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Born Blood RAW novel - Chapter (24)
배드 본 블러드-24화(24/197)
024
치직.
어느 지점부터 헬멧에 달린 통신기에서 노이즈가 일었다.
아케인 유적지의 간섭인지 아니면 지하라서 그런지 몰라도 외부 통신이 완전히 끊어졌다.
저벅, 저벅.
나는 망막 디스플레이에 띄운 지하 지도를 확인하며 나아갔다. 저 멀리서 총성이 메아리처럼 들렸다. 총성의 울림은 흐느적거리면서 울리다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때문에 총성의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미궁 어딘가에서 교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곧 우리도 적과 맞닥뜨릴 것이다.
우우웅.
정찰 드론이 내 손짓에 따라 먼저 움직였다.
우리가 지하로 돌입한 지 5분여가 지났다. 답답할 정도로 비좁았던 통로는 어느새 여유가 생겨 차량도 오갈 정도였다.
스륵.
모퉁이에 선 나는 수신호를 보내며 정지했다. 소대원도 침묵하며 걸음을 멈췄다.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을 것이다.
정밀 센서가 덕지덕지 달린 정찰 드론의 시야로도 보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이상해.’
나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직관을 통한 위화감이 들었을 뿐이었다. 마치 내 발끝이 절벽에서 멈춘 것 같았다. 여기서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떨어져 죽을 것 같은 느낌이다.
기다려도 고요했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한 코드락이 내 곁으로 다가오며 뭐라 조언하려고 했다.
티- 잉!
그 순간, 금속제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쿠- 웅!
천장에서 굉음이 일면서 동시에 금속구슬이 우르르 떨어졌다. 공격에 노출된 정찰 드론은 구슬 수십여 발을 맞으며 박살이 났다. 빗나간 구슬들도 살벌하게 바닥 깊숙이 박혀있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나아갔다면 나를 포함해 몇 명은 즉사하거나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고전적인 함정이다.’
전자계통이 없는 조잡한 함정일수록 오히려 정찰 드론이 쉽게 놓친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놀란 코드락이 중얼거렸다. 대답을 바라고 내뱉은 말도 아니며, 나도 대답할 생각은 없었다.
‘골치 아프군.’
모든 통로가 이런 식이라면 진입이 늦어질 것이다. 나는 조급함을 느꼈다.
‘나는…….’
난 지금 군인답지 못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스로가 한심해서 미간이 절로 구겨졌다.
‘……일레이보다 먼저 릴리안 라모네스와 조우하고 싶다. 그 여자가 살아있다면 말이지.’
일레이와 릴리안이 만나는 걸 피하고 싶다. 일레이는 분명히 릴리안을 구하려 할 것이다.
일레이도 우수한 군인이다. 녀석이 작정하고 소대원을 ‘소모’한다면 이런 함정 따윈 빠르게 돌파할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소대원을 선두에 세워 한 명씩 소모한다면 누구보다 지하까지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 만약 정말로 임무 수행에 필요한 일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서두르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다.
충실한 군인을 내 사적 감정과 목적 때문에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위험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지.’
나는 눈을 감으면서 감각을 하나씩 끌어 올렸다. 하나의 감각에 초점을 기울이면 다른 감각이 둔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는 아키에스 전투술로 인지를 확장했다. 덕분에 모든 감각을 고르게 최고조로 끌어 올릴 수 있다. 기계의 스위치를 누르듯 청각, 촉각, 후각, 심지어 미각까지도.
나는 입을 살짝 벌려 혀를 살짝 내밀었다. 공기 중에 떠도는 냄새 입자가 미뢰에 닿으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스륵.
나는 눈을 게슴츠레 떴다. 시각은 가장 많은 정보량을 담고 있다. 지나치게 또렷한 시야는 두통이 생길 정도였다.
내 머리는 향상된 감각이 보내는 막대한 정보량을 인지했다. 각성한 두뇌는 게걸스레 에너지를 갈구했다.
쿵, 쿵, 쿵.
심장의 고동이 커지면서 혈관이 확장됐다. 솟구친 피는 포도당을 쉴 새 없이 머리까지 퍼 나르고 있다.
‘간다.’
나는 수신호를 보내며 나아갔다.
갑자기 나는 따라오는 소대원의 굼뜬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리 굼뜬 것도 아니다.
젠장, 짜증이 난다. 갑자기 나를 둘러싼 모든 게 짜증이 났다. 울화도 치밀어서 따라오는 코드락의 안면을 팔꿈치로 날려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감정적으로는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이 모든 건 내 뇌가 과하게 압박을 받아서 그렇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꾹 눌러서 감정을 참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불안과 분노는 힘의 대가다.
내 뇌는 고통으로 신음하다 못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확실히, 아키에스 전투술을 오랫동안 수련하면 머리가 맛이 가는 이유가 있다. 한계를 넘어서면 뭐든 망가지는 법이니까. 막연하게는 알고 있었지만 이제 실감이 갔다.
‘전쟁터에서는 극단적으로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많아진다.’
내 사나운 기색을 소대원들도 느낀 모양이었다. 나도 그들의 동요를 느꼈다.
탕!
나는 빠르게 손을 뻗어서 권총을 쐈다. 천장에 달린 자동총탑이 부서졌다. 나는 기계처럼 모든 위협을 감지하자마자 제거했다.
자동총탑이 지키던 통로를 지나자 문이 나왔다. 코드락은 이제 위험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왼손으로 칼을 뽑아서 경첩을 잘랐다. 그리고 발차기로 철문을 정면으로 날렸다.
“커어어……!”
비명이 들리다가 사라졌다. 날아간 철문에 부딪힌 반군이 벽까지 날아가더니 그대로 찌그러졌다.
“이……!”
적들의 목소리가 외마디로 들렸다. 그만큼 내 행동은 빠르고 적들의 반응이 늦다.
나는 무심하게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원래 적들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것처럼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스겅!
내 칼이 반군의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가벼이 떨어지는 머리통을 발로 걷어차서 멍청하게 서 있는 놈의 안면까지 날렸다. 심약한 놈인지 머리통을 받자마자 그대로 미끄러져 자빠지고 있었다.
이 와중에 그나마 베테랑처럼 보이는 반군 병사가 총구를 움직여 나를 조준하려 했다. 하지만 날 조준하는 건 놈에게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고출력의 의체를 이용해 벽과 천장을 오갔다. 놈의 총구와 내가 일직선으로 겹치는 일은 없었다.
허공에 뜬 나는 침착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성과 함께 나를 조준하던 반군의 이마에 총알구멍이 났다. 나는 착지하면서 아까 자빠졌던 심약한 놈의 머리를 밟았다.
우지직!
내 발아래에서 적의 두개골이 부서지고 속살은 연육 고기처럼 으스러졌다.
문 너머의 있던 반군들은 전부 죽었다. 나는 칼을 허공에 휘둘러 피를 털어냈다.
“……멍청하게 있지 말고, 계속 따라와라.”
나는 화가 난 것처럼 말했다. 실제로 화가 나긴 했다. 분노의 방향성이 불분명해서 그렇지.
이 정도 감정 표출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이유도 없이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로 내 신경이 날카롭다.
관객처럼 구경하던 소대원이 떨떠름한 얼굴로 뒤늦게 문을 통과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로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같은 일이 두 번 더 반복됐다. 선두에 선 내가 적의 매복과 기습을 혼자 대응하며 쳐냈다. 코드락마저 나중엔 일말의 걱정조차 털어내더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등을 은연중에 찌르던 소대원들의 적의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게 내 방식이다. 아니, 제국의 방식이지. 힘으로 짓눌러 납득시킨다.
* * *
요새의 지하는 내려갈수록 더 넓어지고 있었다. 복도식 통로에 방이 좌우로 늘어진 곳도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통로가 아니라 사람이 오가며 활동하는 거주지였다.
그리고 그만치 저항도 거세졌다. 반군이 넓은 공간에 엄폐한 채로 매섭게 화력을 쏟아내고 있었다.
‘여기서 방어선을 형성하고 있군. 전술적으로 좋은 판단이다.’
파죽지세로 나아가던 우리는 넓은 공동으로 나가는 길목에서 막혔다. 나는 반사경을 이용해 적의 방어선을 확인했다.
탕!
반사경은 총알에 맞아 금방 깨졌다. 그러나 이 정도 찰나면 충분하다.
나는 사진기처럼 확보한 시각 기억을 곱씹었다. 방어선의 병력은 백여 명 정도였다. 그 뒤로는 후퇴하는 비전투원이 있었고, 그중에는 귀족으로 보이는 이도 있었다.
‘다 따라잡았어. 어쩌면 릴리안도 저 무리에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어떻게 여길 돌파해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소대장님, 곧 지원이 올 겁니다. 다른 진입로로 돌입한 소대도 이쪽으로 오겠죠. 아니면 저쪽 후방에서 접근하는 소대가 있을 수도 있고요. 통로 구조가 양면으로 되어있으니까요.”
코드락이 질리지도 않고 조언을 내뱉었다. 집념은 인정해 줄 만했다.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내 소대의 진격은 남들보다 빨랐다. 다른 소대가 합류하려면 꽤 기다려야 할 터다.
‘기다리는 것도 괜찮겠지.’
나는 눈을 감으며 머리를 식혔다. 꽤 무리했다. 이렇게 뇌를 혹사한 건 오랜만이었다. 통증 내성 훈련 수준으로 신경계가 부하를 받고 있었다.
그렇다. 난 지금 나 자신을 고문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타- 앙!
반군의 방어선에서 총성이 일었다. 우리를 향해 쏜 건 아니었다.
반군의 방어선 후방에서 소란이 일었다. 코드락의 말대로 저쪽 후방에서 접근하는 다른 소대가 있었다.
우리와 비슷한 속도로 지하 미궁을 돌파한 소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누구일지는 뻔하지.
‘일레이 카르티카!’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확신이 들었다. 나 말고 이렇게 서두를 소대장은 그 녀석밖에 없었다. 나머진 능력이 되더라도 다른 소대 평균과 비슷하게 속도를 맞출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적들의 화력이 앞뒤로 분산된 상태다.
“지금이다, 우리도 들어간다.”
나는 신속히 신호를 보냈다. 소대원에게 진입 순서와 대응 방향을 지시하자마자 돌입했다.
자기 몸만 한 방패를 든 소대원 두 명이 선두에 섰다. 분대마다 한 명씩 있는 방패병이었다. 사망률이 높아서 꺼리는 보직이기도 했다.
우린 방패병 뒤에 바짝 붙어서 좁은 통로를 나아갔다. 좁은 통로가 끝나는 순간, 우리도 흩어지면서 반격을 시작할 것이다.
타- 앙! 쿵!
방어선의 화력이 방패로 쏟아졌다.
한 가지 재질의 금속이 폭발과 사격, 나아가 에너지 무기까지 막아내는 건 힘들다. 그렇기에 제국은 방호속성이 각각 다른 금속을 여러 겹으로 쌓아 만든 적층식 방패를 사용한다.
그러나 무적은 아니다. 겹겹이 쌓인 외장이 누적된 손상으로 부서지고 있었다. 몇 초 버티지 못할 것이다.
“기다려, 아직, 더.”
나는 방패병 뒤에서 적들을 살폈다. 나는 적들을 살펴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중화기 같은 고화력 무기의 사선을 확인했다. 나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화기는 여덟 개 정도였다.
“내가 중앙으로 나아간다. 내게 화력이 집중되면 좌우로 산개 엄폐하도록.”
내 지시에 코드락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러나 나는 이미 방패병의 어깨를 잡으며 뛸 준비를 했다.
코드락은 유능한 부관이다. 내가 행동하면 알아서 맞춰서 따라올 것이다.
휘릭!
내가 방패병의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 나는 몸을 웅크리며 머리와 몸통을 보호했다.
팅!
가벼운 총격은 내 팔다리를 뚫지 못한다. 주의해야 할 건 고화력 무기다. 그래서 나는 고화력 무기의 절반 정도가 장전하는 순간을 노려 뛰쳐나왔다.
탁!
나는 착지하자마자 바닥을 박차며 전진했다. 2초 정도는 이대로 직진해도 문제가 없다. 당황한 적들이 나를 향해 화력을 쏟아냈다.
권총과 소총탄은 무시했다. 헬멧과 가슴 방어구도 있어서 얼굴만 보호하면 된다. 나는 왼손으로 목과 머리를 가리며 오른손으로 권총을 들어 조준했다.
탕! 탕!
고화력 무기로 조준하는 병사부터 쐈다. 총성과 함께 병사들이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털썩털썩 주저앉았다.
비명과 경악이 방어선 너머에서 퍼졌다.
나는 미리 정해둔 순서대로 팔을 움직여 방아쇠를 당겼다. 적들의 고화력 무기는 단 한 번도 발사되지 못했다.
‘위협이 즉각적인 적부터 제거한다. 그러면 적이 아무리 많아도 소수를 상대하는 거나 마찬가지지.’
이론적으론 나와 같은 성능의 의체를 가진 자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열에 아홉은 실패할 것이다. 현실의 전투는 무수히 많은 변수가 있다. 그래서 합을 짜둔 듯이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변수마저 전부 포함해 계산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키에스 전투술.’
그게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내 역할이다. 내게 화력이 집중된 틈을 타서 소대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소대원들이 좌우로 흩어진 채로 전진했다. 그들은 방어선을 순조롭게 깨부수고 있었다. 반군에 비하면 우리 진압군은 정예군이며 무장상태도 좋았다.
그렇다고 우리의 피해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한 명은 죽었고, 서넛은 거동이 힘들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전공에 비하면 피해가 없는 편이었다.
“항, 항복! 항복하겠소!”
내가 방어선 코앞까지 다가오자 귀족으로 보이는 사내가 소리를 질렀다. 그는 남은 병사와 함께 투항했다.
“코드락! 포박해라!”
나는 귀족 사내의 머리를 베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투항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끔찍한 고문을 당하다가 죽을 것이다. 머리가 좀 더 돌아가는 놈이라면 차라리 자결했을 것이다.
나는 코드락에게 투항자의 처리를 맡기고선 좀 더 앞으로 나아갔다. 반대편 방어선도 정리가 끝나가고 있었다.
잠시 뒤, 나는 적의 방어선을 후방부터 돌파한 소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했지만 역시 그 녀석이었다.
“일레이.”
내 말에 시체 사이에 서 있던 녀석이 고개를 들었다. 녀석은 피가 묻은 얼굴로 나를 보았다. 날 반기는 미소는 부드러웠으나 저건 가면이다.
“반대편에 싸우는 사람이 너일 거라곤 예상은 했어, 루카. 소대원이 제법 많이 남아 있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역시 넌 사람이 착해.”
나는 일레이의 어깨 너머를 보았다. 일레이의 소대는 고작 분대 하나 정도만 남아 있었다. 절반이나 ‘소모’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여기서 우리와 합류해서 정비해라, 일레이 카르티카.”
내가 말했다. 그 말에 일레이 소대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어지간히도 무리하면서 온 모양이다.
“루카, 조만간 부탁 하나 한다고 했지? 이건 무리한 부탁이 아닐 거야. 이곳 정리를 맡아줘. 난 계속 쫓아갈 테니까.”
나는 일레이의 조급함을 알아챘다.
“……본 거냐?”
녀석은 아마도 릴리안 라모네스의 흔적을 발견했거나 직접 봤을 것이다.
일레이가 난처하다는 미소를 지으며 피로 얼룩진 목을 매만졌다.
“하하, 너랑 너무 친하게 지낸 것 같네. 우리 가족보다 날 더 잘 알잖아. 그럼 이만.”
일레이는 내가 만류할 겨를도 없이 소대원을 움직여 더 아래로 향했다. 나 혼자라면 몰라도, 나도 부하가 있는 소대장이다. 바로 따라갈 수가 없었다.
“후우.”
나는 숨을 내뱉으며 잠시 앉았다. 그리곤 수통을 꺼내 물을 마시려 했다.
‘망할, 일레이 카르티카. 빌어먹을, 릴리안 라모네스.’
진짜로 신경 쓰기 싫었다. 그러나 머릿속에 맴돈다. 염병할 노릇이다.
콰직!
나는 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힘을 준 나머지, 수통이 내 손아귀에서 폭발하듯 찢어졌다.
스륵.
나는 얼굴에 묻은 물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고민할 시간은 없다. 전장에선 언제나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 생각했다면 행동하고 있어야 한다.
“코드락!”
내 호출에 코드락이 뛰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