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312
농담이었는데 괜히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놀림당하는 게 아닐까 잠시 고민했지만, 혹시 마일리가 조금이라도 진심이라면? 농담으로 웃어넘기는 것이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그럴 바에는 자신이 조금 우스워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신유명씨는 진짜…하하.
그 말에 데렉은 예상대로 쿡쿡 웃었고, 마일리는…
-와…나 지금 진짜 반한 거 같아요.
-뭐? 마일리 너-
-이런 사람 처음 봤어. 진짜 좋아하면 안 돼요?
그녀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자신을 올려다보자, 유명은 진심으로 당황해버렸던 것이다.
{진짜 귀엽던뎅, 한 번 만나보지 왱?}
유명이 미호의 말을 못들은 척 가방에서 대본을 꺼내자, 미호가 다시 배를 잡고 뒹굴었다.
*
필립 겔론은 헐리우드밥을 오래 먹은 배우였다. 그는 미싱차일드의, ‘연구소장’ 역으로 섭외를 받고, 오늘 처음 촬영장에 나왔다.
‘저 놈이 소문의 그 스폰서 배우군.’
그는 촬영장의 중심에 서 있는 동양인 배우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어째서 검증되지 않은, 심지어 미국인도 아닌 어린 놈이 CRD의 대형 티비시리즈의 주연으로 채택된 걸까. 뻔하다. 뭔가 뒤가 구린 게 있겠지.
[카이, 나만 보지 말고 마일리 연기도 잘 보고 있어. 시선을 끌어모으는 스킬이 탁월한 배우야. 타고난 부분도 물론 있지만.] [네, 형!]조연이라는 흑인 배우 녀석과 시시덕거리고 있는 걸 보니, 더욱 배알이 꼴렸다.
‘헐리우드 많~이 좋아졌다. 개나 소나 주연 조연 꿰차고.’
그는 가래침을 끌어모아 퉤 뱉었고, 주변의 스탭들이 눈살을 찌푸리자, 싱글싱글 웃으며 윙크를 했다. 자신은 벌써 30작품이나 출연했으니, 비중이 조금 적은 역들이긴 했지만 스탭들이 알아보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헉. 마…마일리 필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아름다운 여자가 경쾌하게 인사를 받아준다.
필립은 기분이 좋아졌다. 헐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여배우의 친절한 인사라니. 알고보면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상상해 본다.
그리고, 데렉 맥커디가 자신의 앞을 지나갔을 때는,
‘흐읍…!’
그는 숨을 멈췄다.
예전에 그가 주연인 영화에 출연하다가, 한 번 된통 깨진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 주연 놈도 데렉 맥커디에게 깨지겠지, 흐흐. 데렉의 그 엄청난 자존심에, 저런 소문 안 좋은 초짜가 자기 상대역으로 캐스팅된게 얼마나 화가 날까. 쥐잡듯이 잡을 게 뻔하지.’
그는 연구소장의 의상인 흰 가운을 입은 후, 촬영장 주변에 섰다.
스탭들은 아직 자신이 출연할 신의 앞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유명이 마일리 필론과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누는 신이었다.
[나는 기자예요. 당신 아버지를 쫓고 있죠.] [무슨 이유로요?] [그건 직업상의 기밀이라…어쨌든 그 사람 뒤가 구려요. 당신도 다른 양아들을 봤다며. 자신을 입양한 아버지에게 딴 입양아가 있는 걸 모르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린가요?] [내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까봐 숨기신 걸 수도 있죠.] [어휴…]그는 주연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혀를 쯧쯧 찼다.
‘침대 위에서 뭐가 저렇게 딱딱해. 마일리도 저런 놈이랑 러브라인이라니…안 됐기도 하지. 내가 예뻐해주면 딱 좋겠구만, 흐흐.’
[오케이! 잠시 쉬면서 정리하고 다음 신으로 갈게요!]‘오케이? 저걸? 피디도 뇌물 먹었나…하기야 스폰서가 정치계 거물이란 말이 있던데, 피디도 CRD도 납작 엎드린 상황인가 보네. 스탭들은 얼마나 짜증날까.’
그는 주변 스탭들을 향해 슬쩍 어깨를 으쓱했다.
[먹고살기 차~암 힘들다, 그쵸? 저런 연기를 보고도 오케이를 외쳐야 하고, 하하.]그런데 스탭들의 표정이 이상하다.
자신을 미친놈보듯이 쳐다보는 시선. 뭐지? 스탭들이 싸그리 뇌물을 처먹었나?
그는 멋적음에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덧붙인다.
[실력말고 뒷공작으로 배역따는 것도 배우라고, 차암…쪽팔려서, 원.] [다시 말해봐.]그의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짓씹듯이 울려퍼졌다.
필립 겔론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는 무시무시한 표정의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데…데렉 맥커디가 왜…?’
[입이 있으면 다시 말해보라고!]308 외전8.미주알 고주알
[어…아, 안녕하세요, 데렉씨.] [인사따위 듣고 싶지도 않고, 다시 한 번 말해보라니까.]무시무시한 기세로 압박해오는 데렉의 표정에, 필립은 무척 당황했다.
그와는 예전 다른 작품의 촬영장에서, 연기에 지적을 당했던 일이 한 번 있었을 뿐이다. 설마 자신이 데렉 맥커디와 아는 사이라고 약을 치고 다니던 걸 들켰나?
서슬퍼런 분위기에 촬영장의 시선이 온통 이 쪽으로 몰렸고, 그는 차마 대들지는 못하고 얼굴만 시뻘겋게 열이 올랐다.
[여기저기서 신유명 연기로 말 많은 거 보고도 신경 안 썼어. 어차피 보고나면 다 닥칠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편견에 똘똘 뭉쳐서, 보고도 지 멋대로 주둥이을 나불대는 놈들이 있으니…] [……] [눈깔을 폼으로 박고 다니나, 그것도 배우라는 새끼가.]모욕적인 언사에 필립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지금 나에게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가, 저 동양인 배우 때문이란 말이야?’
캐스팅보트를 시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사에서 데렉 맥커디가 저 동양인 배우를 칭찬했다는 것을 봤을 때, 필립은 코웃음을 쳤다. 그가 순순히 누구를 칭찬할 리가 없으니, PD가 시청률을 위해 시킨 멘트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단 말인가.
[안목이 없으면 주제라도 알고, 주제를 모르려면 안목이라도 있어야지. 둘 다 없는 새끼는 용납이 안 되는데.] [……] [대본 안 봤어? 설마 본인대사만 띡 외워가지고 온 건 아니겠지. 한 번이라도 읽어 봤다면 데카르도가 방금 한 연기의 가치를 모를 리가 없을텐데.]흠칫-
그의 무릎이 살짝 풀렸다.
자신이 맡은 연구소장의 대사는, 데카르도에게 타 연구소로 전출 권유를 하는 딱 두 문장 뿐이었다. 이것 때문에 대본을 다 읽어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안색을 보고 설마가 사람잡은 걸 알았는지, 데렉은 기도 안 차는 모양이었다.
분위기가 점점 살벌해지자, 온 촬영장의 시선이 이 곳에 주목되었다. 오늘도 촬영장에 나와 있던 두 작가가 달려왔다. 필립의 표정이 덜컥 굳었다.
‘에…에바 도브란스키.’
초히트 작가가 자신의 코 앞에 있다.
그녀를 마주칠 일이 생기면, 꼭 자신을 써 달라고 어필해 보자는 예전의 결심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최대한 조용히 이 상황을 무마하고 싶었다.
그는 데렉을 힐끔힐끔 불쌍하게 쳐다 보았다. 그래도 같은 배우이니, 설마 꼰지르지는 않겠지…
[데렉, 무슨 일이에요?] [이 사람이 방금 신유명 연기보고, 저게 연기냐는 개소리를 스탭들에게 하고 있네?]이…일러바치네?
[뭐라고요? 아니 무슨 그런 미친 소리를.] [혹시 해서 대본 안 읽고 왔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못하네? 딱 지 대사만 외워온 것 같은데?]그것도 미주알고주알.
에바의 얼굴에 서릿발같은 기운이 맴돌더니, 조연출한테 이 배우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옆에 있는 동양인으로 보이는 다른 작가는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라서 곱슬머리가 하늘로 뻗칠 것 같았다.
PD가 달려오더니 상황을 수습했다.
그는 자신이 분위기 파악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깥의 여론이 하도 험악하기에, 내부도 그럴 줄 알았다. 뭔가 압력이 있어서 마지못해 저 동양인 배우를 주연으로 썼으리라 생각했는데…촬영장의 사람들 모두가 저 배우를 애지중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실례했습니다.]내빼는 그의 등 뒤로 데렉의 목소리가 들린다.
[신유명은? 지금 상황 알아?] [아니요. 다음 장면 의상 체인지하러 바로 들어갔어요.] [다행이네. 모두들 입 꾹 닫아요. 쓸데없는 얘기로 우리 주연배우 마음 상하게 하지 말고.] [넵!] [알겠습니다!]스탭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유명에게 비밀로 붙일 것을 다짐했다.
필립은 따가운 눈총 속에 촬영장을 슬금슬금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나가기 직전에 마주친 마일리 필론이, 그에게 한 마디를 툭 내뱉고 지나갔다.
[못생긴 게.]그는 충격에 무릎을 휘청였다.
[무슨 일 있었어요? 분위기가 미묘한데…] [응? 무슨 일? 하하하. 유명씨 촬영 시작할까?] [아까 반라일 때 참 좋았는데, 벌써 옷 입었네요, 하하하.] [연기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도 그렇게만 합시다, 하하하.]유명은 영문을 모르고 머리를 갸웃했다.
*
피비 테일러는 미싱차일드의 촬영 현장에도 출몰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피비, 안녕하세요.] [유…유명씨, 잘 지냈어요?] [어? 수줍어하네. 뭐야, 왜 얼굴이 빨게져.] [유명씨 팬이거든요?] [나는? 내 팬은 아니고?]문유석이 새롭게 준 일감이었다.
이제 신유명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니, 파파라치 말고 제대로 촬영장 뒷모습을 취재해 보라는 의뢰.
피비의 등장에 데렉은 화색이 돌았으면서도, 괜히 툭툭 시비를 걸었다.
그리고 마일리가, 유명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미믹크리 촬영 때도 조금 묘한 느낌이 들긴 했었는데, 진짜였구나…’
원생의 데렉 맥커디를 기사로만 접했던 유명으로서는, 숱한 모델이나 여배우들과 염문을 뿌려온 데렉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쉽게 그들의 사이를 상상하지 못했을 지도.
[저희도 보기좋은 사이, 어때요?] [……] [아, 오늘도 안 되나? 쳇.]오늘도 마일리는 현기증나는 멘트를 뿌리고 사라졌다. 미호가 귓가에서 키득키득 웃음소리를 날렸다.
{아. 쟤 진짜 대박이당.}
그 날 저녁, 피비의 SNS에 기사가 하나 터졌다.
O 주간지의 기자 J모씨, 문란한 사생활 드러나.
스와핑 사이트들 드나들며 파트너 삼매경. 그 쪽 세계에선 유명한 호색한.
각각 다른 여성들과 껴안고 있는 사진이 우르르 게시되었다. 모자이크가 되어 있는 사진이었지만, 네티즌 수사대는 곧 사진의 ‘유력 용의자’가 누구인지를 밝혀냈다.
└오모위크의 제이모 기자인 듯.
└와…지독하다. 몇 명이야, 이게.
└얼마 전에 이 사람이 터뜨린 기사가, 모 배우의 밤의 황제설 아니었나요? 본인이 그러니까 남들도 그럴 거라 생각한 건가?
제이슨 길론은 기사를 보고 깜짝 놀라 피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오션위크에 정착하기 전 프리랜서 파파라치였고, 피비 테일러와도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다.
[피비, 이게 무슨 짓이야!!] [응? 본인이 저지른 짓의 대가를 돌려받는 짓인데?] [당장 내려. 네 계정에서 내 사진 내리라고! 공인도 아닌 사람 사진 올리는 거 초상권 침해야. 고소당하고 싶어?!] [응. 고소하면 네가 사진 주인공이라고 광고하는 꼴이지, 뭐. 해봐. 안 무서우니까.]피비는 정말로 무섭지 않았다.
이 정도 협박으로 쫄 핏불테리어가 아닌데다, 이 일에 관해서는 어떤 법적 공방이 생기든 변호사비에 벌금까지 모두 책임져 주겠다는 문대표의 약속도 있었으니까.
[너 나한테 뭐 서운한 거 있어? 도대체 왜 이래. 사생활 복잡한 사람이 세상에 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응? 난 안 복잡한데? 불만이면 너도 파 보던지.] […미친년.] [왈왈?]제이슨은 피비의 타깃이 된 것이, 그가 신유명에 대한 허위 기사를 썼기 때문이라는 것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우, 속이 시원~하네.]피비는 사이다를 원샷한 표정으로, 상큼하게 어떤 사이트를 클릭했다.
취미생활 시간이었다.
*
“불독 님의 최신 떡밥이다!!”
어느덧 1월.
소진은 요즘 한 회원이 출몰하는 시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불독이라는 이름의 회원은 종종 유명의 사진을 올렸다. 미믹크리의 스탭인 줄 알았는데, 요즘엔 미싱차일드의 촬영장 사진도 올리는 것을 보니, Agency W 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허억…유명이가 물…물에 젖었어.’
찍힌 사진은 미싱차일드에서, 데카르도가 폭우에 온몸이 흠뻑 젖었을 때의 사진이었다.
유명은 마일리 필론과 이야기를 나누며 타월로 머리를 닦고 있었는데, 팔목을 타고 또르르 구르는 물방울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미쳤나…후욱.’
소진은 선덕선덕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사진을 정성스레 저장했다. 그 때 화면 한 쪽이 갱신되었다. 갓네임드에 올라온 새 글이었다.
[미친…NBC가 루머 기사 종합해서.]이 날이 유명을 둘러싼 온갖 루머의 정점을 찍은 날이었다.
싸구려 주간지에 난무했던 가십기사들을, NBC의 모 프로그램에서 종합적으로 다룸으로써, 이 문제가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후 며칠 간, 가십지들은 신이 나서 더욱 기사를 써 제꼈다. NBC가 자신들의 기사를 다루어 준 것이 어떤 명예라도 되는 것처럼.
하지만 불과 사흘 후.
RRR-
“브갓이, 안녕.”
[소진 누나, 혹시 피비 테일러라고 알아요?]“파파라치 아니야? 미국 쪽 자료들 찾으면서 몇 번 본 이름 같은데.”
[그 사람 SNS 들어가 봐요]“왜? 서…설마 유명이가 파파라치라도 당한 거야?!”
[아니에요. 좋은 소식 있으니 얼른 가보세요. 깜짝 놀랄 걸요?]네임오브갓의 전화를 받은 소진이 피비 테일러의 SNS에 들어갔다.
그 곳에는 놀랄만한 이야기가 올라와 있었다.
‘눌릴 뻔 했다.’
그 누구도 아닌, 연기의 신이라고까지 불리는 데렉 맥커디가 유명에게 연기로 눌릴 뻔 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자, 소진의 팔에 좌악 소름이 돋았다.
그 밑에 자신이 한 말이 맞다고 긍정한 데렉의 댓글을 보고도.
‘피비 언니…최고야…’
소진의 표정이 흐물흐물해졌다.
많은 언론들이 유명을 매도하는 가운데, 유명의 편에 서 준 그녀가 고마워 눈물이라도 날 것 같았다.
소진은 피비의 계정에 팔로우를 누르려고 했는데,
[맞팔로우]‘응…?’
소진이 갓네임드 회장인 것이 알려지면서, 그녀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꽤 있긴 하다. 하지만 왜 미국의 파파라치 기자가, 자신을 이미 팔로우하고 있는 걸까.
갸웃갸웃-
소진은 의아해 하며, 맞팔을 눌렀다.
그녀가 몇 번이나 마음 속으로 큰 절을 했던 갓네임드 회원 ‘불독’과 피비테일러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채로.
*
다음 날, 의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다.
무려 30분의 트레일러라는 실험적인 시도에 영화계가 발칵 뒤집혔다.
[신유명씨, 트레일러 잘 봤어요. 영화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함이라고 생각하고 응원하고 있었어요!] [초반 30분이나 트레일러를 보여준 이유가 뭔가요?]갑자기 주변의 반응이 확 달라진다.
찌라시가 돌 때는, 근거가 부족한 걸 알면서도 함께 엮여 난도질당할까봐 몸을 사리던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지나가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빛조차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 모습을 보고 데렉이 비웃었다.
[사람들 참 얄팍하기는…]물론 아직까지도 유명을 매도하는 세력들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유명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미믹크리가 개봉하고 나면 알게 돼.’
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알 수 있을 만큼,
그 정도로는 연기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리 속에 가득 찬 생각은, 이미 자신의 역할을 마친 미믹크리가 아니라, 아직 촬영이 한참 남은 미싱차일드였다. 어떻게 하면 데카르도를 보다 잘 연기할 수 있을지.
며칠 후.
촬영은 계속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2화와 3화는 셀리와 데카르도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함께 밤을 보낸 후 두 사람의 사이는 좀 더 친밀해졌지만, 여전히 데카르도는 셀리를 의심하고 있다. 셀리는 지금 의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아니라 양부라고 얘기하지만, 데카르도는 듣지 않는다.
-그렇게 의심이 많은 사람이, 도대체 왜 아버지에게만은 무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