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 the Hero Party RAW novel - Chapter 213
〈 213화 〉 재회(8)
* * *
“아플리아의 미친년···!”
가히 운명적이라 할 재회가 성사된 가운데, 사라가 보인 반응은 기겁이었다. 사라는 하악, 하고 숨을 헛삼키며 카일의 곁에 딱 달라붙었다.
“저, 저 정신 나간 년이 왜 여기에 있는 거에요? 카일, 뭐라고 말이라도 좀 해봐요···!”
사라가 카일의 팔을 잡고 흔든다.
“저년이 왜 여깄는 거냐구요···! 그리고, 카일은 왜 가만히 있어요? 신을 믿지 않는 불신자가 이 신성한 땅에 두 발로 서 있다니, 이건 모독이에요! 모독이라구요···!”
어찌나 심하게 흔들어 대는지, 팔을 잡고 흔들었을 뿐인데 카일의 고개가 양옆으로 흔들렸다.
“별에게 선택받은 저희에겐 저 불신자를 벌해야만 할 책임이 있어요. 신성한 땅을 더럽히다니, 저 불신자를 당장···.”
처음 이곳을 향할 때만 해도 ‘저주받은 땅’에는 가기 싫다며, 툴툴대던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어느새 이곳을 신성한 땅이라 부르며 사라는 카일의 팔을 꽉 끌어안았다.
“당신!”
사라는 제 가슴을 카일의 팔에 밀착한 채, 라니아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이곳에서 곱게 나가기는 힘들 거에요!”
꽤 자신만만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움찔, 라니아의 눈썹이 떨렸다. 라니아는 말없이 손을 뻗어 자신을 가리키는 사라의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잠깐···.”
눈가를 쓸어내리던 카일이 뒤늦게 소녀를 제지하고자 손을 뻗었지만, 그때는 너무 늦어 있었다.
우드득!
“꺄아아아아악!”
사라의 손가락이 직각으로 꺾였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날뛰었고, 카일은 뒤늦게 라니아의 손목을 붙잡고 사라와 라니아를 떨쳐놨다.
“으, 으으읏!”
꺾인 손가락을 회복하며, 눈물 맺힌 눈동자로 사라가 라니아를 노려봤다.
“카일, 빨리!”
카일에게 매달려 사라는 애원한다.
‘넌 죽었어 이제!’
사라는 카일이 저 소녀에게 용사의 매콤한 주먹맛을 보여주리라 확신했다. 이렇게 카일의 팔을 껴안은 채 부탁을 할 때면, 카일은 언제나 자신의 말을 들어주곤 했으니까.
“···사라.”
그러나, 오늘은 반응이 조금 다르다.
카일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사라의 이름을 불렀다. 사라는 슬그머니 고개를 올려 카일을 바라봤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눈동자가 제법 차가웠다.
‘···뭐지?’
왜 저런 시선을?
사라는 꼴깍, 마른침을 삼켰다.
“왜, 왜요? 저 미친년을 당장···.”
“일이 복잡해지니 조금만 쉬고 있어라. 나중에 설명해줄 테니까.”
“아니, 카일 그게 무슨 소리···.”
카일이 사라의 몸을 밀어낸다.
그리곤 레미아를 불러세워, 사라를 떠맡기듯이 내친 다음··· 소녀 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에 사라의 동공이 거세게 흔들렸다.
“카, 카일? 저번 아플리아에서 사건 잊었어요? 그리고 방금도 저 손가락 꺾였는데! 저 손가락 아픈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완벽한 무시였다. 사라는 왜인지 모르게 배신당한 기분이 들고 만다.
“레미아, 카일이···!”
“가만히 있어, 사라. 카일이 지금 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
“레미아, 당신까지···!”
그 누구도 자신에게 공감해주지 않는다.
사라의 꽉 쥔 주먹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다고 차마 저번처럼 각방을 쓰자는 말을 하진 못한다. 실제로 카일은 사라의 소원대로 각방을 써줬고, 사라는 한동안 외로운 밤을 보내야만 했다.
결국, 사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꺾인 손가락은 금세 치유됐지만, 그래도 아픈 건 아픈 거였다.
“으윽, 이이이익···!”
애꿎은 돌 바닥만 연신 밟아대며, 사라가 눈을 부릅떴다. 그 시선이 향한 곳은 잿빛 머리칼의 소녀다. 우연찮게도, 소녀 또한 사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당신···!”
“뭐 미친년아.”
“뭐, 뭐라구요?”
이를 갈아대는 사라와 달리, 소녀의 반응은 담백하기 짝이 없다. 라니아는 피식, 하고 조롱이 담긴 미소를 흘릴 뿐이었다.
‘···저딴게.’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인물이 하나 있다. 고대의 대현자, 카르디 반 아르미엘은 당대의 성녀를 바라보며 눈을 부릅뜬다.
‘저딴게, 성녀···?’
카르디는 제 눈을 의심한다.
그가 기억하기로 성녀(??)란 존재는 델로힘 교단을 대표하는 존재와도 같았다. 그 누구보다 신실해야 하며, 신의 말씀을 전하기에 언제나 자기 자신을 갈고닦는··· 기품이 넘치는 존재였다.
글레리아 벨 아르미아스.
최초의 성녀는 당연하게도 그런 존재였다. 카르디와 단둘이 있을 때라면 몰라도, 제삼자의 앞에서 그녀는 완벽한 존재였다. 신실하고, 경건하며, 한 번의 손짓과 사소한 습관에서도 기품이 묻어 나왔다.
카르디는 글레리아를 떠올린다.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눈앞의 성녀를 바라본다.
“이이익···!”
화를 참지 못하고 바닥을 걷어차 대는 그 모습에서, 기품이란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다. 언동이 천박하기 그지없었다.
‘뭔 저딴···.’
성녀가 아니라, 왠 골빈 애새끼가 하나 있다.
벌레라도 씹은 것처럼 카르디의 표정이 잔뜩 구겨졌다. 누런 짐승의 눈동자에 경멸이 담긴다. 정작 사라는 그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움찔.
계속해서카르디의 눈치를 살피던 레미아는, 엘프의 구원자께서 보내는 경멸어린 시선을 눈치챈다. 레미아가 황급히 사라의 입을 틀어막았다.
“사라, 좀만 조용히 해봐···!”
“읍, 으으읍! 읍!”
레미아는 사라를 질질 끌고 구석으로 향했다.
카르디는 제 미간을 꾹, 꾸욱 누르며 길고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왜 라니엘 이 녀석이 성녀와 신궁이란 이름이 나올 때마다 왜 그렇게 몸서리를 쳐댔는지··· 지금은 좀 알 것 같았다.
“세상 참 말세로군···.”
카르디의 한숨이 낮게 깔렸다.
2.
나는 눈앞에 선 카일을 바라보았다.
내가 기억하던 녀석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마왕과 조우한 이후로 공허해진 그 눈빛마저도 똑같다. 그 눈을 똑바로 마주 바라보며 내가 입을 열었다.
“정체가 뭐냐고 물었지?”
저번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카일은 내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카일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이렇게까지 해도 눈치 못 챈다고?’
솔직히 말해서, 좀 놀라웠다.
타인에게 여간 관심이 없는 사라와 레미아야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카일은 아니었다. 녀석은 내 전투법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 왔다.
재는 재로(Ashes to Ashes).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게 오직 나뿐이라는 것을, 용사인 자신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수준의 배틀 메이지가 나밖에 없음을··· 녀석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녀석은 여전히 눈치채지 못했다.
물론 성별의 변화나 영혼의 변질이 섭리 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만큼 증거가 나왔으면··· 내 정체가 라니엘임을 눈치챌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건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별.’
별에게 사랑받는 아이였던 아일라 또한, 나를 의심하면서도 확신을 가지진 못했다. 자립을 선택하고 나서야 그녀는 내 정체를 확신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별은 나를 라니엘로 판단하지 않는다.’
별을 신뢰하기에 카일은 자신의 직감에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겠지. 녀석은 여전히 별에게 자신의 삶을 맡긴 채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
‘한심한 새끼.’
내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잘난 별한테 물어보지그래?”
“대답을 주지 않더군. 그저, 너를 내가 놓친 이라고 별은 말할 뿐이다.”
“놓쳐? 나를?”
“이유는 모른다. 별이 그렇게 속삭일 뿐이지.”
별의 속삭임.
언제나 애매한 구석이 있던 예지.
“······.”
나는 입을 다문 채 고민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녀석은 나의 존재를 의심하지만, 확신하진 않는다. 지금 녀석에게 남은 것은 의문뿐이다.
왜, 내가 라니엘과 같은 기술을 쓰는지.
라니엘과 지금의 내가 무슨 관계인지.
내가 왜 이 성배를 쥘 수 있는지.
그 의문에 대해 답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내가 라니엘이고, 네가 머무르는 동안 나는 나아갔다고. 나아가고 나아간 결과, 성배를 쟁취할 권리를 손에 넣었다고 말하면 그만일 문제였다.
그러나.
‘하지만, 그건 싫어.’
그러고 싶진 않았다.
나는 여전히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았다.
‘그냥, 싫어.’
그냥, 싫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었다. 녀석에게만큼은 끝까지 밝히고 싶지 않았다.
“···제자야.”
그래서, 나는 거짓말을 한다.
너무나도 허술한 거짓말을.
“잿빛 마법사, 라니엘 님의 제자고··· 그분의 후계와도 같은 위치에 있어. 그러니까, 다 아는 거야. 기술도 전부 전수받았고.”
가벼운 거짓말이다.
의심할 여지가 충분한 거짓이었다.
“···그런가.”
그러나, 카일은 그 거짓말을 수긍하고 만다.
여전히 별의 말을 맹신하기에, 이런 간단한 거짓말조차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상황이 편하게 돌아간다.
몇마디의 거짓을 더 입에 담으면, 상황은 간단히 정리될 것이다. 카일은 의심을 거두고 더이상 내게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겠지.
그 사실에 좋아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거짓을 입에 담을수록 내 표정은 조금씩 일그러졌다. 카일을 바라보는 눈동자에 담긴 경멸만이 그 크기를 키워간다.
“그렇다면 성배를 쥘 권리는···.”
“라니엘 님과 동행했으니까.”
“그렇다면, 라니엘이 널 고른 이유는···.”
“자질이 있었으니까 겠지.”
“그런가. 확실히 그렇군.”
간단한 질문과 답이 오간다.
그러나사람과 사람의 대화는 아니다. 무슨말을 하던 고개를 끄덕이는 인형을 마주한 느낌이다. 녀석에게서 나는 벽을 느낀다.
마왕과의 조우.
무력감으로 인한 망가짐.
그날로부터 줄곧 느껴왔던 벽이다. 별의 목소리만을 맹신하는 녀석과 나누는 대화에, 나는 아무런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그럼 녀석은···.”
“야.”
결국 내가 카일의 말을 끊었다.
“의미 있냐, 이거?”
시간낭비일 뿐이다.
내가 표정을 구긴 채 쏘아붙였다.
“요점을 말해. 요점이 뭔데?”
나는 물었고, 카일은 짧게 숨을 뱉었다.
“···나는 성배의 탐색을 명령받았다. 그리고 성배는 네 손에 있지. 아마도, 라니엘의 손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고.”
카일이 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녀석은 성배로 무엇을 할 생각이지? 녀석이 초인이 되려는 건 아닐 텐데. 처음부터 벽이 없었던 그 녀석이, 벽을 허물 수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겠지.”
“그럼, 도대체 어디에 쓰려는 것이지? 녀석의 목적은 무엇이길래, 이 성배를 가져가려 하는 것이고.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카일의 눈이 가늘어졌다.
“나는 성배를 쥔 너를 최전선으로 끌고 갈 생각이다. 판단은 기사단장께서 내릴 테니까.”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의 기준에선 그게 합당한 일이었다. 자신이 성배를 쥐지 못한다면, 성배를 쥘 수 있는 나를 납치하는 게 옳은 선택일 테니까.
“······.”
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 입 밖으로 내뱉을 건 거짓이 아니었다.
“초인의 양성.”
“···뭐?”
“아카데미를 통한 초인의 양성. 결과적으로 추구하는 건, 초인으로만 이루어진 4인 파티의 확보.”
내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니까.”
내 손끝은 카일을 가리켰다.
“너를 대체할 용사파티의 양성.”
네가 하지 못한 일.
네가 포기했던 일을 이루기 위한 파티.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내 목적이었다.
“그게, 잿빛 마법사의 목적이야.”
“···나를 대체하겠다고?”
“네게선 더이상 가능성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카일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침묵은 그리 길지 않았다. 카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가 내게 질문을 던졌다.
“초인의 양성, 그 계획의 일환이 너인가?”
“네가 알 바는 아니지.”
“···네가 그 계획의 산물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하겠군. 나를 대체할 파티를 만든다라···.”
카일은 성검의 칼자루를 매만졌다.
“확실히, 녀석이나 할법한 생각이군.”
피식, 하고 카일이 웃음을 흘렸다.
그 모습에 내가 눈을 가늘게 떴다.
“뭐냐?”
“아무것도 아니다.”
카일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확실히, 납득할만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당장 전장에 있는 기사들보단··· 녀석이 골랐다는 후보들에게 그 성배는 더 필요하겠지.”
그리 중얼거린 녀석이 나를 보았다.
“기사단장께는 내가 말하겠다. 녀석에게 곧 서신이 갈 테니, 그곳에 자세한 설명을 적으면··· 기사단장께서도 이유를 이해해주실 거다.”
자신의 자리를 대체할 파티의 양성.
대놓고 그리 말했음에도, 카일의 태도는 지나치리만치 차분했다. 그 태연한 태도에 내가 눈살을 찌푸렸다. 무언가, 이상했다.
“어차피 내게 필요한 건 명분이었다. 성배를 전장으로 가져간다 해도, 큰 효과가 있진 않겠지. 벽을 마주한 기사도 적을뿐더러, 그들이 시련을 넘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위화감.
“카르디라고 하셨습니까. 이 성배, 검의 성지에도 놓여 있었던 것이겠죠? 그곳에서 검의 초인들이 거쳤던 시련이란 것도···.”
“그래, 성배를 통한 시련이다. 검의 성지를 세웠던 검성(??)에게 왕국에선 성배를 선물했으니까.”
“그렇습니까.”
나는, 위화감을 느낀다.
카르디와 대화를 나누던 카일이 다시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나,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검의 성지의 시련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있다. 그 시련은 아무나 통과할 수 있는게 아니지. 별의 시련과도 같다고 생각한다면··· 어차피 전장에서 초인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긴 시간이 걸리겠지.”
한 걸음 물러선 녀석에게, 내가 한 걸음 다가섰다.
“너.”
내가 카일의 멱살을 잡았다.
“너, 뭐냐?”
이런 녀석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상황을 받아들이지도, 자신을 대체할 존재의 등장을 수긍하는 녀석도 아니었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무엇을 말이지.”
“이럴 놈이 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내가 카일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너, 대체 누구···.”
“하.”
카일이 헛웃음을 흘렸다.
“나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녀석에게 나에 대해 듣기라도 했나?”
“······.”
“녀석이 기억하는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를 거다.”
나는 침묵했고 카일은 말했다.
“사람은 변한다. 변하고 말지.”
카일의 검은 눈동자가 나를 보았다.
“라니엘은 변하지 않았다. 무엇을 보아도, 무슨 일을 겪어도··· 녀석은 변하지 않았지.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녀석과 달리 인간이다.”
변하고 마는 인간.
그 목소리에는 감정이 실려 있었다.
“나 또한 변했다. 그게 다야.”
카일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나는 녀석의 멱살을 쥔 손을 놓았다. 그제야 카일 또한 내 손을 놓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실례했다. 무턱대고 공격한 건 사과하지. 내 동료의 실례도 포함해서 사과하겠다.”
나는 말없이 녀석을 바라봤다.
“사라, 레미아. 가도록 하지.”
“읍, 으으읍!”
“응, 알겠어.”
녀석이 동료를 데리고 떠난다.
나는 그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왜인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졌지만, 그것의 정체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카르디.”
“뭐냐.”
카일이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입을 열었다.
“저 녀석이, 별과 계약했다고 했지.”
“그래 보이더군.”
“그거.”
내가 카르디를 바라봤다.
“자세히 들려줘 봐.”
내가 모르는 무언가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