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81)
“형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형이 연기한 배역 중에서 이번 배역이 가장 매력이 없는 것 같아.”
백곰이 솔직하게 말했다.
우혁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매력 있는 역할만 할 수는 없지.”
“하지만 형의 연기 덕분에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바뀌었어. 편집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형이 노래 부르는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야.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기대돼.”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녹음실에 가서 녹음을 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음악 작곡가 미셸 그랑이 작곡한 곡들이었다. 익히 알려진 팝송을 편곡한 곡도 있고.
40대 중반의 미셸은 세미클래식과 뮤지컬, 팝송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처음 곡들을 들었을 때, 우혁은 전율에 사로잡혔다.
음악이 [어메이징 라이프>의 성공을 보장하겠구나!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올드하지만 그 따뜻한 분위기에 매료되었으나 백곰의 말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음악을 듣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편 미셸은 우혁의 노래를 듣고 쾌재를 불렀다.
“이거예요, 이거! 내가 원하던 목소리예요.”
그러면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음반이 발매되면 큰 호응을 얻을 거라고 장담했다.
“오빠 노래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노래 부르는 모습도 너무 멋있고요.”
백곰과 우혁의 말을 듣고만 있던 송유미가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내 말이! 형이 노래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
“마농이 춤을 추는 장면하고 같이 나오면 심쿵할걸. 마농은 정말 귀여운 캐릭터야. 여자주인공 비올레타도 사랑스럽고.”
우혁이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줄리앙보다 마농이 훨씬 매력적이었다.
통통 튀는 캐릭터 마농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우혁은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난 10주 동안의 일들과 [어메이징 라이프>의 스토리를 떠올려보았다.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 있던 줄리앙이 앵무새 마농을 만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줄리앙은 마농을 마법에 걸린 새라고 생각한다.
마농은 말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심지어 작사와 작곡도 할 수 있었으니까.
줄리앙이 버스킹을 할 때 기타에 맞춰 춤을 추는 마농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 돈으로 먹을 것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순수하고 어여쁜 집시 소녀, 비올레타의 사랑까지 얻는다.
병든 엄마가 만들어 준 팔찌를 관광객들에게 팔아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다가 줄리앙의 기타 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마농을 발견하고 하루 종일 줄리앙 곁에 머무는 비올레타.
줄리앙은 비올레타가 노래를 매우 잘 부른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 보라고 권한다.
부끄러움이 많은 비올레타는 사람들 앞에서 부르지 않겠다고 하는데.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마농을 만질 수 있게 해줄게.”
줄리앙의 제안에 혹해 노래를 부른다.
비올레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이끌려 관객들이 몰려든다.
노래가 끝난 뒤, 비올레타는 마농을 만져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주고 간 돈의 반절을 받는다.
“한 곡 더 부를래? 관객이 준 돈의 반은 널 줄게.”
비올레타는 줄리앙의 제안에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노래 한 곡 부른 대가로 받은 돈은 하루 종일 팔찌를 팔아 벌 수 있는 돈보다 많았으니까.
그때부터 줄리앙은 마농, 비올레타와 함께 버스킹을 한다.
비올레타는 버스킹을 해서 번 돈으로 병든 엄마에게 먹을 것과 약을 사다 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더 이상 관광객들이나 경찰로부터 소매치기 오해를 받거나, 소매치기 일당에게 팔찌를 빼앗기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불렀던 노래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즐겁다.
줄리앙 또한 마농과 비올레타를 만난 뒤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려 보지 못했던 기쁨을 맛본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킹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농이 처음 듣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노래 괜찮은데! 누구 노래야?”
“내가 작곡한 노래.”
“거짓말하면 혼난다. 볼기짝을 펑펑 때려 줄 거야.”
“거짓말 아니거든.”
“적당히 좀 하자. 앵무새가 말을 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쳐. 하지만 작곡이라니! 그 말을 누가 믿어. 미치지 않고서야.”
“믿기 싫으면 믿지 마, 멍청아!”
줄리앙은 마농에게 신고 있던 슬리퍼를 집어 던진다.
마농에게 슬리퍼를 던지긴 했지만 마농이 불렀던 노래가 마음에 들어 비올레타에게 가르친 뒤 버스킹 때 불러 본다.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아낌없이 돈을 내고 간다.
기타 케이스에 지폐가 수북이 쌓일 정도로.
마침 그 노래를 들은 음반 제작자 콩테가 줄리앙에게 다가와 명함을 내밀며 자기를 소개한 뒤 묻는다.
“이 노래, 누가 만든 거죠?”
“그러니까 그게··· 제 동생이 지었어요.”
줄리앙이 콩테의 물음에 둘러댔다.
“동생을 만나고 싶은데 전화 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건 안 돼요. 동생은 전화가 없거든요. 그리고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죠. 낯선 사람을 보면 염산을 뿌리고, 총질을 해댄다니까요. 그런데 왜 그러시죠?”
“좀 전에 부른 곡, 제가 사고 싶어서요.”
“노래를 사겠다구요?”
“예!”
“그러지 않는 게 좋을걸요.”
“왜죠?”
“동생은 곡을 자기가 지었다고 주장하는데, 표절일지도 몰라요. 제 동생이지만 머리가 좀 이상한 녀석이거든요. 거짓말도 잘하고.”
“표절 느낌은 전혀 없는데, 혹시 모르니까 확인은 해볼게요. 동생분에게 곡을 팔 의향이 있는지 여쭤봐 주실 수 있나요?”
“말은 해볼게요. 그런데, 이 곡을 얼마에 살 생각이죠? 동생한테 곡을 팔 건지 물어볼 때 가격을 말해 줘야 할 테니까요.”
콩테가 제시한 계약금과 성공에 따른 저작권 수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줄리앙은 놀란다.
줄리앙으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이었으니까.
다음날 줄리앙은 콩테에게 전화를 건다.
“그 곡을 팔기로 했어요.”
– 그거 잘됐군요. 표절일 가능성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일단 만납시다.
줄리앙은 혼자서 콩테를 만난다.
“사실은 그 곡, 제가 만든 겁니다.”
줄리앙이 거짓말을 한다.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받는다.
줄리앙은 그 돈을 가지고 돌아와 마농, 비올레타와 함께 파티를 연다.
그 이후에도 셋은 계속해서 파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버스킹을 한다.
얼마 후, 마농의 노래는 싱글로 제작되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그 노래를 부른 가수는 벼락스타가 된다.
줄리앙의 걱정과 달리 표절 시비는 전혀 없다.
콩테는 줄리앙에게 다른 곡도 달라고 부탁한다.
줄리앙은 마농에게 묻는다.
“네가 만든 노래, 더 없어?”
“왜 없어. 많지.”
그 곡들을 콩테에게 넘기고, 그 곡들도 여러 가수들을 통해 앨범으로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둔다.
줄리앙과 마농, 비올레타는 여전히 버스킹을 하는데.
방송국과 신문 기자들이 줄리앙을 찾아와 인터뷰를 하고, 가수들이 줄리앙에게 곡을 달라며 찾아온다.
줄리앙은 유명 작곡가로 추앙받으며 부와 명예를 얻는다.
더 이상 버스킹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멋진 집과 차를 마련하고, 술과 여자에 취해 산다.
비올레타와는 연락을 끊어 버린다.
줄리앙의 연락처를 모르는 비올레타는 줄리앙이 버린 기타를 가지고 다니며 줄리앙과 함께 버스킹하던 곳을 다니며 홀로 버스킹을 한다.
팔찌를 파는 것보다 수입이 좋은 편이지만, 가끔은 소매치기 일당에게 돈을 모두 빼앗기기 일쑤이다.
줄리앙을 사랑하는 비올레타는 줄리앙의 기타를 항상 소중하게 지니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줄리앙을 만난다.
멋진 차에서 내리는 줄리앙을.
너무나 반가워 줄리앙에게 달려가다가 우뚝 멈추어 선다.
줄리앙 혼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화려한 의상의 여자가 차에서 내려, 줄리앙의 팔짱을 낀다.
비올레타는 조용히 돌아선다.
한편 줄리앙은 향락에 취해 살며 달아나지 못하게 새장 속에 가둬둔 마농에게 다른 곡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른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농은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는다.
여러 가수들에게 곡을 주겠다고 이미 선불을 받기도 했는데.
줄리앙은 마농을 달래기도 하고, 협박도 해보지만 소용없다.
작곡은커녕 말조차 잘 하지 않는다.
수다쟁이 마농이 말이다.
더 이상 곡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서 줄리앙은 곤경에 처한다.
사기죄로 고소를 당하고,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집과 차가 경매로 넘어간다.
여자들도 모두 떠나가고, 도움을 청하는 줄리앙을 외면한다.
순식간에 무일푼 시절로 되돌아간 줄리앙은 거리를 떠돈다.
기타조차 손에 없다.
남은 것은 새장 속의 마농.
일장춘몽을 꾼 것만 같다.
파리는 변함없이 화려하지만, 골목에는 소매치기들이 들끓는다.
줄리앙은 몽마르트르 정상에 올라 새장 문을 열어 준 뒤 작별인사를 한다.
“미안하다, 마농! 잘 가!”
마농은 인사도 없이 새장 밖으로 날아간다.
줄리앙은 마농이 떠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돌아선다.
“마농!”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뒤돌아보면 기타를 멘 비올레타의 모습이 보인다.
버스킹을 하러 온 것이다.
마농은 비올레타 어깨 위에 올라앉아 종알거린다.
“멍청이 줄리앙한테 버림받았어. 나쁜 놈! 엎어져서 코나 깨져라!”
비올레타가 줄리앙을 발견하고서 우뚝 서 있다.
줄리앙은 제자리에 멈춰 서서 비올레타를 바라본다.
비올레타가 줄리앙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온다.
“나 대신 저 멍청이한테 뺨이나 한 대 후려쳐 줘.”
마농이 날개로 뺨을 때리는 시늉을 한다.
“아니면 거기를 걷어차. 거기가 어딘지 알지, 비올레타?”
이번에는 발길질을 한다.
줄리앙은 낭심 부위를 두 손으로 가리며 한 걸음 물러난다.
비올레타가 다섯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줄리앙은 황급히 돌아선다.
낭심을 걷어차일 수는 없으니까.
서두르다가 그만 앞으로 고꾸라진다.
무릎이 몹시 아프다.
일어나려는데, 어느새 비올레타가 옆에 서 있다.
“차기 딱 좋다. 킥을 날려. 비올레타, 어서!”
줄리앙이 반사적으로 킥을 피하는 몸짓을 한다.
“괜찮아?”
비올레타가 묻는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고 싶었어.”
비올레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난··· 빈털터리야.”
줄리앙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비올레타는 대답 대신 어깨에 메고 있던 줄리앙의 낡은 기타를 줄리앙에게 건네준다.
“할 수 없지. 복수는 내가 직접 하는 수밖에.”
마농이 중얼거리더니 줄리앙의 머리 위로 날아가더니 똥을 싼다.
마농의 똥이 줄리앙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우헤헤헤헤헤!”
땅으로 내려앉은 마농이 배를 잡고서 웃는다.
비올레타가 자신의 소매로 마농의 똥을 닦아준다.
그 모습을 본 마농이 웃음을 딱 멈추고서, 화가 나서 식식거리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콩알을 걷어찬다.
날아가던 콩알이 하필이면 험상궂게 생긴 한 남자의 귀를 때린다.
남자가 오만상을 찌푸린 채 뒤를 돌아본다.
놀란 마농은 황급히 줄리앙의 상의 주머니 속으로 쏙 들어간다.
주머니에서 고개만 내밀고서 남자를 살핀다.
다시 만난 줄리앙과 비올레타는 버스킹을 한다.
마농은 춤을 추고.
[ [어메이징 라이프> 크랭크업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