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ward Walker Canceller RAW novel - Chapter 284
284화
“앙! 시원하다!!”
[이, 이, 이게 무슨 짓…….크윽 뜨거워!?]웬 잡것이 나타나서 옆에서 떠들었지만 이 갈증 해소의 쾌감을 참을 수는 없다!
[아, 안 돼. 멈춰! 멈추라고—!!]미미르가 연신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남정네 따위의. 그것도 나를 죽이려고 했던 녀석의 비명에 마음 약해질 정도로 우유부단한 내가 아니다. 게다가 이 녀석,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잠깐. 그러고 보면 재앙이 날뛰는 지금 이 사태 역시 이 녀석이 꾸민 거 아닌가?’
물론 증거는 하나도 없지만 다른 재앙을 둘이나 불러왔다는 점에서 수상하기 짝이 없다. 둘 다 낮은 등급인 걸로 보아 뭔가 제약이 있는 모양이지만 타인의 재앙. 혹은 조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유품이 만들어질 때 밀리언의 정신에 간섭해 조건에 간섭하는 것 역시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 물론 [설정]의 과정에 직접 간섭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겠지만 전지의 유품에 깃들어 있으니 말로 홀리는 정도야 할 수 있겠지.
‘그리고 그렇다면 더더욱 살려둘 수 없군.’
결심한다. 물론……. 사실 이렇게 이야기 해봐야 다 부차적인 이유기는 하다. 시작은 녀석을 확실히 없애기 위해서였지만 어느새 목적이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꿀꺽! 꿀꺽!
목을 타고 흐르는 청량함이 타는 듯 화끈거리던 고통을 가라앉힌다. 그것은 바짝 말라있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이슬비 같아서 마치 마약 같은 쾌감을 선사한다.
‘세상에 벌써 5리터는 마신 것 같은데 멈출 수가 없네! 나름 아껴먹었는데도 이지경이라니!’
아무래도 불(火)의 속성을 가진 불사조의 영력과 연못(水)이라는 형태를 가진 미미르의 기질이 정 반대에 위치해서 그런 모양이다. 물론 그런 것 쯤이야 미리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긴 한데 내 예상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 상황.
꿀꺽!
다시금 목구멍을 넘어가는 청량함에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친다. 본판이 워낙 잘생겨서 무슨 맥주 CF의 한 장면처럼-
“역시 갈증 해소에는 미미르!!”
[야 이 개자식이—–!]미미르에 깃든 밀리언의 정신이 발광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이 지나자.
[제, 제발 그만해…….제발…..]녀석의 목소리에서는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아……..]열흘이 넘어가자 점점 목소리가 희미해진다. 녀석의 자의식을 유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점점 힘이 나는 걸 느낀다.
‘소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어!’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던 예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보름 만에 소화가 끝나가고 있다. 심지어 흡수되고 있는 게 불사조 하나가 아니라 불사조+미미르라는 걸 생각해 보면 4배 이상 빠른 속도다.
우우우웅—-!
주변 마력이 일렁이기 시작하는 걸 느끼며 눈을 뜬다. 이미 메마른지 오래인 미미르의 샘터에는 푸른색의 구슬이 떠 있다.
[젠장……. 젠장…….. 내 야망이…….. 내 계획이……..]쩌적!
푸른색의 구슬에 금이 간다. 그리고 이내 먼지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조금은 아깝군. 이러니저러니 해도 [전지]라는 특성은 흔한 종류가 아닌데.”
미미르 안에 담긴 [힘의 정수]는 얻지 못했다. 지금 직접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시피 그냥 소멸해 사라진 것이다.
애초에 재앙이 가진 마나와 그 정수는 그걸 살해하거나 잡아먹는 것만으로 흡수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내가 불사조를 흡수할 수 있었던 건 숱하게 이어진 마안의 힘으로 불사조 자체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어 갑자기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법칙 형태의 유품에게 겁에 질렸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마나력 : 2억 7874만+5만
항마력 : 6666만+1만
집마력 : 3333만
마나를 확인한다. 늘어난 마나는 1억 7천만 정도. 나는 미미르가 가진 마나가 불사조의 1.5배 정도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면 미미르는 원래 SS급 유품이었지.”
레전드는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에서 SS급이면 EX바로 아래 등급이라고 할 수 있으니 흔하디흔한 발화능력에다 출력조차 B급에 불과한 불사조에 비하면 훨씬 더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결과는 비슷비슷하다. 왜냐하면 유품자체를 폭주시켜 강대한 힘을 얻은 재앙형태의 불사조와 다르게 이런저런 조건으로 이용하기 좋게 만드느라 많은 것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아 왜 벌써 끊겼어!”
“마가리타?”
지상에 올라왔다가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는 흑발의 미녀를 바라본다. 보름. 네버랜드 안 시간으로 치면 무려 반년 만이지만 로안 대 페이탈로 계속 만났기 때문에 오랜만이라는 말은 필요 없다.
“왜 벌써 나온 거야? 저번에는 한 달이나 있더니!”
“말하자면 기연이 있어서……..인가? 그나저나 저게 뭐야?”
나는 지하도시로 텔레포트해 올라왔지만 돌아보니 내가 들어갔던 구멍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철판으로 막혀 이동할 수 없는 상태다. 자세히 보니 마법진에는 이런저런 문양이 어지러이 그려져 있다.
“마나흡수?”
“응! 네버랜드에서와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마나가 너무 부족해서 제대로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거든. 물론 여기서 나오는 마나는 휘발성 마나로 진체(眞體)가 없지만 그것만 해도 마법을 발동하는 데에는 충분…… 아니 그것보다.”
마가리타는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냥 손이 아니라 온갖 보석으로 치장된 가죽장갑이다.
“무속성의 마나로 넣어줘. 초당 1만 테라씩 총 100만 테라.”
“뭐 그 정도야.”
그녀가 지금 하고 있던 연구가 뭔지 알고 있던 만큼 당황하지 않고 마나를 주입해 준다. 그리고 그렇게 100여초가 지나고, 그녀의 주변 공간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기이이잉—!
완성된 마법물품이 기동하는 마나음과 함께 그녀의 뒤로 황금으로 만들어진 날개가 떠오른다. 마가리타 녀석은 그걸 보자 마자 펄쩍 뛰었다.
“하하하하! 만들었다! 나의 역작 골드윙(Gold wing)!”
“대단해. 레전드(Legend)이잖아?”
휘파람을 분다. 초월자급 제작자의 도움 없이 순수 마법만으로 레전드급 아이템을 만들기 얼마나 어려운 일이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꽤나 긴 시간. 체감시간으로 치면 몇 년 동안이나 연구하더니 기어코 해낸 것이다.
“우하하! 레전드급이고 뭐고 나 같은 천재한테 걸리면 간단하지! 마나 주입 막판에 갑자기 끊겨서 식겁했네.”
성취감이 대단한지 방방 뜨는 그녀의 등 뒤로 금빛의 날개가 따라다닌다. 순금으로 만든 것인지 꽤 화려한 외양의 날개는 상상 이상의 기운을 품고 있는 상태.
나는 아이템 창을 열었다.
골드윙(Gold wing) / 레전드(Legend)순금으로 만들어진 황금의 날개. 대마법사 마가리타 페소츠카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 정신을 집중하는 것만으로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
장착하고 있는 것만으로 강력한 결계가 사용자를 보호하며 위기 시 궁극방어주문이 발동하며 공격주문 또한 내장하고 있다.
골드 크래쉬(Gold crash) 내장.
소닉 모드(Sonic mode) 내장.
궁극기(窮極技). 퍼펙트니스(Perfectness)내장.
설명을 보며 놀라워한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대단했기 때문이다. 네버랜드의 드래곤이라는 존재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이템조차 레전드급에 오르지 못해 12마장기 뭐 이딴 식으로밖에 존재할 수 없는데 마나도 별로 없는 현실에서 레전드 아이템을 만들어 내다니.
“수고했어.”
“하하하! 내가 수고하긴 했지. 이제 이 골드 윙은 내 트레이드 마크로 전 세계에……..”
그러나 그렇게 좋아하는 그녀를 보며 머리를 긁적인다.
“앗 미안.”
“응?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모.”
“원형복제.”
그녀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속삭인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내가 가진 마나가 허공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5분으로 감소됩니다!>
소모된 마나가 빛으로 변해 허공에 뭉치고 이내 그 빛무리는 물질로 변환되어 금색의 날개로 변한다.
“어…….어?”
“고마워 마가리타.”
============================ 작품 후기 ============================
지훈 : 트레이드 마크 그런 거 없고 복제 양산이요 ^^마가리타 : 이, 이런 개사기 쌩양아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