
즉, 이 영화는 너무 많은 특이함으로 점철되어 있었고, 그것은 곧 대중성의 몰락을 암시하고 있었다.
칸 영화제는 프랑스의 자부심.
만약 그녀가 좀 더 심사위원에 일찍 임명되었다면, 초청작 선정과정에 문제를 제기해 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사위원 선정은 후보작 초청보다 한참 이후에 이루어진다.
‘초청은 프로그래머의 권한이지만, 수상작 선정은 어디까지나 심사위원의 권한.’
그녀는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깐깐하게 작품만을 평가하리라 결심했다.
*
{지중해당~!}
때는 5월.
프랑스 남쪽 항구도시인 칸에는, 매년 이맘 때면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인물들이 왕림하기 시작한다.
카일러, 에르히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칸에 도착한 유명은, 주최측에서 마련해 준 숙소에 짐을 풀었다. 낡았지만 아주 잘 관리된 고풍스러운 로컬 호텔로, 직원들은 극진한 예우를 다해 칸에 도착한 귀빈을 환영해 주었다.
[저는 약속이 있어서 저녁 먹고 오겠습니다.]유명은 한 번 와 본 적 있는 이 도시의 지리를 머리 속에 떠올리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류신 형.”
“유명씨.”
“유명 형!”
“어? 효준씨도 왔네요.”
이상하게도, 효준씨라는 호칭에 그의 얼굴이 새빨개졌고, 류신이 피식 웃었다.
유명은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잘 지냈어요?”
“우리야 뭐. 유명씨가 가십지들 때문에 고생많던데.”
“아, 촬영하느라 별로 신경쓸 새도 없었어요. 걱정마세요, 하하.”
유명이 정말 아무런 근심이 없는 얼굴로 손사래를 치자, 류신은 참 신기한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빨리 유명세를 타면 진통을 겪기 마련이다. 류신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부모를 두고, 아주 어릴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했기에 이 쪽 생리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신유명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례없는 속도로 유명세를 얻으면서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다. 마치 정신적으로 한참 성숙한 인간처럼.
“위고씨는 어때요?”
“아아…여전히 악마의 후손이죠.”
“류신 형은 악마의 선조격인데···”
“도효준. 칸까지 와서 연습실 한 번 잡아볼까?”
“아니요!”
유명은 류신과 효준이 티격대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았다.
둘의 관계는 유명이 예상했던 대로다.
효준이 저렇게 까불거려도, 연습실에선 류신에게 꼼짝도 못할 것이다. 얼마나 굴렸는지, 몸이 예전보다 확연히 탄탄해진 것이 눈에 보인다.
“표는 구하셨어요?”
“그럼요. 위고씨는 발롱씨와 오랜 친분이 있으니까요. 상영 때는 위고 씨도 온다고 했어요.”
“그렇군요.”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화.”
류신의 말에, 유명이 싱긋 웃었다.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
와…
눈이 휘둥그레해진 유명을 보고, 나탈리가 귀엽다는 듯 쿡쿡 웃었다.
[신기해요?] [아…네. 세상 유명한 사람들이 다 모였네요···] [그쵸. 그 중에서도 제일 주목받는 한 사람일걸요, 유명씨가.]칸 영화제의 개막식.
뤼미에르 극장 앞의 레드 카펫에서 한참 플래시 세례를 받을 때부터 조금 얼굴이 발그레해진 유명은, 내부에 들어와서는 대놓고 감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칸에 초청되는 것은 배우들 뿐만이 아니다.
가수, 모델, 코미디언. 얼굴을 보면 다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일만한 셀럽들로 전체 회장이 가득차 있는 모습은, 유명이 처음 보는 진귀한 풍경이었다.
‘내가…주목받고 있다고?’
나탈리의 말이 정말인지, 팀이 모여있는 곳으로 시선이 콕콕 박힌다.
낯선 사람들이 자신을 가늠하는 눈길로 쳐다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그것이 모두 유명한 사람들인 것이 신기함을 더했다.
실제로 는 이번 영화제에서 꽤 많은 화제를 끌고 있었다.
오디션의 상품으로 만들어졌다는 특이한 영화 제작 배경과 더불어, 헐리우드 영화에선 드물게 동양인 배우가 주연 롤을 맡았다는 점,
그리고 프랑스의 토크쇼에서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바네사 녹스가 지적했던 ‘논란이 많은 선정작’이 라는 추측성 보도들이 주목을 더하게 했다.
[칸 영화제에 오신 귀빈 여러분들, 환영합니다!]지난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폴 미셸이 개막식의 오프닝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십여 분의 축사를 마친 후, 심사위원장을 호출한다.
[61회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은 프랑스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최고의 배우, 바네사 녹스입니다. 모두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우렁찬 박수와 함께 조명이 빛을 줄이고,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 드레스를 입은 바네사 녹스가 나타났다.
그녀는 고혹적인 동작으로 청중을 향해 인사하고, 박수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입을 열었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25년전, 처음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 때 저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제에 들떠, 앞으로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될 날만 꿈꿨던 소녀였지요. 나이가 더 들어, 이 무대에 다른 주인공들을 초대하는 입장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그녀가 익살스런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자, 객석에서 와르르 웃음이 터진다.
[어쨌든, 그 때며 지금이며 칸은 변하지 않습니다. 상업화된 영화제라 욕을 먹기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그건 칸의 생각이자 저 바네사 녹스의 생각이기도 합니다.]그녀가 발언에, 특히 경쟁부문에 진출한 후보작의 관계자들이 귀를 세운다.
칸 영화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심사위원단은 주로 배우와 감독으로 구성되며, 간혹가다 예술인 한 둘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평론가는 포함되지 않는다. 즉, 평단의 의견으로는 수상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심사위원장의 말은 일종의 ‘심사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었다.
[재미는 단순히 fun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템포, 스토리상의 박진감, 적절한 연기, 몰입감, 영화가 주는 메세지와 여운. 모든 것이 더해져서, 관객에게 얼마나 하나의 온전한 세계를 보여주었는지를 총칭하는 의미죠.
저와 8인의 심사위원은 오직 영화의 ‘재미’ 한 가지만을 두고 심사하도록 하겠습니다. 12일간의 영화 세상에서, 잊지못할 세계들을 만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쉽지 않은 성격을 보여주는 까랑까랑한 말투,
하지만 그것이 귀로 전달될 때의 매력적인 울림은 과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배우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유명은 감탄하며 박수를 치던 중, 퇴장하는 그녀와 잠시 시선이 부딪혔는데,
그녀는 갑자기 좀 더 턱을 꼿꼿이 치켜드는 것처럼 보였다.
···?
개막식을 마치고 회장을 나오는 길에, 데렉이 묻는다.
[괜찮아요?] [뭐가요?] [꽤 이단아취급 받고 있잖아요. 지금도 이 시선들…별로 호의적이진 않은데. 심사위원장한테도 찍힌 모양이고.]빙글빙글 웃으며 놀리는 데렉을 곁눈질하며, 유명이 싱긋 웃음을 걸고 답한다.
[반전 싫어하세요?]그 대답에, 데렉이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주변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 옆으로 멀리 돌아갈 정도로.
*
유명은 요 며칠간, 여태까지 알아 온 모든 업계 관계자를 합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요트 파티, 루프탑 파티, 이브닝파티, 선셋파티···
셀럽들은 할 일이 파티밖에 없는 것처럼, 아니 인맥을 구하는 영업사원이라도 된 것처럼 줄기차게 파티를 열어댔다.
그 모든 파티에서 데렉은 1순위 초대 손님이었고, 데렉은 늘 유명을 끌고 다니려고 했으니 만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셀럽이라는 사람들이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에, 유명은 ‘진짜 다른’ 한 사람을 만났다.
‘맙소사, 존 클로드 감독이 오다니···!’
존 클로드. 업계의 전설.
그는 원래 배우로 데뷔했다.
그저그런 배우가 아니라, 80년대 당시 영화계의 정점에 올랐던 인물로, 지금도 ‘클로드 연기론’이 대학 수업 과정에 있을 정도로, 연기의 대가로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30대 후반에 감독으로 전향했다.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우수하긴 쉽지 않지만, 그는 감독으로서도 최고의 재능을 선보여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명실공히 탑 감독 중 한 명이었다.
‘아카데미가 사랑하는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
‘정말 멋지다···’
최고의 배우였던 사람답게 핏한 턱시도와 스탠딩 테이블에 살짝 기대선 자세 하나까지도 멋이 넘쳐 흘렀다. 마주 본 사람의 눈을 깊이 맞추며 웃음짓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주름들이 깊이 패여 매력적인 미소를 만들었다.
파티장 안의 어느 곳보다, 그의 주변의 인구밀도가 높았다.
다들 그에게 말을 한 번 걸어볼 기회를 노리고 있는지, 주변을 살살 맴돌며 그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유명도 대본이나 연출에 관심이 없지 않은만큼, 그에 대한 존경심은 무척 컸다.
연기와 연출, 두 가지 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분야인데, 그 두 분야에서 모두 정점을 찍은 사람이 멋져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진짜 칸은 칸이구나···’
유명은 샴페인을 한 모금 꿀꺽 마셨다.
천장에 반짝이는 샹들리에.
보타이를 맨 웨이터들과, 회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미남미녀들.
영화 속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현실. 그 속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소망하는 대학생에 지나지 않았던 자신이 있다.
‘여기까지 오다니…’
평소 유명의 삶은 쳇바퀴를 굴리는 다람쥐와도 같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초 트레이닝을 한다. 촬영이든 인터뷰이든 정해진 스케줄을 소화하고, 집에 오면 미호와 연습을 하다가 잠이 든다.
그야말로 단순, 소박한 삶.
하지만 다람쥐가 쳇바퀴를 열심히 굴리고 있을 때, 그것을 동력으로 우리는 날아올랐고,
쳇바퀴를 잠시 멈춘 다람쥐가 밖에 눈을 돌리자,
‘우와-‘
눈 앞에는 눈부신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유명은 존 클로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데렉을, 저쪽에서 젊은 감독들과 대화 중인 카일러를,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는 나탈리와 에르히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곧 다시 쳇바퀴로 돌아갈 다람쥐는, 잠시 아름다운 세상에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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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당일.
명성 높은 배우며 감독들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이 파워 넘치게 등장해 자리에 앉았다.
유명은 에르히와 함께, 관계자들을 위해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해도 첫 상영은 두근거릴만큼 특별하다.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보인다.
그새 안면을 익힌 여러 셀럽들보다 훨씬 빨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류신, 효준, 앙트완, 그리고 위고의 얼굴.
아, 발롱씨도 보인다. 그가 감격어린 표정으로 유명에게 살짝 손을 들어보인다.
-이 영화…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벌써 안달이 납니다.
의 비편집본을 시사했을 때, 그의 흥분에 찬 반응이 떠오른다.
유명도 손을 마주 들어 주었다.
이윽고 객석등이 사그라들었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227 의 첫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