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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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값으로 다이아몬드를 얻은 거야
“진석이 팀은 왜 안 와?”
스튜디오에 먼저 도착한 방문수가 물었다. 짜증을 가장한 걱정이다.
차창 없는 차 대신 택시를 타고 복귀하게 해달라고 제작진에게 떼를 쓴 것도 방문수였다. 우진석이 몸살에 걸렸다는 사실을 어필했다. 물론 우진석 덕분에 자기 팀도 이익을 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긴 하지만.
결국 제작진이 손을 들었다.
우혁과 우진석은 세 팀 중에서 가장 먼 곳에 갔기 때문에 복귀가 다른 팀보다 늦었다.
“방금 통화했는데 곧 도착한다고 합니다.”
임 피디가 방문수에게 알려주었다.
다른 두 팀은 스튜디오에 도착해 우혁과 우진석을 기다렸다.
“형, 펜 없어?”
정중앙이 방문수에게 물었다.
“펜은 뭐하게?”
“우혁 씨 사인 받으려고. 우리 와이프가 사인 받아 달래.”
“사인 그딴 거 받아서 뭐해. 아무짝에도 쓸모도 없는 거.”
“형, 그거 모르는구나. 유명 배우 사인 잘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엄청 비싸게 받을 수도 있어.”
“돈 벌려고 사인 받겠다는 거야?”
“말이 그렇다고. 형이 사인의 가치를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 거야.”
“앞으로 내 팬들한테 사인해줄 땐 돈 받아야겠다. 단돈 천 원이라도.”
“형다운 발상이다. 펜 있으면 좀 줘.”
“없어.”
정중앙은 작가에게 가서 펜을 빌려온다. 사인을 모자에 받으려는지 모자 속에 펜을 넣어서 한쪽에 잘 놓아둔다.
“강우혁 말이야. 딸 없어?”
방문수가 정중앙에게 물었다.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그건 왜?”
“사돈이나 맺을까 하고. 장인감으로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사윗감은 들어봤어도 장인감은 처음 들어보네. 그리고, 형 아들 이제 겨우 다섯 살인데 무슨 사돈이야.”
“꺼져.”
“할 말 없으면 꺼지래. 우혁 씨다!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우혁을 발견한 정중앙이 우혁에게 걸어갔다.
방문수가 정중앙을 앞질러 달렸다.
“사인 한 장 얻읍시다. 내 것도 줄 테니까.
방문수가 우혁에게 펜과 수첩을 내밀었다.
우혁이 흔쾌히 응했다.
“사인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며?”
뒤쫓아 온 정중앙이 방문수를 쏘아붙였다.
“앞으로 잘나갈 것 같아서 친해지려고 그런다 왜.”
“형은 뜰 것 같은 사람한테는 엄청 친절하더라.”
“그래야 흘린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지.
“그러고 보면 형이 뜬다고 한 사람은 다 떴어. 뜰지 안 뜰지 눈에 보여?”
“내가 무슨 초능력자야? 눈에 보이긴 뭐가 보여. 이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는 절실함이 만든 제8의 감각이지.”
“제8의 감각? 그건 또 뭐야?”
“닥쳐!”
“우혁 씨가 형보다 뜰 것 같은 모양이구나. 그러니까 사인을 받지.”
“나보다 인기 낮은 것들은 상대하지 않아.”
“그래서 내 사인은 안 받는 거였어? 나 참 기가 막혀서.”
정중앙이 실소를 머금었다.
그 사이 우혁과 방문수는 사인을 주고받았다.
방문수가 가고 정중앙이 우혁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펜과 모자를 건네려는데 에프디가 녹화 시작을 알렸다.
“정중앙, 빨리 안 오고 뭐해?”
방문수가 정중앙을 힐책했다.
정중앙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혁은 녹화 끝난 뒤에 사인 나누자고 달래며 정중앙을 앞세우고 멤버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세팅이 끝나자 곧바로 촬영이 시작되었다.
우진석은 몸살 기운임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시종 밝은 표정으로 진행을 이어갔다.
드라마 촬영과 달리 ‘아도’ 녹화는 컷 사인이 거의 없었다. 실수를 하면 실수하는 대로 촬영은 계속되었다.
편집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피디와 작가는 편집의 수고를 줄이기 위해 녹화를 지켜보며 어느 부분을 살릴지 체크해야 했다.
멤버들은 오프닝 때와 달리 농담 따먹기는 자제하고 사뭇 진지했다.
골목을 누비면서 느꼈던 소감 등을 차분하게 나누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세 팀으로 나뉘어서 서울 곳곳을 다니면서 가로등을 설치할 곳을 찾아다녔는데요, 몇 군데나 허가가 떨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각 팀에서 얼마나 찾았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방문수, 정중앙 팀은 네 곳. 맞나요?”
“예. 우리가 간 곳은 가로등을 없애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더라구요.”
“멀리 안 가셨군요?”
“차창도 없고 히터도 안 나오는 똥차를 타고 달리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죽으면 책임질 거야.”
방문수가 발끈했다.
“예.”
“고마워.”
우진석이 웃음을 참으며 정색하자 방문수가 금세 꼬리를 내렸다.
“다음은 우후, 안세영 팀. 여덟 곳 찾았습니다. 문수 형 팀보다 딱 두 배군요.”
“쟤들은 좋은 차를 탔잖아. 그 차를 타고 여덟 군데밖에 못 찾냐?”
정중앙이 우후 팀의 성과를 깎아내렸다.
“무슨 소리예요.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찾아다녔는지 알아요? 다리 아파 죽을 것 같다고요 지금.”
안세영이 아픈 시늉을 하며 대거리를 했다.
“마지막으로 강우혁 씨하고 제가 한 팀이 되어 가로등을 찾아다녔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별로 한 일이 없고, 강우혁 씨가 정말정말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찾은 곳은, 열다섯 곳입니다.”
“열다섯 곳이라고?”
우후가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강원도에 갔다 온 거 아니야? 서울 벗어나면 안 돼. 무효야.”
방문수가 몽니를 부렸다.
“저희는 서울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우진석이 자신 있게 말했다.
“가로등이 필요하지도 않은 곳을 막 찍은 거 아니야.”
정중앙이 방문수의 몽니를 이어받았다.
“최종 결과가 나와 보면 드러나겠지요. 우리가 골목을 누비며 찾은 곳을 제작진에서 구청에 민원을 넣을 겁니다. 그 결과가 나온 뒤에 저희는 다시 한 번 모일 거예요. 그리고 사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점수가 가장 낮은 팀은 제작진이 정한 장소에 가서 조명 기구를 들고 해가 뜰 때까지 가로등 노릇을 해야 합니다. 그 장소가 어디일지 대략 감이 오시죠?”
“공동묘지 정말 싫은데!”
정중앙이 울상을 지으며 우는 소리를 했다.
“이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 분들께서는 집 주위에 가로등이 필요한 곳이 없는지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구청 담당 부서에 민원을 넣으면 현장 조사 후에 설치 여부를 결정해 준다고 합니다.”
“우는 아이 젖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가만히 계시지 말고 적극적으로 요구를 하셔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배 안 고픈 줄 알고 젖 안 줘요.”
방문수가 부연했다.
“우혁 씨, 오늘 저희와 함께했는데 소감 한말씀해주시죠.”
우진석이 우혁에게 소감을 물었다.
“많은 걸 느끼고 배운 하루였습니다. 골목의 가로등처럼 한 줌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우혁이 짧고 간결한 소감을 말한 뒤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우진석이 두 손을 치켜 올려 박수를 쳤다.
방문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에 동참했고, 정중앙은 엄지를 세워 보였다.
안세영은 손가락 하트와 밝은 미소를 날렸고, 우후는 우혁에게 주먹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
‘아도’ 녹화 다음날부터 우혁은 본격적으로 드라마 [홍길동전> 오디션 준비에 착수했다.
며칠 동안 [홍길동전> 원작 소설을 비롯해 각종 자료들을 섭렵했다.
홍길동은 허균의 소설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이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실존 인물이라면 추체험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닌가.
가장 먼저 [홍길동전>을 쓴 허균을 추체험했다.
[홍길동전>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싶었다.물론 드라마 작가와 감독은 [홍길동전>의 원작자인 허균과 다른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설사 그렇더라도 원작의 의미와 주제 의식, 원작에 묘사된 홍길동이라는 캐릭터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허균에 이어 연산군 시절의 실존인물 홍길동도 추체험했다.
실존인물 홍길동은 허균의 소설 속 홍길동과는 닮은 점이 많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당시의 시대상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우혁은 홍명희의 대하소설 [임꺽정>으로 잘 알려진 임꺽정, 황석영의 [장길산>의 주인공 장길산도 추체험했다.
임꺽정은 명종, 장길산은 숙종 때 실존했던 인물들이었다.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의 삶은 소설과 달리 날것 그대로였다.
소설에서는 미화된 점이 많았다. 남의 물건을 빼앗은 도적이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삶이었다.
그런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고 소설 [홍길동전>의 홍길동과 유사한 점만 취하자면, 그들은 서로 다른 시대에 태어나 도둑으로 살았으나 단순한 좀도둑은 아니었다.
특히 임꺽정과 장길산은 가혹한 폭정을 일삼는 양반들에게 통쾌한 응징을 가하는 한편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축적한 재산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재분배함으로써 백성이 잘살 수 있는 이상향을 꿈꾸었다.
신분의 차별 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상향.
허균이 [홍길동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기도 했다.
허균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모순을 직시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통감했던 것이다.
우혁은 허균,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의 일생을 추체험한 뒤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웠다.
소설과 달리 실제 인물들의 잔혹함과 추악함도 보았다.
그러나 그들을 통해 세상을 부숴 버릴 것 같은 울분과 분노, 바위 같은 의지,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희망, 권위에 대한 저항의식 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오디션에 통과해 홍길동을 연기하게 된다면 그 감정들을 생생하게 토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감정뿐만 아니라 추체험 인물로부터 승마, 검술, 궁술, 격투술의 능력 일부도 전이받을 수 있었다.
전이받은 능력을 잃지 않기 위해 하루의 많은 시간은 연습에 할애했다.
“승마를 처음하신 게 맞나요?”
승마장에 가서 처음 말을 탔을 때 강사가 놀라서 물었다.
“예, 처음입니다.”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안장 위에 올라앉는 것도 힘겨워하는데 배우님은 올라앉자마자 달리시네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안장 없이도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안장 없이 달리겠다구요? 그건 숙달된 사람도 쉽지 않은데요.”
하지만 해야 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한 홍길동이 안장 있는 말을 탄다는 게 웃기지 않은가.
우혁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승마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했다.
조선 궁술을 연마하는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굉장히 잘하시네요. 이전에 궁술을 좀 하셨죠?”
“예.”
처음 했다고 해봐야 믿지도 않을 테고, 어릴 때 조잡한 나무 활을 만들어 쏘아본 적이 있으니 거짓말도 아니었다.
검술도 마찬가지였다.
공중에 던진 사과를 반으로 자르고, 짚단 허수아비를 무 자르듯 베는 우혁을 보고 놀라워했다.
***
[생강> 추가 촬영 일정이 잡혔다.모든 촬영을 마치고 우혁이 찍을 추가 촬영만 남겨둔 상태였다.
최 감독이 고문 장면에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강우혁이 ‘고문기술자’ 역할을 잘해 낼지 모르겠습니다.”
박용구가 걱정했다.
“그러게 말이야. 몇 개월 동안 ‘가로등지기’라는 역할을 했으니 거기에 젖어 있을 거란 말이야.”
최 감독은 강우혁이 등장한 [서울 가로등>을 몇 번 보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로등지기와 [생강>의 ‘고문기술자’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무명이었지만 지금은 급이 달라졌습니다. 감독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갑자기 뜬 배우의 헛바람.”
박용구가 다시 한 번 걱정을 드러냈다.
“사실 그게 더 걱정이야. 몇 달 만에 이렇게 뜰 줄 누가 알았나. 무게 있는 조연까지 해봤는데 단역이나 마찬가지인 고문기술자 역을 성의 없이 할 수도 있거든. 아니면 지나친 자신감으로 오버하거나.”
“출연료를 더 주지 않으면 못하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재계약하자고 할 수도 있구요. 처음 왔을 때는 소속사가 없었지만 지금은 소속사가 있지 않습니까.”
“주고 싶어도 있어야 주지. 제작비 사정 알잖아.”
최 감독은 애먼 박용구를 윽박질렀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강행군을 하면서 쌓인 피로 탓인지 최 감독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했다.
오늘 촬영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던가.
무슨 일이 있어도 제대로 찍고 싶다.
물론 이 장면을 찍지 않고도 영화는 개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럴 수는 없다. 그렇게 했다간 영화의 성패를 떠나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될 것 같다.
“강우혁이 도착했습니다.”
박용구가 최 감독에게 보고했다.
최 감독은 벌떡 일어나 강우혁에게 걸어갔다.
감독 체면이고 뭐고 따질 상황이 아니다.
“우혁 씨, 오랜만이에요.”
최 감독이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서 우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혁이 시건방진 태도를 보일 줄 알았는데 웬걸.
우혁은 두 손으로 최 감독의 손을 마주잡으며 머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고생 많으셨지요?”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뭉클하다.
갑자기 뜬 배우의 헛바람? 박용구 이 자식을 그냥···.
변한 게 없다. 아니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겸손해졌다.
다만 가로등지기를 지우고 고문기술자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촬영이 시작되었다.
모든 걱정이 한 방에 날아가 버렸다.
명치 쪽에 막혀 있던 무언가가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강우혁의 표정, 눈빛 그 어디에도 [서울 가로등>의 천사표 가로등지기는 보이지 않았다.
살인마. 고문기술자가 있을 뿐.
만족.
대만족이었다.
10시간이나 계속된 촬영에도 우혁은 싫은 내색 한 번 내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몇 번이나 다시 가자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출연료, 더 주고 싶다.
그런데 돈이 없다.
모른 척 은근슬쩍 넘어갈 수도 있지만 양심이 찔려 그렇게 못하겠다.
촬영이 끝난 뒤 최 감독이 우혁에게 출연료 얘기를 입에 올렸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겨우 열고서.
“출연료를 더 드려야 하는데···.”
“별 말씀을 다하세요. 애초에 받기로 한 금액만 주시면 됩니다. 소속사에도 그렇게 얘기했구요.”
최 감독 옆에서 우혁의 말을 들은 박용구가 나라라도 팔아먹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스텝들이 몰려들어 우혁에게 사인을 요구했다.
뒤로 밀려난 최 감독이 박용구에게 말했다.
“우리가 운이 좋았어. 만약 지금 우혁 씨를 캐스팅하려고 해봐. 그 돈으로 오겠어?”
“안 오죠.”
“횡재했어. 껌값으로 다이아몬드를 얻은 거야. 마음이 안 좋다. 배우한테 미안하긴 처음이네.”
“[생강> 개봉하면 강우혁 씨 주가가 껑충 뛸 것 같은데요.”
“뛸 사람은 뛰어야지.”
그렇게 촬영은 끝나고 우혁은 촬영장을 떠나기 위해 차에 올랐다.
“사람이 하나도 안 변했어요.”
박용구가 차에 오르는 우혁을 바라보며 최 감독에게 말했다.
“우리가 좀 변해야 돼. 의심이 너무 많아. 헛바람이 들었을 거라는 둥, 출연료를 더 달라고 할 거라는 둥, 연기가 안 될 거라는 둥.”
“반성하겠습니다.”
“너보고 한 소리 아니야. 나한테 한 소리지.”
최 감독은 촬영장을 떠나는 우혁의 차가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으로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