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6)
분야 확장 (1)
두 사람은 헬스장 입구에 들어섰다.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기분을 고조시키는 흥겨운 음악소리가 헬스장에 온 걸 실감나게 한다.
상우와 경도가 카운터에 가서 뻘쭘히 서니 훈제 닭가슴살을 으적거리던 근육질의 아저씨가 벌떡 일어났다.
“쩝쩝··· 점심시간이라 하하. 어서 오세요. ‘스트롱짐’ 방문은 처음이신가요?”
“네. 좀 둘러보려구요.”
“잘 오셨습니다. 여기가 이 근방에서 제일 좋은 헬스장이거든요. 제가 안내 도와드릴게요. 따라오세요.”
사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트레이너로 보이는 직원을 따라갔다. 생각보다 거대한 규모였고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눈에 띄었다.
덤벨을 붙들고 땀을 흘리는 아저씨들, 좀비처럼 벨트 머신에 서있는 아줌마들, 운동을 하셔도 되는지 의심되는 할아버지···.
‘아니, 여기 대학 앞인데 왜 젊은 여자는 없냐.’
‘몰라. 시발. 낚인 거 같은데?’
상우와 경도가 눈빛으로 투덜거렸다.
약간의 실망이 상우의 가슴을 스쳤다. 원래의 목적은 체력단련이었는데 말이다.
“여기가 웨이트 존이구요, 저기가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런닝머신들이 있습니다. 머신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게 다 마정석을 이용한 거라서 일반적인 금속으로 된 머신들보다 더 무거운 중량도 칠 수 있어요. 그리고 저기는 유산소 존으로···.”
게다가 이 아저씨 생각보다 말이 많다.
아무튼 처음 온 헬스장이었지만, 그냥 딱 봐도 뭐가 뭔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사람이 많이 없네요.”
“아, 아, 아직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하하. 그런데 운동하기에는 사람이 적은 게 좋아요. 아무래도 운동 루틴 돌릴 때 동선이 안겹치거든요.”
“그렇겠네요. 그럼 그냥 여기 등록할게요. 세 달에 얼마죠?”
“지금 오픈 세일 중이라 3달 등록하시면 16만 원인데 어떠세요?”
‘16만원? 인터넷엔 9만원이었는데.’
상우는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했다.
경도 역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인터넷엔 3달에 9만원이라 적혀있었는데. 그냥 다른 데 가볼게요.”
“아아 잠깐, 그건 오픈 특가라 그런 거구요. 에이, 학생 같으니까 제가 4만 원 더 빼서 12만 원에 해드릴게요. 한 달에 4만 원 꼴인데 그 가격에 이 정도 시설 이용 못해요.”
“9만원으로 하시죠. 그리고 친구도 같이 데려왔으니까 PT도 포함해주시면 할게요.”
“··· PT는 제가 1번 봐드릴게요. 대신 다른 회원들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그렇게 헬스장을 3달을 끊었고 바로 시작하였다.
헬스장에서 제공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니 트레이너가 감탄을 했다.
“오~ 회원님 원래 운동 좀 하셨나봐요?”
립서비스인 걸 알지만 상우의 입꼬리가 씩 위로 올라갔다.
“하하. 뭐 집에서 혼자 맨몸 운동 좀 했습니다.”
“군살은 좀 있으시지만 어깨도 넓고, 허벅지도 탄탄하고··· 이야, 밸런스가 좋으시네. 좋아요. 그럼 일단 운동기구 사용법부터 알려드릴까요?”
“네, 편한 것부터 해주세요.”
트레이너는 친절하게 차근차근 기구의 이름과 운동 방법, 운동 자극 부위를 설명해주었다.
“이건 인클라인 벤치 프레스 기구인데요. 윗가슴을 자극하는 운동입니다. 이렇게 바벨을 들어올렸다가, 정점에서 잠깐 멈춰서 자극을 최대로 느껴주시고, 다시 바벨이 가슴에 닿을 듯 말 듯 내려주시고···. 한번 해보시겠어요?”
바벨에 꽂혀있는 무게는 양쪽 합쳐서 20kg.
상우는 트레이너가 알려주는 대로 시도해보았다.
후우- 후우-.
‘정점에서 잠깐 멈춰서 자극을 최대로 느끼고, 다시 원위치.’
“처음 치고는 잘하시네요. 자세 좋은데요? 거기에 힘주실 때는 빠르고 강하게 주세요. 네 그렇게. 그리고 힘 줄 때 숨 내쉬고, 힘 뺄 때 숨 들이쉬어주고. 그렇죠. 좋습니다. 하하.”
생각보다 쉬웠다.
으쓱한 마음에 PT 없이 혼자 하고 있을 경도를 쳐다봤다.
“읏차!”
경도가 두 팔로 거의 수백kg가 넘는 바벨을 하늘로 번쩍 들었다.
역도 선수처럼 역동적인 동작.
이윽고 힘을 빼며 바닥에 훅 내려놓는다.
쾅!
그 소리에 다들 경도를 쳐다봤다.
“와- 회원님은 대단하시네요. 헬스 좀 하셨었나요?”
“하하. 아니요 처음입니다.”
“아 그러면 각성하시면서 근력 특화되신 거 같은데, 혹시 근력이 어느 정도이신지?”
“별거 아니구요~ 제가 근력이 2.1입니다. 촤하하~.”
“이야··· 역시 근력 특화가 헬스하기 좋지요. 저는 체력 위주라··· 부럽습니다.”
상우는 그제야 기억이 났다.
‘그때 헌터 스킬을 얻었다더니 근력 쪽이었나보네. 그런데 근력 강화가 저 정도라고?’
근력 강화 계열인 거 같은데, 저 정도면 헌터 스킬 중 매우 흔한 경우였다.
헌데, 지금 경도의 저런 모습을 보니 다른 각성자들은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처럼 각성하면 대부분 일반인 수준이지만, 경도처럼 초인적인 스킬을 얻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런 스킬들 중 몬스터를 사냥하기 좋은 스킬을 ‘헌터 스킬’이라 불렀다.
그리고 이런 헌터 스킬을 얻은 각성자들은 헌터로서 크게 성공하곤 했다.
이제 판검사, 의사 같은 ‘사’자 직업보다 헌터가 가장 각광받으니 말 다한 셈이다.
물론 헌터 스킬이 없더라도 화기를 이용하여 헌터로 활동할 수 있기는 하다.
‘위험해서 그렇지.’
그렇기에 경도처럼 각성시 헌터스킬을 얻고 못 얻고가 매우 중요했다.
그리고 각성하자마자 저렇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도를 보니 상우는 좀 부럽기도 했다.
물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자신의 분신 스킬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시간만 주어지면, 내가 무조건 최고가 될 수 있어.’
절대 부럽지 않다고 생각하며 상우가 자위하고 있을 무렵.
한창 경도랑 떠들던 트레이너가 상우에게 돌아왔다.
“회원님 1세트 하고 다 쉬셨죠. 이제 2세트 12개만 해볼까요?”
“아니요. 이 정도면 됐어요.”
상우는 자리에 일어나면서 거절했다.
“아니, 왜요? 운동은 여러 번 반복해야 되는 건데.”
“오늘은 운동 방법 익히려고 나온 거거든요. 여기 있는 운동기구 한 번씩 다 이용해보고 사용법 익히려구요.”
“회원님. 자세라는 게 생각보다 잡기 어려운 거라서 한 번씩 익히는 걸로는 안될 텐데···.”
“그냥 알려주세요.”
순간 트레이너가 한심하다는 느낌으로 순간 그를 쳐다봤지만, 상관없었다.
사용 방법만 알면 된다.
어차피 운동은 분신이 할 테니까.
* * *
경도는 결국 헬스를 등록을 안했다. 너무 시시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 예쁘다는 여자 트레이너가 없어서 그렇겠지.’
··· 여자를 밝히는 김경도였다.
아무튼 경도가 다니지 않는 덕분에 괜히 들킬 염려가 사라져서 분신으로 헬스를 보내기 깔끔해졌다.
“수고했어. 조만간 치맥이나 하자.”
“그려.”
헬스장 앞에서 경도와 헤어지고 집에 가는 길.
모퉁이를 돌아서는 저만치 앞에서 눈에 확 띄는 미녀가 눈에 들어왔다.
포니테일 머리에 주먹만큼 작고 하얀 얼굴, 그리고 붉은 입술. 상의는 하얀색 윈드브레이커를 걸쳤는데, 그보다는 딱 달라붙는 요가팬츠로 보이는 도드라진 힙라인이 인상적이라 절로 시선이 갔다.
‘와 진짜 예쁘다.’
자기도 모르게 입을 헤 벌리고 그녀를 쳐다보는 상우.
그녀는 그런 시선이 익숙한지 상우를 보고 피식 웃고는, 그를 지나쳐 스트롱짐 헬스장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그는 경도가 말한 예쁘다는 트레이너가 그녀임을 직감했다.
‘저 사람이구나. 저 사람이 트레이너라면 계속 헬스 다니고 싶은데?’
분신에게 헬스를 시킬 예정이었던 자신의 계획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정도였다.
물론 집에 가면 귀찮아서 안 갈 테지만.
‘경도한테 절대 말해주지 말아야지.’
좋은 건 절대 공유하지 않는 대단한 우정이었다.
상우는 잠시 한눈을 팔았지만 곧장 오늘 마무리 일과를 위해 마트로 향했다. 영양분 보충을 위해 고기와 채소 과일 등을 살 예정이었다.
돈은 헬스장 등록비를 제외하고 11만원이나 남아있기에 충분했다.
‘어디 보자···. 닭가슴살이랑···.’
스마트폰에 미리 찾아놨었던 품목들로 차근차근 쇼핑하고 있을 때였다.
위이이잉-
스마트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는 화면이 떴다.
자신에게 전화가 올 일은 엄마와 경도뿐이기에 스팸인가 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 정상우 군 전화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실례지만 누구세요?”
-하하하. 상우 군. 나 장덕철 아저씨야.
“아! 안녕하세요.”
-그래. 내가 딸이랑 집사람한테 과외 얘기해서 내가 잘 말해두었어. 그래서 말인데 지금 시간 되나? 괜찮으면 잠깐 우리집에 와서 얼굴 좀 보고 얘기하면 좋겠는데.
“지금이요?”
지금 시간은 5시 10분경. 아직 택배 알바를 시작하기엔 시간이 좀 남아있어서 그를 부른 듯 했다.
“네 알겠습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여기 주소가 서울시 강서구··· 그냥 내가 문자로 찍어주겠네.
“예. 문자 주시면 짐 좀 놓고 바로 갈게요.”
통화가 끝나고 장덕철이 주소지를 문자로 보내왔다.
경국대에서 버스로 한 20분 거리였다.
‘장 본 거 집에 두고 가면 시간 딱 맞겠다.’
* * *
상우는 서둘러 계산하고 자취방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1호가 방안에서 스쿼트(앉았다 일어서는 하체 운동)를 하고 있었다.
1호의 볼을 타고 뚝뚝 떨어지는 땀.
옷도 땀으로 푹 젖어있다.
안그래도 8월 한여름이라 더운데 방에서 운동까지 하니 오죽하랴.
그래서인지 방안은 온통 땀 냄새로 가득했다.
“아이고. 내가 밖에서 운동하라고 얘길 안했구나.”
디테일하게 명령을 안했더니 1호가 집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래도 운동하라고만 했지, 딱 집어서 스쿼트를 시키지 않았는데 스쿼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야 이거 좀 먹고 해라.”
“예.”
대견한 마음에 방금 마트에서 산 시원한 이온음료를 건네자 1호가 받아들고는 꿀꺽꿀꺽 원샷을 해버렸다.
‘··· 저거 1L짜린데 진짜 목말랐나보다. 그러고 보니 얘 운동 너무 단조로운데? 아까 헬스장 아저씨 말 들어보니까 운동도 내성 생겨서 루틴을 계속 바꿔줘야 한다던데.’
슬슬 능력치 증가폭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지금도 충분히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이렇게 성장폭이 둔화되면 상우가 꿈꾸는 최고 스펙 달성은 불가능해질 터였다.
‘절대 경도가 나보다 근력이 높아서가 아니지. 암.’
본인의 속좁음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상우였다.
‘지금 운동으로는 근력, 순발력, 체력, 지구력밖에 못 올려. 그나마 순발력도 잘 안오르고 있고. 마력은 아예 건들지도 못하고 있네. 마력은 올리려면 전용 스킬 구하거나 몬스터를 잡아야한다던데. 아, 분신술 레벨 올라서 분신이 1명 더 생기면 좋겠다.’
헬스를 다녀온 뒤로 괜히 마음이 급해진 상우. 그때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17:33]
잠시 딴 생각에 빠진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늦장부리다가는 지각하게 될 지경이다.
“으아 모르겠다! 일단 과외 다녀와야지. 1호야 이따 알바 빼먹지 말고 잘 갔다와라!”
상우는 후다닥 튀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