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48)
이런 혜성 길드의 움직임은 던전을 실사하면서 정보를 파악하고, 괜찮은 던전을 고르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다.
덕분에 상우는 약간 번거롭게 되었지만, 사실 뒤에 누가 있다는 것 빼고는 큰 차이가 없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근데 이미 해외에서 상위급 몬스터들이랑 던전은 다 털어갔다고 들었는데, 괜찮은 곳이 남았으려나.’
상우는 약간의 의문이 있었지만, 결국 자신과는 큰 상관이 없는 이야기였기에 대충 넘겼다.
그렇게 분신들에게 사냥을 맡겨서 포탈에 들어가 던전을 정리하고, 나와서 새로운 던전으로 들어가길 얼마나 흘렀을까.
분신들 일부를 따라다니던 혜성길드의 눈앞에 유난히 큰 포탈이 눈에 들어왔다.
“크다.”
“그러네? 저거 각성용 포탈 아니야?”
“어? 그런가?”
그 포탈을 발견한 혜성 길드원들이 수근거렸다.
각성용 포탈.
단순히 던전이나 필드로 연결되는 다른 일반적인 포탈들과 다르게, 진입시 시스템과 함께 능력을 각성할 수 있게 되는 포탈을 의미했다.
인라이튼 그룹과 헌터협회에서 주도하는 ‘각성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포탈들이 바로 이 각성용 포탈들이었다.
‘만약 각성용 포탈이라면….’
정보 수집을 담당하던 혜성길드원들 중 리더의 머릿속이 핑핑 돌아갔다.
1. 각성용 포탈은 발견 즉시 정부에서 독점한다.
2. 각성프로그램 때문이다.
3. 만약 미리 선점한다면? 정부에게 소유권 주장 소송을 통해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내려진 결론은 단순했다.
‘만약 저 포탈이 각성용 포탈이라면, 저건 반드시 우리 걸로 해야 해!’
첫 발견 보상과 소유권 소송을 통한 지분 소송을 통한다면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리더의 생각은 다른 길드원들도 눈치챈 듯했다.
-팀장님, 여기가 각성용 포탈이 맞다면, 반드시 여기로 결정해야 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일단 각성용 포탈이 맞는지 확인하자.
그는 길드원 중 한 명을 바라보았다.
자연 발생 각성자 출신의 헌터라 아직 시스템 보유자가 아닌 이윤호 헌터.
-이 헌터, 이 기회에 시스템 각성 괜찮지?
-아, 네! 물론입니다!
꽤 에이스이지만, 현재 팀에서 막내 취급을 당하는 그는 리더의 요구에 황급히 대답했다.
-좋아. 확인 준비는 이걸로 간단히 해결 됐고. 상우 씨에게 부탁을 하는 일만 남았군.
그는 곧장 분신에게 외쳤다.
“상우 씨, 이 쪽 포탈도 청소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각성용 포탈로 의심되는 포탈 앞에서 서성이던 2기의 분신들은 리더의 부탁이 떨어지자마자 던전 안으로 진입했다.
스으으윽-
소리없이 사라지는 분신들을 보면서 리더도 주변에 혜성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가자!”
“예!”
분신들을 뒤따라 뛰어드는 혜성길드원들.
그리고.
꽈아아아아아앙!
리더는 포탈을 통과하자마자 알 수 없는 충격에 튕겨져 나가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크헉….”
몸이 튕겨져나가느라 주변이 사방팔방 휘돌며 시야가 어지러웠다.
간신히 몸을 고정하고 일으켜 세운 리더.
그의 눈앞에는 한 바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죽어!”
분명 헌터로 보이는 검은색의 전투 슈트를 입은 십여 명의 인물들.
얼굴마저도 전투용 헬맷을 쓰고 있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객이 있었던가.’
리더의 생각대로 분신들과 자신들보다 먼저 앞서 이 각성용 포탈에 들어선 이들이 있었던 것.
그리고, 지금 그들이 자신들과 분신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중이었다.
콰과과과과과광!
쩌저저저적-!
마나 줄기로 이루어진 다채로운 스킬들이 분신들의 몸을 직격하려는 듯이 쏟아부어졌다.
이미 분신들 주변에는 그들과 같은 무리로 보이는 이들이 헬맷이 부서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동료들이 스킬 공격에 휩싸이는 걸 걱정하지 않는 듯했다.
꽈아아앙!
하지만 분신들은 슬쩍 슬쩍 움직이는 것만으로 스킬들을 피해냈고,
몸에 부딪치는 스킬마저도 마치 견고한 벽에 부딪친 계란처럼 부숴버리며 전진했다.
순식간에 공격무리들 앞에 선 분신들.
분신들이 주먹을 휘두르며 반대쪽으로는 발을 뻗자,
빠각!
동시의 네 명의 헬맷이 터져나갔다.
그와 함께 순식간에 튕겨져 나간 녀석들은 그 충격의 여파 때문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축 늘어졌다.
그리고, 동료들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당황한 것인지 재빨리 뿔뿔이 흩어지려는 무리들.
하지만 분신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블링크]
[블링크]
블링크로 순간이동한 분신들은 2명을 쫓아가 쓰러트리더니,
[체인 라이트닝]
[쇼크 웨이브]
공격 속도가 일품인 전격계 스킬로 나머지들을 모두 요격시켜 바닥에 나뒹굴게 만들었다.
“커허억…!”
“끅, 끄윽….”
충격이 대단한 탓일까.
바닥에 나뒹군 습격 무리들은 모두 바닥에서 기어다니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 사이 정신을 모두 추스린 혜성길드원들.
“팀장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다. 부상자는?”
그 말에 리더에게 안부를 묻던 혜성길드원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시다시피….”
리더 역시 주변을 살폈다.
“아이고 골이야.”
“여기, 힐 좀 주세요!”
사망자와 부상자는 없었지만, 갑작스런 습격에 부상을 당한 상황.
“일단 부상자 살피고, 쓰러진 저 녀석들 모두 포박해놔.”
그렇게 혜성길드원들 일부가 잠시 수습하는 사이.
누군가를 심문하는 듯한 분신들을 보며 리더가 다가갔다.
“상우 씨, 괜찮으세요?”
“쉿. 잠시만요.”
분신들 중 하나가 집게손가락을 들어 리더를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는 조용히 물었다.
“그래, 니들이 누구라고?”
“…시스테몰로지(Systemology)다…. 이곳은 우리의 성지…. 절대 넘겨줄 수 없다….”
“시스테몰로지? 종교 단체인가?”
“…우리는… 신의 계시인 시스템을 믿는다…. 시스템이… 인류의 미래다…. 시스템을 숭배하라…. 어리석은 자여….”
그렇게 힘겹게 말을 내뱉던 바닥에 쓰러진 습격자.
상우가 가한 일격이 치명상이었었던 것인지 다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녀석은 갑자기 눈을 부릅뜨더니 손을 분신을 향해 뻗었다.
꽈아아아아앙!
가장 가까이 있던 분신들과 리더 모두 그 폭발에 영향에 휩싸였다.
“크허억….”
벌써 두 번이나 폭발에 휩싸인 리더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연기가 걷히며 주변 상황이 드러났다.
폭발에 영향 탓인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두 분신의 피부.
하지만 재생력이 뛰어난 탓인지 순식간에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분신들에게는 피해가 거의 없는 상황.
하지만, 그의 앞에 누워있던 습격자의 몸은 온데간데없이 한줌 핏물만이 바닥에 놓여 있었다.
‘자폭이라니.’
그리고 그 모습을 분신을 통해 지켜보고 있던 상우는 혀를 내둘렀다.
‘처음 본다 진짜. 저런 광신도 집단이 있긴 하구나. 시스템이 인류의 미래라고? 허 참….’
그리고 광신도 집단을 떠올리자 자연스레 상우의 뇌리를 스치는 한 단어.
‘블랙 메시아랑 연관이 있는 건가.’
얼마 전 오라클과의 통화를 통해 알게 된 단체, 블랙 메시아.
그는 오라클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루카스의 사상에 반대하는 저희 안티시스템이 있는 것처럼, 그의 사상에 동조하는, 아니 오히려 미쳐있는 ‘블랙메시아’도 있으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간단하게 얘기하고 넘어갔지만, 상우의 뇌리에는 ‘블랙메시아’라는 단어가 단단히 자리 잡힌 상태였다.
‘블랙 메시아…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겠어.’
상우는 정보를 좀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분신들에게 해당 포탈 수습을 명했다.
그와 동시에 스마트고글을 통해 미리 저장해두었던 정보단체 ‘오래된 작은 책방’의 연락처를 찾아 메시지를 보냈다.
-정보 의뢰하고 싶습니다.
간단하게 보내놓은 메시지.
그리고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답장이 왔다.
-알고 싶은 정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오래된 작은 책방’이라는 정보업체는 인기가 많은 정보 업체라 답장이 몇 시간은 걸리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빠른 답장을 받을 줄 몰랐던 상우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술술 답했다.
-블랙메시아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시스테몰로지도요.
메시지를 보내자 답장이 없었다.
‘기다리면 오겠지.’
의뢰를 해놓으면 얼마가 걸리든 꼭 답변을 해주었기에 마음 편하게 생각하기로 한 상우.
하지만 그때였다.
-발신자 표시 제한
상우의 스마트고글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게다가 발신자 표시 제한까지 걸려있었다.
‘설마….’
상우는 이미 이 상황을 겪은 듯한 데자뷰를 느끼며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들리는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
-상우 씨, 잘 지냈어요?
바로 오라클이라 불리는 그녀, 애슐리였다.
“아, 예. 안녕하세요. 애슐리 씨. 전 잘 지내고 있죠. 오랜만이네요.”
불과 며칠 지난 것 같지도 않았지만, 상우는 반갑게 얘기했다.
반가운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궁금함과 갈증을 풀어줄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네요. 아무튼 ‘오래된 작은 책방’을 통해 정보 의뢰 하셨죠?
“네. 맞아요. 설마?”
-아, 거기가 제가 운영하는 곳 중 하나라서요. 아무튼 ‘블랙메시아’랑 ‘시스테몰로지’에 대해서 의뢰하셨는데, 그건 제가 답해드리려고요. 그래서 전화했어요.
“아.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상우는 기대에 찼다.
-일단 블랙메시아랑 시스테몰로지는 같은 단체예요. 뭐, 자기들 딴에는 시스테몰로지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저희 안티시스템이나 외부에서는 광신도 같은 그들의 모습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는 검은색 M 마크를 보고 블랙메시아라고 하거든요.
“그런거였군요. 어쩐지 시스템이 미래라고 하길래 블랙메시아가 떠오르긴 했습니다.”
이후 애슐리는 블랙메시아에 대해 설명했다.
정식 이름은 시스테몰로지.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스템과 그리스어 λ?γο? logos(로고스: 신의 계시 혹은 ‘이성’)라는 단어를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체명이었는데, 신의 계시로 여겨지는 시스템을 숭배하는 집단이었다.
그들의 숫자는 현재 파악된 바가 없고, 시스템 각성자들 중 강하다고 알려진 헌터들 중 일부가 이 단체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시스템을 숭배하고, 시스템을 통해 강해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거군요. 심지어 살인까지도요.”
-맞아요. 다른 사람이나 헌터를 죽여도 몬스터처럼 마나와 마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블랙메시아 녀석들은 PK를 밥먹듯이 하죠.
그리고 시스템을 숭배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그들은 시스템을 통해 자기 자신을 강화하는 게 일생 최대의 목표였다.
그렇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강화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벌였다.
그게 폭력이든 살인이든 테러든 말이다.
“아무튼 미친놈들이라는 거고… 근데 이번에 북한 지역에서 녀석들을 만났거든요? 제가 던전 하나를 털려는데 녀석들이 거기가 자기들 성지라고 어쩌고저쩌고 하더라구요.”
-성지요? 아아, 아마 거기가 ‘각성용 포탈’이었나보네요. 그, 아시죠? 포탈 통해 넘어가면 시스템 얻을 수 있는 포탈이요.
“아! 알죠. 그거 때문이었나.”
-예. 각성용 포탈은 세계 각지에 일부에 밖에 없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각성용 포탈은 수도권 위주에 분포되어 있구요. 뭐 제 정보에 의하면 시스템 자체가 개인 꺼니까 신기할 이유도 없지만요.
그러자 상우는 뭔가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다.
세계 각지, 그것도 수도권에 있는 각성용 포탈.
그리고 그것을 자신들의 성지라 여기는 블랙메시아.
‘북한이 정리되자마자 블랙메시아가 각성용 포탈을 노리고 넘어온 거였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