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ward Walker Canceller RAW novel - Chapter 106
106화
네버랜드. 그중에서도 서양의 세계관을 가진 일리야(Ilya)에는 여러 신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강대한 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천신 헬리오스(Helios)와 마신 에레보스(Erebus)로 그들은 각각 천계(天界)와 마계(魔界)를 다스리며 물질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용사(勇士)와 마왕(魔王)이라 불리는 존재로 그들의 힘은 서대륙 일리야의 드래곤(Dragon)이나 동대륙 한의 신선(神仙)처럼 초월경에 들어선 존재들조차 어려워 해 할 정도로 막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보다 한 계단 정도 아래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창조신이 내렸던 신의 철퇴. 흔히 징벌(懲罰)이라 불리는 재앙에서 살아남은 오대신(五大神)이다. 마법의 신인 솔로몬(Solomon)과 전신(戰神) 치우(蚩尤). 과학과 발명의 신 토트(Thot)와 사랑의 신인 아프로디테(Aphrodite). 그리고 대지모신 키벨레(Kybele)는 물질계에 자리를 잡고 신도를 모았으며 각기 그 성향에 어울리는 국가에 자리 잡았다.
마법사들의 나라라 불리는 필타우스 제국은 수도 네피림에 바벨탑(The Tower of Babel)을 세워 마법의 신인 솔로몬을 모시고 있으며 사막국가 사라센제국은 전신 치우를 모신다. 드워프들의 왕국이라 불리는 아이언 왕국에서는 과학과 발명의 신 토트를 모시고 엘프들의 나라인 호르페스 왕국은 대지모신 키벨레를 모신다.
“그리고 마지막인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어떤 나라도 국교로 삼지 않았다는 말이지?”
“네 교황님. 아프로디테 교단은 큰 세력을 형성하기 보다는 민간종교의 형태를 취하거나 단체를 만들더라도 소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흐음.”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미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교단을 국교로 삼기는 좀 그렇겠지. 아프로디테 교단은 뭔가 높고 대단한 이념보다는 아름다움이 가지는 위대함과 사랑에 대한 것들을 가르칠 뿐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정말 놀랍습니다. 설마. 설마 다른 어떤 교단도 가지지 못한 교황님을 우리 아프로디테 교단이 가지게 될 줄은.”
놀랍다는 듯 중얼거리는 에린의 말대로 이 오대신의 교단에는 교황(敎皇)이 없다. 다만 운영을 위한 교황대리가 있을 뿐. 왜 교황이 없냐 하면 교황은 오직 신의 인정을 받은 사도만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놈의 사도라는 건 특정한 능력이 초월지경에 들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실제로 나도 성행위 스킬이 초월지경에 이르러서야 아프로디테의 사도가 될 수 있지 않았던가?
‘때문에 솔로몬 교에만 딱 한번 교황이 있었단 말이지. 게다가 그 교황이라는 것도 드래곤이라는 소문이 지배적이라니.’
“그러면 우리 교의 교황 대리는 어디에 있지?”
“아프로디테 교단은 교황 대리가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민간종교의 형태로 유지되는 경우가 더 많았으니까요. 오직 교황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면 됩니다.”
자세를 낮추는 에린의 태도는 더없이 공손하고 그 눈에는 존경이 가득하다. 하긴 그토록 바라던. 아니, 포기하고 있던 교황이 떡 하니 나타나 막대한 신위를 보였으니 존경심이 안 생기려야 안 생길 수가 없겠지. 심지어 나는 외모도 출중하지 않던가?
‘아니. 사실 이쯤 되면 출중한 정도도 아니지.’
매력이 100을 넘어 110포인트가 되면서 가뜩이나 잘 생겼던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얼굴 자체는 별로 변하지 않았는데 거기서 뿜어지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닌 수준. 만약 내가 길 가던 아무나 붙잡고 [사실 저는 신입니다.]라고 말해도 [역시 그랬군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올지도 모를 정도인 것이다.
똑똑.
“저, 저기. 계신가요?”
“아 네 바이올렛 양. 들어오세요.”
노크 소리에 대답하자 문이 조용히 열리고 바이올렛이 들어온다. 사실 백작의 딸 정도 되면 자기가 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오게 만드는 게 보통이지만 나에게 뿜어져 나오는 위엄? 기품? 하여튼 그런 것들이 보통 수준이 아니어서 함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갑습니다. 교황님. 잠시 자리를 비운 아버지 대신 벨테인의 영주직을 맡고 있는 바이올렛이라고 합니다.”
“그냥 로안이라고 부르세요. 불편한 건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가볍게 웃으며 말하자 대번 바이올렛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다. 로안의 미소는 그야말로 살인미소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전략병기라서 심장이 약한 여자는 그대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아, 저, 저기. 흠. 그, 가, 감사합니다! 어제 교, 아니 로안님이 아니었다면 저희 영지는……..그러니까……”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아마 지금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 뭐 임시라고는 하지만 영주를 맡을 만한 여인이니 진정하라면 정신을 차리겠지만 난 진정하라 말하는 대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그 손길에 바이올렛이 바짝 굳으며 신음한다.
“히, 히익……”
“후후. 귀엽군요.”
“귀, 귀엽…….저보고 귀엽다니…….”
얼굴이 터져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붉어진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자 트윈로즈라라고 불리는 센트럴 왕국 최고의 미모가 한층 더 빛나는 듯하다.
“아, 그나저나 에린. 여기서 가장 가까운 신전이 어디지?”
“제대로 된 신전을 말하시는 거라면 여기서 마차로 일주 정도 북상하면 나오는 수도 센트럴에 있습니다. 100명 정도의 신관과 하이 프리스트 네레이야님이 있는 곳으로 가장 큰 신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마차로 일주일이라……..”
그 정도라면 내 광익으로 2시간이면 날아갈 수 있을 정도였기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신전에는 한 번 가 봐야 했으니 서두르는 게 좋겠다.
“아, 저기. 혹시 센트럴 가실 생각인가요?”
“물론입니다. 솔직히 좀 귀찮기는 하지만 아프로디테님의 말도 있었으니 한번 돌봐주긴 해 봐야겠군요.”
말 그대로 귀찮긴 하지만 아프로디테의 신성 스킬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신관이 많은 환경이 좋다. 하지만 곤란한 것이, 어떻게 해야 하이 프리스트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일단 신성력도 마나를 소모한다는 점은 고마운데 말이야.’
네버랜드의 스킬 시스템은 마력. 내공. 신성력이 따로 나뉘지 않는다. 즉 내가 무공도 사용하고 마법도 사용하지만 결국 사용되는 힘은 [마나]스텟인 것이다. 마나를 소모해 마법을 사용하면 마력이 발동하는 것이고 무공을 사용하면 내공이 된다. 마찬가지로 신성 스킬을 사용하면 신성력이 되니 사실상 내 신성력 역시 2억 테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냥 왕창 신성력을 쏟아 넣어 주면 되려나?’
그렇게 잡생각을 하고 있는데 바이올렛이 말한다.
“저기. 그러면 함께 가시지 않겠어요? 저도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다시 수도로 돌아가야 하는데.”
“흐음. 하지만 저는 저번에 사용한 날개를 펼쳐 날아갈 생각입니다. 동행을 하기는…….”
하지만 그러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흠……. 뭐, 좋습니다. 편하게 가는 것도 좋겠지요.”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 별로 그렇게 감사할 것 까지는 없는데.”
연신 고개를 숙이는 그녀의 모습에 피식하고 웃는다. 이거 면상이 이러니 어디 가서 무시당하고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딸깍.
연신 꾸벅이던 바이올렛이 방을 나서고 다시 방에 고요가 찾아온다. 나는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에린을 바라보았다.
“흐음 에린. 여기에 너 말고 다른 신도들이 있어?”
“이 도시에는 저 한 명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도 수도에 있었는데 바이올렛님을 따라 내려온 거니까요.”
“아하.”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다른 신성력이 느껴지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묻는다.
“그럼 하나만 더 물을게. 일반적인 신도들이 하이 프리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하지?”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신성력을 사용하는데 능숙하고 진실한 사랑의 마음을 깨우치게 되면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프로디테님께서 미의 여신이기 때문인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더 쉽게 경지가 오른다고 하더군요.”
“호오.”
과연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다운 일이다. 실제로 내가 건방지게 굴었을 때에도 그녀는 내가 아름답기 때문에 용서한다고 했었다.
‘외모 지상주의에 찌든 신이라니.’
황당한 일이었지만 그녀가 미의 여신이니만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뭔가 신으로서의 품격이 부족한 느낌도 들지만 그리스 신들이 다 그런 편이니 어쩔 수 없지.
“그럼 실험해 봐도 나쁠 건 없겠군. 이리 와라 에린.”
“예.”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에린의 몸짓에는 지극한 공경이 깃들어있다. 뭔가 보지 못했던 반응이라 꽤 신선한 모습. 나는 살짝 자세를 낮춰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신관들의 외모는 대체적으로 어떻지?”
“아프로디테님을 모시는 사제들은 대체로 반반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도 이상의 외모가 아니면 아프로디테님의 선택을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설사 선택 받는다 해도 성장이 힘드니까요.”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면서도 차분히 설명하는 에린의 말에 중얼거린다.
“하지만 박하시군. 이 정도면 상당히 미인인데 하이 프리스트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야?”
“미, 미인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로, 로안님에 비하면 저 같은 건 그야말로 하찮은…….”
“뭐? 하하하.”
황송하다는 말에 너털웃음을 짓는다. 설마 그녀 같은 미인이 남자인 나를 미모로 비교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와 로안. 진짜 미남이긴 하구나.’
거울이 그렇게 흔한 세계가 아니라서 자꾸 잊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화보라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로안 필스타인이라는 녀석이다. 매력 100포인트는 신의 위엄이라고 할 정도의 매력이라서 취향을 떠나 누구도 항거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에린 같은 미녀가 나를 미모로 비교했다는 사실에 황당해 했지만, 솔직히 현실적으로. 그러니까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에린보다는 로안의 미모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심지어 남자인 내 시각으로도 그럴 정도니 여자들이 보면 어떻겠는가? 만약 내가 여장이라도 하면 이 대륙 모든 여성이 패배감에 눈물을 흘리게 되리라.
“저, 저기…….로안님?”
고개를 살짝 숙여 코끝이 서로 닿을 정도로 그녀와 접근하자 그녀가 사슴 같은 눈망울로 나를 바라본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호흡이 가빠진데다 코끝으로 익숙한 냄새가 느껴진다. 이미 하반신이 젖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에린. 남자 경험이 있어?”
“아아……. 죄송합니다. 저는…….”
울먹이는 그녀의 모습에 이미 경험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다. 그러나 미소를 잃지 않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후후. 죄송할 것 없어. 아프로디테의 사도로서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오늘 이후로는 나 외에 그 어떤 남자도 바라보지 못하게 될 거야.”
“로안님…….”
눈동자가 팽팽 돌고 있다. 이미 그녀의 넋이 나가기 직전이라는 뜻. 그야말로 쌀이 밥이 되다 못해 타기 직전의 상태다.
푸욱.
“흐으으윽……♡!?”
법의의 치마를 걷어 올린 후 가볍게 삽입하자 단지 그것만으로 절정에 도달해 마구 퍼덕이기 시작한다. 그녀는 이미 너무나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저런 기술을 쓰지 않더라도 견디질 못하는 것이다.
‘일단 여러 가지로 해 봐야겠군.’
현재 내 아프로디테의 신성 스킬과 조화령 스킬의 스킬 레벨은 숙련자. 그리고 전문가 레벨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각각 [하이 프리스트급 신관 10명 만들기]와 [네임드 NPC 10명의 호감도를 100까지 올려라!]라는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 다만 나는 매력이 워낙 사기급이기 때문에 호감도 락의 문제만 아니라면 호감도 100찍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테니 일단은 하이 프리스트급 신관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 작품 후기 ============================
오 추천 수가 문장사를 따라잡아가네요. 선작은 아직 4천이라 모자라지만 그래도 꽤 많은 편이고 ㅇㅅㅇ
월요일에 레포트가 있거늘 일요일동안 잉여력 넘치게 문장사를 써버렸네요 ㅠㅠ 즐겁게 보셨으면 합니다.
PS. 1. Demodex님 오타 지적은 언제나 캄사합니다 ㅇㅅㅇ
2. 으악! Lizad님 지적 감사합니다 ㅠㅠ 바이올렛 치우는 걸(?)깜빡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