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326
‘연기의 세계가…이렇게 광활하다니.’
그들은 알 수 있었다.
예전보다 유명의 연기는 더욱 까마득하게 경지가 높아졌으며, 그런 그보다도 한 단계 위에, 살로메 역을 맡은 저 배우가 있다고.
무대를 보고만 있는데도, 청각, 후각, 촉각, 온갖 감각들이 예리하게 살아난다. 가장 평범하게 살아온 관객조차도, 그 자신이 아덴과 살로메가 된 것처럼, 온 세포가 극적인 감각을 느끼고 있을 것만 같다.
스윽-
관객들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가운데, 그들은 한 발 먼저 수전당을 빠져나왔다. 깊이 몰입하고 빠르게 빠져나오는 훈련을 해온 사람들이라 가능했다.
그들은 나와서 서로 아무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
‘아직…내 연기는 멀고도 멀었구나.’
‘세상에는 저런 배우도 있었다니.’
그것은 자신을 감싸고 있던 단단한 껍질을 때리는 충격이었으며, 좌절인 동시에 희열이었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연기의 극의’에 가장 가까운 연기가, 방금 눈 앞에 펼쳐졌다.
저 연기를 누군가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바꾸어 말하면, 자신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
그들은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유명과 그렉이 그 곳으로 올 예정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4면에 한 명씩 앉게 되어 있는 테이블.
유명은 세 사람을 한 눈에 담으며, 참 재미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유명이 아는 사람들 중, 가장 고고하고 자존심이 강하며 연기에 미쳐있는 3명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그 기싸움의 승자는…?
‘와…데렉의 저런 모습은 처음 보네.’
예의바른 둘의 인사를 미호가 고개를 까딱하며 건성으로 받는데도, 데렉은 그의 눈치를 보며 세상 친절하고 나이스한 미소를 짓는다.
사나운 맹수가 순한 양이 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렉씨 연기 보고…정말 감동받았습니다. 혹시 다음 작품은…또 유명이랑 같이 하시는 건지-] [글쎄, 다들 하는 거 봐서. 아…목이 마르네.] [물 떠오겠습니다!]와…
갖고 노네, 갖고 놀아.
이것이 천년을 넘게 산 구미호의 여유인가.
데렉은 대놓고 미호의 눈에 들려고 애쓰고 있었다면, 류신은 ‘하는 거 봐서’라는 말을 들은 후 은근히 눈빛이 바뀌었다.
[안주 나왔습니다.]안주가 나오자 류신이 잽싸게 미호의 앞접시를 가져가, 소담하게 덜어서 앞에 놓는다. 맥주잔이 비는 순간만을 기다려 잔을 채워 주기도 한다.
미호는 다리를 꼬고 앉아, 당연하다는 듯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냥 압승이네.’
미호의 성격이 다정하고 친절한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이나 가족들에게는 꽤나 상냥했기에, 이 구도는 예상하지 못했다.
도도한 고양이의 마음을 사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집사들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다.
[유명이랑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거죠? 바하마 분이시라고 들었는데.] [한국 여행 중에, 연극을 보러 갔다가, 그 팀에 사고가 생겨서 공연에 갑자기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 공연을 본 유명이가 따라왔어. 같이 연기해보고 싶다고.] [그런데 왜 여태까진…] [그냥, 사정이 좀 있어서.]아아-
둘은 고개를 끄덕인다.
표정을 보니 뭘 상상하고 있는지 알겠다. 어딘가 왕실의 숨겨진 후계자라든가, 혹은 마피아 집안의 자제라든가, 그런 걸 상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미호의 외양은 어떤 소설을 갖다 붙여도 믿길만큼 드라마틱하니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드라마틱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그렇게 슬슬 이 자리의 분위기가 잡혀갈 무렵, 새로운 인물 하나가 등장했다.
“수연아!”
그렉이 그녀를 반갑게 부르는 것에, 류신은 깜짝 놀랐다.
*
“어, 아…안녕하세요.”
“여기 앉아. 아니다. 여기 자리가 좀 좁네. 테이블을 하나 더 붙일까?”
미호가 입을 떼자마자, 데렉과 류신이 일어나 몸을 움직인다. 룸 안에 하나 더 있던 테이블을 가져와 붙이자, 수연이 앉을 자리가 만들어졌다.
“안녕하세요, 그렉 씨. 그런데 절 아세요?”
그 말에 류신이 더욱 놀랐다. 분명 수연아- 하고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길래 안면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데렉이 왜 그러냐고 옆구리를 쿡쿡 찔렀고, 류신은 그에게도 지금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팬이야.”
“네? 제…팬이요?”
“응. 그러니까 오빠라고 불러.”
뭔가 이상한 논리지만, 수연은 기뻤다.
처음 를 보았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다. 유명만한 배우가 또 있다는 것도 놀랐지만, 그만한 배우 둘이 같이 무대에 섰을 때의 폭풍같은 흡입력은, 차마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 뒤로, 당연한 듯 그를 존경했었던 수연은, 그의 제안에 냉큼 오빠라고 불렀다.
“오빠.”
“그래. 친하게 지내자.”
“와…수연이만.”
자신들에게 하던 태도와 180도 다른 그렉의 모습에, 류신이 조금 억울한 듯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유명이 피식 웃었다.
‘수연아. 바로 그 사람이, 네 은인이야.’
어쩌면 그들은 그렉이 여자에게만 친절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유명은 알고 있었다. 수연이 과거의 벽에 갇혀 힘들어하고 있을 때, 누구도 해 주지 못할 방식으로 그녀를 구해 준 것이 사실 미호였다는 사실을.
“잘 했어. 착해. 예뻐.”
미호는 그녀가 정말 딸이나 여동생이라도 된 것처럼, 그녀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칭찬일색이었다. 마치, 그녀가 어릴 적 받지 못했던 칭찬을 모두 해주려는 것처럼 보였다.
수연은 그의 영문모를 호의가 기분이 좋은지, 얼굴이 발그레해져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류신이 슬쩍 유명에게 말한다.
“이제 완전히 밝아진 것 같죠, 수연이.”
“…네. 그 모든 일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기억에 맞설 수 있을만큼은 성장한 거 같아요. 대견하네요.”
“그거 알아요?”
류신의 말에, 뭔가 회한이 어린다.
유명이 말을 해보라는 듯이, 그가 있는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였다.
“유명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때가 그 때였어요.”
“…?”
“수연이랑 했던 사이코 드라마.”
유명이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일이라면, 사실 미호가 했던 일이다. 미호의 존재를 알고 있던 자신이 보아도 놀랍고 대단했으니, 류신은 오죽했겠는가.
“누군가의 인생에 그렇게 개입해서 도와주려고 하는 선한 마음이요.”
…그 얘기가 아니었나.
“나는 그랬던 거 같아요. 매뉴얼대로 후배들을 훈련시켰고, 연기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 같이 고민해 주기도 했지만, 속으로는 어차피 자신의 일은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맞는 말인데요.”
“결국엔 맞는 말이지만, 과정이 틀렸던 거죠. 유명씨가 수연이를 데리고 왔을 때, 나는 솔직히 헛수고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본인도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을 유명씨가 개입해서 해결해 내는 걸 보고 정말 놀랐죠. 그걸 실제로 해낼 수 있는 능력에도 감탄했지만, 남의 일을 그렇게까지 본인 일처럼 생각해 주는 마음에 더 놀랐어요.”
그건 자신이 설수연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류신의 말이 또 이어졌다.
“그게 캐스팅보트에서도 내내 보였어요. 유명씨는 그런 사람이더라고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성장시키기도 하고, 더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는 태양같은 사람.”
칭찬이 과하다.
유명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효준이도 그런 말을 했어요. 캐스팅보트 당시, 천방지축 까불던 자신에게 유명씨가 놓았던 일침도 아팠지만, 그런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서 나한테 보내기까지 했을 때는, 이 사람을 절대 실망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기특하네요.”
“그래서 효준이는 꽤나 진심으로 가르쳤죠. 원래는 안 하던 종류의 개입도 해 가면서.”
“감사합니다.”
“내가 고마워요. 나 또한 유명씨의 개입으로 인생이 달라진 사람 중의 하나잖아요.”
항상 무표정한 그의 얼굴에, 시원한 웃음이 어렸다.
“후회되는 게 하나 있는데.”
“뭐가요?”
“그 때 괜한 고집을 부렸어요. 10년 이상 노력해 왔는데도 따라갈 수 없는 재능을 마주하니, 괜히 부린 객기였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피터팬 때 이후로 모두 인정은 했는데, 쑥쓰러워서 말을 못 꺼냈어요.”
유명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눈치챘다.
“말 놓으세요, 형.”
“…그래. 너도 놔. 편하게 지내자.”
“알았어, 형.”
유명이 밝게 웃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류신이 말을 놓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자존심과 열정을 좋아했고, 그와 더 가까워지길 바랐다.
그들은 이제야, 라이벌에서 친구가 되었다. 그렇다고 라이벌이 아닌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한국말 배워야지, 안 되겠네. 여기서 한국어 못 하는 사람 나밖에 없어?] [하하, 죄송해요. 이제 영어로 할게요.] [같이 사진 하나 찍자.] [우와, 아이폰4다! 그거 카메라 500만 화소라면서요!] [액정은 레티나 디스플레이야.]폰을 보고 수연이 감탄하자, 데렉이 으쓱하는 걸 보고, 유명은 미호와 시선을 맞추며 웃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즐겁게 연기를 해 왔는데도 아직 2010년이다. 앞으로 즐거운 시간들이 더 많이 남아있겠지.
[하나, 둘, 셋-] [김치-]찰칵-
향후 ‘저 세상’으로 명명되는 그들의 사진이, 메모리에 저장되었다.
*
‘미호의 매체 데뷔를 뭘로 시켜야 할까.’
살로메가 끝난 후, 유명의 고민은 그것이었다.
살로메가 엄청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무대 공연은 사실 한계가 있다. 객석의 수도 제한되어 있고, 연극 시장은 영화나 드라마의 시장보다 훨씬 폭이 좁기 마련이니까.
‘좀 더 미호가 골라서 연기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은데…’
미호라면 무슨 역을 맡겨도 상상 이상으로 해내겠지만, 그래도 아직 필모그래피가 없는 배우의 ‘첫 작’에 들어오는 오퍼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본격적인 작품을 찾기에 앞서 미호를 강렬하게 노출시킬 방법이 뭐가 있을까.
살로메를 연기한 배우라고 매체 인터뷰를 시키면, 그의 연기력보다 외모가 먼저 조명될 것 같다.
그에 대한 해답은, 문대표가 내려 주었다.
“미싱차일드 있잖아요. 까메오로 등장시키죠.”
“아…!”
“CRD에 연락 넣어 볼게요. 시즌마다 유명씨 섭외하려고 안달이었으니, 유명씨와 그렉이 함께 간다고 하면 쌍수들고 환영할 겁니다. 그리고 다들 알게 되겠죠, 그가 어떤 배우인지. 아마 섭외가 물밀듯이 들어올 겁니다.”
지금 미싱차일드는 시즌4의 제작에 들어가 있었다. 문대표가 연락하자, CRD에서는 예상대로 그 제안에 침을 흘리며 덥석 물었다고 했다.
2011년 1월.
유명은 그렉과 방학을 맞은 지연과 함께, LA행 비행기에 올랐다.
326 외전26.신이시여
2011년 1월. 로스엔젤레스.
“와…대박. 이게 집이라고?”
“마음에 들어?”
“오라버니. 저 평생 여기서 가정부로 살면 안될까요?”
베버리힐즈의 집에 도착하자 지연의 입이 떠억 벌어졌다.
자신만 ‘그 집’에 한 번도 못 가봤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이번에 드디어 유명과 그렉의 미국행을 따라오게 된 것이다.
문대표가 끊어준 퍼스트클래스에 앉아서도 입을 다물지 못하더니, 집에 도착하자 거의 침을 흘릴 기세였다.
“가정부로 왜 살아. 내가 사줄게.”
그렉이 지연에게 집을 사준다고 하자, 유명이 고개를 휙- 돌렸다.
그렉은 딴청을 피우며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와, 수영장이다. 나 물 좋아!”
-나 물 좋앙!
그 말에 유명의 표정이 다시 부드럽게 풀어진다.
꼬리를 뱅글뱅글 돌리며 수영장 위를 날아다니던 아기여우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형, 저녁은 바베큐 파티 어때요. 날씨도 좋은데!”
얼마 전 다시 미국으로 발령이 난 호철은, 이제 Agency W에서 실장 타이틀을 달았는데도, 유명을 직접 데리러 오는 것을 양보하지 않았다.
그는 차 트렁크의 아이스박스에서 고기를 잔뜩 꺼내더니, 불을 지피기 시작한다.
“1월에 야외 바베큐 파티 대박…LA 최고다.”
“집 안에도 들어가 봐.”
“잠시만. 나 심장이 너무 나대고 있어서 진정 좀 시키고.”
잠시 후 지연이 집 안으로 들어서자, 유명과 그렉은 그녀의 뒤에 바짝 붙었다. 지연의 리액션이 궁금해서다.
“이게 집이냐 궁궐이냐.”
“티비 사이즈 무엇…”
“헐, 전망 보소.”
그녀의 반응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큰 반응은, 좀 더 뒤에 나왔다.
풍덩-
고기가 익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데, 그렉이 수영복을 입고 나오더니 물에 뛰어들었다.
“미친…!”
지연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눈은 그렉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조각같은 은발미남이 수영장에서 유영하는 모습은 꿈결처럼 아름다웠으니까.
유명은 새삼스럽게 지연이 얼빠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바베큐 한 점을 꾹꾹 씹었다.
“앗, 뜨거.”
입천장을 데었다.
*
[작가님들.] [유명씨!! 허어엉…] [뭐야. 왜케 잘생겨졌어. 어떻게 거기서 더 잘생겨질 수가 있지.] [하하, 작가님도…]그날 밤, 두 작가들이 집에 놀러왔다.
유명은 대문 앞까지 내려가 그녀들을 마중했다.
[시즌2, 3 모두 잘 봤습니다. 너무 재밌던데요.]재밌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원생에서 미싱차일드를 봤을 때도 정말 잘 만든 미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좋아졌다.
카이의 연기도 원생보다 한 단계 도약했고, 작가들도 시즌1의 데카르도의 스토리가 깔려 있어서 그런지,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맨날 듣는 소린데, 유명씨한테 들으니까 더 좋네.] [시즌4 까메오, 진짜 하는 거죠?] [유명씨가 시간 낸다는 소리 듣고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 [나도나도.]육작가와 에바가 번갈아 기쁨을 표했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끼워 넣으시게요? 데카르도가 등장한다면, 잠시 등장했다 빠져나가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다 생각이 있죠. 이왕이면 쭉 출연해 주면 좋겠지만.] [그나저나 다른 까메오는 진짜 그렇게 대단해요? 소문만 무성하던데.]그 때 정원을 지나, 저택에 당도했다.
수영장에서 물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조명을 켜 놓아 반짝이는 수면 위에, 누군가의 머리가 언뜻언뜻 비쳤다.
촤아-
수영을 하던 사람이, 물살을 가르고 일어섰다. 은발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졌다.
[맙소사…]작가들의 턱이 땅으로 뚝 떨어졌다.
*
시즌4의 촬영장.
유명이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서자, 반가운 얼굴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유명 형! 어서오세요!] [카이, 잘 지냈어?]카이는 몰라보게 늠름해져 있었다.
아름답지만 소년같던 인상을 벗고, 이제는 20대 중반의 미청년이 된 미싱차일드의 주연배우.
그는 작년 미싱차일드 시즌3로, 시즌1의 유명의 뒤를 이어 Emmy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빠아!] [유명씨!]마일리와 나탈리가 달려왔다.
마일리가 연기하는 셀리 티셔는, 때로는 릴을 보좌하고, 때로는 견제하며 작품 전반에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탈리가 연기 중인 배역은, 데렉의 법적인 배우자이자 입양아들의 서류상 엄마인 ‘양모’. 그녀는 지적이면서도 가끔 광기어리게 돌변하는 연기로, 시즌3에 엄청난 포스를 내뿜었었다.
[안녕하세요.] [캐스팅 축하해요, 에르히.]시즌4에는 에르히도 합류했다.
그녀는 다른 배후 세력이 ‘고아들을 이용’해 만든 조직에서 킬러 배역을 맡았다.
움직일 때 인기척조차 나지 않는 옅은 존재감의 킬러는 에르히에게 딱 맞는 배역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정말 열심히 연기를 해왔는지, 예전보다 존재감이 많이 선명해져 있었다. 몇 년만 더 지나면 훨씬 넓은 폭의 배역을 맡을 수 있게 되리라.
“유명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