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129
129화. 감뀰물과 꽃가루 다식
“감뀰물이요?”
“네. 던전 귤을 섞은 꿀차를 타서 보석벌들에게 먹일 겁니다.”
그러면 던전 귤의 산성이 말벌의 염기성 독을 어느 정도는 중화해주겠지.
말벌에 쏘였을 때 응급 처치로 상처에 식초나 레몬즙으로 중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꿀벌의 독은 산성이라서 쏘이면 암모니아수를 발라야 했다.
가장 좋은 건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서 벌 독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거지만 말이야.
그런 내 설명에 정부웅도 고개를 끄덕였다.
“독을 중화하는 동시에 꿀과 물을 동시에 보급할 수 있고 액체 형태로 보급하면 보석벌들도 먹기 편하겠지. 탁월한 선택이야.”
“그렇죠?”
그 외에도 내가 직접 요리를 하면 특수 효과를 줄 수 있다.
특수 효과를 우선하는 요리는 내키지 않지만, 지금은 맛을 즐기는 요리가 아닌 생존을 위한 구급용 요리기에 특수 효과를 부여할 생각이었다.
그 사이 정부웅이 벌집을 살피더니 우려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꿀과 물만으로는 부족해. 여기 보니 화분이 다 떨어졌어. 유충들이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이야.”
“화분이 꽃가루죠?”
“그렇다네.”
꽃가루라.
그냥 꽃가루를 채집해서 먹일 수는 없겠지.
화분을 주는 과정에서도 내가 요리해서 특수 효과를 부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벌들이 꽃가루를 꿀에 뭉쳐서 가져온다고 했지?
“다식이 좋겠네요.”
“다식?”
다식은 불교가 융성했던 고려시대에 우리 선조들의 차와 함께 즐겼던 디저트였다.
곡물가루나 꽃가루를 꿀에 반죽해서 틀에 찍어내는 식으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게 소나무의 꽃가루로 만든 송화 다식이지.
이것만 보면 벌들이 꽃가루를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네.
“정 선생님과 채하나 씨는 꽃가루를 채취해주세요. 가능하죠?”
“그, 그렇긴 해요.”
연금술사들은 재료를 채취하기 위한 도구를 항상 들고 다니는 사람들.
당연히 꽃가루를 채취하기 위한 도구도 가지고 있었다.
내 요청에 스승과 제자 연금술사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남은 연준이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연준이 너는 언제 다시 자이언트 와스프 퀸이 돌아올지 모르니 벌집을 지켜줘.”
“알겠어. 그런데 그런 요리를 여기서 어떻게 만들려고? 도구도 없잖아?”
연준이의 물음에 나는 씨익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내겐 우수한 직원들이 있거든.”
아, 그러고 보니 전화는 던전 밖으로 나가야 할 수 있지.
던전 입구까지 왕복해야겠네.
* * *
“왔네.”
던전 밖으로 나와 전화를 한 뒤, 5분 만에 하늘 저편으로 황금색 구름이 보였다.
천오가 타고 온 근두운이었다.
“사장! 말한 거 다 들고 왔어!”
“어서 와. 고생했어.”
“뭘. 창고 구석에 박혀 있는 물건이라 찾는 데 고생하느라 오래 걸렸어.”
고작 5분밖에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천오는 늦었다면서 미안해했다.
단번에 십만 팔천 리, 약 42,414km로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 거리를 날 수 있는 근두운을 타고 10분이나 걸린 이유는 물건을 챙기느라 걸린 시간이겠지.
나는 괜찮다고 웃으며 천오에게 짐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일이야? 던전에서 요리해?”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
요리사가 진짜 내 천직이자 운명인 건지, 어딜 가도 요리할 일이 끊이질 않는다.
내가 피식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천오도 마주 웃었다.
“던전이면 내가 도와줄까?”
여의봉을 꺼내 들며 붕붕 휘두르는 천오를 보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제천대성이 나설 정도의 일은 아니야.”
내가 요리 재료로 쓰고 싶다고 하자 순식간에 A급 보스 몬스터인 미노타우로스 킹을 산 채로 잡아 왔던 천오였다.
있으면 분명 자이언트 와스프 퀸도 쉽게 잡아줄 테지만, 난 연준이 녀석을 믿었다.
“그리고 인간의 일은 인간이 해결해야지.”
“그래? 그러면 난 돌아갈게.”
천오는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근두운에 올라탔다.
“맛있는 거 만들면 가져와 줘!”
“많이 만들어서 들고 갈게.”
“아싸!”
어린아이처럼 신나하며 천오가 근두운을 타고 돌아갔다.
직원들 몫이랑 설기 몫까지 넉넉하게 만들어야겠네.
나는 피식 웃으며 천오가 건네준 조리 도구와 요리 재료를 들고 다시 던전으로 돌아갔다.
그 사이, 정부웅과 채하나는 무사히 꽃가루를 다 채집해 온 모양이었다.
“꽃가루는 이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아주 넉넉하게 가져왔으니 먹일 수만 있다면 문제는 없을 걸세. 아니, 그런데 그 도구들은 어디서 가져온 건가?”
정부웅이 내가 가져온 조리 도구를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가져다줬다고 하면 당연히 안 믿을 테니 나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 직원은 유능해서요. 다 방법이 있죠.”
그렇게 대답한 나는 조리 도구를 꺼내어 요리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력수를 주전자에 넣고 끓였다.
“정 선생님, 독이 뿌려진 보석 벌꿀을 가져다주시겠어요?”
“잠깐 기다리게.”
정부웅이 자이언트 와스프 퀸이 파괴한 벌집에서 단단하게 굳은 보석 벌꿀을 들고 왔다.
“와, 벌집에서 갓 꺼낸 보석 벌꿀은 이렇게 생겼군요?”
마치 수정 기둥처럼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길쭉하고 아름답게 굳어진 보석 벌꿀을 보며 내가 감탄했다.
채하나의 약초상을 통해 가게로 들어오는 보석 벌꿀은 취급하기 편하게 토막 난 상태로 들어와서 완전체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괜히 보석 벌꿀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네요.”
“그렇지? 이 보석 벌꿀의 영롱함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곤 하지.”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
보석 벌꿀의 영롱함을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나는 보석 벌꿀을 냄비에 넣고 끓인 마력수를 부었다.
그러자 보석 벌꿀 결정이 쩌적 쩌적 갈라지면서 천천히 뜨거운 마력수에 녹기 시작했다.
“여기에 던전 귤에서 짜낸 귤즙을 넣으면······.”
반으로 자른 던전 귤을 주먹으로 꽉 쥐자 시큼 상큼한 귤즙이 주르륵 냄비 위로 떨어져 내렸다.
겉으로 딱히 드러나는 현상은 없지만, 던전 귤즙의 산성이 자이언트 와스프 독의 염기성을 중화시키고 있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깐 맛은 봐야지.”
나는 작은 티스푼으로 팔팔 끓고 있는 감뀰물을 조금 떠서 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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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와스프의 독이 중화된 감뀰물(희귀급)
– 감미(甘味, 단맛) 75% : 탄수화물 기반 에너지 확보 가능.
– 산미(酸味, 신맛) 5% : 음식의 신선도 99%. 상하지 않았음. 비타민 대량 포함.
– 마미(魔味, 마력 맛) 20% : 순수한 마력 다량 보유.
– 특수 효과 : [면역 증진]. [상처 치유], [에너지 충전], [심신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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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점 : 맹독이 중화되었습니다. 조금 시큼한 걸 제외하면 평범한 던전 보석 벌꿀로 만든 감귤벌꿀차입니다. 체력 회복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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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자이언트 와스프의 독은 완벽하게 중화되어 있었다.
거기에 던전 귤의 효능인 [면역 증진]과 [상처 치유], 그리고 보석 벌꿀의 효능인 [에너지 충전]까지 붙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심신 안정]은 자이언트 와스프에게 습격당한 보석벌들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내가 부여한 특수 효과였다.
“정 선생님. 이걸 조금 식혀서 보석벌들에게 공급해주세요.”
“맡겨주게.”
난 요리할 줄은 알지만, 벌들에게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는 모른다.
먹이는 건 양봉 유튜버이자 꿀벌의 연금술사인 정부웅이 제격이겠지.
일종의 꿀벌 웨이터라고 해야 하나.
“하하, 호박 나이트에서 일할 것 같은 명칭이네.”
“······삼촌. 숙모한테 말할 거예요.”
“크흠, 큼.”
아재스러운 농담을 던졌다가 본전도 못 찾은 정부웅이 감뀰물을 들고 벌집으로 향했다.
나는 그가 알아서 벌들에게 감뀰물을 먹이는 동안 다음 요리에 들어갔다.
“이 꽃가루들은 종류별로 나뉘어 있나 보네요?”
“네. 혹시 몰라서 전부 분류해놨어요.”
채하나가 건넨 꽃가루는 색이 대부분 노란색 계열이었지만, 미묘하게 다른 색으로 전부 구분되어 있었다.
내가 감탄하자, 채하나는 연금술사라면 당연한 거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덕분에 다양한 색의 꽃가루 다식이 만들어지겠네요.”
나는 씨익 웃으며 각각의 꽃가루에 녹인 던전 보석 벌꿀을 부었다.
감뀰물을 탈 때와 다르게 냄비에 보석 벌꿀 결정과 던전 귤즙만 넣었다.
자이언트 와스프의 독을 제거하고 산미가 추가되었지만, 마력수를 넣지 않아 꿀의 끈적한 농도는 그대로였다.
그러자 꽃가루와 꿀이 섞여들어가면서 찰지게 반죽되기 시작했다.
“다식은 이렇게 가루에 꿀만 넣고 반죽해서 따로 익히지 않아도 간편하면서도 아름답게 먹을 수 있는 요리였어요.”
“어렸을 때 삼촌 따라간 절에서 먹어 본 적이 있어요. 연한 노란색이었는데.”
“그러면 송화다식일 지도 모르겠네요.”
송홧가루는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이자 창틀과 차 위에 쌓여서 청소를 어렵게 하는 골칫거리였지만, 또 모아서 다식을 만들면 은은한 송화향과 꿀의 단맛을 즐길 수 있는 늦봄의 별미였다.
이번에는 송홧가루는 아니었지만, 각각의 꽃가루에서 나는 꽃향기를 즐길 수 있으니 오히려 좋았다.
“여기에 마력수를 조금 부어서 농도를 맞춰준 다음에 틀로 찍어내면 완성입니다.”
천오가 찾느라 오래 걸렸던 건 내가 오래전에 구입했던 다식틀이었다.
다식은 그렇게 자주 만들지 않으니 몇 번 쓰고 창고에 방치해뒀었거든.
나는 전통 무늬 다식틀과 꽃문양 다식틀 중에서 꽃 모양 다식틀을 골랐다.
기왕 벌들에게 먹이는 건데 꽃 모양이 낫겠지.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은 법이니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식틀에 꽃가루 꿀 반죽을 눌러 다식의 모양을 잡았다.
“와, 예쁘네요.”
“괜찮죠?”
나는 다식틀에 다 들어가지 않고 남은 반죽을 조금 떼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천미통]에 꽃가루 다식의 효과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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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의 꽃가루로 만든 화분 다식(유일급)
– 감미(甘味, 단맛) 65% : 탄수화물 기반 에너지 확보 가능.
– 지미(旨味, 감칠맛) 5% : 아미노산 확보 가능. 육류 부족.
– 산미(酸味, 신맛) 5% : 음식의 신선도 99%. 상하지 않았음. 비타민 소량 포함.
– 마미(魔味, 마력 맛) 30% : 순수한 마력 다량 보유.
– 특수 효과 : [회복], [에너지 충전], [성장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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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을 섞었기에 [에너지 충전] 효과가, 꽃가루 자체의 [회복] 효과가 붙었고, 내가 의도한 [성장 촉진] 효과가 붙어 있었다.
꽃가루 다식은 아이들인 유충이 먹을 이유식이기에 일부러 성장에 관련된 효과를 넣었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야 하니까.
나는 꽃가루 다식도 정부웅을 통해 보석벌들에게 먹이도록 했다.
“됐어! 벌들이 기력을 찾기 시작했어! 일벌들이 애벌레에게 나눠주기 시작했고!”
잠시 뒤, 감뀰물과 꽃가루 다식을 먹은 벌들이 힘을 되찾고 다시 활발하게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채하나가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연금술사들이 만드는 약이나 포션보다도 효과가 좋아 보이네요.”
“약선 요리라고도 하죠. 음식도 크게 보면 약이니까요.”
우리 할아버지가 지은 약선구급방도 결국 그런 생각에서 뻗어 나온 요리 철학이었다.
마력 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 할아버지가 연구한 자료였으니까.
그 사이 정부웅이 또 기쁨에 차서 외쳤다.
“저길 보게. 일벌들이 여왕벌에게 로열젤리를 먹이고 있어!”
모든 유충이 태어난 뒤 3일 동안 로열젤리를 먹지만 평생 로열젤리를 먹는 건 오로지 여왕벌뿐.
아니, 여왕벌은 로열젤리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굶주린 일벌들이 로열젤리를 짜내지 못했기에 여왕벌도 굶고 있었는데, 기운을 차린 일벌들의 몸에서 드디어 로열젤리가 나오는 모양이었다.
부우웅.
로열젤리를 먹고 기운을 차린 여왕벌이 기쁨으로 날개를 떨었다.
그 모습을 다행이란 표정으로 모두가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퀴이익!”
허공이 다시 찢어지면서 아까 도망쳤던 자이언트 와스프 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 자식이!”
말없이 벌들의 회복을 흐뭇하게 보고 있던 연준이가 겨우 되찾은 보석벌들의 평화를 해치려는 자이언트 와스프 퀸을 보고 이를 갈며 검을 뽑았다.
하지만 연준이보다 빠른 존재가 있었다.
부우웅! 부우웅! 부우웅!
기력을 회복한 보석벌들이 놀랍게도 자이언트 와스프 퀸에게 날아가는 소리였다.
“어? 위험해!”
“잠깐 기다리게!”
3m에 가까운 자이언트 와스프 퀸에게 꿀벌이랑 그렇게 크기 차이가 나지 않는 보석 벌들의 공격은 언뜻 보면 무모해 보였다.
그래서 연준이가 나서려고 했는데, 정부웅이 그걸 말렸다.
“왜 말리는 겁니까!”
“보석 벌들은 원래 양봉벌에서 진화된 몬스터. 배고파서 당했다 뿐이지 말벌에 대처하는 법을 아는 아이들이야. 잘 보게.”
정부웅의 말대로 기력을 회복한 수만 마리의 보석 벌이 자이언트 와스프 퀸을 뒤덮었다.
“퀴이잇?”
자이언트 와스프 퀸은 하찮은 보석 벌들이 자신에게 달려들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지 놀라며 허둥거렸다.
그사이 보석벌들은 자이언트 와스프 퀸의 몸 전체를 뒤덮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구체를 연상시켰다.
“그리고 저게 바로 봉구(蜂球). 자신들의 체온으로 말벌을 죽이는 꿀벌들의 생존 전략이라네.”
꿀벌은 말벌보다 조금 더 높은 열을 견딜 수 있다.
그래서 날갯짓으로 체온을 올려 말벌이 죽을 때까지 봉구 안의 열을 가한다.
그러면 말벌은 열에 익어 죽고 꿀벌들은 살아남는다고 한다.
물론 그 공격에 참여한 꿀벌들도 체력 소모와 고열에 피해를 입어 수명이 짧아지지만, 죽지 않고 적을 물리칠 수 있는 그들의 생존 전략이었다.
“그리고 보석벌은 몸이 보석이라서 특히 열에 강하지. 모두가 스킬 [열 내성]을 가지고 있다네. 자이언트 와스프 퀸은 그런 게 없지.”
정부웅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대로 보석벌의 봉구에서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강력한 열이 발생되고 있었다.
여기서 느껴질 열이 저 정도면 저 안은 대충 100도가 넘는 열인데?
요리하면서 열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나였기에 봉구 안의 온도에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키이익······.”
그리고 결국 자이언트 와스프 퀸은 열을 이기지 못하고 털썩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A급 보스 몬스터를 가축화되어 위험 등급 F급도 받지 못한 던전 보석벌들이 이겨낸 것이었다.
“대단해······.”
약자가 지혜로 강자를 이기는 모습에 연준이는 감탄을 터뜨렸다.
항상 강해지는 걸 추구하던 연준이에게 좋은 경험이 됐겠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던 내게 무언가가 다가왔다.
부우웅, 부웅.
그 정체는 자신들의 일벌이 자이언트 와스프 퀸을 이긴 걸 본 보석 여왕벌이었다.
“키잉, 키잉.”
마치 구해줘서 고맙다는 의미인 듯 여왕벌이 내 손가락에 자신의 머리와 더듬이를 비볐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벌은 무서운 줄로만 알았는데 귀여운 면도 있네요.”
“여왕벌이 그러는 건 나도 처음 봤군 그래. 자네한테 진짜 고마웠나 봐.”
하지만 보석 여왕벌의 답례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여왕벌은 자신이 들고 있던 작은 주머니 하나를 내게 넘겼다.
그걸 본 정부웅의 눈이 커졌다.
“그건 왕대······?”
“왕대요?”
“다음 여왕벌이 태어날 고치라네.”
이게 여왕벌이 태어날 번데기라고?
내가 놀라서 왕대를 봤을 때였다.
[‘시간이 없는 꿀벌의 여주인’이 당신의 노고에 감사해합니다.] [‘시간이 없는 꿀벌의 여주인’이 자신의 축복이 서린 여왕벌 왕대를 당신이 길러주길 바랍니다.]무려 꿀벌의 여신의 축복이 담긴 왕대였다.
데려가서 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