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ward Walker Canceller RAW novel - Chapter 240
240화
마가리타가 국인부와 언리미티드에 그 정체를 들킨 것은 네버랜드 안에서 2번째 마스터가 된 직후였다.
“아무래도 그게 내 조건이었던 모양이야. 마스터가 되는 거.”
다만 문제는 많은 밀리언들이 그러하듯, 그녀 역시 능력을 발현한 그 순간 국가단체에 그 존재를 감지 당했다. 그들은 그녀를 즉시 확보하려고 했는데 거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무슨 문제?”
“우리 아버지가 우크라이나에서도 알아주는 거부였다는 문제.”
때문에 그녀는 밀리언이라는 걸 들켰음에도 불구하고 납치당하거나 감시당하는 삶을 살지 않을 수 있었다. 무슨 중세시대 왕정도 아니고 힘 있는 자들을 마음대로 제어하고 억압하는 건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과 전혀 별개로 아버지가 받는 압박은 엄청났지. 여기 한국의 국인부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지만…….. 우리나라도 욕심쟁이가 한 둘이 아니니까.”
마가리타는 우크라이나 사람이다. 목소리만 들으면 그냥 한국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국어에 능통하지만 그녀가 실제로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고작 두 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전 세계가 널 쫓고 있는 거야? 하지만 그러면서 어떻게 잡히지 않았지?”
“그야 시간정지 능력이 있으니까. 게다가…….. 녀석들은 내가 자살할까봐 함부로 하지도 못해.”
“자살할까봐 잡지 못한다고?”
의아해 하는 내 모습에 그녀가 어깨를 으쓱인다.
“예전에 너도 날 죽이려고 했었지. 그런데 왜 못 죽였어?”
“아……!”
나는 문득 과거 그녀를 살해하기 위해 목을 꺾으려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의 난 지금만큼 여유가 없었고 그랬기에 위협적인 능력을 가진 그녀를 살려 둘 생각이 없던 상황. 그러나……. 난 그때 그녀를 놓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외침 때문이었다.
-멈춰! 나는 이미 유품 설정을 끝냈어. 날 죽이면 전 세계는 몰라도 너를 포함해 이 나라 정도는 박살 나 버리게 될 걸?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까지 폭주한 유품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 적어도 10개 이상의 나라들이 대참사를 겪었다고 짐작되고 있으니까. 가장 유명한 건 누가 뭐래도 중국의 수라나찰이지만 그 외에도 미국의 연구소를 포함해 10만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아크 데몬(Arch Demon). 일본의 무라사메 (村雨)등등 많은 유품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게다가 더 위험한 건 그 다른 좋은 유품들이 그러하듯 그 유품들 또한 1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점이지.’
그중 가장 강력한 수라나찰의 경우는 밀리언이 사망한 장소를 중심으로 반경 100킬로미터 안에 진입하는 모든 존재를 이유막론 참살하기 때문에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죽음의 지대가 되었다고 하고 아크 데몬의 경우는 생존자들을 좀비로 만들어 주변을 공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욕에 미친 개자식들은 멈추지를 않는단 말이지.’
실제로 한국 또한 똑같은 짓을 벌이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 미쳐버린 밀리언을 만들어냄으로서 세상 모든 것을 불태우는 불사조를 만들게 된다. 그들의 욕심 때문에 수천 수만 명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들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뭐 이야기가 새긴 했는데 어쨌든 아버지 덕택에 나는 계속해서 집에 있을 수 있었지. 다만 납치 위험이 너무나 심해서 집 밖으로는 나가지 못했어. 네버랜드 폐인이 된 건 그 이유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지금은 왜 여기 있는 거야? 아버지는?”
“…….”
대답하지 않는 마가리타의 모습에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하긴 애초에 부자라고 국가의 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마가리타는 국인부를 포함한 여러 단체들에 단순한 밀리언이 아니라 [위험인물]로 보고 있으니 그녀가 그만한 일을 벌였다는 뜻이다.
‘죽었군.’
그리고 그녀는 거기에 대해 복수했다. 시간정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적어도 일정이 공개되고 외부에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은 절대 그녀를 막을 수 없다.
“아, 미안.”
“아니 뭐 새삼스럽게……… 아 막혔다.”
“잠깐만.”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듯 태연히 걷고 있던 우리는 커다란 강철 문을 발견하고 멈춰 섰다. 그건 나에게 꽤 익숙한 종류의 물건이다.
“부수는 건 안 돼. 지금 여기서 어기면 징계를 내가 받을지 네가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걱정은.”
내 타임슬립이 그러하듯 마가리타의 타임스톱도 [현실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마나 소모량. 혹은 징계의 강도가 정해진다.
내가 만약 시간을 뒤로 돌리고 정말 100% 돌리기 전과 동일하게 행동하면 적은 징계만 받는 것처럼(안 받을 수는 없다. 기본 소모량이 있는 것 같다.)그녀 역시 시간을 정지하는 것만으로는 그리 큰 힘을 소모하지 않는다. 그 정지된 시간 속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전혀 달라지니까.
“뭐 그렇다가 너무너무 몸 사릴 필요는 없어. 어차피 지금 네 마나로 버티고 있는데.”
“거 눈물 나게 고맙구먼.”
시간정지 공간에 들어와 가장 놀란 것은 무엇보다 정지된 시간 속에서도 소모된 마나가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마나는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설사 시간이 멈춘다 하더라도 마나는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하긴 생각해 보면 내 타임슬립에도 그런 기미가 좀 있었지.’
내가 100테라의 마나를 가진 상태에서 타임슬립해 5분 전으로 돌아간다고 치자. 그리고 그것 때문에 10테라의 마나가 소모된다. 그런데 그 직후 다시 같은 시간만큼 타임슬립을 하면 어떨까? 5분 전에도 내 마나는 100테라였고 10분 전에도 100테라였다면?
언뜻 생각하면 이미 마나가 10테라 소모되었으니 다시 돌려도 90테라여야 할 것 같지만 만약 그랬다면 내가 타임슬립을 할 때 한 번에 확 돌릴 리가 없다. 5분씩 12번만 돌리면 1시간을 돌리면서도 5분치 마나만 소모되니 경제적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시간을 돌려 내가 시간을 돌린 그 상황 자체조차 [없던 일]로 만들더라도 마나 소모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마나라는 에너지는 시간이라는 상위개념에서조차 자유로운 것이다.
‘하긴 그러니 타임슬립이니 타임스톱이니 하는 것들이 성립될 수 있은 것이지만.’
파앗!
강철 문 너머의 공간을 인식해 그대로 넘어선다. 강철 문은 그야말로 완벽한 밀폐를 자랑했지만 어차피 공간을 넘는 나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와. 이거 완전 부럽다. 공간이동을 이렇게 막 해도 마나가 떨어지지 않다니.”
“너도 고유스킬들은 익히고 있지 않아? 어느 정도의 보정은 받을 텐데.”
내 물음에 마가리타가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흔든다.
“고유스킬? 레전드 하나만 만들려고 해도 포인트를 죄다 써버려야 하니 소용없지. 그나마 너랑 하나 공유한 덕에 마나량이 늘긴 했지만…….. 정말 장난이 아니군. 올 99스텟에 그런 꼼수가 숨겨져 있었다니.”
이미 마가리타에게는 내 능력의 근간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을 한 상태다. 애초에 한편이 된 이상 이렇게 [누가 봐도 이상한]스텟을 숨기는 건 무리수였으니까.
그러나 이런 꼼수는 알아도 따라할 만 한 종류가 아니다. 스텟제한으로 포인트가 [환원]되는 건 99스텟 미만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탈태를 안 해 낮은 능력치에서 제한이 걸린 상태에서 스텟이 올라가는 스킬을 익히면 그냥 해당 스텟의 제한선이 높아져 버리기 때문에 돌아오는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꼼수는 언제나 가능하지. 1레벨 유저인 녀석을 내가 5스텟 99로 만들면 어느 정도 포인트 수급이 가능할 테니까.”
물론 5스텟이 전부이기에 나처럼 무한정의 포인트를 얻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고유스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미 100레벨인데.”
“나중에 전생하면 부탁해. 매일 밤 괴롭혀서 사기 캐릭터의 전초를 마련해 줄 테니까.”
“흥. 엉큼한 녀석.”
눈을 흘기기는 하지만 싫지 않은 분위기의 마가리타. 그리고 그때 즈음 목적지에 도착한다.
“다 왔다.”
“오, 여기에 그 지긋지긋한 유품이 있다는 거야?”
나와 마가리타가 가장 먼저 온 곳은 과거 나와 민정. 보람 자매가 함께 잡혀 온 곳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래. 그 미미르인가 하는 녀석이 있으면 아지트를 만들어도 도망을 다녀도 소용없지. 우선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응?”
“어? 왜 그래?”
깜짝 놀라 멈칫하는 내 모습에 의아해하는 마가리타. 그러나 그녀에게 대답하지 못하고 연구소의 중앙을 바라본다. 그곳은 과거 맑고 깨끗해 보이는 샘이 자리하고 있던 자리.
그러나 지금은……..
“없어.”
그냥 바닥일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사실 국인부 같은 단체 전부를 엿먹이는 방법은 밀리언에 대한 기밀 정보를 마구 뿌리는 거죠. 밀리언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면 개나소나 파괴형태의 유품을 [설정]해서 국가를 협박할 테니(………….)
그나저나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게다가 내일은 일도 있어서 연재가 힘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