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3)
내 성장 속도 2배 (3)
“하하. 놀라지 마십시오. 한 5년 전이었나요? 그 당시에 터진 몬스터 브레이크로 우장산은 몬스터로 들끓는 위험천만한 곳이 되었었죠. 다만, 이제 상급 몬스터들은 대부분 정리되었고 지금 남은 것들은 F급에서 E급 정도의 하급 몬스터들 위주라 헌터들 사이에서 좋은 사냥터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몬스터브레이크 때 세워진 안전방벽 때문에 안전하게 사냥하기 좋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가 뿔토끼가 가장 많기로 유명하다는 거 아닙니까.”
“아···.”
“자, 일단 들어가시지요.”
탕! 탕!
경비소에 들어서기 전부터 경비소 안쪽에서 퍼지는 총성이 요란했다.
‘주변 집값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는군. 근데 나도 늙었나, 집값부터 생각나네.’
고작 21살인 상우는 그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며 강준모와 함께 이동했다.
2호는 신분팔찌가 없어서 신분검사에서 걸릴 수도 있었기에 일단 근처 공터에서 운동을 시켰다.
간단한 신분 검사를 마치고 들어선 경비소.
입장료는 무려 인당 5만원이었다.
“입장료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방벽을 세운 헌터들과 군인들의 노고랑 유지보수, 관리 비용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아, 그렇겠네요.”
경비소에 입장한 두 사람은 경비소와 이어진 경계 방벽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지나가면서 방벽에 나있는 강화 유리 창문을 통해 보니, 곳곳에 서로 물어뜯고 싸우거나 뛰어다니는 뿔토끼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진짜 농담 보태서 바글바글하네.’
그리고 경계방벽에는 2층과 3층이 있었는데,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가자 그곳에는 소총을 들고 뿔토끼를 사냥하는 헌터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탕! 탕!
귀가 먹먹해지는 시끄러운 총성 소리와 함께 귀마개를 한 헌터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크게 외쳐댔다.
“아씨 또 놓쳤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맞아! 포인트를 옮겨야하나.”
“뭐라고! 김씨! 안들려!”
마치 오래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던 귀마개 단어 맞추기 게임을 보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광경.
그리고 낚시 나온 아저씨들을 보는듯한 느낌도 있었다.
고요한 분위기 대신 시끄러운 총성과 낚싯대 대신 총이 들린 점이 다르지만.
“에이전트님! 여기! 진짜 시끄럽네요!”
“예! 일단 저기로 가시죠!
두 사람은 좀 더 자리를 이동해 헌터들이 별로 없는 곳에 자리 잡았다.
그제야 소음이 좀 줄어들어 대화를 수월히 할 수 있었다.
“뿔토끼 사냥은 별 거 없습니다. 안전하게 여기서 대기하고 계시면서, 뿔토끼를 발견하면 겨누고 쏘셔서 잡으시면 됩니다.”
“예. 근데 잡은 뿔토끼는 어떻게 가져오나요?”
“그건 요놈으로 가져오시면 되세요.”
강준모는 따로 챙겨온 짐에서 작살총 같은 걸 꺼냈다. 작살총은 석궁처럼 생겼는데, 화살 대신 작살 같은 게 달려있는 모양새였다. 거기에 작살에 달린 밧줄과 회수용 장치까지 달려 꽤나 크고 묵직했다.
“잡은 뿔토끼 시체에다가 이 작살총을 맞춰서, 여기 회수레버 보이시죠? 요걸로 작살을 회수하시면 되세요.”
“진짜 간단하네요. 약간 낚시 느낌도 나고. 이거 오히려 슬라임 사냥 때보다 안전한 거 아니에요?”
상우는 지금 사냥 방법이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얼핏 보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게 다 여기가 방벽이라는 특수지형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사실 필드에서 뿔토끼를 만나면 그 빠름 때문에 어디 한 군데는 다칠 각오를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방벽도 절대적인 게 아니라서 어떤 놈들은 방벽을 뛰어넘어서 들어와 공격하는 경우도 있고, 뿔토끼만 서식하는 게 아니라 자칫 위험한 몬스터에게 공격당할 수도 있구요. 그런 점에서 독가스를 풍겨서 다른 몬스터들을 배척하는 슬라임이야 말로 사냥할 때 변수가 적어서 제일 사냥하기 안전한 몬스터입니다.”
강준모의 말에 상우는 납득을 했다.
“그리고 일단 사냥해보시면 뿔토끼 사냥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걸 아실 거예요.”
씨익 웃으며 부정적인 소리를 하는 강준모의 말을 들었지만, 상우는 한귀로 흘려버리고 장비의 세팅을 마쳤다.
이윽고 시작된 사냥.
기다란 K2 소총을 방벽 거치대에 올린 상우는 조준경을 통해 뿔토끼를 찾았다.
사방이 뿔토끼였기에 찾기는 어렵지 않았고, 이윽고 한 마리를 조준할 수 있었다.
잡기 위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무언가 낌새를 눈치챈 건지 뿔토끼가 재빠른 움직임으로 산 위로 올라가 사라져버렸다.
상우는 잠시 실망했지만, 새로 잡으면 된다는 생각에 다시 새로운 뿔토끼를 찾아서 분주히 삽을 훑어보았다.
그렇게 20여 분이 지났을까.
“아오! 다 맞춘 건데!”
상우는 아직까지 1마리도 못 잡고 있었다.
“제가 말씀드렸죠? 뿔토끼 사냥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뿔토끼가 예민해서 시선이 느껴지면 바로 도망가거든요. 그리고 어디로 도망갈지 예측하는 숙련도 필요하구요.”
“이런··· 이거 너무 효율이 안나오네요.”
“그냥 슬라임 사냥터로 알아봐드릴까요? 차라리 그게 효율이 좋을 거 같은데.”
“슬라임이요?”
“하하, 헌터님의 실력을 못믿어서는 아니구요. 어차피 분신 시킬 거면 단순한 게 좋을 거 같아서요.”
“아··· 네, 뭐.”
상우는 강준모의 말에 살짝 오기가 생겼다.
“그래도 1마리는 잡아보고 결정할게요. 그 뒤에 분신시켜 보고 효율 비교하면 되니까요.”
강준모는 알았다고 하였다.
상우는 그때부터 힘을 내서 열심히 뿔토끼를 사냥했다.
물론 열심히 방아쇠를 잡아당긴 거였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거 1마리만 잡아보자!’
입장료 5만원이 아까워서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사냥 끝에 상우는 겨우 뿔토끼 1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드디어 잡았다!”
사냥을 지켜보며 기다리던 강준모는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간 상태라, 상우는 혼자 자축했다.
성인 남성 허벅지만한 크기에, 뭉툭한 듯하지만 꽤 날카롭게 솟은 뿔과, 뻣뻣하지만 윤기 흐르는 털, 그리고 입에 빼곡히 솟아있는 날카로운 이빨.
무게까지 은근히 묵직했다.
상우는 작살총으로 끌어온 뿔토끼의 시체를 보며 생각했다.
‘내가 이걸 잡다니. 근데 이게 얼마지? 가죽이랑 뿔이 가격이 좀 나간다던데, 한 10만원 하려나?’
소모한 5.56mm 총알은 약 200여 발.
5.56mm 탄환의 시세는 지역과 때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현재는 1발당 평균 500원 선이기에, 총알값으로만 약 1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때문에 뿔토끼를 판매한 대금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뿔토끼의 부산물 가격이 1마리에 15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아마 입장료까지 따졌을 때 지금까지는 적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하급 몬스터가 1마리에 15만원이 넘을 리가 없지. 아, 모르겠다. 판매는 강준모 에이전트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사냥도 마쳤으니 나머진 분신에게 맡기자. 지겨워 죽겠네.’
상우는 뿔토끼 시체 1마리와 장비를 챙겨서 우장산 필드를 벗어났다.
그리고 경비소 근처에서 대기 중이었던 2호를 불렀다.
근처 공터에서 운동 중이었는지 땀으로 범벅인 상태로 나타난 2호.
상우는 자신의 장비와 신분팔찌를 2호에게 넘기고, 2호에게 생각을 집중한 채 명령했다.
‘경비소 들어가서 경계 방벽 3층에 가서 아까 내가 사냥했던 곳에 자리 잡아라. 그리고 K2 소총으로 사격해서 뿔토끼를 사냥해. 사냥하면 작살총 쏴서 작살 맞춘 다음에 회수레버 눌러서 뿔토끼 회수하고. 그리고 뿔토끼 사냥에 성공하면 스마트폰 메시지로 나한테 1이라고 톡 보내놔. 남은 탄약은 200여 발 정돈데 다 떨어지거나 사냥 방해되면 전화하고. 마지막으로, 신분팔찌는 절대 사수해라.’
상우는 자신이 내린 명령을 곱씹으며 꼼꼼하게 지시를 내렸다.
혹시라도 변수가 발생하여 제대로 사냥을 못하면 안되니까.
물론 공공장소이기에 명령은 생각으로 지시했다.
“2호야. 그럼 시작해라.”
“예. 마스터.”
그때까지 상우는 분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자신이 2시간 동안 겨우 1마리를 잡았는데 겨우 50%의 능력을 지닌 분신이 자기보다 더 잘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으니까.
그저 2시간의 두 배인, 4시간에 1마리만 잡아도 계속 사냥을 시키면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오산이었다.
* * *
탕! 촤라락! 지이잉-
탕! 촤라락! 지이잉-
탕! 촤라락! 지이잉-
···
총성과 함께 남자가 겨누고 있는 K2 소총의 총구에서 화염이 뿜어졌다.
그와 동시에 전방 50m 부근 수풀에 머리만 빼꼼이 보이던 뿔토끼가 픽 쓰러졌다.
하지만 아직 살아있는 듯 쓰러진 채로 꿈틀거리는 뿔토끼.
그런 뿔토끼를 확인사살하려는 듯 작살총의 작살이 촤라락 소리를 내며 날아가 몸통을 꿰뚫었다.
작살에 꿰인 뿔토끼는 부르르 경직하더니 이내 움직임을 멈췄다.
그 모습을 보며 남자는 작살총에 달린 레버를 조작해 작살과 이어진 밧줄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지이잉 소리를 내며 감기는 밧줄.
“김씨, 저거 보이는가?”
“··· 보고 있네. 정말 말이 안나오는구만.”
“그러게 말일세. 백발백중이라니.”
“저 헌터 분명히 사격 관련 스킬을 가졌을 거야.”
“최소 E급이겠지?”
우장산 필드 경계방벽 3층에 헌터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건 푹 눌러쓴 캡모자와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무장한 남자, 분신 2호였다.
그의 옆에는 수없이 많은 뿔토끼들이 쌓이고 있었다.
2호의 동작은 깔끔하고 간결했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첫째, 소총의 조준경으로 뿔토끼를 조준한다.
둘째, 사격하고 뿔토끼가 죽었는지 확인한다.
셋째, 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옆에 놓인 작살총을 들어 죽은 뿔토끼에게 발사한다.
넷째, 작살을 회수하여 뿔토끼 사체를 수거한다.
다섯째, 완료 후 상우에게 스마트폰으로 톡을 보낸다.
이 5가지 동작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사격 스킬뿐만 아니야. 분명 은신이나 엄폐 관련 스킬도 있을 게 분명해.”
“은신? 하긴 뿔토끼란 게 원체 예민해야 말이지. 조준만 해도 시선을 느끼고 도망가는 놈들이니까.”
주변 헌터들은 1호의 스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추측해가며 감탄하고 있었다.
사실, 그럴 만도 했다.
예민한 뿔토끼들은 육감이 극도로 발달해 있어서 포식자의 살기를 느끼는 데 탁월했다. 그렇기에 헌터들이 총구로 조준을 할 때마다 살기를 느끼고 재빨리 도망치는 것.
하지만 분신은 달랐다.
생명이 아니라 죽인다는 마음 자체가 없었기에 뿔토끼는 2호의 사격을 피할 수 없는 거였다.
그리고 총기를 다룰 때는 보통 근접 계열 헌터들이 중요시하는 근력과 순발력이 거의 필요가 없었다. 방아쇠만 당길 줄 알면 되니까.
무엇보다 분신에게는 감정과 잡념이 전혀 없었기에 사냥과정에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며 총을 쏘는 2호의 모습은, 마치 사람처럼 생긴 인간 포탑이라고 느껴질 정도.
만약 힘을 쓰고 육체를 움직여 사냥을 해야 했다면 분신 2호는 상우의 생각대로 1마리의 토끼도 못잡고 빌빌거릴 터였다.
“이야- 진짜 잘 잡으시네요.”
그때 한 남자가 2호에게 접근했다. 꽤 묵직해 보이는 방탄방검조끼를 걸치고 허벅지 부근에 주머니가 달린 밀리터리 카고 바지를 입은 그는 몸 곳곳에 총기와 탄띠를 두르고 있어서 누가 봐도 헌터로 보였다.
고개를 살짝 돌려 남자를 쳐다보는 2호.
“하하, 안녕하세요. 저는 불곰 길드 소속, 헌터 김병식이라고 합니다.”
2호는 말없이 고개를 돌려 다시 사냥을 속개했다.
김병식은 2호의 무시에 좀 무안했지만, ‘실력자들은 싸가지가 없다’는 헌터계의 유명한 속설을 떠올리며 명함을 꺼내들었다.
“사냥 중이라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근데 사냥 실력이 너무 탁월하셔서 꼭 저희 쪽 길드로 영입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 명함 놓고 갈 테니 사냥 끝나시고 꼭 연락 주십시오!”
2호의 장비가방 위에 명함을 올려놓은 김병식은, 밝은 미소와 함께 꾸벅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떴다.
난데없는 스카웃 시도.
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으니.
“안녕하세요. 저희는 대한헌터협회 소속···.”
“안녕하세요. 헌터 겸 스카우터로 활동 중인 양예준입니다. 실례지만···.”
“안녕하세···.”
2호를 향한 러브콜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뿔토끼 말고도 명함도 차곡차곡 쌓였다.
* * *
-[2호]: 부재중 톡 78개
“음?”
하연이 과외를 가기 위해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탄 상우.
사냥으로 고단했기에 졸다가 일어난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신인 2호에게 톡이 올 일은 하나뿐이었으니까.
‘설마···.’
상우는 2호에게서 온 메시지방을 눌러보았다.
-[2호]: 1
-[2호]: 1
-[2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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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호]: 1
“··· 이거 실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