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96)
상우는 솔깃해졌다.
사실 그도 혈기왕성한 남자인지라 외로웠으니까.
“너 A급 헌터 된 거 우리과인 거 소문 쫙 퍼졌잖냐. 나한테 너 소개시켜달라는 얘기 많이 들어오거든. 특히 과 후배들도 너 복학 언제 하냐고 물어보더라. 너 디~게 궁금한가봐.”
“흠흠, 소개팅이라··· 남자는 노빠꾸지. 콜!”
“오케이, 접수했다. 내가 그럼 괜찮은 자리 한 번 만들어볼게. 이 형만 믿고 맡겨라.”
“그래. 고맙다, 인마. 잘 되면 내가 한 턱 쏜다.”
“뭐 쏠 건데?”
“음··· 그건 그때 봐서.”
그렇게 경도와 웃고 떠들면서 술 한 잔을 하는 사이(사실 술은 취하지도 않았다).
오버마인드 스킬에 알림이 떴다.
‘몬스터 웨이브 현장에 뭔가 터졌나보네.’
치킨을 뜯고 있던 상우는 곧장 오버마인드 스킬을 이용해 일본 현장에 있는 분신에게 의식을 집중했다.
‘아이씨··· 썩은 내.’
가고시마 현의 상황은 끔찍했다.
쓰나미 이후 물이 고여 있던 도시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이 빠지면서 죽어나간 몬스터들의 사체가 빼곡히 쌓여있었다.
그런데 그 몬스터 사체들이 부패하면서 끔찍한 악취가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악취를 견디면서 아직도 헌터들과 자위대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는 중이었다.
‘어? 누구지.’
그때 상우는 전방에 못 보던 새로운 헌터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그는 뭔가 유치해 보이는 노란색 슈트에 망토를 두른 금발의 백인이었다.
호리호리한 체형의 그 남자는 몬스터들의 무리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우뚝 서있었다.
“やれやれ··· せいぜいこの程度なんてハンシムハグン(야레야레··· 고작 이 정도라니 한심하군).”
그는 혼자 중얼거리더니 오른팔을 뒤로 주욱 당겼다.
마치 펀치 기계를 후려치기 직전에 남자들이 으레 하는 듯한 동작이었다.
“全力パンチ(온힘 펀치)!”
그리고 요란한 괴성과 함께 주먹을 전방을 향해 내질렀다.
마치 어린이 연극에서 배우들이 할 법한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
하지만 효과는 놀라웠다.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남자의 주먹을 통해 원뿔형 형상으로 어마어마한 마나가 뿜어져나갔다.
그와 함께 휩쓸려나가는 몬스터들.
그 모습을 보면서 상우는 어릴 적 봤던 만화의 이미지가 떠오르며, 그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 비전(Vision)?’
비전이라는 예명을 지닌 S급 헌터.
미국 출신이지만 일본으로 국적을 옮긴 진성 오타쿠.
생각하는 게 현실이 되는 ‘환상 구현’이라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닌 남자.
‘버디 핀’이었다.
‘장난처럼 싸우지만, 엄청 강하다는 일본의 헌터였지. 저게 저 사람이구나.’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나 영화 캐릭터로 분장하여 그 기술들을 재현하면서 싸웠는데, 환상구현이라는 사기적인 능력 덕분인지 꽤 잘 싸우는 편이었다.
하지만,
‘체력은 별로 없나보네.’
상우가 쳐다보고 있는 그는 벌써 큰 힘을 소모한 듯 두 다리가 미세하게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상우의 예상대로 비전은 속으로 후회 중이었다.
‘아이고 힘들어 죽겠네···. 마나를 너무 많이 쏟아버렸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기술을 재현한답시고 무리한 게 원인이었다.
힘보다는 주변에 퍼지는 시각적 효과와 음향에 초점을 맞춘 기술인 것도 있었고.
하지만 버디, 그는 가오에 살고 가오에 죽는 남자다.
힘들어 죽겠지만, 그는 애써 의연한 척 하며 전방을 바라보며 마나로 망토를 펄럭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주변에 있던 자위대와 헌터들에게는 꽤나 멋지게 보였나보다.
“역시 비전님이야.”
“한 방에 몇 마리를 죽인 거야? 엄청 쎄네.”
“일본은 강자가 진짜 많구나.”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상우는 한숨을 푹 쉬었다.
‘덕 중의 덕은 양덕이라더니··· 쯧쯧. 근데 겨우 저런 S급 하나 등장했다고 보고 알림이 울린 거냐···. 별 일 아니었잖아.’
별 볼 일 없는(?) S급의 등장에 분신이 오지랖 보고를 부렸다고 생각하며 상우가 접속을 종료하고 다시 경도와의 대화에 집중하려고 할 때였다.
‘음? 쓰나미?’
지진이 끝난 지 오래라 해일이 몰려올 일이 없었는데, 저 멀리서 바닷물이 마치 거대한 벽처럼 밀려오는 게 보였다.
상우는 곧장 긴장하여 소리쳤다.
“모두 조심해요! 쓰나미가 옵니다!”
그 말에 헌터들과 자위대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미 다른 헌터들 몇몇도 해일이 오고 있는 걸 파악한 뒤였기에 신속하게 뒤로 물러나, 높은 지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쓰나미는 지진으로 인한 게 아니랍니다! 원인은 몬스터인 거 같습니다! 해일 위에 몬스터가 있어요!
그때, 뭔가 정보를 얻었는지 일본 측을 통해 메시지가 들어왔다.
‘몬스터라고?’
상우가 갸우뚱할 무렵.
해일은 강력한 힘으로 가고시마 현으로 밀고 들어와 다시 밀물처럼 도시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상우는 그제야 자위대에서 언급했던 ‘몬스터’가 무엇인지 보게 되었다.
‘··· 인어?’
그것은 인어였다.
물론 일반적인 다른 인어 몬스터와는 조금 다른, 특별해 보이는 인어였다.
보통 인어가 이족보행을 할 뿐이지 괴물처럼 징그럽게 생긴 데 반해, 그 인어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얼굴과 아름다운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크기는 2m는 훌쩍 넘을 듯 했고, 푸른 피부와 귀와 손발에 달린 물갈퀴만이 그녀가 인어임을 증명해보이고 있었다.
‘인어여왕이라도 되는 건가. 생긴 것처럼 심상치 않단 말이지.’
원래 게임에서도 악당은 인간처럼 생길수록 강하지 않던가.
상우는 그 인어여왕에게서 불길함을 느끼며 곧장 공격을 시작하였다.
[체인라이트닝]
[체인라이트닝]
[라이트닝 스피어]
[라이트닝 볼]
······
윈드워크로 뛰어든 십여 기의 분신들이 인어여왕을 감싸며 동시에 번개 속성으로 공격을 가했다.
쩌저저저저저저저저적-
바로 앞에서 번개가 치면 이런 느낌일까.
번개가 훑고 지나간 대기는 강력한 전기 에너지에 산소가 오존으로 바뀌는 기묘한 냄새를 풍겼다.
동시에 수증기가 산소와 수소로 분해되고, 전기 에너지에 의해 폭발하였다. 꽈과과광-
엄청난 위력.
방금 비전이 펼쳤던 ‘온힘 펀치’라는 기술에 밀리지 않을 것만 같은 폭음이 터져나갔다.
‘죽였나.’
상우는 자욱하게 깔리는 수증기 사이로 인어여왕의 상태를 살폈다.
잠시 후 드러난 인어여왕의 모습.
몸이 글러트니가 액체화를 시전한 것처럼 마치 물처럼 변한 상태였는데, 몸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하지만, 그 구멍은 인어여왕이 서있었던 바닷물이 딸려와 순식간에 메꿔버렸다.
그 모습을 보며 상우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설마··· 물속에 있으면 무적인 건 아니겠지?’
또 다시 떠오른 불길한 예감.
그러나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질 않는 법이다.
“연성!”
상우와 분신들의 공격이 끝나기 무섭게, 인어여왕이 서있는 바닷물 속에서 거대한 철침이 솟아올랐다.
그가 돌아보니, 어느새 빨간 로브 같은 걸 걸친 비전이 손을 바닥에 대고 있었다.
어느 만화의 장면이 떠오르는 상황이었고, 철침이 치솟는 게 크고 강력해서 임팩트가 꽤 화려했다.
하지만,
“안 통해요!”
철침에 몸이 꿰뚫렸던 인어여왕은 몸을 액체화시키며 스르륵 옆으로 이동해 철침에서 빠져나왔다.
“물이랑 함께 있으면 계속 회복하는 거 같아요!”
상우는 자신의 가정을 알렸다.
“헉헉··· 그런가···. 그럼 불공격이 제일이지! 가라, 티비!”
그 말을 들은 비전은 허공에서 곰인형 하나를 만들어내더니 인어여왕을 향해 던졌다.
휘이이익-
꽤나 빠르게 날아간 곰인형은 날아감과 동시에 순식간에 그 크기를 키워나가더니, 십수 미터의 어마어마한 크기로 확대되었다.
그리곤 활활 타오르더니 인어여왕을 덮쳤다.
콰아아아아앙!
불꽃과 물이 만나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치솟았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촤아아아아악-
순식간에 반으로 찢겨져나가는 곰인형.
그 사이로 멀쩡한 모습의 인어여왕이 보였다.
아니, 멀쩡하지는 않았다.
붉은 안광이 번들거리는 그 눈은 정상은 아니었으니까.
<>
인어여왕은 화가 났는지 괴성과 함께 사방으로 물줄기를 쏘아보내기 시작했다.
촤아아아아악-
겨우 물줄기가 날아오는 것치고는 엄청난 속도였다.
눈 깜빡할 사이 순식간에 몸 바로 앞에 도달하였으니까.
원래 금강불괴를 믿고 대충 몸으로 때우려 했던 상우는 그제야 재빨리 몸을 피했다.
하지만, 물줄기가 워낙 많아 일부가 몸에 닿으려 했다.
[배리어]
[마나 쉴드] 상우는 이를 막기 위해 미리 배워두었던 방어 마법 스킬도 펼쳤다.
허나,
촤아아아아악-
금강불괴의 몸인 데도 피부에 생채기가 나며 피가 튀어올랐다.
‘고작 물줄기가 피부를 가른다고?’
수압이 엄청난 것 같았다.
그때, 상우는 문득 다이아몬드의 커팅을 강한 수압으로 발사시킨 물줄기로 자른다는 걸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금강불괴의 금강은 다이아몬드를 의미.
즉, 잘못 맞으면 단단한 상우의 몸도 잘려나간다는 뜻이었다.
‘이런··· 그럼 실수하면 골로 가는 거잖아.’
이제 함부로 유효타를 허용할 수 없게 되었다.
상우는 생채기들을 회복하면서 윈드워크 스킬을 활용하여 가벼운 몸놀림으로 이리저리 피했다.
동시에 분신들로 하여금 인어여왕에게 공격을 명령했다.
[중력제어]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
분신들은 인어여왕의 공격을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피하며, 중력제어 스킬과 염동력을 중첩하여 인어여왕을 허공으로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물만 없으면 마음대로 회복하지 못할 거야.’
그래서 바닷물에서 띄워올린 것.
하지만, 그런 상우의 공격이 위험하다는 걸 눈치챘는지 바닷물 속으로 스며들려는 인어여왕이었다.
‘어림없다.’
상우는 인어여왕의 공수가 전환된 틈을 타 아공간을 열었다.
그러자 아공간 속에서 5기의 분신이 추가로 튀어나왔다.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새로 나타난 분신들도 마치 인어여왕을 봉인하는 것처럼 빙 둘러 싸고는, 바닷물 째로 인어여왕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허공에 들리기 시작하는 인어여왕.
인어여왕은 불리함을 느꼈는지 다시 염동력을 사용하는 분신들에게 그 날카로운 물줄기를 쏘아보내기 시작했다.
촤아아아아악-
촤아아아아악-
촤아아아아악-
······
그 날카로움에 몸이 갈기갈기 찢겨져나가는 분신들.
하지만, 고통보다는 상우의 명령이 우선인 분신들은 절대 미동도 하지 않고 인어여왕을 기어코 붙잡고 있었다.
“지금입니다! 총공격!”
그리고 상우는 공격을 외치면서 바닷물을 날려버리기 좋은 번개와 화염마법들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자위대 쪽에서는 대포가, 헌터들 사이에서도 화염마법이, 그리고 S급 헌터인 비전이 다양한 만화캐릭터들로 변화하며 여러 가지 기술(?)을 쏟아부었다.
[라이트닝 스트라이크]
[파이어 볼]
[썬더]
[쇼크 웨이브]
······ 각종 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며 바닷물 째로 허공에 들린 인어여왕을 직격했다.
그때, 인어여왕의 주변으로 물의 막이 생성되더니 고속으로 회전하며 공격들을 튕겨내거나 상쇄했다.
그와 동시에 밑에 있던 바닷물이 점차 솟구치더니 인어여왕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 했다.
‘아씨, 회복능력 말고도 배리어에 물에 대한 지배력도 있다고? 개사기잖아.’
저 물이 허공에 있는 인어여왕에게 향하는 순간, 허공으로 들어 올려 속박한 의미가 없어진다.
상우는 자신의 전력을 다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너무 사기라 안 쓰고 잡으려 했는데, 그냥 일반 몹이 아니라 보스급이었군. 그렇다면 필살기 좀 써볼까.’
그의 필살기란 다름 아닌, 특수분신들.
상우는 곧장 슬로스를 아공간으로 챙겨왔다.
[이그저스트 필드]
순식간에 주변에 무력감이 깊게 짓눌렀다.
그러자 모든 의욕을 잃고 픽픽 쓰러지는 몬스터들.
A급 헌터인 박원태와 한미호를 비롯한 아군들도 픽픽 쓰러졌다.
S급 헌터들인 해저드와 비전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이그저스트 필드 내부에서는 더 이상 공격이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밖에서 원거리 공격을 가하면 위험하니까 빨리 끝내자.’
이그저스트 필드가 펼쳐진 와중에도 분신들은 꿋꿋이 염동력을 유지 중이었다.
[질투의 낙인]
상우는 슬로스 다음으로는 엔비의 질투의 낙인을 인어여왕에게 찍었고,
‘가라, 글러트니.’
글러트니를 인어여왕에게 날려보냈다.
파앗-
염동력에 중력제어, 윈드워크의 힘이 더해져 마치 미사일처럼 치솟은 글러트니는, 허공에 떠있는 동그랗게 뭉친 바닷물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탐식의 시간.
슈우우우우우우우웁-
액체화 상태로 변하여 바닷물 속을 유영하는 글러트니.
그와 동시에 바닷물이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인어여왕의 몸마저 글러트니의 탐식의 핵에 빨려들어갔다.
꿀꺽-
포식을 마치고 입술을 핥는 글러트니.
바닷물과 인어여왕이 다 사라져버리자, 상우와 분신들은 염동력을 해제했다.
글러트니는 몸을 허공에 지탱하던 힘이 사라지자 다시 바닥에 내려섰다.
그때, 멀리서 물대포와 산성체액을 쏘아내는 몬스터들이 보였다.
‘이크. 슬로스 이그저스트 필드 해제.’
상우는 헌터들과 자위대가 방어할 수 있도록 이그저스트 필드를 해제했다.
그제야 주섬주섬 일어나는 사람들.
그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원거리 공격들을 막아내거나 피하였다.
그리고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과 싸우던 인어여왕이 어디로 갔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어? 그 인어 어디 갔어?”
“보스몹 잡았나요?”
“도망쳤나?”
“어떻게 된 거지···.”
그때였다.
“으아아아아아아-!!! 어디 갔어!!!” 괴성을 지르며 발광하는 남자.
야마토였다.
상우와 비전, 다른 사람들이 인어여왕과 싸우고 있을 때도 멀리 떨어진 채 주변 몹들만 잡으며 끼어들지 않았던 그는 웬일인지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화가 났는지 그 주변으로 펼쳐져 있던 방사능의 힘이 강해져만 갔다.
그 분노한 모습에 주변의 누구도 함부로 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물러섰다.
야마토를 불러들인 일본 정부, 자위대 측에서도 제지를 못 하고 있었다.
심지어 S급 헌터인 비전마저도 야마토를 슬슬 피하는 눈치였다.
‘뭐하는 거야. 위험하게.’
보다 못한 상우가 중재에 나섰다.
방사능을 견뎌내며 야마토 근처에 다가간 상우.
독내성이 상당히 올랐는지, 꽤 견딜만했다.
“무슨 일입니까, 야마토 씨.”
그 목소리에 야마토는 사악 고개를 돌려 상우를 바라봤다.
“··· 어디 있냐.”
“뭐가요?”
“인어.”
“인어요?”
갑자기 왜 인어여왕을 찾는단 말인가.
‘설마 인어여왕이랑 같은 편?’
몬스터와 인간이 같은 편이라는 상상이 이상하긴 했지만, 상우가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떠올릴 정도로 그의 흥분한 모습은 이상했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인어여왕이라면 죽었습니다.”
“··· 죽어···?”
“예. 죽었습니다. 확실히요.”
그 말에 흥분한 기색이 가라앉는 야마토.
그는 다시 예의 그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돌아가더니, 상우를 응시했다.
“그럼 그 인어의 시체는 어디 있나.”
“없는데요.”
“사체가 없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다시 흥분했는지 붉어지기 시작한 야마토의 얼굴.
붉으락푸르락 하는 그의 표정을 보며 상우가 말을 이었다.
“말이 안 되긴요. 이 세상에 얼마나 신기한 몬스터가 많은데. 그 인어여왕 죽는 거 보셨어요? 안보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그냥 물처럼 변해서 사라져버렸다니까요.”
실제로는 글러트니의 뱃속에 들어갔지만.
“웃기지 마라. 시체 어딨어!”
“인어여왕 잡을 때 거들지도 않았으면서 시체는 왜 찾아요. 뭐, 그 인어여왕이 야마토 씨가 아는 사람, 아니, 아는 몬스터에요?”
“이 자식이··· 장난치지 마라!”
“장난은 니가 하는 게 장난이고.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아까부터 계속 반말 하고 지랄이야. 야, 너 나 아냐?”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우와 야마토의 주변을 분신들이 둘러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