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45)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종교에서 말하는 종말의 날이 이러할까.
먹구름과 함께 온 사방에 마치 칼날 같은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러자 풍압을 이겨내지 못한 나무들이 바람에 잘려나가거나 뿌리째 뽑혀나가고 땅이 뒤집혔다.
콰과과과과과과광-!!!
도시에서는 방치되어 삭아버린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고.
그 사이 숲속의 나무들과 버려진 도로를 점령했던 몬스터들이 바람에 휩쓸렸다.
키에에에에에에엑-!!
쿠워어어어어어어-!!!
소형 몬스터들 대부분이 바람에 휘말려 허공에 떠오르더니 칼날 같은 바람에 갈가리 찢겨나갔다.
촤아아아아악-!
한 줌의 핏물로 산화해 버리는 몬스터들.
핏물은 마치 피안개처럼 변하여 바람에 휘말리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꽤나 덩치가 큰 온몸이 바윗덩어리처럼 생긴 암석뿔소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육지강철성게 같은 대형 몬스터들만이 제자리에서 간신히 바람을 견뎌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칼날바람에 서려 있는 날카로운 오러에 의해 온몸에 상처가 생겨나고 있었고.
꽈과과과광-!
쩌저저저적-!
이따금 내리꽂히는 굵직한 번개에 의해 순식간에 통구이가 되어버렸다.
이 번개들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건지, 아니면 전하 차이 때문인 건지 몬스터들 같이 생명을 지닌 존재들 위로 이따금 떨어져 내렸다.
마치 하늘의 심판처럼.
게다가, 십수 개의 태풍이 같은 자리에 휘몰아쳐서일까.
제각기 다른 바람의 경로가 충돌하는 탓인지, 지역 곳곳에 저마다 거대한 토네이도가 생겨났다.
마치 육지에 생겨난 용오름 같은 그 회오리들.
하늘을 뚫고 올라가듯이 치솟은 거대한 회오리들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그렇게 수십 킬로미터 일대에서 벌어지는 대참사.
그 여파는 뒤에 남겨져 있던 국내 길드 일행들에게도 미쳤다.
-조심해!
-배리어 펼쳐!
-마나 집중해!
남겨진 일행들은 몬스터들과 전투를 하던 도중 갑작스러운 태풍에 서둘러 옹기종기 모여 거대한 배리어를 펼친 상태였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태풍의 힘이 워낙 거세서 모두가 마나를 보태 배리어를 유지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게 전부였다.
‘이게 무슨… S급 몬스터라도 나타난 건가.’
태풍을 몰고 온 게 상우란 사실을 모르는 신혜성과 박원태를 비롯한 국내 길드 단장들.
그들은 그저 지금의 이 대재앙이 그들이 모르는 S급 몬스터가 나타나 펼치는 일이라고 추측 중이었다.
그마저도 배리어 유지에 마나를 보태야 했기에 제대로 상황을 살필 여력이 부족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지옥 같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시간이 지나자 점차 바람의 위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조금 바람에 세차게 부는 수준으로 약해졌다.
태풍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남겨져 있던 국내 길드 헌터들 주변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
그제야 겨우 유지하고 있던 배리어를 해지한 헌터들이 기진맥진하여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 살았다.”
“…이게 무슨 일이죠? 듣도 보도 못한 태풍인데….”
“내 말이. 이거 S급 몬스터라도 나타난 거 아니야?”
“예? 진짜면 큰일인데. 자연재해를 부르는 S급 몬스터라면 엄청 강할 거 아니에요.”
불안에 떠는 국내 헌터 일행들.
그리고 그들이 불안에 떠는 사이 상우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크윽… 너무 무리했나.’
현재 그는 계속 폭풍참으로 펼쳐진 폭풍을 제어하려 노력 중이었다.
스톰브링어 검법 8단계.
태풍을 불러오는 진정한 오의가 발현되는 단계다.
상우 역시도 레이븐에게 질투의 낙인으로 이 단계를 습득한 뒤로 제대로 펼쳐본 건 처음인 상황.
그래서 그는 폭풍참이 가져올 태풍의 위력이 이 정도일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었다.
‘…진짜 태풍을 만들어내는 거였다니.’
보통 태풍은 원자폭탄의 1만 배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물론 태풍은 매우 넓은 범위에 영향을 미치기에 한곳에서만 보면 그저 ‘태풍이 뭐가 원자폭탄보다 쎄?’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태풍의 힘이 한곳으로 집중이 된다면?
상우가 펼친 폭풍참이 마치 그런 형태였다.
원래라면 넓은 범위에 걸쳐 거센 바람을 일으키는 광역기.
숙련이 될수록 그 범위를 조절할 수 있다지만, 상우가 이번에 펼친 건 북한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그 영향을 좁힌 축소판이었다.
이미 축소되어 그 힘이 압축된 태풍이 한곳에 여러 개가 펼쳐진다면?
즉, 상우가 수 킬로미터 간격이라는 자기 딴에는 꽤나 널찍하게 벌려 서서 펼친 폭풍참이, 사실은 매우 비좁은 공간에서 펼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었다.
비좁은 범위에 원자폭탄의 1만 배의 위력을 지닌 태풍이 중첩이 되었기에, 지금처럼 무지막지한 결과가 나오고 만 것이었다.
마치 방사능만 없을 뿐이지 핵폭탄을 터뜨린 거나 다름없는 상황.
그리고 그 사실을 몰랐던 상우는 그저 이 무지막지한 태풍을 없애기 위해 폭풍참의 기운을 제어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이미 태풍은 마치 시동이라도 걸린 것처럼 그 기세를 키워가며 더욱 거대해지고 있었으니까.
‘이대로 가면 북한을 넘어서 러시아… 아니, 전 세계를 뒤덮을 수도….’
끔찍한 미래가 떠오르자 상우는 더욱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싸지른 똥(?)을 치우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일까.
본체인 상우, 그리고 분신들 모두의 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바디체인지, 환골탈태를 경험하기 이전에도 이미 거의 극한의 육체를 지녔기에 웬만한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던 그의 육체.
하지만, 이 거대한 힘을 제어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기운이 탈진할 정도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위쪽으로 북상 중인 태풍.
이제는 크기도 점점 커지고 넓어지고 강해졌다.
마치 북한 전역을 덮을만한 굵기에 거대한 회오리가 휩쓸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상우와 분신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전 최선을 다하여 폭풍참의 기운을 역으로 돌리는 것뿐이었다.
태풍의 핵에 역력을 가하여 상쇄시키려는 것.
하지만, 이미 외부의 힘까지 받아들여 거대해져 버린 태풍은 쉽게 제어되질 않았다.
‘…제발, 제발 멈추라고!’
상우, 분신들.
그들이 마나호흡 스킬을 마스터하고, 스톰코어 마나엔진을 익히고, 수없이 많은 몬스터들을 사냥하면서 획득했던 몸을 가득 채운 마나들.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았던 마나들이 점차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상우가 처음 헌터가 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나가 부족해…. 마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상우는 폭풍참의 기운을 제어함과 동시에 스톰코어 마나엔진을 휘돌려 외부의 마나도 필사적으로 끌어모으려 애썼다.
그러자 그의 몸 안에 있던 마치 조그만 태풍의 눈 같은 ‘스톰코어’.
그것이 미친 듯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오-
주변에 들리지는 않지만 상우의 귓속, 아니, 마음속으로 스톰코어가 회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건 상우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분신들의 몸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그러자 오버마인드 스킬을 통해 자신과 분신들의 상태를 마치 전지적인 시점으로 아울러 느끼는 던 상우.
그의 머리는 터질 것처럼 부하가 걸려왔다.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제어하라. 모아라….’
극도의 집중상태 때문일까.
모든 상념과 잡념들이 사라지고, 머릿속에는 오로지 자신의 몸 안에서 고고히 회전하는 스톰코어의 움직임만이 심상에 자리 잡았다.
스톰코어를 향해 빨려들어가는 대기의 마나들.
동시에 스톰코어를 통해 풀려나가는 태풍을 제어하려는 자신의 마나들.
시간의 흐름마저도 느껴지지 않고, 마치 자신이 스톰코어 그 자체가 그 자체가 된 듯한 일체감.
18개의 스톰코어가 모두 나 자신인 것처럼 느껴지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상태.
그 상태가 되자 상우는 이전까지는 시스템에 의존하느라 느끼지 못했던 스톰코어의 모습과 움직임이 확연하게 심상에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 내 몸에 있는 스톰코어가 그동안 뭔가 억제되어 있었어.’
이전에는 확실히 시스템에 의해 정해진 경로로만 회전하던 스톰코어.
몸 안에 있지만, 왠지 정해진 경로나 형태가 아닌 거칠게 움직이면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할 것만 같았던 스톰코어였다.
하지만.
‘난 지금껏 내 몸 안에 있다는 선입견 때문에, 계속 내 무의식이 스톰코어가 활발히 움직이는 걸 억누르고 있었구나. 스톰코어가 내 심장과 폐, 간, 위장 같은 내장기관을 다치게 할까 봐 말이지. 하지만 순수한 자연의 마나는 무형의 기운이라 육체를 그저 관통한다. 마나를 가공하여 유형화시켜야지만 물리력이 생기는 거였어. 그전까지는 그저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되는 거였구나.’
정말 사소한 것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작은 깨달음.
하지만, 그 깨달음을 얻자 변화가 생겨났다.
상우의 명치 부근에 자리했던 스톰코어.
조그만 태풍의 눈 같았던 그 스톰코어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더욱 격렬해졌다.
상우가 그동안 스톰코어가 자연스럽게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눌렀던 자신의 무의식을 점차 바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거야. 역시 아무렇지도 않잖아.’
그는 스톰코어가 몸 안에서 커져감에도 불구하고 상우는 아무런 고통이나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스톰코어가 점차 커져감에 따라 폭풍참의 기운을 제어하는 일과 외부의 마나를 받아들이는 일이 쉬워지기 시작했다.
마치 컴퓨터가 업그레이드되어 더 많은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편안함과 깨달음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되자,
고오오오오오오오오-
주변의 마나를 미친 듯이 빨아들이면서 스톰코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먹만 한 크기.
그다음에는 상반신 전체.
그 이후에는 하반신과 머리.
마침내 마지막에는 몸을 벗어나 외부의 대기가 있는 자리까지도 스톰코어가 커져나갔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만약 마나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상우, 그리고 분신들의 몸을 본다면 놀라고 말 것이었다.
왜냐하면 마나가 그의 몸을 감싸고 끊임없이 요동치며 회전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직 유형화되기 전의 기운이라 그럴까.
외부에는 어떠한 영향도 보이지 않았다.
미세한 아지랑이 같은 일렁임만 문득 보인달까.
그저 거대해진 스톰코어??계속 회전하며 주변의 마나를 받아들이고 압축시키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와 동시에.
[스톰코어 마나엔진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코어 마나엔진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코어 마나엔진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코어 마나엔진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브링어 검법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브링어 검법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브링어 검법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톰브링어 검법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정신력이 0.001 올랐습니다.]
[정신력이 0.001 올랐습니다.]
[정신력이 0.001 올랐습니다.]
[정신력이 0.001 올랐습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졌다.
그 메시지에 상우는 몰아일체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났다.
번쩍-
상우의 눈에서 마치 바디체인지를 할 때처럼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안광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스킬이 생겨나고,
상우와 분신들이 자신들이 제어하던 전방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사라져버린 태풍들.
아직 먹구름이 가득하고 세찬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양호한 수준이었다.
“후우… 멈추는 걸 성공했나.”
상우는 정확한 상황을 몰랐지만 이내 안심했다.
사실 스톰코어 마나엔진이 마나를 기하급수적으로 흡수하면서 태풍을 유지하던 마나도 같이 흡수하면서 자연스럽게 태풍 역시 소멸했던 것.
그렇게 걱정거리를 무사히 해결한 상우였다.
하지만 그는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었다.
“흠… 근데 이거… 제대로 사고친 거 같은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 북한의 모습이 엉망이었으니까.
나무인지 흙인지, 건물잔해인지 모를 모든 것이 뒤섞인 아수라장.
사방은 온통 흙더미와 회색빛 돌가루로 뒤범벅인 마치 태초로 돌아간 듯한 광경.
현재 북한은 말 그대로 완전한 폐허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