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21)
초인적인 빠른 움직임을 보니 각성자, 그중에서도 헌터들로 보였다.
상우는 분신이 보고한 특이사항이 저들임을 알고 곧장 그들을 향해 움직였다.
탓-
총알처럼 쏘아져 가는 상우.
순식간에 그들이 눈앞으로 확대되었다.
근처 빌딩 옥상에 내린 상우가 가까이서 보니 얼굴을 헬맷으로 가린 무리들과 누더기 같은 옷을 걸친 아랍인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상우의 존재감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본 스피어]
[시체 폭발]
누더기 아랍인은 치렁치렁한 곱슬머리를 휘날리며 전투 헬멧 무리들로부터 거리를 벌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언데드 무리들이 감싸며 보호했는데, 거기에 더해 스킬까지 난사하니 전투 헬멧 무리들은 누더기 아랍인을 쉽사리 잡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언데드 무리에 둘러싸여 위험해 보이는 상황도 몇 번 연출되었다.
그래도 전투 헬멧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카드라는 신기한 능력을 발휘 중이었기에 밸런스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다.
‘…아니. 곧 무너지겠네.’
전투 헬멧 무리들은 점점 지쳐가는지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언데드 무리들은 그 끝을 모르는 것처럼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왔고, 누더기 아랍인이 책을 흔들 때마다 옆에서 소환되어 나타났다.
‘그나저나, 저 카드 던지는 녀석 댄 빌레리안인가?’
상우는 언데드 무리를 터뜨려버리는 카드가 눈에 익었다.
저건 분명 S급 헌터인 댄 빌레리안의 기술.
‘저 녀석도 지원 왔나 보네.’
그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S급 헌터이니 이스라엘의 언데드 사태 지원을 왔을 수도 있으니까.
‘그럼 저 녀석이 원흉이겠네.’
언데드를 이끌고 다니는 점.
그리고 S급 헌터가 추격하고 있다는 점.
상우는 이 사태의 원흉이 저 아랍인임을 깨달았다.
‘좋아. 저 녀석만 잡으면 되겠군.’
드디어 목표가 잡힌 상우.
그의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시가지를 뛰어다니는 전투 헬멧들과 누더기 아랍인의 움직임이 어지럽게 얽혔다.
그리고 그 패턴이 슬슬 눈에 익자, 상우의 몸이 사라졌다.
[블링크]
순간이동으로 나타난 상우.
그의 정면에 누더기 아랍인의 얼굴이 빠르게 확대되어갔다.
상우는 씨익 웃으며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
빠각-
주먹이 부딪치기 직전 사내의 얼굴 앞에 뼈 무더기가 생성되었지만, 상우의 주먹은 뼈방패를 박살내며 남자의 머리를 직격했다.
쾅!
그 엄청난 충격에 총알처럼 튕겨나간 아랍인.
아랍인의 몸은 건물을 꿰뚫으며 사라졌다.
“이런….”
힘 조절을 잘못했나.
상우가 뒤통수를 긁적이는 사이, 뒤쫓아오던 전투 헬멧들이 상우의 주변을 감쌌다.
경계어린 태도들.
상우가 두 손을 들었다.
“워워, 진정해요. 같은 편입니다.”
“…아바타?”
상우의 얼굴을 확인한 전투 헬멧의 리더, 댄 빌레리안이 중얼거렸다.
난데없이 아바타라니.
‘언데드 마스터 이후에 정상우라니… 갈수록 태산이군.’
상대는 분신술을 사용하는 괴물 같은 헌터.
댄의 안색이 긴장으로 물들어갈 때 상우가 입을 열었다.
“예. 카드마스터 댄 빌레리안 씨죠?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그의 긴장이 무색하게끔 상우는 그를 반겼다.
상우는 트론사 사태 때 만났던 댄을 다시 만나서 반가운 표정이었다.
댄은 그런 상우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상대는 자신이 일루미나티의 행사를 하러 왔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빠르게 눈치챈 그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랜만이요. 근데 나인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척하면 척이죠. 카드 보고 알았죠. 그나저나 얘기는 이따 하고 마무리할까요? 아까 녀석한테 주먹이 제대로 들어가긴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말을 하며 상우가 동의 없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스톰코어의 마나로 피어오른 바람의 기운이 일어나며 구멍이 뚫린 건물의 먼지를 걷어냈다.
그러자 그곳엔 벽과 거의 합체수준으로 처박힌 아랍인, 라모스가 보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녀석의 머리는 함몰되어 그야말로 끔찍한 상태였다.
“음… 죽었나본데….”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사망해버린 용의자 때문에 상우가 당황하는 사이.
“혹시 모르니 확인해야 합니다.”
댄의 옆에 있던 다른 전투 헬멧이 중얼거리며 에너지 라이플을 쏘았다.
피슝-
그 에너지 라이플은 라모스를 직격했다.
확인사살이었다.
하지만.
팍!
갑작스레 콘크리트 땅을 뚫고 등장한 언데드가 대신 맞으며 죽어갔다.
언데드의 육편과 뼛조각이 비산하는 가운데, 그 찰나의 시간 상우는 건물 벽에 박혀 있던 라모스의 머리가 들리는 걸 확인했다.
치렁치렁한 곱슬머리 사이로 빛나는 사이한 안광.
‘…살아 있어!’
머리가 함몰되었음에도 살아 있다니.
놀랄 사이도 없이 바닥이 진동했다.
쿠구구구구구궁-!
심상치 않은 징조.
상우, 그리고 일루미나티의 요원들은 라모스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눈치는 빨랐고, 행동은 즉각이었다.
댄은 카드를 날렸고, 전투 헬멧들은 저마다 공격을 퍼부었다.
슈슈슈슈슈슉-!
라모스를 향해 날아가는 투사체들.
하지만, 가장 빨리 도달한 건 상우였다.
[블링크]
공간을 격하고 나타난 상우는 벽에 처박힌 라모스를 노렸다.
하지만, 그가 나타났을 때 이미 라모스는 사라진 뒤.
‘어디갔지?’
댄과 일행들이 날린 투사체들이 상우가 있는 자리에 쏘아져오고 있었기에 일단 상우는 자리를 피했다.
그러자, 그 투사체들은 다시 한번 건물을 박살 냈다.
먼지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상우는 안력을 돋구어 먼지 사이로 라모스가 사라진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바닥!’
아까 언데드가 솟아 나왔던 구멍.
라모스는 그곳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였다.
상우는 곧장 구덩이로 뛰어들었다.
타다다다닥-
동굴은 어두웠지만 안력에 마나를 집중하자 어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뛰어가기엔 동굴은 좁은 편이었는데, 몸을 거의 넘어질 듯 기울이고 땅을 박차며 달려가는 상우에게는 거칠 것이 없었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언데드들을 주먹 한방에 모두 분쇄하며 달리길 몇 초.
상우의 눈에 앞서 날아가고 있는 라모스의 등이 보였다.
‘잡았다, 요놈.’
상우는 손을 뻗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그러자 동굴을 가득 메우며 불꽃이 뿜어져나갔다.
뉴클리어 레이저였다.
좁은 곳에서 터져나간 핵에너지는 동굴을 직선으로 꿰뚫어버렸다.
그 뜨끈뜨끈한 열기에 상우마저도 몸이 화상을 입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화염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화염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
그러길 몇 초.
상우는 이만하면 된 거 같아서 뉴클리어 레이저를 중단하였다.
그러자 보이는 동굴의 전경.
초고온의 열기에 녹아내린 땅이 용암처럼 불그스름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쓰러져 있는 정체불명의 뼛조각.
그 뼛조각은 라모스가 들고 있던 시커먼 책을 품에 안은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미쳤네. 아직도 안죽었다고?”
상우는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라모스에게 다가갔다.
뼈밖에 안 남았으니 죽어야 정상인데, 정체불명의 누더기 아랍인은 온몸이 타버린 채 숯덩이 같은 뼛조각만 남은채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가 다가서자 녀석의 해골이 달각거렸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성대가 없어서 소리가 나진 않았고, 마나를 통해 녀석의 의사가 상우에게 전해졌다.
“나? 정상우다. 넌 누군데.”
-정상우… 아바타였군요….
“나 알아?”
-…크크크큭… 당신을 모르는 헌터가 있겠습니까…. 어쨌든… 제 소개를… 하지… 요…. 전… 라모스입니다….
“라모스?”
유명인인가 싶었지만,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첨 듣네. 아무튼 이 미친 새끼야. 언데드는 왜 일으켜가지고 지랄이야. 지랄이. 어휴.”
상우는 쪼그려 앉으며 꿈틀거리는 라모스의 해골을 툭 때렸다.
그러자 라모스의 해골이 목에서 떨어져나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나름 힘조절을 한 건데, 역시나 너무 강했던 모양이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아바타여….
“무슨 짓이긴 인마. 나쁜 짓 좀 했으니 맞아야지.”
-…하하하하하….
그러자 비통하게 웃는 라모스.
상우는 녀석이 왜 이러나 싶어서 걍 쳐다봤다.
-…무엇이 나쁜 짓이란 말입니까….
“뭔 개소리야. 니가 언데드로 테러 벌이고 사람들 엄청 죽었잖아. 그게 나쁜 짓이지.”
-살인이 나쁜 짓이라….
힘이 다한 듯 끊겨져 들려오던 녀석의 목소리가 점점 명료해졌다.
그리고 해골에 눈덩이에서 빛나던 안광이 진해졌다.
-그렇다면… 전쟁과 피로 역사를 써내려간… 이 세상 모든 인간들은 모두 죄인일 것입니다….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말이지요….
“…그런가. 아무튼 그건 과거잖아.”
-현재도 진행 중이지요…. 몬스터와 인간의 전쟁을….
상우는 답답해졌다.
이 녀석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아무튼 니가 옳다, 이거냐.”
-그렇습니다… 아바타여…. 한 명을 죽이면 살인자지만… 열 명, 백 명, 천 명을 죽이면 영웅으로 칭송받습니다…. 이 세계의… 나라의 지배자들을 보십시오…. 전쟁으로 수천, 수만 명의 국민을 밀어넣은 희대의 살인자들이… 훌륭한 지도자로 불리는 것을….
“…흠. 그래서.”
상우는 점점 라모스의 말에 빠져들어갔다.
-그래서 저도… 영웅이 되어보려 한 것뿐입니다…. 한 명, 열 명, 백 명, 천 명을 죽여서라도 말이지요. 그것이 무엇이 나쁘단 말입니까….
말도 안 되는 궤변.
하지만 상우는 이 궤변에 점점 마음이 쏠리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해골의 안광이 빛났다.
이제 녀석의 말은 흔들림 없이 또렷해졌다.
-그리고 이 시대는 저 같은 힘없는 사람들이 영웅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시스템’이 있으니까요.
“시스템….”
-자, 아바타. 당신도 시스템의 힘을 통해 영웅이 되십시오. 수백, 수천 명을 학살하여 이 시대의 영웅이 되십시오! ‘블랙메시아’의 일원으로서, 이 시대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겁니다!
해골의 안광이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녀석은 힘을 비축했었는지, 해골이 둥실 떠올라 떨어졌던 목에 들러붙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상우.
그는 두 눈을 꿰뚫을 듯한 그 해골의 안광에 눈을 찡그렸다.
“응, 안해.”
상우의 손바닥이 허공을 갈랐다.
파삭-
손바닥은 라모스의 해골을 직격해 산산이 터뜨려버렸다.
동굴에 흩날리는 뼛가루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
동시에 상우의 몸에 막대한 마력과 마나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상한 기술을 쓰더니 역시 짭짤한데?’
상우는 씨익 웃었다.
언데드를 다루는 기이한 녀석, 라모스.
녀석은 해골이 되어서도 죽지 않았고, 오히려 마지막 순간 말을 통해 교묘히 정신간섭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런 정신간섭은 상우에게 통하지 않았다.
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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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마인드(Lv.88)/영구지속형]: 정신 집단의 중추가 됩니다. 정신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
-정신 방벽: 정신을 보호하고 강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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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마인드 스킬의 하위 특성, ‘정신 방벽’ 때문이었다.
정신을 보호하는 이 특성 덕분에 상우는 애초부터 라모스의 정신조작에 걸려들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녀석이 무슨 짓거릴 하는지 궁금해져서 장단을 맞춰줬던 것.
‘아무튼 끝났군.’
쪼그려 앉았던 몸을 피며 상우는 기지개를 폈다.
“으으으으으아-!”
분신 1기로는 언데드도 쓸어버리고, 나머지 1기로는 원흉이었던 언데드 마스터도 잡아서 마나도 챙기고.
‘짭짤했군.’
다만 마지막에 라모스가 중얼거린 ‘블랙메시아’라는 말이 마음에 좀 걸리긴 했다.
아마도 라모스란 녀석은 블랙메시아에서 활동하던 헌터였던 걸로 보였다.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자신이 정의의 영웅도 아니고, 괜히 위험한 집단과 싸우며 척을 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오라클의 말에 의하면 블랙메시아는 점퍼, 조지 루카스와 연결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괜히 척지지 말자.’
이미 라모스라는 거물을 죽인 상우였지만, 그는 그가 실질적으로 블랙메시아를 이끌었던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몰랐기에 그저 최대한 엮이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상우가 현장 수습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그의 눈에 라모스의 뼛조각 사이에 있는 검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음?”
저건 분명 라모스가 계속 지니고 있던 물건.
‘오호, 아티팩트인가. 챙겨야겠네.’
딱 보기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책.
수집욕이 발동한 상우는 곧장 손을 뻗었다.
염동력에 의해 움직여 뼛조각 사이를 빠져나오는 검은 책.
가까이서 보니 아까 동굴에서 뉴클리어 레이저에 직격당했음에도 멀쩡해보였다.
‘신기하네.’
상우는 곧장 허공에 둥둥 뜬 책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의 손이 책에 닿는 순간,
[사자의 서를 습득하였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