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77)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완벽한 타이밍.
상우는 저 조그만 오크의 목을 날려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서걱-
비오란의 목이 몸통에서 분리된 채 허공을 날았다.
그와 동시에 비오란과 드락사르 주변에 있던 수백 마리의 오크가 재가 되어 사라졌다.
‘성공이다.’
상우는 녀석의 목을 베는 촉감에서 엄청난 저항감을 느꼈지만(그는 몰랐지만 소울 링크 때문이었다), 온힘을 다해 베어내는데 성공해낸 것이었다.
턱- 데구르르…
바닥에 비오란의 목이 나뒹굴고.
그게 충격이었는지, 아니면 중추로 여겨지던 비오란이 죽어서인지 드락사르는 잠시 멈칫했다.
그 타이밍을 놓칠 리가 없는 상우였다.
-죽여!
상우의 명령과 함께 녀석의 몸을 향해 분신들과 상우의 검이 내리꽂혔다.
촤악-
서걱-
스스슥-
댕겅-
비오란이 죽어서 소울링크가 해지된 탓인지, 녀석의 어마어마한 맷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오러블레이드에 의해 난도질당하는 드락사르.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레이븐이 녀석의 오른손목을 향해 검을 날렸다.
[공간참]
공간이 일그러지는 느낌과 함께 드락사르의 오른손목이 팔에서 떨어져나갔다.
탱그렁-
바닥에 떨어지는 불꽃의 검, 볼케닉 레이저.
검신에 서린 불길은 순식간에 사그라 들더니, 20미터는 넘어가는 듯 했던 검의 크기 역시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그 모양새가 마치 불꽃이 크게 타올랐다가 힘을 잃고 사그라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쿵!
거대한 드락사르의 시체가 평원에 몸을 뉘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광폭화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배틀 오라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커맨드 오라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휘이이이잉-
그렇게 평원에 존재하던 모든 오크가 완전히 사라졌다.
남은 건 볼케닉 레이저, 그리고 오크 시체들의 먼지와 토막난 드락사르와 비오란의 사체 뿐.
-후아… 드디어 끝났네요.
상우가 진이 빠진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전투의 긴장감.
단 한번만 실수해도 죽을지도 모르는 상대와의 대전은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드락사르를 죽이면서 얻은 걸로 보이는 새로 얻은 스킬을 살펴볼 정신도 없었다.
‘…물론 실수는 좀 했지만.’
만약 상우에게 분신이 없었다면 첫 경합에서 바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강력한 상대였으니까.
허나 상우에게는 분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충분히 연습을 거쳐 상대를 파악하고 싸울 수 있었다.
마치, 목숨이 여러 개인 게임처럼.
-일어나라, 제자야. 시간이 없다.
그리고 그 주변에 선 레이븐.
그의 온몸을 둘러싼 오러실드가 타닥타닥 타들어가고 있었다.
주변을 가득 매운 열기와 그로 인해 생긴 방사능 때문이었다.
그리고 레이븐처럼 몸을 보호하고 있는 건 상우도 마찬가지였다.
-왜요? 더 있어요?
-코어를 잊었느냐.
-아….
그렇다.
지금 상우와 레이븐이 단 둘이서 쓸어버린 오크군단.
녀석들은 진짜 생명체들이 아니었으니까.
크라니드가 잠식한 땅, 그곳의 던전 코어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아종병력들일 뿐이었다.
-깜박했네요.
-어서 가자.
-네…. 지겹다, 지겨워.
투덜거리며 일어난 상우.
엉덩이를 털어내는 그를 보며 레이븐이 움직이려 할 때였다.
상우가 문득 그를 제지했다.
-사부님, 잠깐만요.
-왜 그러느냐.
-챙길 건 챙겨야죠.
떠나기 전에 볼케닉 레이저가 눈에 들어왔던 것.
그리고 드락사르와 비오란의 사체도 마찬가지였다.
[아공간]
아공간이 열리더니 몸이 꽤나 회복된 상태인 글러트니가 아공간을 통해 튀어나왔다.
스윽-
물론 아직 팔다리가 녹아내린 게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공중에 둥둥 뜬 상태였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아공간 입구가 열리더니, 상우가 염동력으로 볼케닉 레이저를 들어올려 아공간에 쑤셔박았다.
‘먹어.’
상우는 글러트니에게 사체를 먹도록 명령했다.
이런 보스급 몬스터의 사체를 먹이면 글러트니를 통해서 능력을 또 얻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상우의 명령에 화상을 입어 쭈글쭈글해진 글러트니의 몸이 물처럼 투명해졌다.
그와 동시에 염동력으로 들어올려지는 드락사르와 비오란의 사체.
사체는 글러트니의 몸을 통해 빨려들어갔다.
스으으윽-
[오크의 왕, 드락사라의 사체를 소화 중입니다.]
[오크 대제사장, 비오란의 사체를 소화 중입니다.]
‘대제사장 비오란? 쪼그만 오크가 꽤 대단한 녀석이었나보네.’
시스템 메시지를 통해 비오란의 정체를 알게 된 상우.
물론 오크의 역사에 대해 무지했기에 그냥 좀 대단한 오크였나보다 하고 넘겼다.
그렇게 꽤나 알뜰살뜰하게 정리를 마친 상우.
옆에서 지켜보던 레이븐은 마음이 급했다.
-끝났느냐.
-네. 이제 끝났어요.
사실 레이븐이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그도 드락사르와 비오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잠식된 오크가 쳐들어온 건 유렌시아 제국이 결계화된 이후부터 쭉 이어져온 역사였으니까.
‘허나, 지금처럼 강력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드락사르가 볼케닉 레이저를 가지고 있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초대 오크 왕인 드락사르가 사용했던 전설의 검이었으니까.
허나 레이븐의 눈을 의심케 한 건 녀석의 체구.
‘내가 알기론 보통 오크보다 조금 큰 정도라고 했었다.’
원래는 2미터를 좀 넘기는 신장을 지녔던 드락사르.
하지만 무엇에 의한 건지는 몰라도 수십 년만에 맞닥뜨린 녀석의 체구는 7~8미터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였다.
마치 오랜 전쟁 동안 강해진 것처럼.
거기에 비오란이 사용하는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화된 소울링크까지.
‘계속 강해진다라…. 아직 죽일 수 있을 때 빨리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렇기에 레이븐이 조급했던 거였다.
그래서 그는 상우의 대답을 듣자마자 급한 나머지 먼저 몸을 날렸다.
-그럼 가자.
-어어 넵. 같이 가요.
열기로 인해 태풍이 부는 것처럼 요동치는 대기를 뚫고 날아오르는 레이븐.
그의 몸이 순식간에 대기를 가로질러 날아가기 시작했다.
파앗-
그런 그의 뒤를 상우와 분신들 역시 뒤따랐다.
팟-
팟-
팟-
탓-
대기를 뚫고 날아가는 상우 일행.
레이븐이 방향을 주도했다.
-저쪽이다.
-넵.
제트기를 우습게 여길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던 상우는 코어로 의심되는 부분을 단번에 찾아낼 수 있었다.
-어, 저긴가봐요.
이전의 황폐화된 땅과는 확연히 다른 지면.
마치 생명체의 점액질 같은 걸로 뒤덮인 지면이 눈에 띄었으니까.
그리고 그 한가운데.
이전의 고깃덩어리 같던 코어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의 코어가 그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꿈틀-
마치 지옥의 심연과 연결되는 듯한 느낌의 거대한 구멍.
개미지옥의 입구처럼 마치 호흡을 하듯 입구가 열렸다 닫히는 하는 지면과 일체화되어있는 특이한 형상의 코어였다.
그리고 그 입구가 열리고 닫힐 때마다 알 같은 것들이 활화산처럼 쏟아져 나왔다.
꿈틀-
약간 경사진 면을 따라 데굴데굴 굴러서 지면에 쌓이는 알들.
하나하나가 상우보다 큰 그 알들이 지면에 수두룩 빽빽했고, 입구에서 알들을 뿜어낼 때마다 조금씩 옆으로 밀려나갔다.
꿈틀-
그리고 외곽 지역에서부터 쌓여있던 점액질 형태의 알들 속에서 껍질을 찢고 나오는 오크들.
마치 갓 태어난 태아처럼 녀석들의 몸에 달라붙어있는 끈적거리는 점액질들은 대기에 노출된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금세 수분이 말라버렸다.
이후 누군가의 명령도 통제도 없음에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오크들.
-이거 무슨 생산속도가 말도 안 되네요….
한번 꿈틀거릴 때마다 수백 마리의 오크들의 알들이 뿜어져 나오는 코어.
하지만 코어는 하나가 아니었다.
꿈틀- 꿈틀- 꿈틀-
저 멀리 지면에 갖가지 형상의 코어들이 제각각 오크들을 계속 생산 중이었으니까.
물론 지금 상우의 발 아래 있는 지옥의 심연 같은 저 개미지옥 코어의 생산량이 압도적이기는 했다.
-사부님 코어는 제가 부술게요.
-아니다, 같이 부셔야 한다. 그것도 모든 전력을 한 번에 쏟아 부어야 한다.
레이븐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 상우를 말렸다.
-저 혼자서도 될 거 같은데요?
-아니, 저 코어는 그리 만만치 않아. 한 번에 부수지 못하면, 분명히 반격 당한다.
-음….
상우는 무언가 긴장한 듯한 레이븐의 말을 들으며 살짝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이내 수긍했다.
‘무언가 뜻이 있으시겠지.’
그래서 레이븐의 뜻대로 모든 분신들과 함께 코어를 공격하기로 했다.
[뉴클리어 바디]
[뉴클리어 바디]
[뉴클리어 바디]
[뉴클리어 바디]
[뉴클리어 바디]
상우의 주변 분신들 5기의 몸이 뉴클리어 바디 상태가 되었다.
마치 인간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분신들.
‘뉴클리어 바디 스킬의 레벨이 상당히 올라서 이제 실패 위험이 상당히 줄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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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클리어 바디(Lv.20)/시전형]: 신체가 지속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인간형 태양으로 변태變態합니다.
-고온 에너지 형태의 공격에 피해를 덜 입으며, 신체 에너지로 전환합니다.
-지속적으로 주변에 방사능이 발생합니다.
-신체가 그대로 폭발할 가능성이 일부 존재합니다.
-핵융합 에너지 효율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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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했다 하면 거의 8~90%는 터져버리기 일수여서 숙련도를 올리기가 매우 어려웠던 뉴클리어 바디.
그래서 엄청난 힘을 가진 스킬임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무척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볼케닉 레이저를 가진 드락사르와 맞붙으면서 그 스킬 숙련도가 대폭 올랐고, 20레벨이 넘으면서 폭발 위험이 줄어들었던 거였다.
그래서 상우는 코어 파괴에 뉴클리어 바디 스킬을 동원하기로 했다.
공중에 떠올라 있는 5기의 뉴클리어 분신들.
녀석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가 상우와 레이븐에게 전해졌다.
‘저 핵에너지에 회전이 더해진다면?’
상우는 머릿속을 스쳐간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볼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사부님, 용풍참으로 가시죠.
-용풍참?
먼저 폭풍참으로 주변을 쓸어버리려던 레이븐은 잠시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상우 주변을 둘러싼 뉴클리어 분신들을 보더니 뭔가 눈치챈 듯 고개를 끄덕였다.
-중첩하자는 말이구나.
-예. 코어 그냥 끝내버릴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좋은 의견이다. 그렇게 하자.
그와 동시에 용풍참을 시전하려는지 힘을 개방하는 레이븐.
그의 몸 주변으로 힘의 파동아 퍼져나갔다.
이에 질새랴 상우와 나머지 분신들 역시 용풍참을 준비했다.
그의 내부에 있던 스톰코어가 맹렬히 회전하더니 전신의 마나를 휘돌기 시작했다.
파아아아-
그러자 퍼져나가는 소리 없는, 보이지 않는 기운.
그걸 눈치챘는지 지상에 있던 오크들이 맹렬한 괴성을 질러댔다.
키에에에엑-!
캬아아아아아아악-!!!
오크 전사들은 무기를 집어던지고, 주술사들은 주술을 사용해 공중에 높이 뜬 상우 일행을 공격하려 발버둥 치던 그때.
[용풍참]
레이븐의 검에서 녹빛 오러가 뿜어져나오더니 초거대 던전 코어의 바로 위에 자리잡았다.
그러더니 맹렬히 회전하며 바람의 검기를 일으키는 그의 오러.
쏴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자 주변의 점액질들과 먼지들, 일부 오크들이 달려올라가면서 하늘과 지면을 잇는 거대한 회오리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허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상우와 분신들이 있었으니까.
그들은 레이븐이 사용한 용풍참 위에 다시 자신들의 용풍참을 덧씌웠다.
그러자 엄청난 기세로 불어나는 용풍참의 회오리.
파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더 이상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는 게 무서울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대기.
그 힘이 어찌나 강력한지 상우와 레이븐 역시 공중에 떠있기 어려울 정도였다.
-크흑….
-뒤로 물러나라!
재빨리 뒤로 물러난 상우 일행.
허나 상우는 여기에 아직 화룡정점을 찍지 못한 상태였다.
‘가라.’
이제껏 활활 타오른 상태로 대기중이었던 뉴클리어 분신들.
녀석들이 통제 불가 상태로 보이는 용풍참을 향해 5개의 불줄기를 토해냈다.
화아아아아아악-!!!
화아아아아아악-!!!
화아아아아아악-!!!
화아아아아아악-!!!
화아아아아아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