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03)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상우가 옆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익숙한 얼굴인, 욜로길드에서 활동하는 BJ이자 헌터, 김선아가 서 있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치마 정장 차림이었는데, 워낙 몸매가 뛰어나다보니 그 굴곡진 몸매라인이 드러나 정장 차림마저도 섹시해보였다.
“어, 선아 씨. 오셨네요.”
“예. 단장님 따라서 일찍 왔어요. 오늘 유나 언니 진짜 이쁘시더라구요.”
“저도 봤습니다. 부팀장님이 부러워지더라구요. 하하. 그나저나 식사는 하셨어요?”
“네. 먹었어요. 지금은 술 한 잔 하는 중~”
김선아가 손에 든 샴페인 잔을 살짝 흔들었다.
상우는 피식 웃었다.
“저도 그거 찾는 중이었네요.”
“아, 서버 분이 오실 거예요. 아, 저기 있다.”
상우와 우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다니던 서버로부터 샴페인을 한 잔씩 가져왔다.
선아가 그런 우현을 보며 상우에게 물었다.
“근데, 이 분은 누구세요? 여자친구 분?”
“아~ 소개를 안 해드렸구나. 저랑 같은 길드 소속인 제 동료 우현입니다. 우현아, 인사해. 이 분은 욜로길드 소속 김선아 헌터님이셔.”
“··· 안녕하세요. 김우현입니다.”
김우현은 경계 어린 눈빛으로 무뚝뚝하게 인사했다.
그런 우현의 모습을 보며 김선아는 화사하게 웃었다.
“헌터셨구나. 너무 예쁘셔서 새로 데뷔하신 모델이나 연예인이신 줄 알았어요.”
“가, 감사합니다.”
갑작스런 칭찬에 순식간에 얼굴이 발그레해진 우현.
그때, 옆에서 박원태가 상우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상우는 그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거 같아서 급히 얘기했다.
“우현아, 잠시 선아 씨랑 얘기 나누고 있어. 잠깐 갔다올게. 선아 씨, 잠시만요.”
“어? 응. 알았어.”
“예. 상우 씨, 그럼 우현 씨랑 얘기하고 있을게요.”
그렇게 두 사람을 둔 채 상우는 박원태 단장에게 갔다.
박원태 단장은 반가운 듯 상우를 보자마자 악수를 하며 그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상우 씨, 아까 인사드렸었는데 결혼식이 바빠서 미처 신경을 못 써드렸습니다. 우리 유나, 결혼식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덕분에 결혼식 잘 봤습니다. 두 분 진짜 잘 어울리시더라고요. 밥도 맛있었구요.”
“하하, 요리 잘하는 곳으로 신경 좀 썼습니다. 입맛에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한 잔 하실까요?”
“하하. 예.”
챙-
두 사람이 손에 든 샴페인 잔이 가볍게 맞부딪쳤다.
맑고 청아한 소리가 퍼져나갔고, 그 두 사람의 만남에 피로연장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역시 케이너스길드와 정상우는 돈독하구나.”
“둘이 엄청 친해보이는데?”
“오딘의 탑에 갇힌 공략1팀 구한 게 정상우잖아. 그러니 엄청 친하겠지.”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눌까 사람들이 집중하는 사이.
상우는 여유롭게 박원태와의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
“이번에 단장님 완전 대박나셨던데. 케이너스길드 주가 엄청 오르셨더라고요. 축하드려요.”
“하하, 뭘요. 오딘의 탑 공략 때문에 박살났던 게 드디어 좀 돌아오는 수준이죠.”
계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국내길드 3위의 자리도 위태로웠던 케이너스 길드.
오딘의 탑 생환 소식과, 공략1팀이 없음에도 이룩했던 준수한 1,2분기 매출 실적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로 인해 엄청난 주가 상승을 이룩했다.
무엇보다, 요새 가장 핫한 ‘정상우’와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작년의 폭락하기 이전의 주가보다 높아진 상태였다. 덕분에 상우에게 주었던 내기 금액 5000억 원은 아무것도 아니게 될 정도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그보다는 JM에이전시의 성장이 무섭죠. 소속 헌터라고는 몇 명 안되는데, 전반기 매출액이 4300억이라니···. 미친 거 아닙니까?”
매출액 4300억 중, 상우의 공이 99%.
이렇게 큰 매출을 올린 이유는 중간에 내기 금액 5000억원을 받은 게 컸다.
그래서일까.
상우를 제외한 JM에이전시 소속 헌터인 김우현과, 강준모가 원래 관리하던 C~D급의 헌터들이 낸 매출을 다 합쳐도 1%에도 못 미쳤다.
즉, JM에이전시의 미친 매출의 기여도는 상우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JM에이전시에서 가져가게 될 순이익은 상당히 낮았지만.
‘JM에이전시에서 가져가는 건 내 매출에서 고작 5%밖에 안되니까.’
F급일 때도 업계에서 파격적인 8:2 정산이었다.
그런데 E급은 83%, D급은 86%, C급은 89%, 이렇게 3%씩 정산비율을 조정하기로 합의했었기 때문에 A급이 된 지금은 무려 95%에 달하는 정산비율을 가지게 된 상우였다.
때문에 100억원 매출을 내야 JM에이전시에서 가져가는 실제 이익은 5억 원이 다였다.
‘그래도 내가 매출 많이 올려주니까.’
보통의 A급 헌터라면 1년 동안 열심히 사냥해야지만 1~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상우는 요즘 들어 달달이 100억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게다가, 분신들이 강해질수록 그 매출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 중이었다.
결국 이 5%의 정산비율이 JM에이전시를, 강준모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상우는 문득 얼마 전에 강준모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정산비율 95% 한 거 후회 안하세요?”
“후회 안합니다. 저는 지금도 만족하거든요. 혜성길드에서 월급쟁이로 일했을 때보다 훨씬 많이 벌잖아요. 하하.”
밝은 그의 모습에 상우는 자신이 에이전트는 진짜 잘 만났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리고 미래를 보고 정산비율이 좋은 곳과 계약한 자신의 선택에도 만족했고 말이다.
상우는 JM에이전시의 성장세의 감탄하는 박원태의 말에 대꾸했다.
“워낙 저희 에이전트님, 아니 대표님께서 열심히 하시니까요.”
“그렇죠. 강준모 대표님은 계약 협상할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워낙 깐깐하셔서···.”
“제가 사람을 잘 봤죠. 촤하하하~”
“푸하하하하. 근데 농담이 아니라 진짜 잘 보셨어요.”
“흠흠, 진짜 농담이었는데 이리 띄워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아참, 강 대표님도 피로연 오셨어요. 이따 한 번 얘기 나눠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상우 씨. 오딘의 탑 출입 서비스는 언제 시작하실 계획이십니까?”
오딘의 탑 출입 서비스.
한 번 입장하면 출구가 막혀버리는 게 오딘의 탑의 특성이었다.
때문에 상우의 아공간을 통한 탈출방법을 제외하고는 탈출방법이 전무한 상황.
이때 상우의 탈출방법이 세계에 알려졌고, 얼마 전에 상우는 아랍 에미리트의 모하메드 왕자와 출입서비스에 대해 계약했다.
그 단가가 무려 인당 1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000억원 상당이었다.
“저도 빨리 시작하고 싶은데, 그쪽에서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들어갈 생각인지 기간을 좀 달라고 하더라고요.”
“음··· 하긴 준비 없이 들어갔다가 바로 탈출해야하는 상황이 들이닥치면 몇천억원을 그냥 날리게 되니까요.”
“네. 맞아요.”
결국 모하메드 왕자의 신중이 더해져 확신이 생겼을 때에야 출입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상우는 그 기간을 올 여름까지로 보고 있었다.
‘안되면 말고.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그렇게 박원태 단장과 대화하며 업계 동향과 소식, 앞으로 핫할 헌터들과 던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상우.
그는 박원태 단장의 소개로 고구려길드 단장과도 안면을 터서 인사를 나누고, 그 외에 케이너스길드와 우호적인 여러 길드들의 수장들과도 안면을 텄다.
“안녕하세요. 정상우 헌터님.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화랑길드의 단장···.”
“화제의 인물을 직접 보니 연예인 보는 느낌이네요. 반갑습니다. 저는···.”
“안녕하세요. 정상우 헌터님 팬입니다···.”
유익한 시간을 보낸 후에 박원태 단장은 다른 헌터들을 만나러 자리를 떠났다.
피로연에 홀로 남겨진 상우.
‘슬슬 집에 갈까.’
중요한 결혼식도 참석했고, 피로연도 즐겼으니 할 건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기 위해 김우현을 찾았다.
그리고 넓어진 시야로 두리번거리고 있자니, 이내 김우현을 찾을 수 있었다.
“으응··· 언니이···.”
발그레해진 볼.
김우현은 벽에 기대어 고개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귀엽다는 듯 김선아가 바라보고 있었다.
“우현아, 취했어?”
“아니이·· 안 취해써어···.”
“아냐. 너 취했어. 집에 갈까?”
“안 가아···. 안 갈 거야···.”
“풋, 너 너무 귀엽다. 샴페인 몇 잔에 취하다니. 근데 집에 왜 안 가려는 거야?”
그말에 김우현이 흔들거리던 고개를 고정시키고는 김선아를 게슴츠레 쳐다보았다.
“··· 언니 때문에.”
“나?”
“언니가 상우··· 이상하게··· 봤잖아···.”
그 말에 김선아가 흠칫 놀랐다.
“내, 내가 언제.”
“그러게. 선아 씨, 저 이상하게 쳐다봤어요?”
순간, 어느새 나타난 건지 상우가 옆에 끼어들며 물었다.
김선아는 정말 깜짝 놀라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걸 느꼈다.
“엄마, 깜짝이야! 상우 씨, 소리 좀 내고 다녀요! 애 떨어지는 줄 알았네.”
“하하하, 미안합니다. 그나저나 얘 완전 취했네요. 야, 이거 몇 개냐.”
상우가 김우현의 눈앞에 손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화아아아악-
그 움직임이 너무 빨리 움직여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모올라아···.”
“상우 씨, 그건 저도 못맞추겠는데요···?”
“짠, 3개였어요. 어쨌든 얘 취했네요.”
완전 답정너인 상우.
그래도 김우현이 취해보이는 건 사실이었기에 김선아도 맞장구쳤다.
“그러게요. 샴페인 두 잔밖에 안 마셨는데···.”
“보기보다 은근히 주량 약하네. 암튼 괜찮아요. 이제 우현이는 제가 집에 데려다 놓으면 되니까.”
“상우 씨가요?”
남자가 여자를 집에 데려다 준다고?
김선아의 안색이 굳었다.
“아, 이상한 오해하지 말아요. 진짜 데려다주는 거니까. 그것도 1초만에요. 잘 봐요.”
상우가 곧장 아공간을 열었다.
[아공간]
그리고는 염력을 사용해 김우현을 붕 띄우더니 열려있는 아공간으로 쑥 던져넣었다.
“자, 끝났어요.”
“··· 이게 집에 데려다준 거라고요?”
“예. 반대편에 집에 있는 분신이 있거든요. 거기서 우현이를 받는 거죠.”
“진짜 신기하네요.”
“뭘요. 아무튼 우현이 친구도 없는데 대화상대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니에요. 저도 좋은 여동생 생겨서 좋았는걸요.”
“그래요?” 여동생이라.
상우는 오늘 보았던 우현이를 떠올렸다.
모든 사람들이 다 예쁘다고, 여자라고 착각하는 그녀의 모습.
확실히 여장(?)한 것치고는 너무 완벽할 정도로 여자의 얼굴이었다.
‘설마···.’
상우는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한 가지 가정을 떠올렸다.
그때, 김선아가 말을 걸어와 상우의 상념을 깨트렸다.
“근데 상우 씨는 이제 뭐하실 거예요?”
“저는 이제 집에 가보려고요. 고생하셨습니다.”
“벌써 가시게요? 아직 피로연도 덜 끝났는데···.”
“음, 만날 사람들은 다 만났고 이제 할 것도 없어서···. 그리고 이런 격식 있는 모임은 저랑 잘 안맞더라고요.”
“아, 정말요? 사실 저도 그런데. 상우 씨 그럼 혹시 고쏘 좋아해요?”
“고쏘요? 그게 뭐예요?”
“고기에 쏘주요. 히히.”
“아! 완전 환장하죠. 전 고기 킬러입니다.”
“오~ 다행이네요. 그럼 그냥 가기 아쉬우니까 저랑 간단하게 고기에 쏘주 한잔 어때요?”
왠지 적극적인 김선아.
‘갈까? 할 것도 없는데.’
어차피 해야 할 일은 분신들이 처리하고 있을 거고, 자신은 집에 가봤자 게임이나 할 터.
상우는 별다른 의심 없이 흔쾌히 승낙했다.
“좋아요. 그럼 바로 나갈까요.”
“네! 제가 잘 아는 고깃집 있어요. 거기로 가요.”
김선아는 신난 듯 상우를 이끌었다.
상우는 피식 웃으며 조잘거리는 그녀를 따라 호텔을 나섰다.
* * *
이후 그들은 1차는 한우, 2차는 스시, 3차는 노래방에서 놀다가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이미 한창 어두운 한밤 중.
화려한 네온사인이 거리를 밝게 밝히고 있었다.
초인들답게 술과 음식을 엄청 먹었지만, 상우는 멀쩡했다.
다만 김선아는 약간 취한 듯, 얼굴이 발그레했다.
“이야··· 누나 노래 진짜 잘 한다. 나 완전 깜짝 놀랐어.”
“내가 괜히 BJ하는 게 아니란다. 훗. 근데 너도 나쁘지 않던걸?”
“그런가? 근데 음정 조절이 어려워서.”
“그거 하다보면 금방 돼. 보컬 레슨 한 번만 받으면 금방 실력 늘 거야.”
“그래야겠다. 요새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어느새 말을 놓은 두 사람.
상우는 김선아와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특히 같은 헌터라서 그런지 관심사가 비슷했고, 그래서 대화를 하면서 공감이 되는 바가 많았다.
무엇보다, 상우가 잘 모르지만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던 BJ나 유튜버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고.
단 둘이 놀았지만, 같이 얘기를 하면서 어색하다거나 하는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원래 오래 알았던 것처럼 편안했다.
“응. 그럼 우리 다음은 어디로 갈까?”
“다음? 시간이 벌써 12신데 누난 집에 안 가게?”
“야, 12시면 완전 대낮이지. 4차 가자.”
“흠··· 그럴까? 근데 4차는 어디 가려고.”
“어디 갈까. 상우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술 먹어서 그런가. 뭐 얼큰한 게 먹고 싶긴 한데.”
그 말에 김선아가 약간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얼큰한 거면 라면 어때?”
“라면? 라면 좋지. 근데 근처에 라면 파는 데가 있나. 분식집 가려고?” 눈치 없는 상우.
그 진지한 말투에 김선아가 귀엽다는 듯 풋 웃었다.
“아니. 분식집은 별로야. 우리집으로 가자.”
“어? 누나 집에?”
“응. 나 라면 잘 끓이거든. 내가 끓여줄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