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ektu Sword Zone Central Expedition Punishment RAW novel - Chapter 273
273화 결전. 2.
“그래서? 어쩌자구? 문주께선 왜 사라지신거야?”
“그건 모르겠고 우린 일단 황도에 있는 우리 식구들한테 알리고 지금 이리로 향하고 있는 무림의 어른들한테 알리는 게 중요해.”
“그렇게 알리면 이후 대책은 그분들이 만드시겠지. 우리 임무는 여기까지인 것 같으니 일단 움직이자고.”
일행들이 길을 나눠 각자 맡은 길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황도 인근에 집결한 무림의 원로들을 찾아 있었던 일을 전하자,
각양각색의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대체 변방의 오랑캐에 불과한 석다물이 뭐길래 무림과 황실의 운명을 걸고 마존이란 놈과 일전을 벌이느냐는 불만으로 시작해.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과 석다물이 그자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반응과 마존이라는 자의 무공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은 해보았느냐는 질문이 어지럽게 쏟아져 나왔고 정리되지 않은 질문들이 복잡하게 얽혀 언제나처럼 언쟁이 시작됐다.
마존이란 자와 그자가 이끄는 무리들의 무공을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겁먹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나오자.
이미 황실을 장악해 황제 이상의 힘을 가진 자이니 그자가 지닌 무공 따위는 의미가 없다는 반론이 이어졌고.
각 방면의 군대를 장악하기 위해 떠난 왕야들이 성공하면 마존이란 놈이 황실을 장악했다는 건 허상에 불과해질 거라는 의견이 좌중을 압도하자.
어느새 마존과의 싸움은 시작도 하기 전에 승리로 끝이 난 듯했다.
자신들은 이미 황실을 위기에서 구한 공신이 되어있었다.
의견이 그렇게 모이자 마존 따위는 이미 안중에서 사라졌고 모인 사람들은 싸움 이후에 공을 어찌 나눌 것인가로 또다시 갈라졌다.
석다물에게 모든 공을 넘길 수는 없으니 우리가 미리 마존을 치자는 의견과 그래도 혹 모르니 석다물이 하는 걸 보고 나서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한참을 말없이 언쟁을 지켜보던 연위작이 더는 못 들어 주겠다는 듯 말했다.
“이쯤에서 접고 그날 얘기합시다.”
“석다물이 마존의 목을 치는 날엔 모든 주도권이 그자에게 넘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미리 완벽하게 방안을 정해 놓고 임해야 합니다.”
“그게 그리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가서 마존의 목을 가져오시지요. 그럼 따르겠습니다.”
“으음….”
“마존이란 놈이 스스로 모든 걸 걸고 싸움을 청해 왔으니 우린 우리대로 준비합시다. 혹 석문주가 어찌 될지 모르는 일 아닙니까?”
“그럽시다. 맹주의 말씀이 옳습니다.”
보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무림의 인사들은 각자의 절기들을 점검하고 수련하며 혹 석다물이 패했을 경우 모두 함께 마존을 칠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정예 중의 정예를 가려 뽑은 그야말로 최강이라 불러도 좋을 초고수들을 따로 추려 석다물과 마존의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틈이 생기면 석다물을 도와 동시에 마존을 치라는 은밀한 명도 내려졌다.
그렇게 석다물과 마존이 일전을 벌이기로 한 시간이 화살처럼 다가왔다.
* * *
무림의 인사들 수백 명이 속속 황궁 앞으로 자리를 잡듯 모여들어 웅성거리자.
황궁에서 환관으로 보이는 관복을 입을 자들과 관복을 입지 않은 자들 수십이 걸어 나왔다.
걸어 나온 자 중 중앙에 서 있던 자가 물었다.
“누가 연위작이냐?”
“나다. 왜 불렀느냐?”
“당군악이란 놈은 어떤 놈이냐?”
“나다. 불렀으면 말을 해라 이놈아!”
“혹 석다물이란 놈이 도망쳐 나타나지 않으면 여기 있는 모두를 죽일 것인데 너희 두 놈은 맨 마지막에 죽이고자 확인해 본 것뿐이다.”
“지랄하고 자빠졌구나. 네놈이 마존이라는 역적이냐?”
“역적은 패한 놈이 역적이지. 누가 패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이고. 석다물은 아직이냐?”
“하나만 묻자. 왜 석다물이냐?”
“날 이겨 보거라 허면 대답해 주마.”
연위작이 양쪽에 늘어서 있는 장문들을 봤다.
입버릇처럼 마존이란 자의 무공을 궁금해 했으니 석다물이 오기 전에 누구라도 먼저 나서 놈의 무공을 가늠해 보라는 의미인 듯했다.
점창과 청성의 장문이 제자들을 보며 눈짓으로 신호하자 점창과 청성의 젊은 고수 수십이 검을 뽑아 들고는 마존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점창과 젊은 고수들이 마존을 향해 몸을 날리기가 무섭게 어떤 수법인지 무슨 무기인지도 모른 채 목이 잘리고 팔다리가 잘려나가며 땅 위를 나뒹굴었다.
상상도 못 한 상황에 놀란 무림의 수뇌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중앙에 대치하고 있는 마존을 살폈으나 놈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입술을 부들거리며 청성의 장문이 말을 뱉었다.
“대체 무슨 사술이란 말인가?”
“사술이라 했느냐? 허면 네놈이 덤벼 보거라.”
“오냐! 내 네놈 사지를 찢어 제자들의 영전에 바칠 것이다.”
청성의 장문이 다시 마존에게 달려들었다.
허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장문이 몸을 띄우자마자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피를 토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저 경악일 뿐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모두가 한꺼번에 마존을 향해 달려든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듯했다.
놀란 누군가의 입에서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마존의 마지막 무공은 보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람을 백만이든 천만이든 동시에 죽일 수 있다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구만!”
“염왕부 염라대왕의 무공을 익힌 자라 하지 않소?”
말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사람들의 눈길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자들에게로 향했고 감히 누구도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마존의 눈길을 피했다.
당군악과 혜광을 비롯한 무림의 젊은 고수들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마존을 향해 달려나가려 했지만 연위작이 엄하게 그들을 말렸다.
“오시가 지나도록 석문주가 나타나지 않으면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하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기다리거라.”
그제서야 모인 사람들이 석다물을 찾았다.
“석다물은 아직인가?”
“오시에 오기로 한 자가 왜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게야?”
“혹 미리 알고 도망친 것이 아닐까요?”
어제까지만 해도 모든 공을 석다물에게 공으로 바칠 수 없다며 직접 나서 마존을 죽이겠다 호언하던 사람들의 변화가 너무도 급작스러워 보였다.
당황하는 무림인들의 모습에 마존이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날리고는 물었다.
“석다물은 아직인 게냐? 도망을 친 게냐?”
“그걸 어찌 알겠느냐?”
“오시가 지나도록 석다물이 나타나지 않으면 너희는 모두 죽을 것이다.”
“네놈 눈엔 우리가 허수아비로 보이느냐?”
“의심스러우면 또 덤벼 보거라.”
“기다리거라. 때가 되면 죽여줄 테니!”
“오냐 기다려 주마.”
시간이 이전보다 빠르게 흐르는 듯했다.
모두가 초조하고도 간절하게 석다물이 뭔가 해법을 들고 나타나길 바라는 표정이었다.
오시가 지나 미시에 다다랐음에도 석다물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석다물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잿빛이 되어 갔다.
마존이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하며 말했다.
“이런 내가 그 석가 놈에게 속은 듯하구나. 도망을 친 모양이야. 약이 오르는데 네놈들이라도 죽여 분을 풀어야겠다.”
마존의 말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침을 꿀꺽 삼켰다.
마존이 손을 뻗어 왼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왼쪽부터 죽어라!”
마존이 왼쪽 한 무더기를 가리키며 노려보자 내공을 끌어 올리며 마존을 향해 달려들려던 왼쪽에 있던 사람들이 그대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이 이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경우요? 이러면 무공이고 나발이고 필요 없지 않소? 싸울 필요조차 없는 게 아니오?”
기가 잔뜩 죽은 채로 공포에 질려 전의를 상실해 있는 일행들을 향해 연위작이 말했다.
“사방에서 동시에 놈의 눈길을 피해 치면 될 듯하오. 비연대! 신검대! 천왕대! 신풍대! 벽력대!”
“무림맹 신검대가 맹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무림맹 비연대가 맹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무림맹 천왕대가 맹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무림맹 신풍대가 맹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무림맹 벽력대가 맹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각자가 각각 서른여섯 방위를 점하고 동시에 놈을 쳐라!”
“존명!”
무림맹의 최강 전위대들이 모든 방위를 점하고 서서는 원형으로 마존을 포위하고는.
동시에 마존을 향해 달려들려 하자 마존이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내 시야에 벗어만 나면 살 것 같으냐?”
마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존의 뒤쪽에 있던 신풍대가 피를 토하며 동시에 쓰러졌다.
“석다물이란 놈이 약속을 어겼으니 네놈들을 모두 죽여야겠구나.”
마존이 화가 난 듯 얼굴을 씰룩이자 모두가 공포에 질린 듯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고개를 떨궜다.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비는 놈은 살려 주마.”
마존의 말에 제갈가의 가주와 화산의 장문이 무릎을 꿇으려 하자 당군악이 마존을 향해 악을 써댔다.
“나부터 죽이거라. 우린 단 한 명도 네놈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
당군악의 말에 정신을 차렸는지 제갈가의 가주와 화산의 장문이 바닥으로 향하던 무릎을 곧추세웠다.
그리고 어디선가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놈아! 내가 약속을 어겼으면 네놈도 약속을 어기면 될 것이 아니냐? 내가 나타나지 않으면 모두 죽이겠다던 네놈의 약속만 깨거라. 애먼 사람 잡지 말고!”
석다물이었다.
석다물이 양옆으로 사신사령을 대동하고는 밝은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석다물이 나타나자 일부는 희망 가득한 표정으로 일부는 기대 반 절망 반의 표정으로 일부는 별 의미가 없을 거라는 표정으로 석다물을 봤고 몇몇은 살았구나 하는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늦었구나!”
“그래야 내가 왜 필요한지 다들 뼈저리게 느낄 것 같아서 늑장을 부려봤지.”
“그래? 허면 이제 네놈의 사지를 자르고 목숨을 붙여둔 채로 내 종으로 삼아주마. 나와 함께 모든 세상의 경계를 허물어 보자꾸나!”
“그러시던가!”
“나는 네놈 하나면 되니 나머지는 모두 죽일 것이다. 네놈 왼쪽에 도끼 든 놈부터 죽여 주마!”
“그러던지.”
마존이 백암을 노려보며 말했다.
“죽어라.”
“싫은데?”
백암이 쓰러지지 않고 멀쩡하게 대꾸하자 마존이 당황한 듯 이번엔 빙화를 보며 말했다.
“죽어라.”
“싫다구 이 새끼야! 나 아직 시집도 못 갔어.”
빙화가 하선을 보고는 빙긋 웃으며 말하자 마존의 얼굴에 당황을 넘어 두려움이 일기 시작했다.
“어 어찌…?”
“나한테 그 말을 하지 말아야 했어. 헛꿈을 포기하고 그냥 영원히 숨어 살아야 했다고 이 자식아!”
“무슨 말이냐?”
“염왕의 무공 염안! 생각해보니 내가 받아 온 게 그걸 깨는 방법이었더라고. 네놈이 말 안 해줬으면 영원히 깨닫지 못했을 거야. 고마워.”
“용케도 알아냈구나. 허나 너희 놈들을 빼고 나머지도 그걸 알 것 같으냐? 나머지 놈들부터 죽여주마.”
“닥쳐! 네놈은 내 몫이니 자신 있으면 나부터 해결해 봐.”
석다물이 말을 마치고는 사신사령에 명했다.
“사신사령!”
“백두문 사신사령 백호거암(白虎巨巖) 백암! 문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백두문 사신사령 북패현무(北覇玄武) 설무광! 문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백두문 사신사령 냉혈주작(冷血朱雀) 고빙화! 문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백두문 사신사령 묵린청룡(黙璘靑龍) 진주하! 문주의 명을 기다립니다.”
“너희는 각각의 방위를 점하고 사신을 깨워 벗들을 지켜라!”
“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