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49)
“만나서 반가워요, 토토 대디! 만나고 싶었어요. 제니예요.”
제니퍼 로렌스가 우혁에게 악수를 청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니와 악수를 나누었다.
“토토는 잘 있죠?”
“잘 있을 거예요.”
“토토, 너무 사랑스러워요.”
“이럴 줄 알았으면 토토 인형이라도 가지고 올 걸 그랬군요. 당신이 나오는 줄도 몰랐고, 토토를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토토 인형, 집에 있어요. 두 마리나요. 그런데 제가 나온다는 걸 레오가 말하지 않았나요?”
제니가 레오 쪽을 쳐다보았다.
레오는 소파 탁자 위에 백곰과 함께 알까기 세팅을 하는 중이었다.
“제니를 보고 우혁이 놀라서 기절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 그런데 우혁은 눈썹 하나 까딱 하지 않더군. 작전 실패야. 좀 더 유명한 여배우를 데리고 왔어야 했는데···.”
“유명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쳇!”
제니가 레오를 흘겼다.
우혁은 엉거주춤 서 있는 박 감독을 발견하고 제니에게 소개했다.
“이분은 한국의 영화감독입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니가 박 감독에게 인사말을 건네며 손을 내밀었다.
박 감독은 황송해하며 제니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저 친구는···.”
우혁이 백곰을 가리키며 소개를 하려는데.
“배컴?”
제니가 넘겨짚었다.
“예! 배컴이에요.”
“하이, 배컴!”
제니가 활짝 웃으며 백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백곰이 일어나려고 했지만, 레오가 백곰의 손목을 잡고서 놓아 주지 않았다.
백곰은 의자에 도로 주저앉으며 제니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반가워요, 로렌스! 만나고 싶었어요.”
“제니라고 불러주세요, 배컴!”
“제니 당신하고 인사를 나누고 싶은데, 레오가 당신을 소개시켜 주지도 않고, 절 이쪽으로 끌고 왔지 뭐예요. 나귀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저를 어떻게 아세요?”
“할리우드에서 토토 대디 동생, 배컴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걸요?”
“감독님! 심판 좀 봐주실래요?”
레오가 박 감독에게 부탁했다.
“아, 예!”
박 감독이 레오와 백곰에게 다가갔다.
“편파 판정을 하시는 건 아니겠죠? 공평하게 심판을 봐줄 거라고 믿겠습니다.”
레오가 박 감독에게 부탁했다.
그 표정이 자못 진지했다.
누가 보면 세계바둑선수권대회라도 하는 줄 알겠다.
박 감독은 레오와 배컴 사이에 앉았다.
“그냥 하는 건 재미없으니까 내기를 하시죠.”
우혁이 참견을 했다.
“내가 이길 게 뻔한데요 뭐.”
백곰이 레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번엔 내가 이길 거야. 내기 걸자고!”
“좋아요. 제가 이기면, 제니와 얘기하게 해줘요.”
“얼마든지.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될걸. 내가 이기면, 케이팝 노래에 맞춰 춤을 춰요. 오케이?”
“오케이!”
백곰이 내기를 받아들였다.
백곰은 백돌 두 개를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고, 레오는 흑돌 열 개를 고가의 비자나무 바둑판 위에 신중하게 올려놓았다.
“이건 불공평한데요.”
박 감독이 의문을 제기했다.
“불공평하긴 해요. 제가 하나를 놓아야 공평해지거든요. 한 개만 놓을까요?”
백곰이 돌 하나를 빼려고 했다.
그러자 레오가 백곰의 손을 잡고서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두 개도 모자랄걸.”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좋아요. 먼저 시작하세요.”
백곰이 돌을 내려놓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렇게 하여 알까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저게 무슨 게임이죠?”
제니는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디저트 뷔페에서 케이크를 접시에 담아 들고 우혁 옆으로 다가와서 물었다.
“자신의 돌로 상대방 돌을 쳐서 바둑판 밖으로 내보내는, 아주 단순한 게임이에요. 바둑판 위에 상대방 돌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으면 승리하게 되죠. 게임 이름은 알까기예요.”
“알까기?”
“예, 알까기!”
그때 환호성이 터졌다.
“예쓰! 예쓰! 예쓰!”
레오가 튀긴 흑돌이 백돌 하나를 바둑판 아래로 쳐냈던 것이다.
레오는 월드컵에서 골이라도 넣은 것처럼 흥분해서 객실을 한 바퀴 달렸다.
반면 백곰의 표정은 심란하기 그지없었다.
여전히 레오 차례였고, 하나를 더 쳐내면 백곰이 패하게 된다.
우혁은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두 사람의 표정이 재미있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재미있어 보이는 걸요. 저도 해보고 싶어요.”
제니가 놀랍게도 알까기에 관심을 보였다.
“해보고 싶어요?”
“예!”
***
“이겼다!”
백곰이 만세를 부르듯이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외쳤다.
비자나무 바둑판 위에는 백돌 하나가 남아 있었다.
레오는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낙담했다.
“배컴! 알까기 가르쳐 줘요.”
제니가 백곰에게 부탁했다.
“그럴게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레오?”
백곰이 제니에게 레오가 앉아 있는 의자를 가리킨 뒤 의자에 앉아 있는 레오를 불렀다.
비켜 달라 이거였다.
레오는 끙 소리를 내며 의자에서 일어나 옆으로 물러났다.
우혁이 레오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했다.
“이길 수 있었는데···.”
레오가 몹시 아쉬워했다.
레오는 디저트 뷔페에서 와인 한 병을 따서 잔에 따라 한 모금 마신 뒤 청포도와 쿠키를 손으로 주워 먹었다.
백곰은 제니에게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알까기를 가르쳐 주었다.
제니는 백곰이 가르쳐주는 대로 알을 몇 번 튀겨 보더니 자신감이 생겼는지 게임을 하고 싶어 했다.
“감독님! 알까기 잘하세요?”
제니가 박 감독에게 물었다.
“잘 못합니다.”
박 감독이 대답했다.
“그럼 저하고 한판 해요.”
제니의 갑작스런 제안에 박 감독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제가 심판 볼게요.”
백곰이 박 감독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했다.
백돌과 흑돌 5개씩을 놓고 게임을 했다.
결과는 제니 승.
제니 앞이라 덜덜 떠느라 조준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였다.
승리에 고무된 제니가 레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제니는 레오의 상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저하고 한 판 하시겠습니까?”
박 감독이 레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좋습니다.”
레오가 흔쾌히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내기를 하실까요?”
박 감독이 제안했다.
“좋습니다. 원하는 걸 말씀해 보세요.”
레오가 여유 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제가 이기면, 제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해 주십시오.”
박 감독의 말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엄청난 제안이었으니까.
모두들 레오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하하! 이건 너무 센데요.”
레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대신 레오가 이기면, 레오가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영화에 제가 카메오 출연하겠습니다.”
우혁이었다.
우혁의 말에 레오뿐만 아니라 모두들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이에요?”
레오가 우혁에게 물었다.
“예!”
레오는 배우이지만 프로듀서이기도 했다.
프로듀서로 참여해 성공적으로 완성한 영화도 몇 편이 있었다.
[쓰레기들: 화이트, 블랙, 옐로우> 촬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레오가 우혁에게 자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영화에 출연해 달라고 제안했으나 우혁은 완곡하게 거절했다.스톤 감독의 [위대한 시민>을 촬영한 뒤에는 한국에 들어가 영화나 드라마를 할 계획이라고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레오가 프로듀서로 진행하는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레오는 우혁을 이해하면서도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지금, 우혁이 카메오로 출연하겠다고 한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이게 어딘가.
“좋습니다! 합시다!”
레오가 손목시계를 풀어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박 감독과 우혁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백곰이 우혁에게 눈짓을 했다.
백곰은 기회를 봐서 카메오 출연을 걸고 레오와 내기를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우혁은 백곰의 눈짓을 못 본 척하고 박 감독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우혁이 무모한 모험을 거는 것 같지만 사실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우혁은 박 감독이 레오에게 이길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박 감독이 제니에게 진 것은 긴장을 해서 떨기도 했지만 일부러 져주었다.
백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박 감독이 백곰과 알까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두 사람의 알까기 실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비슷비슷했다.
요컨대 레오는 죽었다 깨어나도 박 감독을 이길 수 없다.
“두 사람도 뭘 걸지 그래? 이길 것 같은 사람을 정하고, 내기를 걸어요.”
레오가 백곰과 제니에게 제안했다.
“저는 좋습니다.”
백곰이 먼저 제안을 받아들였다.
“저도 좋아요.”
“제니가 먼저 고르세요.”
“음, 저는 레오를 선택할게요.”
“그럼 저는 박 감독님으로 하겠습니다. 내기는 뭘로 하죠?”
“레오가 이기면, 배컴이 케이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세요.”
“좋아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만약 감독님이 이기면, 레오처럼 감독님 영화에 카메오 출연을 해주세요.”
“그건 받아들이기 어려운데요. 내가 너무 손해잖아요.”
“제니! 설마 내가 감독님한테 질까 봐 그래요? 직접 감독님하고 게임을 해봤잖아요. 배컴의 춤을 볼 수 있는 기회예요. 그것만 생각해요, 제니!”
레오가 제니를 안심시켰다.
“알겠어요. 레오만 믿을게요.”
제니가 비로소 안심했다.
레오가 박 감독을 어렵지 않게 이길 거라고 믿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레오의 백돌 10개와 박 감독의 흑돌 10개가 바둑판 위에 전사들처럼 포진해 있었다.
초반 승세는 레오였다.
10 대 7로 레오가 여유롭게 앞서 나갔다.
압도적으로 박 감독이 이길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레오가 우세했다.
박 감독이 너무 긴장을 한 탓이었다.
그러나 곧 막상막하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6 대 4.
4 대 3.
3 대 3.
이제 바둑판 위에는 백돌과 흑돌이 각각 3개씩 남았다.
박 감독 차례였다.
따닥!
흑돌 하나로 두 개의 백돌을 처치했다.
이제 바닥판 위에 남은 백돌은 1개.
레오의 표정에는 초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니도 마찬가지였다.
박 감독은 신중하게 백돌을 겨누었다.
딱!
박 감독이 튀긴 흑돌이 바둑판을 가로질러 유일하게 남아 있던 백돌을 맞추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둑판 위에는 백돌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반면 흑돌은 2개가 남아 있었다.
레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둑판을 하염없이 내려다보았다.
박 감독은 기뻐하기는커녕 미안한 표정을 지은 채 레오의 표정을 살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겼네요.”
박 감독이 레오와 제니에게 사과했다.
“한 판 더 하실까요? 이번에도 제가 이기면 내기를 걸었던 대로 하시고, 만약 제가 지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박 감독이 제안했다.
레오는 제니의 표정을 살폈다.
제니는 레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했다.
“당신이 졌어요. 깨끗하게 승복하세요.”
“그래요. 졌습니다. 하지만 한 판 더 합시다.”
레오가 게임에는 승복했으나 미련이 남았는지 한 판 더 두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다시 게임이 시작되었다.
결과는?
10 대 빵!
박 감독이 10!
레오가 빵!
“사기 도박사들한테 말려든 기분이야.”
레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제니는 레오에게 냅킨을 건네주며 웃음을 터트렸다.
“땀 좀 닦아요, 레오! 당신이 열심히 했다는 건 인정할게요. 알렉산더도 당신보다 더 열심히 싸우진 않았을 거예요. 호호호!”
레오는 제니가 건네주는 냅킨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제니 말마따나 레오는 최선을 다했다.
“레오! 당신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군요. 내가 이겼지만, 당신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할게요.”
우혁이 레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레오가 우혁을 쳐다보았다.
우혁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여 준 뒤 제니에게 말을 건넸다.
“제니!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토토를 만나게 해주세요. 토토 인형 말고 진짜 토토.”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상에! 이게 웬일이야!”
제니가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때부터 디저트 뷔페를 오가며 와인과 샴페인, 맥주 등 자기 취향에 맞는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백곰의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이었다.
그 음악에 맞춰 백곰이 춤을 추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춤을.
제니는 신이 나서 박수를 쳤고, 레오는 맥주를 마시며 백곰의 춤을 감상하다가 맥주를 탁자에 올려놓은 뒤 백곰 옆으로 가서 탭댄스를 추었다.
노래가 끝난 뒤 백곰이 노래 한 곡을 더 틀었다.
뮤지컬 영화 [왕과 나>의 주제곡 ‘쉘 위 댄스’.
우혁은 뮤지컬 [알람>을 장기간 공연했던 뮤지컬 배우가 아닌가.
우혁은 제니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춤추실래요?”
“좋아요!”
제니가 우혁의 손을 잡았다.
우혁은 제니와 [왕과 나>에서 나왔던 춤을 추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레오와 백곰은 음악에 맞춰 막춤을 추기 시작했다.
백곰은 귀엽고, 레오는 멋있었다.
박 감독은 한 걸음 물러나 객실의 풍경을 감상했다.
세계적인 스타들과 우스꽝스럽고 유치한 알까기에 이어 작은 파티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동굴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찬란한 세상으로 나왔다.
다시는 영화를 만들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기회가 왔고, 할리우드의 대스타가 자신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다고 한다.
꿈만 같은 일이 일어났다.
강 배우 덕분에!
[ 꿈만 같은 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