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72)
우혁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을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충격 반전! 한국 배우 강우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결과에 놀라다] [아카데미의 견고한 벽을 허물어뜨린 동양인 배우 강우혁]작품상을 받은 [위대한 시민>보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우혁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작품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큰 상이라 할 수 있다.
[위대한 시민>는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을 받을 때부터 골든글러브 작품상을 수상한 [쓰레기들: 화이트, 블랙, 옐로우>와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 부문 수상 유력 후보 작품으로 손꼽혔다.그래서인지 [위대한 시민>의 작품상 수상을 당연하게 여겼다.
다른 부문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남우주연상은 예상 밖이었다.
우혁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될 때까지만 조용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우혁은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가 아닌가.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우주연상이 아니라 남우조연상이나 신인상 후보에 올라야 우혁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공론화시키지 않았을 뿐.
애석하게도,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신인상 부문이 없었고, [쓰레기들: 화이트, 블랙, 옐로우>에서 우혁은 조연이 아니었다.
우혁이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갔으나 수상이 결정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둥.
집계 착오나 투표 조작이 의심된다는 둥.
둥.
둥.
입방아를 찧었다.
한편, 결이 다른 비난도 있었다.
“아카데미가 그 동안 너무 창백하다고 비난을 받더니, 노란 물감 한 방울을 첨가하는군. 바다에 노란 물감 한 방울 첨가한다고 달라질 게 있겠어? 가증스럽기는!”
사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의 브랫 골드윙 회장 등은 인터뷰를 통해 우혁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거듭 언급하고 부각시키며 그 동안 백인들만의 축제라는 비난을 희석시키려 애를 썼다.
우혁은 의도치 않게 뒷말이 무성한 상을 수상하게 되어 부담스러워할 만도 했으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상을 받은 건 이미 지나간 일.
그보다 중요한 일이 앞에 놓여 있었다.
[플럼범 바이러스> 개봉이 임박했다.2주일 뒤 한국과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고,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 동남아시아, 러시아, 중국, 일본에서 차례로 그 뒤를 잇게 될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뒤, 일주일 동안 미국에 체류하며, 방송 토크쇼에 출연하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플럼범 바이러스> 북미 지역 배급사인 디즈니사 관계자도 만났다.계약대로 4,000개의 개봉관에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물량 공세.
이를 두고도 말이 많다.
“강우혁, 미국 대통령 아들 아니야?”
“혹시 모르지. 월트 디즈니의 손자일지도.”
“캐스팅을 위한 사전 포석 아니겠어.”
“칸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휩쓴 배우의 차기작이잖아.”
“아무리 대통령 아들이고, 디즈니의 손자라 해도 영화가 재미없는데 저렇게 많은 영화관을 확보할 리가 있나. 디즈니사가 보통 회사야? 흥행 가능성 없는 영화를 수입하게.”
영화관 확보는 흥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 해도 영화관을 확보하지 못하면 흥행은 불가능하다.
반대로 영화관을 많이 잡으면 흥행은 보장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크린 수를 많이 확보하고도 흥행 참패를 기록한 경우도 많다.
개봉 1주일 동안 지켜본 뒤 성적 여하에 따라 스크린 수는 조정된다.
결국 흥행 칼자루는 관객이 쥐고 있다.
일주일 동안 미국에 머문 뒤, 프랑스로 넘어가 [플럼범 바이러스> 여주인공인 멜라니 로랑과 유럽 여러 국가를 넘나들며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이 [플럼범 바이러스>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유럽 영화계와 언론에서도 우혁의 수상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과 달리 긍정적이었다.
특히 프랑스가.
아카데미보다 칸이 먼저 남우주연상을 주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싶어 했다.
칸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대박!”
팬 사인회를 마친 멜라니가 한국어 감탄사를 내뱉었다.
‘대박’은 [플럼범 바이러스>를 촬영하며 2개월 이상 한국 생활을 하는 동안 익힌 한국어 중 하나였다.
“우혁 씨 인기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팬 사인회에서 자기보다 두 배나 많은 팬들이 우혁 앞으로 몰려든 것을 두고 멜라니가 하는 말이었다.
우혁도 그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여러 매체의 인터뷰가 쇄도했고, france2 TV 문화계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유럽 프로모션을 끝낸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팬들이 환영해 주었다.
기자들도 많았고.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마치 외국에서 개최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금메달리스트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양평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고생 많았다.”
우혁이 백곰에게 말했다.
백곰은 보디가드 역할까지 하느라 고생했다.
“고생이야 형이 했지. 나야 따라다녔을 뿐인데 뭘.”
“유미 씨 덕분에 잘 다녀왔다.”
“유미, 일 참 똑 부러지게 잘해, 그지?”
“아카데미 시상식 때 입었던 의상, 최고였어!”
“형한테 정말 잘 어울리더라.”
“유미 씨가 잘 골라준 거지.”
“헤헤!”
백곰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좋아했다.
“유미 씨, 잘 들어가고 있는지 전화 한번 해봐.”
“잘 들어가고 있겠지 뭐.”
말은 그렇게 하면서 백곰은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래도 전화는 해볼게.”
그러고는 전화를 걸었다.
“잘 가고 있어? 우혁 형이 너 최고래.”
우혁은 백곰이 유미와 통화를 하는 동안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서 창밖의 풍경을 보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이 정겹다.
“고생 많았어. 집에 들어가서 푹 쉬어. 그래. 알았어. 응! 응! 응! 너두! 안녕!”
백곰은 통화를 끝낸 뒤 휴대전화를 어루만졌다.
우혁은 그런 백곰을 바라보았다.
송유미를 좋아하는 게 분명한데···.
송유미와 백곰이 잘됐으면 좋겠다.
두 사람, 참 잘 어울리는데···.
그동안 백곰에게 좋은 짝을 찾아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백곰은 항상 밝은 모습이었으나 가끔은 쓸쓸해 보일 때가 있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말해 보라고, 소개시켜 주겠다고 말하면, 백곰은 거절했다.
“혼자가 편해.”
독신주의자냐고 물어 보면, 그건 아니라고 했다.
“결혼을 하는 게 내 꿈이야. 하고는 싶은데···.”
백곰이 말끝을 흐렸다.
그 말을 할 때 백곰의 표정이 어찌나 슬퍼 보이던지···.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상대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여자들은 백곰을 좋아했다.
하지만 연애 대상이나 결혼 대상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백곰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거나 의사 표현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발전 여지가 없었다.
여자가 먼저 고백하지 않는 이상,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는 불가능했다.
답답한 노릇이었다.
가능성도 없는 여자를 혼자 짝사랑하는 거라면 또 모르겠는데, 송유미는 백곰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조금만 마음을 열면 될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원···.
마음 같아서는, 두 사람을 며칠 동안 한 방에 가둬 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저러다가 송유미 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면 어쩐다?
“동수야!”
“형!”
둘이 거의 동시에 서로를 불렀다.
“형부터 말해.”
“그래. 나부터 말할게. 내 말 잘 들어, 동수야.”
“왜 그래, 형! 무섭게!”
울화통이 터지는데 참고 있다, 이 녀석아!
“유미 씨 좋아하는 남자 많다!”
“그, 그래?!”
“유미 씨보다 두 살이나 어린 아이돌, 연예인보다 잘생긴 SBC 연예인뉴스 신입 피디, [플럼범 바이러스> 촬영팀 막내···.”
“···.”
“놓치고 후회하지 마라.”
“···.”
“어떻게 좀 해봐. 유미 씨는 널 좋아하는 게 분명해. 네가 태도를 분명하게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않으면, 그 마음을 접을 거야.”
“형!”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또 그 얘기 하려고 그러지? 유미는 나한테 너무 과분해.”
“그건 사실인데 뭘.”
“동수야! 널 만나는 여자는 복권 1권 당첨되는 거나 마찬가지야.”
사실이다.
백곰은 10억이 넘는 돈을 저축하고 있다.
우혁은 계획대로 조만간 배우 전문 기획사를 설립해 백곰을 대표로 앉힐 것이다.
백곰의 놀라운 능력을 활용해 가능성이 있는 배우를 모집하고 아우라가 빛나는 작품을 골라 출연하게 하면 금세 최고의 매니지먼트로 성장시킬 수 있다.
백곰은 돈방석에 앉을 테고.
“동수 너처럼 능력 있고, 성실하고, 반듯하고, 마음씨 좋고···.”
“유미랑 사귀기로 했어.”
“힘도 세고···. 뭐?”
“사귀기로 했다고. 유미랑.”
“정말이야?”
“정말이야.”
“잘했다! 아주 잘했어!”
퍽!
퍽!
백곰의 가슴을 쳤다.
백곰이 몸을 웅크렸다.
“하하하하! 언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날.”
“그게 언젠데 이제야 얘기를 해? 그런 일이 있었으면 빨리 얘기를 했었어야지. 이것들 안 되겠어. 사내 연애 금지야.”
“진짜?”
농담도 못하겠구나.
“헤어지면 둘 다 해고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
“형! 그건 안 돼!”
“해고당하기 싫으면 헤어지지 마.”
“유미한테 좋은 남자 생기면 보내 줄 생각인데···.”
“그러기만 해. 당장 해고시킬 거니까. 아니! 아예, 인연을 끊을 거야.”
“말도 안 돼.”
물론 백곰이 송유미와 헤어진다고 해서 해고를 하거나 인연을 끊을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송유미에게 좋은 남자가 생기면 보내 주겠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송유미가 그럴 사람도 아니지만.
“유미 씨 눈에 너 말고 더 좋은 남자가 들어오지 않게 해야지. 잘해 주란 말이야.”
“알았어.”
“놓치면 안 돼.”
“안 놓칠게.”
“그래그래!”
코끝이 찡하다.
백곰은 지금, 근심이 한가득이다.
행여 송유미와 헤어지게 될까 봐.
송유미와 헤어지는 것도 두렵지만, 우혁 형과 인연이 끊어질까 봐.
우혁은 백곰의 눈빛에서 그 근심을 모두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코끝이 찡하다.
“걱정 마. 유미 씨하고 헤어져도 인연 끊는 일은 없을 테니까.”
“진짜지?”
“그래!”
“휴우!”
백곰이 비로소 근심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유미 씨한테 좋은 남자 생기면 보내 주겠다는 생각은 버려.”
“알았어. 형이 형수님한테 하는 것처럼 유미한테 잘할게. 절대 유미 안 놓칠게.”
기분 좋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받은 것보다 더.
백곰의 휴대전화 메시지 도착 알림음이 울렸다.
송유미인 모양이었다.
백곰이 씩 웃었다.
우혁은 ‘나 신경 쓰지 말고 메시지’ 주고받으라는 의미로 손짓을 하고는 좌석 등받이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형! 유미가 기사를 보냈어.”
[칸과 아카데미를 휩쓴 한국의 자랑스러운 배우, 강우혁!] [“안 보면 100% 후회” [플럼범 바이러스> 극찬 봇물+예매율 1위] [[플럼범 바이러스> 예매율 1위 등극, 흥행 열풍 예고]***
목요일.
[플럼범 바이러스>가 세계 최초로 프랑스와 한국에서 개봉했다.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개봉했으나 한국이 예닐곱 시간 빨랐다.
그 시간만큼 결과도 한국이 빨리 나왔다.
[심상찮은 [플럼범 바이러스> 개봉 첫날 매진 사태]여섯 시간 뒤.
비슷한 사태가 프랑스에서도 벌어졌다.
멜라니가 전화를 걸어왔다.
– 우혁 씨! 매진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요. 대박!!
[ 개봉 첫날 매진 사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