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101
101화. 키워주세요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훗날 자신의 신수가 될 운명을 타고난 설기를 돌봐달라고 당신에게 부탁합니다.]나는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 웨프와웨트의 말에 나는 입을 쩍 벌리며 설기를 보았다.
지금 웨프와웨트가 말하는 내용이 녀석한테는 들리지 않는 모양인지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이 녀석이 신수라고?
신수라고 하면 피닉스나 드래곤, 동양의 사신처럼 겉으로도 멋있고 그 자체로도 뛰어난 능력을 지닌 위대한 존재들.
몇몇 신수는 그 존재만으로 어지간한 성좌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질 정도였다.
“왕!”
그런데 이 귀여운 털 뭉치가 신수라고?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자, 웨프와웨트가 설명을 이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은 설기가 [만물의 냄새를 맡는 코]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만물의 냄새를 맡는 코]?그것참 강아지 같다면 강아지 같은 능력이긴 하네.
그런데 그게 신수가 될 정도의 능력인가?
나는 신기해서 주방에서 던전 향신료 몇 개를 가져왔다.
그러곤 주먹으로 향신료를 감싸고 설기의 코앞에 가져다 댔다.
“이건 뭐 같아?”
“몰라.”
음? 모르는데?
내가 미심쩍은 눈으로 웨프와웨트가 있을 하늘을 슬쩍 바라볼 때였다.
“그런데 이건 아까 내가 먹었던 수프에 들어가 있었어.”
“어?”
“그리고 저건 저쪽에서 가져왔어.”
주먹 속에 쥐어져 있던 던전산 암염을 정확히 맞춘 설기는 놀랍게도 다른 주먹에 있던 재료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까지 맞혔다.
그 사실에 내가 놀라고 있을 때, 웨프와웨트가 다시 메시지를 전해왔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은 [만물의 냄새를 맡는 코]는 우습게 볼 능력이 아니라고 합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은 설기가 저 능력으로 깊은 광맥 속에 있던 청금석을 찾아냈다고 합니다.]청금석, 흔히 라피스 라줄리라고 불리는 파란 보석.
그러고 보니 이집트에선 왕과 귀족들이 청금석을 가루로 만든 다음에 물이나 동물 기름에 개어서 화장품으로 썼다지?
이집트의 신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은 케메트 출신 성좌들에게 청금석 화장품은 신들의 격을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보석이라고 강조합니다.]케메트는 고대 이집트 어로 이집트를 뜻하는 말.
저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진짜 중요한 보석인 모양이었다.
“왕! 여기에 있어. 볼래?”
내가 신기해하자 설기가 품을 뒤적거리더니 내게 손바닥만 한 납작한 돌 하나를 건넸다.
“이거야.”
“이거라고?”
나는 설기가 건네준 파란 돌, 아니 라피스 라줄리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그냥 예쁘기만 한 보석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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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의 기운을 담고 있는 천상의 보석.
– 먼 옛날, 세상이 개벽하면서 하늘이 땅속으로 처박힌 이후로 돌이 되어 굳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 기후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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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라면 성좌가 탐낼만하네.”
기후를 조종하는 능력이라니.
거기다 하늘이 그대로 굳어져 만들어진 보석이라는 설명도 놀라웠다.
거기다 내 성안에는 라피스 라줄리 안에 담긴 강력한 마력이 보이기까지 했다.
신들은 이런 엄청난 보석으로 화장을 하는구나.
하긴, 이런 보석을 냄새만으로 맡아서 찾는다면 신수가 될 만하지.
나는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설기를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너 진짜 대단한 애구나.”
“헤헤헤. 왕!”
내가 쓰다듬어주자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설기였다.
“어떻게 이런 능력을 얻은 거야?”
“몰라. 처음부터 그랬어.”
설기가 코를 긁적이며 옛날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 *
설기는 날 때부터 좀 특별한 코볼트였던 모양이었다.
눈도 뜨지 못하고 귀도 들리지 않는 새끼 때부터 어미의 젖 냄새만큼은 기가 막히게 찾았고, 냄새만으로 마치 눈이 보이는 것처럼 기어 다녔다나?
거기다 다른 코볼트는 나이가 들거나 장로급은 되어야 할 수 있는 ‘말’을 설기는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말이다.
오로지 설기가 장로급 코볼트들이 하는 말을 주워들으면서 배운 것이었다.
“독특, 이상.”
“아기, 아니다.”
장로들에게도 이상하게 여겨지기 시작하면서 설기는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인간이나 몬스터나 평범함을 넘어서 과도할 정도의 뛰어남은 기피되기 마련.
설기가 딱 그랬다.
부모에게까지 이상하게 여겨져 따돌림을 당하던 설기는 항상 무리에서 떨어져 광산 던전의 으슥한 갱도에서 혼자 놀기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설기는 매우 특별한 암석을 발견했다.
정확히는 특별한 암석의 냄새를 맡았다.
“왕! 처음, 냄새!”
따돌림당하고 혼자 다녔다지만, 설기도 엄연한 코볼트.
광산의 광부 몬스터답게 곡괭이를 능숙하게 다뤄 특별한 냄새를 풍기는 암석을 파내었다.
“돌! 반짝이 냄새! 뭐지?”
그렇게 파내고 나서 설기의 눈에 들어온 건 파란색의 암석.
평소에 파내던 돌과는 전혀 다른 색을 띠고 있었다.
신기해서 곡괭이로 암석을 쪼개자 그 안에선 눈부시게 파란빛의 보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반짝이!”
처음 보는 보석의 모습에 신기해하는 설기.
설기는 몰랐지만, 그건 청금석이었다.
진한 파란색 사이로 황금빛 은하수가 흐르는 듯한 반짝이는 무늬가 새겨진 보석.
설기는 무려 그 청금석을 냄새로 찾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업적은 어떤 성좌의 눈에 들기 충분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당신의 업적에 경악합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그 보석을 자신에게 바치면 보상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보상······?
설기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반짝이를 달라는 위 땅에서 내려오는 말에 방긋 웃으며 청금석을 내밀었다.
“반짝이!”
그와 동시에 설기의 손에서 사라지는 파란빛 보석.
원래라면 복잡하게 제단을 쌓고 공물을 바치는 기도를 올려야 했지만, 아기 코볼트에게 그런 걸 바랄 수 없었던 웨프와웨트는 직접 성좌력을 소모해 라피스 라줄리를 수거해갔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보석의 품질에 매우 만족해합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원하는 보상을 말하라고 합니다.]“보상, 몰라.”
설기는 여전히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웨프와웨트는 잠시 멈칫하더니 설기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설명해주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뭐가 가지고 싶냐고 당신에게 묻습니다.]그러자 해맑게 웃으며 설기가 왕! 하고 대답했다.
“친구! 이야기, 친구!”
혼자서만 지내서 외로웠던 설기의 부탁은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당신의 요구에 당황합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라며 자신의 성좌력을 소모합니다.] [친구라니. 성좌에게 이런 걸 부탁한 건 네가 처음이다.]설기와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서 웨프와웨트가 성좌력을 소모해서 직접 말을 걸어왔다.
그 이후 설기는 웨프와웨트와 이야기하면서 신어를 배우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 * *
“그렇게 된 거였구나.”
나는 이야기를 듣는 동안 설기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어주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던전 브레이크로 밖으로 나오게 된 거구나.”
“웅······.”
던전이 공략되지 않고 오래 묵혀지자, 광산 던전 안의 코볼트 개체가 늘어났고, 코볼트들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코볼트들이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과정에서 설기는 피 냄새를 피해서 갱도 깊숙한 곳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깊은 갱도의 끝자락에서도 설기는 기억하고 있던 다른 코볼트들의 냄새가 사라지고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설기의 부모도 그때 잡아먹힌 모양이었다.
“무서웠어······.”
“많이 힘들었겠구나.”
나는 내 무릎 위로 올라와 벌벌 떠는 설기의 등을 쓰다듬어주면서 달래주었다.
성좌에게 선택당할 정도로 뛰어난 후각이 이 경우엔 오히려 저주에 가까웠다.
웨프와웨트도 안타까웠던 모양이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한숨을 깊게 내쉽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원래는 설기가 던전에서 격을 올릴 때까지 돌봐줄 예정이었다고 합니다.]아무리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지만, 설기는 아직 평범한 코볼트로 F~D급 몬스터였다.
성좌의 영역으로 데려오기엔 격이 너무 낮아서 데려가지 못했다고 한다.
성좌의 영역에 흐르는 강력한 기운은 저급 몬스터에겐 치명적이라나?
“저는 몇 번 다녀왔는데요?”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일시적인 방문은 성좌들이 보호해주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합니다.]내가 카인이나 스루드, 하데스의 영역에 갔을 때는 성좌들이 나를 자신들의 기운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힘을 썼을 거라고 웨프와웨트가 설명했다.
손님이라면 잠깐 보호해주는 정도로 괜찮지만, 아예 눌러앉는 경우는 성좌력의 소모가 너무 심하다고 한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그런 이유로 당신이 설기를 길러주면 안 되겠냐고 물어옵니다.]“제가요?”
나는 웨프와웨트의 요청에 눈을 크게 떴다.
신수가 될 몬스터를 나보고 기르라니.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설기가 네임드 몬스터가 되었어도 아직 자신의 영역으로 데려가기엔 격이 많이 모자라다고 합니다.]“그러니까 설기가 격을 키울 때까지 나보고 일종의 임시 보호를 해달라는 소리죠?”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정확하다며 기뻐합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설기가 권속급의 격을 쌓을 때까지만, 부탁한다고 합니다.]기뻐하는 웨프와웨트와 달리 나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식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도 좀 난감한데, 강아지도 아니고 몬스터라고 하면······.”
식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우리 가게는 주차장도 있고 뒤뜰도 있으니 거기서 기르거나 뭣하면 이층의 내 방에서 키우면 되니까.
문제는 설기가 강아지가 아니라 강아지의 모습을 한 이족보행 몬스터라는 거지.
“저희 식당에 오는 손님들이 설기를 보면 다 무서워서 도망칠걸요?”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고작 저런 몬스터에 무서워한다니 놀라워합니다.]댁들한테나 고작이지, 평범한 인간들에게 몬스터는 끔찍한 괴물이니까요.
물론 설기는 귀여운 편이지만, 몬스터는 몬스터였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방법이 없겠냐고 묻습니다.]“방법이야 없는 건 아닌데······.”
우리 식당에 딸린 아공간, [에덴의 동쪽]이나 [남국의 해안]에서 설기를 길러도 되긴 할 터였다.
원래 던전이었던 아공간들이니 몬스터인 설기한테 어색하지도 않을 거고.
대신 거기에 들어가면 다신 나오지 못하고 감금되어야 하겠지만.
······그게 정말 설기한테 좋은 걸까?
그저 친구가 필요했던 아이를 아무도 없는 던전에 넣어놓는 게?
물론 미리나 금쪽이, 미야가 있다지만, 미야는 대부분 식당에서 일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미리는 말을 하지 못하는 양이었다.
금쪽이는 미리만 보는 미리바라기라서 설기를 신경을 써 줄 것 같지도 않고.
“흐음······.”
내가 설기를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을 때였다.
“수, 숨 막혀······.”
“설기야?”
갑자기 설기가 헐떡이더니 바닥으로 툭 쓰러졌다.
내가 당황해서 설기에게 다가가서 살펴보니 탈진이었던 아까와 달리 발작에 가까운 상태였다.
심각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큰일 났다며 발을 동동 구릅니다.]“웨프와웨트 님?”
마력 부족?
아까 분명 마력이 듬뿍 담긴 마력수 열매와 단호박 수프를 먹였는데?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설기가 네임드 몬스터로 진화하면서 마력을 급격히 소모했다고 합니다.] [‘망자의 길을 여는 하얀 자칼’이 영약 수준의 마력이 공급되어야 한다고 합니다.]영약?
그런 게 여기 어딨어.
우리는 요리하는 식당이지, 약을 파는 곳이 아니라고.
입술을 깨물던 내 머리에 번뜩이는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성좌 마켓.”
직접 찾아가지 않고 여기서 구매하면 헤이리스가 바로 배달해줄 수 있을 터.
나는 황급히 성좌 마켓의 화면을 띄웠다.
“설기야, 조금만 참아.”
나는 황급히 판매 리스트를 내리면서 내가 찾던 영약을 찾았다.
옆에서 설기가 헐떡이는 소리가 들리니 마음이 급해졌다.
입안이 바싹 마르는 걸 느끼며 한참을 찾던 그때,
“찾았다!”
내 눈에 들어온 건 바로 개에게 산삼이라고 불리는 영약, 개산삼 산작약이었다.
개산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