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33)
곧장 웨어드래곤을 쫓아가는 분신에게 접속한 상우.
저 멀리서 날아가는 웨어드래곤을 바라보고 있는데, 녀석을 막아서는 건 아무도 없었다.
견제하던 루카스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상우는 곧장 통신을 시도했다.
“루카스 씨!”
-예. 상우 씨.
“어디 갔어요! 한시가 급한데!”
-지원 요청하러 왔습니다. 잠시만 버텨주세요. 1분만요.
“이런….”
결국 지금은 분신들만 이용해서 웨어드래곤을 막아야 한다는 소리.
‘해보자.’
분노의 상징이 있음에도 어느정도 이성이 있는 녀석이라면 먹힐 가능성이 높았다.
상우는 날아가던 상태에서 힘을 집중해 블링크 스킬을 발동했다.
팟!
웨어드래곤의 정면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나타난 상우.
그가 소리쳤다.
“멈춰!”
하나 들을 리가 만무.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우를 지나치려 했다.
환영인사로 날아오는 촉수팔 공격은 덤.
공중제비를 돌아 촉수팔을 피한 상우가 외쳤다.
“김준혁! 네 가족이 궁금하지 않냐!”
그 말을 알아들은 걸까.
빠르게 쏘아지던 웨어드래곤이 날개를 활짝 펴며 신형을 곧추세웠다.
후우우욱!
강력한 저항과 함께 멈춰선 녀석은 회선하여 상우의 앞에 날아왔다.
“다시… 얘기해 봐라….”
역시나 가족을 들먹이니 녀석을 자극한 모양.
상우는 침착하게 얘기했다.
“김준혁. 한국에 있는 너의 가족. 그들을 만나고 싶은 거지?”
“…그렇다.”
“솔직하게 얘기할게. 네 아내는 이미 죽었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녀석의 시뻘건 안광이 폭발했다.
[뭐.라.고!!!]
사방을 쩌렁쩌렁 울리는 음성.
아내가 죽었단 사실에 충격 받은 걸까.
분노했는지 녀석의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이 더 짙어졌다.
동시에 조금씩 커져가는 녀석의 몸.
그걸 보며 상우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녀석을 자극하기 위해서 한 말이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매도 먼저 맞는다고, 안 좋은 소식을 먼저 얘기한 것뿐이었다.
중요한 건 녀석에겐 아직 가족, 우현이가 남아 있으니까.
“진정해! 아직 네 딸은 살아 있어!”
“…내 딸….”
녀석의 안광이 수그러들었다.
역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강한 모양.
상우는 김준혁의 반응에 안도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 내가 네 딸을 만나게 해줄게.”
“…어떻게… 만나게 해준다는 것이냐….”
“간단해. 너만 진정한다면 만날 수 있다.”
“…진정이라… 크크크큭….”
말을 흐리며 상우를 노려보는 웨어드래곤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크허어어어어엉-!
그러다 갑자기 포효하는 김준혁.
무시무시한 안광을 토해내며 녀석이 소리쳤다.
[수십 년의 세월을 홀로 싸웠다! 살기 위해서! 사랑하던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몬스터의 뼈와 고기를 씹고, 피를 마시며 버텨왔는데! 근데 이미 죽었다고? 웃기지마라!!!]
천지가 떠들썩할 정도로 울려퍼진 녀석의 외침.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녀석의 몸이 사라졌다.
팍!
흐릿하게 보인 녀석의 잔상을 보며 촉수팔을 피해낸 상우.
하지만 완전히 피해내지는 못해 팔이 떨어져나갔다.
“커헉!”
금강불괴의 몸 때문에 고통이 굉장히 둔화된 상태지만, 그래도 팔이 떨어져 나가는 통증은 끔찍했다.
상우가 인상을 찡그리며 재빨리 회피기동을 실시했다.
팟!
블링크로 멀리 떨어진 상우.
‘능력치가 올랐는데도 못피하다니.’
잠깐 사이에 드래곤하트와 쥬얼 섭취로 능력치를 뻥튀기했음에도 밀렸다.
오히려 녀석과 펼친 격전 초기에는 분신 한 기만으로도 꽤나 수월하게 공방을 펼쳤던 걸 생각해보면, 녀석의 성장속도는 그야말로 미친 수준이었다.
이런 웨어드래곤의 강함에 혀를 내두르며 상우가 소리쳤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미 죽었는데! 누구한테 화풀이하는 거야!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오냐!”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녀석의 촉수팔이 상우를 맞이했다.
상우가 가까스로 피했지만, 손가락 끝마디가 녀석의 정글도에 잘려 떨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 녀석이 대꾸했다.
“…관계자들을 모두 죽여버리겠다.”
“뭔 씨….”
개소리냐라고 중얼거리며 상우는 떨어져나간 손가락에 시선을 집중했다.
[신체핵반응]
그와 동시에 벌어진 폭발.
꽈아아앙!
핵폭탄이 터지듯 엄청난 열기와 압력이 그들이 있던 곳을 덮쳤다.
그 충격에 튕겨져나가는 웨어드래곤과 분신들.
상우는 가까스로 신형을 회복했다.
[성력]
[그레이트 힐]
2,000이 넘는 재생력에 성력, 회복스킬이 더해지자 잘려나간 신체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회복된 손가락들.
하나 잘려나간 한쪽 팔은 자라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모양새였다.
그때, 폭발의 화염속에서 김준혁이 튀어나왔다.
녀석의 비늘이 온통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멀쩡한 모습.
‘애초에 기대도 안했다.’
핵폭발에서 멀쩡한 생명체라니.
물론 상우 역시 멀쩡했지만, 녀석의 강함은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상우의 공격 덕분에 거리가 벌어지며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전투.
상우가 재빨리 물었다.
“관계자라니? 그건 무슨 소리야.”
“…설마 모르는 건가.”
“설마 너를 이스라엘로 파병 보낸 한국 정부를 적으로 돌리겠다는 거야?”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군.”
뭔가 사연이 있는 건가.
하지만 상우가 본 루카스가 준 보고서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
그저 파병 나갔다가 실종되었다는 정도.
‘…잠깐만. 그러고 보니 어떻게 실종되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네.’
실종 과정에 무언가 사건이 있었다면?
상우의 안색이 굳어갈 때쯤.
녀석이 입을 열었다.
“한국 정부… 원망하지 않는다. 내가 복수하고 싶은 놈은 단 한 명이다.”
“그게 누군데.”
“점퍼.”
“응? 점퍼?”
“나를 아프리카로 날려보낸 원수! 조지 루카스를 죽이고 말겠다!”
말을 하다가 화가 뻗쳤는지 다시 녀석은 발광하기 시작했다.
그 공격을 피해내며 상우의 머리는 핑핑 돌아갔다.
‘이게 무슨 얘기지. 그러니까… 루카스가 김준혁을 아프리카로 보냈다는 거? 아니 왜? 무슨 이유로? 거짓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루카스.
그가 무엇이 부족해서, 무엇을 위해 작은 나라의 군인을 손수 아프리카로 보낸단 말인가.
‘만약 루카스가 김준혁을 아프리카로 보냈다고 쳐. 그렇다는 건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건데. 근데 수십 년간 김준혁을 찾으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지. 뭐지?’
상황이 납득이 안 됐다.
하지만 퍼즐 하나가 맞춰지는 부분이 있었다.
‘루카스는 분노의 상징이 아프리카에 있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 그건… 김준혁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군.’
왜냐하면 분노의 상징을 지닌 김준혁을 루카스 자신이 직접 아프리카로 보냈으니까.
‘아니야. 그때는 분노의 상징이 없었을 수도. 그렇다면 김준혁을 아프리카로 보내서 분노의 상징을 얻게 한 거라고?’
그게 시간 순서상 타당해 보이는 추론이었다.
그러자 그동안 루카스의 행적들이 떠올랐다.
‘나에게 처음 다가왔을 때도 그랬어. 탐식의 상징 때문이었지. 그리고 이후에는 같이 칠죄종의 상징들을 모으자고 했었고. 흠….’
칠죄종을 다 모으면 무슨 일이 생기나?
그래서 모으고 있는 건가?
본인이 직접 취하면 부작용이 심하니 타인을 통해서?
근데 칠죄종의 상징들이 그 위치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지?
여러 가지 생각들로 인해 상우의 생각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그사이, 발광하던 웨어드래곤의 신형이 다시 멀어지기 시작했다.
상우를 상대하다가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고는 다시 목적지로 날아가려는 것.
“멈춰!”
상우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웨어드래곤.
결국 상우는 다시 블링크를 사용했다.
팟!
다시 김준혁의 근처에 나타난 상우는 근처를 비행하며 소리쳤다.
“너는 지금 몬스터화되었어! 지금 상태에서 딸을 만난다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걱정되지 않아? 그러니까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자! 그러면 만날 수 있어!”
다행히 그 소리가 먹혔는지 녀석의 비행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갈 방법이 있는가.”
“있어. 내 생각대로라면 가능해. 그러니까 진정하고 대화로 풀어보자. 응?”
“…….”
“지금 네 머릿속에 있는 분노의 상징, 그거 때문에 이성적으로 판단이 안 되잖아. 그러니까 그거 내가 꺼내줄게! 그리고 몬스터화된 신체도 되돌리자고!”
“…크르르르르….”
하나 녀석은 믿지 못한다는 듯 다시 신형을 날려 날아가버렸다.
아니, 날아가려할 때였다.
슈우우우우우우웅-
슈우우우우우우웅-
슈우우우우우우웅-
수천, 아니, 수만 발은 될법한 미사일들이 상우와 웨어드래곤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런….”
지금은 중국의 영토.
쓰촨성에 접어들기 직전이다.
산맥이 많은 지역이기에 인적이 드문 곳.
아마도 저건 중국 정부에서 날려보낸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았다.
‘저런 건 백날 쏴봐야 안 맞는다고.’
마하를 뛰어넘는 속도로 나는 괴물을 무슨 수로 격중시킨단 말인가.
상우가 한숨을 쉴 때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갑자기 그와 웨어드래곤이 날던 공간에 무형의 기운이 들어닥치기 시작했다.
“무슨?”
당황하는 사이, 그 웨어드래곤과 상우, 분신들은 모두 날아가던 속도를 잃고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금세 멈춰섰다.
“뭐야!”
“크어어어어어어어!”
화가 솟구치는지 포효하는 웨어드래곤.
녀석이 사방팔방 촉수팔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서걱-
허공에 뜬 채 썰려나가는 분신들.
저마다 검을 들어 방비를 했지만, 녀석의 정글도를 막지 못했다.
결국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방들처럼 허공에서 옴짝달싹 못 한 채 분신들은 허무하게 역소환되어버렸다.
“젠장!”
상우는 이 상황이 이해되질 않았다.
이토록 압도적인 기운이라니.
허공에 떠있었기에 지면을 지탱하여 물리력을 발휘하기도 애매한 상황.
그저 마나와 마력의 힘으로 플라이 스킬과 윈드워크, 염동력의 힘으로 신형을 움직여보려 애쓸 뿐이었다.
그마저도 소용 없었지만.
[블링크]
팟!
다행히 블링크 스킬은 적용되었다.
속박된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멀어지자 압력이 약해진 상우는 그 지역에서 멀찌감치 떨어졌다.
하나, 순간이동 스킬이 없는 웨어드래곤은 여전히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허공에 둥둥 뜬 상태였다.
“…개이득인가?”
이게 무슨 경우인지 상황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다른 각성자나 헌터의 스킬, 또는 최첨단 공격무기의 소행일 터.
아무튼 위험요소인 웨어드래곤의 발을 묶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상우가 자리를 피하고 웨어드래곤을 바라보는 사이, 그들이 있던 지역을 미사일들이 뒤덮었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폭발의 향연.
불꽃과 압력, 폭음이 어우러져 허공을 수놓았다.
어찌나 미사일들이 많이 쏟아졌는지 폭발만으로 몇 분이 흐를 정도였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후끈후끈한 공기와 연기 사이로 녀석이 있던 자리가 드러났다.
‘멀쩡하네.’
역시 핵폭탄에도 견딘 웨어드래곤이었던 탓인지 미사일 폭격으로는 어림도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일단 묶었으니까.’
상우는 곧장 루카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려 통신을 하려 했다.
그때였다.
팟!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던가.
루카스가 빛무리와 함께 나타났다.
허공에 뜬 그의 옆에는 익숙한 얼굴의 아리아가 있었다.
“루카스 씨! 아리아 씨!”
상우가 반가워서 소리치는 사이.
아리아가 굳은 안색으로 외쳤다.
“이런 엄청난 기운이 모두 염동력이라니! 조심해요!”
그리고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허공에 떠 있던 웨어드래곤의 신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하듯 중국으로 향하던 방향에서 정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웨어드래곤.
그 모습을 보며 루카스가 소리쳤다.
“안 돼!”
루카스의 신형이 사라졌다.
팟!
동시에 웨어드래곤의 등에서 나타난 루카스.
그가 웨어드래곤의 등에 손을 얹으며 텔레포트를 시도하려 했다.
[텔레포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