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3)
마나 (1)
JM에이전시, 강준모로부터 정산금을 받은 거였다.
‘뭐지? 벌써 5천만원을 다 깠나?’
선지급 받은 금액은 5천만원.
뿔토끼 사냥을 해서 사냥대금 최고치 2천만원을 찍은 이후로는 사냥감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서 사냥대금은 1000~2000만원 수준으로 들쭉날쭉했다.
그런데 벌써 선지급 받은 금액을 벌써 다 공제한 것.
‘분신 두 명한테 동시에 사냥시키니까 수익이 확확 뛰는구나.’
상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세한 건 강준모에게 확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진짜 삼천만원 들어왔네. 이거 사냥 대금일 거야.”
“이 새끼 학교 째고 사냥 간 거였구만. 근데 대박이네? 그럼 너 잔액이 오천 칠백이냐?”
“그렇네?”
“형.”
경도가 갑자기 형이라고 불렀다.
상우가 경도를 쳐다봤다.
“오냐. 이제야 이 형님의 위대함을 알아보았느냐.”
“응, 형. 나 델고 살아. 사랑해.”
입술을 내밀고 상우를 껴안으려 맹렬히 달려드는 곰탱이.
“으악! 저리 꺼져!”
상우는 장난치는 상황이긴 했지만, 진심으로 소름이 돋아서 전력을 다해 도망갔다.
타다다다다-!
최근 능력치가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근력과 지구력만 높은 경도에게서 쉬이 벗어나 거리를 벌려갔다.
그리고 그때였다.
[달리기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어?”
갑자기 스킬이 생기는 바람에 잠시 멈칫한 상우.
그리고 곧장 경도에게 따라잡혔다.
“사랑해~ 쭙쭙쭙~”
“끄아아악-!”
그날 상우는 곰탱이한테 잡아먹혔다고(?) 한다.
* * *
자취방에 돌아온 상우.
“아- 더러운 새끼. 양치 안하고 다니나.”
상우는 경도의 침이 발라진 얼굴에서 나는 썩은 내에 기겁을 하며 얼굴을 씻었다.
이윽고 다 씻은 그는 새로 생긴 스킬 확인을 위해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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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시전형(Lv.1)]: 달릴 때 추가 효과가 부여됩니다.
-달릴 때 좀 더 빨라집니다.
-달릴 때 체력소모가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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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 없네. 달리기 보정 정도인가. 그래도 스킬 레벨이 올라가면 달라지겠지.’
앞으로 분신들이 이동할 때 자주 달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상우였다.
‘근데, 내가 좀 뛰었다고 스킬이 생기다니··· 우연이겠지?’
분신들이 그동안 열심히 달리기 훈련을 해왔기에 그 경험이 쌓여서 이번에 터진 거라고 애써 결론을 내리는 상우였다.
스킬을 확인한 상우는 곧장 강준모에게 연락하였다.
-[상어]: 에이전트님 정산금 확인하였습니다.
-[상어]: 3천만원이던데 벌써 5천만원 공제 다 됐나요?
톡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준모에게 답장이 왔다.
-[강준모]: 네 헌터님. 가불금 다 공제 되었구요.
-[강준모]: 오늘 입금한 3천만원은 엊그제 뿔토끼 판매 대금입니다.
이족물고기는 사체가 생각보다 돈이 안되기 때문에 저주받은 검을 얻은 이후로는 다시 가보지는 않았다.
패밀리어 스킬을 사느라 돈이 마이너스 상태였기 때문에 뿔토끼 사냥에 집중했던 것.
저주받은 검은 상우가 주운 녹슨 검이었는데, 아직 감정을 못받아 정확한 이름을 모르는 상태라 임시로 붙인 명칭이었다.
-[강준모]: 그리고 뿔토끼 사냥수가 1000마리 채워서 헌터 협회로부터 현상금 천만원도 수령 예정입니다.
-[강준모]: 입금되면 알려드릴게요.
-[상어]: 오 현상금 ㅎㅎ 네 알겠습니다~
잔고 5800만원인데, 들어올 돈이 아직도 남았다고 한다.
‘엊그제 사냥한 거 판매대금이면 어제랑 오늘 사냥한 판매대금도 곧 들어오겠네?’
게다가 현상금 말고도 돈은 또 들어올 예정.
상우의 입꼬리가 절로 광대로 승천했다.
-[강준모]: 아, 그리고 헌터님. 저희 사냥터 옮겼잖아요?
-[강준모]: 오늘 사냥 대박났어요!
-[상어]: 가시너구리 던전이요?
-[강준모]: 예 ㅎㅎ 분신을 같이 사냥을 돌렸더니 효율이 상당하더라구요.
-[강준모]: 어땠냐면요···.
가시너구리는 E급 몬스터다.
F급 헌터인 상우, 아니 분신들이 어떻게 E급 던전에서 사냥을 한단 말인가.
강준모가 오늘 사냥의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낙엽이 지는 숲속을 두 남자가 걷고 있었다.
검은색 카고 바지에 검은색의 타이트한 스판 티셔츠. 티셔츠 위에는 탄창을 달 수 있는 검은색 경량형 방탄방검조끼를 걸치고 있었고, 얼굴은 검은색 스키마스크에 검은색 비니 모자를 눌러썼다. 주머니에 권총이 달려있고 어깨에는 멜빵끈으로 K2 소총까지 달고 있는 그들은 영락없는 특수부대 느낌이었다. 그중 한 사람은 녹슨 검을 들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그들의 복장은 최근에 대부분의 하급 헌터들이 입는 차림이었다.
허나 검은색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이곳은 낙엽이 지는 숲속이었기 때문.
생기를 잃어가는 낙엽들과 말라버린 나무들로 가득한, 갈색이 어우러진 숲속에서 검은색 복장은 매우 눈에 띄었다.
은폐, 엄폐용으로는 10점 만점 중에 3점 수준이었다.
그래서일까.
곧 그들은 몬스터들의 표적이 되어 공격받기 시작했다.
스스슥-
무언가 다가오는 기척.
기척에서 가까이에 있던 건 왼쪽 남자였다.
그는 가볍게 들고 있던 K2 소총을 빠르게 들어올렸다.
순식간에 견착을 마치고 조준경으로 사방을 주시하는 남자.
곧이어 기척은 실체가 되었다.
바닥에 달라붙어, 하지만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검은 물체.
탕!
눈 깜빡할 새에 벌어진 상황 속에서도 남자는 침착하게 조준하여 사격을 마쳤다.
쓰러진 몬스터는 온몸이 가시로 뒤덮인 너구리 형태의 몬스터, 가시너구리였다.
털이 딱딱한 가시형태로 된 이 몬스터는, 가시로 이루어진 가죽 때문에 총에 맞아도 잘 안죽는 몬스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 1방에 죽었다.
그 이유는 죽은 가시너구리 사체에 드러나 있었다.
안면부 미간을 정확히 관통한 총알자국.
깔끔한 솜씨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몬스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탕!
탕! 탕!
두 남자, 아니 분신 1호와 2호는 이동을 하며 가시너구리를 격살해나갔다.
물론 그 중에는 가시너구리를 말고도 피를 쫓아 맹렬히 달려드는 습성을 지닌 붉은여우,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치아구조를 지닌 괴물견 등 다른 몬스터들도 섞여있었다.
점차 달려드는 몬스터들이 많아지자, 코앞까지 다가오는 몬스터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분신 2호가 녹슨 검, 저주받은 검을 꺼내들었다.
눈이 붉게 충혈되는 2호.
뭔가 움직임이 좀 더 빨라진 2호는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서걱- 촤아악-
괴물견과 붉은여우가 베이면서 피를 뿜어내며 쓰러졌다.
날이 무디기 때문인지, 베이는 게 아닌 찢겨져나가는 수준이긴 했지만.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가시너구리는 가죽이 단단하기 때문인지 옆으로 쳐내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쳐낸 가시너구리의 얼굴에는 왼손에 들린 권총이 향했다.
탕!
저주받은 검이 부여하는 격노 효과 때문인지 2호는 매우 강한 힘을 발휘하며 몬스터를 쓸어나갔다.
그에 반해 분신 1호는 고군분투 중이었다.
오른손에는 K2 소총, 왼손에는 권총을 들고 정신없이 쏘아대는 1호.
총알이 바닥나서 탄창을 갈 때는 영락없이 몬스터에게 물렸다.
콱! 까드득!
다리가 물리자 뼈째로 다리를 동강낼 기세로 물어대는 괴물견이었다.
하지만 1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탄창을 교체하여 괴물견에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때 근접한 가시너구리가 뛰어들어 1호의 배로 달라붙더니 온몸의 가시를 펼쳤다.
푸슉-
몸통이 온통 벌집처럼 꿰뚫린 1호.
하지만 1호는 몸에 매달린 가시너구리의 얼굴을 향해 총알을 침착히 먹여줬다.
탕!
그러나, 죽은 가시너구리의 가시는 회수되지 않았다.
결국 몸에 가시너구리가 매달린 상태로 싸우는 1호.
일반인이라면 장기가 가시에 다 파열되어 죽을 수밖에 없는 상처임에도 1호는 아무렇지 않은 눈치였다.
[재생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그렇게 1호가 고군분투할 무렵.
어느덧 주변 몬스터 정리를 마친 2호가 다가와 1호를 도왔다.
탕! 탕! 탕! ···
쓸려나가는 몬스터들.
결국 모든 몬스터들을 처치한 두 분신이었다.
사냥이 마무리되자, 두 분신은 몬스터들을 한데 모아서 쌓기 시작했다.
1호의 몸에 박혀있는 가시너구리도 떼어내서 그쪽에 쌓였다.
사체 더미가 완성되자, 위치추적기를 사체 더미에 꽂아놓은 두 분신은 발걸음을 옮겼다.
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서.
* * *
분신들의 활약으로 E급 던전을 거의 쓸어담았다는 강준모의 설명이었다.
1호가 많이 다치긴 했지만, 그만큼 2호가 사용했던 저주받은 검의 능력이 증명된 셈.
1호는 회복시켜야했기에 아침에 재소환하기로 했다.
-[강준모]: 분신이 피쉬맨 잡은 거 보고 설마하고 보낸 건데
-[강준모]: 진짜 E급 몬스터를 잡을 줄이야
-[강준모]: 게다가 이번에 잡은 가시너구리 가죽이 비싸기 때문에
-[강준모]: 사냥대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상어]: 네 알겠습니다 ㅎㅎ
-[상어]: 잘 부탁드려요~
-[강준모]: 그리고 이제 곧 E급 헌터 되시겠네요
-[상어]: 그런가요?
-[강준모]: 앞으로 2번만 더 E급 던전 사냥 성공하시면 되니까요 ㅎㅎ
-[강준모]: 미리 축하드려요!
-[상어]: 감사합니다 ㅎㅎ 근데 에이전트님 그럼 정산비율 적어져서 손해 아니신지···.
-[강준모]: 괜찮습니다~ 그만큼 더 많이 벌게 될 테니까요
‘하긴 에이전트님도 하루에 몇백만원씩 버시니까. 달로 치면 몇천만원이네.’
상우는 달에 거의 몇억씩 벌어가고 있지만 말이다.
업계 계약 평균 수준인 7:3으로 계약했다면 수익이 뚝 깎였을 터였다.
‘역시 미래를 보고 정산비율을 낮춰서 계약하길 잘했어.’
강준모와의 대화가 끝난 후.
상우는 생각에 잠겼다.
갑자기 강준모가 가져가는 돈이 얼마인지 궁금해졌던 것.
그래서 자신의 연봉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 내가 하루에 최소 1000만원씩 버는데, 한 달이면 3억이고··· 1년이면 36억···?’
연봉 36억!
F급 헌터들이 평균적으로 대기업 사원들 수준의 연봉을 번다고 하는데, 말도 안되는 숫자.
그것도 최소로 잡았을 때였다.
강준모는 이 중 20%인 7억 2천만원을 가져가게 될 터였다.
물론 세금 문제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제야 자신의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이 선 상우였다.
“나 성공했구나···.”
물론 이론상 그럴 뿐, 실제로 저런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상우는 성공에 한 걸음 다가갔다.
‘근데 F급 헌터인데 이 정도면, D급, C급, ··· A급이 되면?’
A급 헌터의 평균 연봉은 수백억.
허나 상우는 분신이 있기 때문에 그 수백억에 분신의 숫자만큼 곱해야 한다.
‘억이 아니라 조 단위로 돈을 벌겠는데···?’
상우는 그런 미래에 대해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희망과 기대감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동기가 생기는 느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왠지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음··· 뭘하지.’
차분히 생각한 그는 마나 수련이 최우선임을 깨달았다.
‘그래. 마나는 한 번만 느끼면 돼. 느끼기만 하면 분신 시키면 되니까.’
그렇게 되면 분신을 시켜서 마나를 계속 쌓을 수 있을 터.
그런 마음으로 다시 침대에 누워 명상을 시작한 상우.
가만히 분신술과 패밀리어 스킬을 쓸 때의 마나의 감각을 기억해내려 애썼다.
뭔가 느껴질 듯 말 듯 간질간질한 기분이 이어졌다.
평소라면 몇 분 하다가 잠들었을 상우.
그런데 왠지 오늘은 색다른 기분이었다.
가능할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결국,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