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30)
상우는 열기 속에서 웨어드래곤을 바라보았다.
역시 핵공격에도 끄떡이 없는 건지 녀석의 몸은 꽤나 멀쩡한 상태.
다만, 방어를 위해서인지 두 눈을 꼭 감고, 온몸을 금속날개로 가리고 있었다.
‘지금!’
그는 본능적으로 불꽃 상태인 분신을 움직였다.
상우의 의지에 따라 활활 타오르는 분신의 팔이 송곳처럼 변하더니 웨어드래곤을 향해 휘둘러졌다.
쾅!
금속날개와 팔다리로 가려지지 못한 곳을 노리고 찔러들어간 공격.
분신의 불꽃팔은 웨어드래곤의 쇄골부분에 적중했다.
치이이이익-
엄청난 화력이 집중되며 웨어드래곤의 비늘이 녹아내리더니 뚫리기 시작했다.
‘된다!’
상우는 이대로 녀석의 몸통을 꿰뚫어버릴 생각으로 힘을 집중했다.
하나,
크아아아아아아아!
녀석은 핵폭탄이 터진 열기의 여파를 견뎌내며 몸을 떨쳐냈다.
그러자 웨어드래곤의 몸에서 퍼진 충격파에 의해 상우의 분신은 튕겨나갔다.
‘실패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 사이 핵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막대한 열에너지, 열선의 기운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대신 시작된 초속 340m/s의 바람.
후폭풍이었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욱-
바람의 신이 분노한 듯 맹렬히 요동치는 공간 속에서 상우와 웨어드래곤, 그리고 분신들은 다시 격전을 펼쳤다.
화아아아아아!
쾅!
서걱-
불꽃이 난무하고, 웨어드래곤의 날카로운 검을 품은 촉수팔이 사방을 수놓길 몇 분.
시뻘건 안광을 토해내던 웨어드래곤이 허공에 멈춰섰다.
-크르르르르… 날파리 같은 녀석이….
놀랍게도 녀석은 한국어로 으르렁거렸다.
“뭐래. 용대가리 새끼가.”
-한국인인가…. 그렇다면… 날… 막지 마라….
의외의 말.
상우가 물었다.
“내가 안 막으면 뭐할 건데?”
-…복수… 파멸… 그리고… 가족들을 찾겠다!
녀석의 시뻘건 안광이 줄기줄기 흘러나왔다.
그 모습이 정상은 아니었다.
“…미친…. 복수는 뭐고, 가족은 뭔데. 뭐, 사연이라도 있냐? 하나만 해라. 하나만.”
-시끄럽다! 날.막.지.마.라!
외마디 외침과 함께 녀석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하늘을 뒤덮을 듯 펼쳐진 두 쌍의 날개.
녀석은 활갯짓과 함께 빗살처럼 날기 시작했다.
“어딜!”
상우의 분신들이 블링크 스킬로 녀석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나,
서걱-
순식간에 휘둘러진 녀석의 촉수팔에 베어져버렸다.
미처 이터널바디를 사용하기도 전에 벌어진 일.
녀석은 앞을 가로막던 장애물이 사라지자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나갔다.
‘막아!’
상우는 뉴클리어 바디 분신을 움직여 녀석을 쫓아갔다.
동시에 상우는 본체를 움직여 통신을 시도했다.
대상은 순간이동으로 전장을 이탈한 루카스였다.
“루카스 씨!”
-예. 상우 씨. 어떻게 됐습니까.
꽤나 침착한 루카스의 물음.
“핵폭탄도 소용없었어요.”
-그렇군요. 역시….
“그보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문제입니까?
“녀석이 아프리카 접경지역을 이탈하고 있어요!”
-이런…! 잠시 기다리세요! 헌터들과 함께 합류하겠습니다!
루카스가 다급히 말한 후 연락이 끊겼다.
잠시 후.
상우가 공유한 GPS 정보를 받은 루카스는 일련의 무리들과 함께 나타났다.
팟!
빛무리와 함께 웨어드래곤의 진격 방향 앞쪽에 있는 지상에 등장한 인물들.
거기엔 상우도 익히 아는 인물이 있었다.
“사마스?”
특이하게도 히잡을 쓴 여성 헌터.
그녀는 알라바르 왕자의 공략대인 ‘두샤라’ 팀의 리더인 사마스였다.
“상우 씨?”
그녀 역시 하늘을 올려보다가 상우를 볼 줄 몰랐던 건지 의아해하는 사이.
거기에 상우는 처음 보는 우락부락한 남성도 있었다.
그는 상우는 상관하지 않으며 루카스를 향해 외쳤다.
“목표는 어디 있습니까!”
“저기 옵니다! 저 녀석을 노려요!”
“오케이!”
루카스의 외침에 두 헌터는 힘을 집중했다.
사마스의 등 뒤에 휘광이 피어오르더니 거대한 태양 같은 기운이 서렸다.
동시에 우락부락한 남자의 두 손이 변형되더니 거대한 대포 같은 형태로 변했다.
“지금!”
루카스가 말하기 무섭게 사마스의 휘광으로부터, 그리고 남자의 대포팔로부터 어마어마한 빛줄기가 솟구쳤다.
푸화아아아아아악!
마치 빛으로 된 드래곤 브레스를 보는듯한 광경.
사마스는 황금빛이고 근육남의 대포팔에서 뿜어진 건 시퍼런 빛줄기란 게 다르긴 했지만.
‘볼 때마다 느낀 건데 진짜 강하군.’
상우는 사마스의 공격을 보면서 감탄했다.
이미 오딘의 탑 출입서비스를 위해 따라다니면서 자주 목격했지만, 바깥에서 보니 그 위력이 남달랐다.
‘그나저나 저 사람은 처음 보는데?’
하지만 처음임에도 예사롭지가 않았다.
팔이 대포처럼 변형되는 능력이라니.
게다가 위력 역시 심상치 않았다.
꽝!
순식간에 날아가던 웨어드래곤에게 격중한 두 빛줄기.
쫓아가던 상우는 순간적으로 그 빛줄기가 웨어드래곤의 몸을 꿰뚫는 걸 보았다.
‘통했다!’
그와 동시에 웨어드래곤은 빛줄기의 위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충격으로 저만치 튕겨나갔다.
‘마무리해야 해!’
상우는 그런 웨어드래곤의 뒤를 따라 날았다.
녀석이 당했을 때 끝장을 보기 위해서.
하나.
서걱-
위협적으로 휘둘러진 촉수팔이 아직 녀석이 건재함을 알려왔다.
어느새 날개를 활짝 펼쳐 몸을 허공에 정지시킨 웨어드래곤.
부딪친 충격력을 다 해소한 듯 보였다.
‘그래도 효과가 있다.’
녀석의 두개골은 크게 박살 나 있었다.
그 안에 보이는 검은 구슬.
‘분노의 상징?’
아마도 분노의 핵이 저 검은 구슬일 터.
상우가 바라보는 사이 녀석의 머리는 순식간에 아물어버렸다.
하나, 그 잠깐 사이 루카스의 지원병력이 날린 후속타가 녀석을 향해 날아왔다.
홱-
공중제비를 돌 듯 활개를 치며 피하는 웨어드래곤.
녀석은 위협이되는 지원 병력을 향해 몸을 날렸다.
휘이이이익-
유성처럼 지상으로 내리꽂히는 웨어드래곤.
거의 총알 같은 속도였다.
하나.
팟!
루카스가 사마스와 근육남을 데리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윽고 저 멀리서 나타나는 루카스.
크아아아아아아!
짜증 난다는 듯 울부짖는 웨어드래곤.
녀석의 촉수팔이 사방을 휘젓고 입에서 불꽃이 토해져나왔다.
콰과과과과과과과광!
사방을 박살내는 공격.
거의 몸부림에 가까운 공격이었지만, 그 위협만큼은 대단했다.
‘특히 촉수팔이 위험해.’
저 드래곤 브레스는 진짜 드래곤의 브레스에 비하면 조금 강한 불꽃 정도라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다시 루카스가 데려온 지원팀이 공격을 시작하려 할 때였다.
발광하던 웨어드래곤이 몸을 잔뜩 웅크리더니, 한순간 몸을 펼치며 온몸에서 가시를 뿜어냈다.
슈욱-
천지를 뒤덮을 듯한 가시 공격.
팟!
그 공격에 루카스와 지원팀이 물러난 사이.
휘이이이이익-
웨어드래곤은 다시 날기 시작했다.
‘어딜!’
뉴클리어 바디 상태인 분신들이 그런 웨어드래곤을 쫓았다.
그렇게 얽히고 鰕糖?싸우는 사이.
그들의 전장은 점차 아프리카가 아닌 중동 지역에 들어선 상태였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그리고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루카스.
‘…역시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건가.’
웨어드래곤, 본명 김준혁의 고향은 한국.
아마도 가족을 만나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 터.
‘막아야 한다.’
만약 자신이 김준혁을 일부러 아프리카로 보낸 게 알려진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테니까.
루카스는 진지하게 자신의 비밀병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 * *
한편 그 시각.
상우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 중이었다.
먼저 첫 번째는 바로 오딘의 탑.
“…이번엔 골렘 던전이냐.”
얼음의 땅이었던 1층을 지나 얼기설기 엮인 복잡한 동굴 구조의 2층에 도달했던 상우.
그 2층의 동굴을 열심히 지났을 무렵, 상우는 낭떠러지를 발견한 상태였다.
그야말로 그 크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낭떠러지.
밑으로 내려가야 할지 날아서 넘어가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웨어드래곤 사태가 터져서 분신 1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딘의 탑을 나섰고, 1기의 분신만이 남아서 탐사를 계속했다.
그런데 웬걸?
낭떠러지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보니, 그곳에는 골렘들이 즐비했다.
‘그것도 보통 골렘들이 아니지.’
보통 골렘 하면 떠오르는 스톤 골렘들.
그런 일반적인 몬스터들이 여기에도 있었다.
다만, 매우 강하다는 게 문제였다.
깡!
분신이 휘두른 스톰브링어가 스톤골렘의 팔을 반쯤 잘랐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발력으로 튕겨난 상황.
‘미친… 나 지금 능력치 2000이라고.’
그만큼 스톤 골렘의 뼈가 단단하다는 의미였다.
아니, 이 녀석들을 스톤골렘이라 부를 수 있을까.
푸르스름한 빛을 띤 그 울퉁불퉁하고 새하얀 돌덩어리들은 돌이라기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금속이라하기에도 애매한 그런 재질이었다.
무엇보다 금속이 꽤나 가벼운지 일반 골렘들에 비해 몸놀림이 매우 민첩한 상태.
‘얘네들은 꼭 잡아가야겠다.’
2층에서 만난 ‘총알성게’들.
실제 이름은 본 가디언이지만, 총알처럼 쇠구슬 같은 걸 쏘아내기 때문에 상우가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리고 그런 총알성게들 몇 마리를 상우는 야수조련으로 잡아둔 상태.
이런 식으로 층마다 조금씩 몬스터들을 수집(?) 중인 상우였다.
[야수조련]
[본 골렘의 조련에 성공하였습니다.]
다행히 녀석들 역시 어느정도 몸체가 파손되면 테이밍하기가 수월했다.
그렇게 본 골렘들을 모으던 분신.
그때 새로운 골렘이 나타났다.
“…이게 뭐야?”
분명 본 골렘의 생김새였는데, 그 겉표면에 달라붙은 썩은 고기들과 근육들.
마치 언데드와 같은 생김새였다.
“언데드?”
그러고보니 지금껏 상우가 만난 본 가디언과 본 골렘들 모두 앞에 ‘본’, 즉 뼈라는 말이 붙어 있었다.
‘진짜 언데든가. 그렇다면….’
상우에게는 언데드를 부릴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 있었다.
그는 곧장 아공간을 열어 ‘사자의 서’를 꺼냈다.
죽음에 관해 서술된 거무튀튀한 책.
분신을 조종하는 상우는 곧장 사자의 서에 마나를 실으며 말했다.
“지배.”
그러자 살점이 붙은 기괴한 형상의 골렘은 쿵쿵 거리며 걸어오더니 분신의 앞에 가만히 섰다.
[플래시 골렘 지배에 성공하였습니다.]
때마침 들려오는 시스템 메시지.
‘역시 언데드였구나.’
상우는 새삼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이 넓은 곳 이곳저곳에 분포하는 본 골렘과 플래시 골렘들.
분신의 공격도 견딜 정도로 내구성이 좋고 강력한 이 녀석들을 전부 테이밍해서 가지고 나간다면?
‘맞불 놓기 좋겠군.’
아프리카에서 몰려오는 몬스터 웨이브를 정리하기에 좋아보였다.
핵폭탄이 터지긴 했지만, 핵공격 속에서도 살아남은 몬스터들이 있으니까.
‘좋아. 다 테이밍하자.’
상우는 분신에게 언데드 테이밍을 명령했다.
그게 상우의 첫 번째 일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상우가 확인 중인 일이 있었으니.
바로 본신의 성장이었다.
웬일로 상우는 본체를 직접 움직여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물류창고로 향했다.
슈우우우우욱-
마치 히어로 만화에서처럼 멋지게 날아들어 착지하는 상우.
그곳엔 이미 산더미 같은 물자가 쌓여 있었고, 이것저것 확인 중인 강준모 대표가 있었다.
“대표님.”
상우의 부름에 강준모가 고개를 돌렸다.
“어, 상우 씨. 빨리 오셨군요.”
“예. 급해서요. 부탁드린 건 어떻게 준비 다 됐나요?”
“네. 엘릭서는 경매 참여해서 바로 낙찰 받았는데 운송 시간이 좀 걸리구요. 대신 쥬얼은 몽땅 쓸어왔습니다. 지금도 각지에서 배송되서 여기 모이고 있구요.”
강준모가 첩첩 쌓이는 상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걸 보며 상우가 씨익 웃었다.
“흐흐, 좋네요.”
그렇다.
상우는 드래곤하트를 복제하는 쿨타임 동안 쥬얼들을 먹고 능력치를 뻥튀기시킬 생각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