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157
157화. 운동은 과학이다.
부스터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헬스 중독자들이 먹는 보충제의 일종이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용도가 달랐다.
보통 근육을 키우려는 운동인들이 보충제를 먹는 이유가 요리만으로는 섭취하기 힘든 단백질과 영양소를 간편하게 섭취하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면 75kg의 성인 남성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의 총 양은 150g이었다.
생각보다 적지 않냐고?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다는 닭가슴살이 보통 한 팩에 100g 정도 들었으니 하루에 한 개 반만 먹어도 충분하지 않냐고.
이건 천만의 말씀이자 큰 착각이다.
닭가슴살 100g당 들어있는 단백질은 총 26.8g 정도.
즉, 150g의 단백질을 보충하려면 닭가슴살만 6덩이를 먹어야 한다는 소리.
아무런 양념 없이 찌기만 한 닭가슴살을 6덩이나 먹는 건 정말 힘들다.
그런 식단을 하루도 아니고 몇 개월, 몇 년 단위로 해야 하는 건 고역이나 다름없고.
그래서 헬스 중독자들은 운동이 끝난 후에 단백질이 들어간 보충제를 물에 타서 먹는 걸로 보충하곤 한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돌아와서 부스터란 무엇일까?
“운동 전에 운동을 더 오래,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먹는 보충제가 바로 부스터입니다.”
“그걸 먹으면 운동을 더 오래 할 수 있게 된다고?”
놀란 헤라클레스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흔히 부스터라고 부르는 보충제에 들어간 성분이 그걸 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거기에 살짝 몇 가지를 더 추가하긴 했지만, 큰 내용은 달라지지 않는다.
“첫 번째는 탄수화물입니다.”
나는 오픈 키친 바의 수납장에서 작은 주머니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그 주머니 안의 내용물을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에게 보여 주었다.
“이건 중세경의 여신 자청비 님의 오곡 세트입니다.”
[자청비의 오곡 세트]는 쌀, 보리, 콩, 조, 기장으로 한반도에서 자라나는 다섯 가지 대표 곡물로 이루어져 있었다.이 곡물들을 볶아서 잘 갈아 만든 오곡의 곡물가루가 바로 미숫가루였다.
콩을 갈아 만든 두유에 미숫가루를 탄 것이 바로 오곡 라떼란 말씀.
여기에 단맛을 살려주기 위해 던전 보석 벌꿀을 조금 넣어주면 금상첨화였다.
“예전 이 땅의 선조들은 곡식을 보관하기 편하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미숫가루를 자주 먹곤 했습니다.”
다섯 가지 곡물로 만든 미숫가루는 우리 선조들의 배를 채워주었던 고마운 탄수화물 보급원이었다.
그리고 그런 고마운 탄수화물은 당연히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았다.
“사람의 몸엔 글리코겐이라는 에너지 저장 물질이 있습니다.”
“글리코겐?”
“쉽게 말하면 배터리 같은 거죠.”
“배터리??”
아, 헤라클레스나 길가메시에겐 배터리가 더 이해 안 가겠네.
나는 둘에게 글리코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기로 했다.
“글리코겐은 사람의 간과 근육에서 만들어져서 평소엔 근육에 저장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할 때, 근육은 이 글리코겐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공급받죠.”
사람의 몸은 에너지를 내기 위해서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꾼다.
그리고 이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것이 글리코겐으로, 글리코겐을 분해하면 포도당이 나온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고 있는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를 보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글리코겐을 금화로, 근육을 보물 창고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실까요?”
평소에 보물 창고에 금화를 쌓아두다가 필요할 때가 되면 금화를 꺼내어 필요한 물건으로 바꾼다.
그 설명을 듣자 온갖 재화로 가득 찬 보물 창고를 가진 일국의 왕, 길가메시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렇군. 그 글리코겐이라는 거, 아주 중요한 거였군.”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오곡에 들어가 있는 탄수화물은 바로 금화를 만드는 금괴인 거죠.”
금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괴를 쪼개고 녹여야 하기에 글리코겐을 만들기 위한 탄수화물은 몹시 중요했다.
만약 몸에 탄수화물이 부족하다면?
“인간의 몸은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글리코겐을 만들게 됩니다. 보물창고의 금으로 된 기둥을 잘라서 금화를 만드는 거나 다름없죠.”
“잠깐만, 그러면 보물창고가 무너지잖나?”
“바로 그겁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운동하는 헬스 중독자들에게 글리코겐을 만들기 위해 근육을 분해하게 되는 건 상상도 하기 끔찍한 결과, 즉, 근손실을 의미했다.
그걸 깨달은 길가메시가 눈을 부릅뜨고 테이블을 탁하고 짚었다.
“그것만큼은 안 된다! 이게 어떻게 만든 몸인데!”
“······혼자만 알지 말고 좀 가르쳐 달라고.”
헤라클레스는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모양이었지만, 여기는 학교가 아니니 더 자세히 설명하는 건 의미가 없고,
“일단 한번 드셔보시죠.”
나는 자청비의 오곡 라떼를 먼저 길가메시와 헤라클레스에게 권했다.
내 설명을 대충이나마 이해한 길가메시는 바로 오곡 라떼를 입으로 가져갔지만, 헤라클레스는 주춤하면서 머뭇거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길가메시가 미간을 찌푸렸다.
“사내자식이 좀스럽기는. 밑에 거 떼라!”
“뭐? 좀스러워? 이 헤라클레스가?”
길가메시의 도발에 넘어간 헤라클레스가 그대로 자청비의 오곡 라떼를 꿀꺽꿀꺽 들이켜서 원샷을 때렸다.
그 모습을 본 길가메시도 큭큭 웃더니 마찬가지로 오곡 라떼를 쭉 들이켰다.
어우, 꽤 걸쭉할 텐데 저걸 한 번에 마시네.
가끔 덜 풀린 가루가 남아있으면 이게 기도로 넘어가 사레들리는 일이 꽤 있어서 난 항상 조심스럽게 먹는 편이었다.
물론 성좌들에게 줄 오곡 라떼를 그렇게 만들 리는 없지만 말이지.
탕! 탕!
그렇게 시원하게 오곡 라떼를 모두 들이킨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가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을 때였다.
[당신이 만든 ‘자청비의 오곡 라떼(영웅급)’에 특수효과가 부여됩니다.] [특수효과 [에너지 급속 보충]. [피로 차단], [호르몬 각성]이 적용됩니다.]“으음?”
먼저 잔을 비운 헤라클레스가 눈을 번쩍 떴다.
그러곤 주먹을 쥐었다 피기도 하고 아령을 드는 자세로 팔을 몇 번이나 구부렸다 피기도 하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거 힘이 넘치는걸?”
“바로 그게 탄수화물의 힘입니다.”
인간의 몸 안에서 탄수화물이 보충되어서 글리코겐으로 합성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
하지만 오늘 내 손님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성좌들.
거기다 [성좌의 마스터셰프]인 내 손을 거친 뒤라 흡수 속도가 굉장히 빠른 모양이었다.
길가메시도 힘이 넘치는 듯 양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멋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검은 훔바바의 자세!”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자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그대로 끝나면 큰일이기에 나는 바로 설명을 덧붙였다.
“자,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순히 마시는 걸로 끝나면 안 됩니다.”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목적이라지만, 곡물을 익힌 뒤 갈아서 흡수하기 빠르게 만든 것이 미숫가루였다.
거기다 딱딱한 고체가 아니라 유동식이기에 소화와 흡수는 더더욱 빨랐다.
그렇게 된다면 단점이 무엇이냐.
빠르게 흡수된 당은 몸 안에서 글리코겐으로 전환되는 것에 한계가 있어서 결국 잉여 에너지로 남게 되고 지방으로 전환되어 아랫배가 두툼하게 나오는 결과가 된다.
즉, 건강과 정반대에 서 있는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잠깐! 살이 찐다고?”
“어, 어쩐지 맛있더라······.”
내 설명에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보통 맛있는 음식은 살이 찌기 마련이지.
나는 웃으면서 그다음을 설명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잉여 에너지를 태워버릴 정도로 운동을 하면 됩니다.”
탄수화물로 글리코겐을 보충하는 이유는 하나.
운동을 할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었다.
그게 부스터의 목적이기도 하니까.
내 말에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가 납득이 간 건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지금 이 넘치는 힘이라면 몇 날 며칠을 운동해도 멀쩡하겠는데?”
“내 말이 그 말이야.”
나는 당황이 사라진 두 성좌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렇게 오래 운동할 에너지원을 얻었으면 그다음 효과도 아셔야겠죠?”
나는 오곡 가루와 던전 보석 벌꿀 외에도 이 오곡 라떼에 넣은 게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재료가 담긴 또 다른 주머니를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바로 커피입니다.”
그 주머니에는 로스팅된 까만 원두가 그윽한 향을 퍼뜨리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연준이 녀석이 구해다 준 묘목을 마철성이 몸이 반쪽이 될 때까지 마력을 쏟아부어 키워낸 것이 바로, 이 커피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한 달 동안은 이 커피나무가 제대로 자라 열매를 맺느냐 안 맺느냐의 싸움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좌의 농부]인 마철성은 훌륭히 커피나무를 키워내 새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를 내게 들고 왔다.
나는 그걸 원두로 만들어 로스팅까지 해냈고 말이지.
“자청비의 오곡 라떼에는 진한 커피 샷이 들어가 있습니다. 바로 카페인 추가를 위해서죠.”
카페인은 부스터(booster), 즉, 능력 증폭이라는 면에서 가장 확실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물질이었다.
“카페인이 몸에 들어가면 일단 피로를 잊게 됩니다.”
“피로를?”
“네. 정확히는 피로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피로를 느끼지 못하게 잠시 막아두는 거지만요.”
하지만 그 점이 바로 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무리 고강도의 운동을 하더라도 몸이 피로함을 잊고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그리고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몸을 각성시켜 한 단계 더 뛰어난 운동 수행 능력을 펼치게 해줍니다.”
코르티솔은 간단히 말하면 몸에서 생성해내는 스테로이드였고, 아드레날린은 혈류를 펌핑시켜 근육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하게 해주는 호르몬이었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이 두 호르몬을 몸에서 더 많이 나오게 해주기에 운동 전, 몸을 각성시키는데 딱인 물질이었다.
“어떠십니까? 아까보다 더 정신이 또렷해지고 힘도 넘치지 않으십니까?”
“확실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군.”
내 말에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히죽 웃었다.
나 역시 마주 웃으며 다음 부스터를 권했다.
“이건 비트 식초 에이드입니다. 이 음료 역시 자청비의 오곡 라떼처럼 운동 능력을 상승시켜주죠.”
“바로 마시자!”
“적셔!”
이미 내 말을 철석같이 믿게 된 헤라클레스와 길가메시는 마치 송년회에서 술을 원샷 하듯이 비트 식초 에이드를 꿀꺽꿀꺽 삼켰다.
크으, 소리를 내며 잔을 내려놓은 길가메시가 내게 물었다.
“이건 뭐가 좋은 거지?
“바로 근육에 혈액이 더 많이 유입된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만든 ‘비트 식초 에이드(유일급)’에 특수효과가 부여됩니다.] [특수효과 [혈관 확장]. [혈류 증가], [근육 펌핑], [피로 제거]가 적용됩니다.]비트에는 비트 질산염이라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혈관을 확장하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성분이었다.
거기다 비트 질산염은 비슷한 효과를 지녔고 헬스 중독자들에게 선호되는 아르기닌보다 더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성분이기도 했다.
“피가 많이 돌면 좋은 건가?”
“당연히 좋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길가메시에게 헤라클레스가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그러면서 주먹을 힘껏 쥐기 시작했다.
그러자 헤라클레스의 팔뚝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마치 뱀 같은 혈관이 울룩불룩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봤어? 피가 돌아야 이렇게 근육이 빵빵해져서 멋져 보인다고.”
“······네가 내 운동 친구라는 게 부끄럽군.”
길가메시가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지만, 헤라클레스의 말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근육에 혈액이 펌핑되어 부풀어 오르면 멋있고 내가 운동을 하고 있다는 자극을 주기 때문에 더 의욕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거기다 앞서 말했듯이 더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니 운동 수행 능력도 뛰어나게 되고 말이지.
“그리고 여기에서 식초가 중요합니다. 정확히는 던전 귤즙이지만요.”
식초를 만드려면 필연적으로 술을 만들고 그걸 다시 발효시켜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든다.
그래서 당분이 조금 있더라도 나는 던전 귤즙을 식초 대신 사용했다.
왜냐? 식초 안의 구연산이 바로 비트 식초 에이드의 두 번째 핵심이거든.
“과격한 운동 후에 근육통이 오고 몸이 뻐근하게 느껴지시죠? 그 이유는 바로 젖산 때문입니다.”
운동의 후유증으로 몸에 젖산이 축적되면 피로가 누적되기에 운동을 오랫동안 하기가 힘들어진다.
구연산은 이런 젖산이 생성되는 걸 예방해주고 이미 만들어진 젖산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구연산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 베타 알라닌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아르기닌과 마찬가지로 이 베타 알라닌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베타 알라닌이 주로 고기와 생선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 부스터로 먹기엔 부담스럽다는 점도 있었지만, 신경이 예민해져 얼굴이나 몸 전체가 따끔거린다는 부작용이 있었거든.
큰 부작용은 아니었고 헬스 중독자들은 그 따끔거림까지 즐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손님에게 부작용이 있는 음식을 줄 수는 없었으니까.
“자, 이제 두 분은 부스터를 드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운동을 하시면 최고의 효과를 보게 되실 겁니다.”
“오호, 그렇단 말이지?”
“기다릴 것 없지. 바로 운동하러 가자고.”
길가메시와 헤라클레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미 그들의 눈은 당장이라도 운동을 하고 싶어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내가 일주일 동안 창해 길드에서, 그리고 마철성에게서 익히 봐왔던 바로 그 눈이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잠깐 웃은 뒤, 달력을 보았다.
“그러면 질릴 때까지 운동을 하고 오시죠. 지금의 효과라면 꽤 오랜 시간 운동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거 좋군!”
두 부스터의 특수효과와 두 성좌의 능력으로 비추어 볼 때, 내 예상으로는 최소 2주, 길면 한 달까지 이 효과가 유지될 터였다.
그렇게 운동하고 돌아오면 다음 음식을 내줄 생각이었다.
무려 2주짜리 코스 요리랄까.
하지만 그런 내 예상은 처참히 빗나가고 말았다.
“자, 요리가 진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볼 겸 자네도 같이 가지.”
“그래! 같이 가자고!”
“······네?”
갑자기 내게 운동을 같이 가자고 권유하는 두 근육질 성좌의 위로 창해 길드원들이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
나는 불안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며 서둘러 그들의 권유를 거절했다.
“아쉽지만, 저는 식당을 운영해야 하는 몸이라 그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한 달 동안 가게를 비웠다간 ‘연성이네’가 망해버릴 터였다.
‘연성이네’가 망하면 ‘신야식당’도 망하고 그렇게 되면 다른 성좌들의 반발도 심할걸?
그런 내 항변에 길가메시가 히죽 웃으며 허리춤에서 모래시계 하나를 꺼내 들었다.
내게도 익숙한 [시간의 모래시계]였다.
“자, 이제 시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기왕 간 김에 너도 함께 운동하자고. 으하하하.”
그렇게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린 두 근육질 성좌는 나를 양쪽에서 팔짱을 낀 채 달랑달랑 들어 올렸다.
그러곤 바로 가게 밖으로 내달렸다.
쾅!
“문! 문 또 박살 났어요!”
“이따 또 고쳐주마! 내 보물창고에서 재료 잔뜩 들고 와서 말이야!”
“이거 힘이 넘쳐서 주체를 못 하겠는걸? 으하하하!”
헬스 중독자들은 왜 날 가만히 두질 않는 걸까.
나는 길가메시와 헤라클레스에게 끌려가면서 눈물을 뿌려야 했다.
행성 뿌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