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187
187화. 내가 성좌라니
“제우스는 겁이 많은 신이지.”
자그레우스는 몰락했다고는 하나 한때 최고신이었고 훗날 자그레우스와 디오니소스를 주신으로 모시는 오르페우스교가 생겨날 정도의 힘을 가진 신이었다.
자신의 몸은 끔찍이 여기는 제우스는 그런 자그레우스를 통째로 삼켰다가 반대로 자신이 당하는 상황을 두려워했다.
당장 자신만 해도 크로노스가 삼켰던 형제자매들을 토해내게 해서 크로노스를 무찌르지 않았던가.
그랬기에 제우스는 꾀를 내었다.
“그 비열한 찬탈자는 내 힘을 고스란히 흡수할 자신이 없으니 내 심장을 인간에게 먹여 힘을 약화시킨 뒤, 흡수하기 위함이었다. 이 얼마나 쓰레기 같고 비열한 수작이더냐.”
자그레우스의 신성을 인간인 세멜레가 흡수하게 해서 약화시킨다.
그 때문에 세멜레는 온몸에 자그레우스의 신성이 퍼져 마치 방사능에 직격당한 피폭자처럼 몸이 무너져내렸지만 상관없었다.
제우스의 천둥과 번개로 깨끗하게 정화되어 죽었으니까.
그리고 잿더미가 된 세멜레의 몸에서 나온 건, 어머니의 몸을 통해서 한 번 걸러진 자그레우스의 성좌력을 품고 있는 디오니소스.
제우스는 그런 디오니소스를 자신의 허벅다리에 넣음으로써 안전하게 걸러진 자그레우스의 성좌력을 모두 흡수할 수 있었다.
“결국, 이 몸에 남은 건 술을 좋아하고 가끔 광기에 미쳐서 사람을 찢어 죽이는 괴팍한 신 디오니소스였지.”
자그레우스가 한껏 스스로를 조소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 모습을 보는 헤르메스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제우스에게 실망해서가 아니었다.
애초에 제우스가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벌이는 신이라는 건 그의 심부름꾼인 헤르메스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가 놀란 이유는 하나였다.
“힘을 빼앗긴 게 디오니소스라고?”
사냥의 신이자 최고신의 기운을 모조리 빼앗기고 남은 것이 신화급 성좌인 디오니소스라니.
과거 자그레우스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 자그레우스가 지금 힘을 되찾아 자신의 눈앞에 서 있었다.
“술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 술의 신이라서가 아니라 언제나 나는 깊은 상실감을 안고 있었거든. 기억도 하지 못하는 전생의 위대했던 내 격과 힘을 잃었으니까! 술을 마셔서라도 달래야 했지.”
자그레우스는 자신이 만든 ‘검은 우주의 광기’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술은 좋아. 취하면 이성과 사회적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해주니까.”
자신이 만든 술을 한 모금 마시고 킬킬 웃으며 자그레우스가 말을 이었다.
“그렇게 내 모든 걸 내던지고 자유를 찾던 어느 순간, 만취한 내게 그들이 접촉해왔다. 외우주의 신들이 말이야.”
최고신들의 방어선을 뚫고 파고든 외신들의 타락한 기운이 술로 흐트러져 있던 디오니소스의 정신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잊혀진 전생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해주었다.
“환희였다. 황홀경의 신인 내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진정한 환희.”
자그레우스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미친 듯이 웃음을 흘렸다.
“항상 불만족스러운 내 모습은 현실이 아니었지. 내 위대한 영광을 제우스, 그 찬탈자가 빼앗아 갔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내게 힘을 돌려주었어. 내 예전과 다름없는 강력한 힘을 말이야.”
파지직.
마치 제우스의 아스트라페와 같지만, 심연처럼 검은 번개가 자그레우스의 몸 주변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그레우스가 원래 가지고 있던 힘이 아니었다.
외우주에서 건너온 끔찍한 혼돈의 힘이 그 번개에 섞여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외신들과 손을 잡다니. 그들이 원하는 건 온전한 파괴와 종말뿐이라고!”
헤르메스의 울부짖음에 자그레우스가 히죽 웃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 내가 아닌 제우스를 믿고 이제는 신앙조차도 제대로 남지 않은 이 세상 따위, 없애버려도 이상하지 않잖아?”
“디오니소스!”
“그래, 그게 ‘디오니소스’의 광기와도 더 어울리고 말이야. 나는 찢겨지고 또 찢어버리는 걸 좋아하거든.”
본인이 찢겨 죽었다는 점 외에도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는 광신도, 박카이들은 광기와 황홀경에 빠져 인간이건 짐승이건 손에 걸리는 대로 찢어 죽이는 걸로 악명이 높았다.
디오니소스, 아니 자그레우스는 그렇게 지구와 인간, 그리고 성좌들을 찢어 죽이겠다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아쉬워.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말이야.”
자그레우스는 날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원래는 디오니소스로 양조 성좌협회를 완전히 장악해 성좌들에게 ‘외신의 타락한 영혼 가루’가 담긴 술을 퍼뜨리려고 했지.”
‘검은 우주의 광기’에 중독된 성좌들은 마약 같은 이 술에 중독되어 디오니소스에게 매달리게 될 터.
그러는 중에 자신도 모르게 외신의 힘에 잠식된 성좌들은 외신들의 꼭두각시가 될 예정이었다.
“계획의 완성이 바로 코앞이었는데 말이야.”
한낱 인간 주제에 성좌와 맞먹으려고 했던 괘씸한 인간이 술에 담긴 재료를 단박에 알아 맞춰버리기 전까지는 말이지.
나 때문에, 그 계획이 단번에 틀어져 버렸다.
“인간이라고 무시했지만, 이제는 널 인정하도록 하지. 새로운 신화급 성좌여.”
“······.”
갑자기 내게 친근하게 대하는 자그레우스를 보며 무슨 의도인지 몰라 입을 다물고 있자 그가 빙긋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와, 그리고 외신들과 손잡지 않겠나? 갓 성좌가 된 너라면 기존의 성좌들과 인연도 그리 깊지 않겠지. 그렇지 않나?”
“전쟁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지.
나와 친한 몇몇 성좌들이 있긴 하지만, 외신이라는 무서운 상대를 두고 내가 그들과 함께 싸울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인간.”
헤르메스도 그 점을 아는지, 눈을 질끈 감았다.
방금까지 인간이었던 내게 목숨을 걸고 자신들의 편이 되어 달라고 하기엔 명분도 염치도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번개를 두 번이나 막고 나니 엉망진창이 된 프라이팬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전쟁은 둘째치고, 넌 크게 세 가지 실수를 저질렀어.”
“세 가지?”
“그래.”
나는 손가락 세 개를 펴서 하나씩 접으며 자그레우스의 실수를 지적했다.
“첫 번째, 술에 이상한 걸 탔다. 우리 쪽에서는 이상한 목적을 가지고 음식이나 술에 약 타는 놈들을 아주 쓰레기로 보거든?”
“날 그런 양아치와 같은 급으로 취급하는 건가?”
“다른 점이 없잖아?”
상대를 중독시킬 목적으로 술에 약을 탔다?
구제 불능의 쓰레기 양아치랑 다를 게 뭐야?
“두 번째, 네가 지금 신성한 주방에서 쏜 번개가 몇 방일까? 주방의 주인인 내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말이야.”
그래, 이제 인정하자.
나는 신화급 성좌다.
그런데 성좌명이 ‘행복을 먹게 하는 주방의 지배자’다.
내 성좌의 정체성이 주방에서 요리하는 데 있는, 그러니까 요리사 성좌라는 거지.
그런데 그런 내 앞에서, 내 주방에서 난동을 피워?
“그건 보상하도록 하겠,”
“보상이고 나발이고, 세상에서 난동 피우면 안 되는 곳이 딱 세 군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주방이야!”
의료 현장과 사격장, 그리고 주방에서는 절대 난동 금지라는 게 내 철학이었다.
앞의 두 개는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는 현장이고 주방은 사람 목숨과도 같은 음식이 걸려 있는 곳이니까.
실제로 음식이 잘못되면 사람 목숨이 위험하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데 그런 곳에서 번개를 쏴?
나는 미간을 잔뜩 구기며 남은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내 손님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요리를 해. 그런데 그 손님들을 죄다 죽일 거라면서 뭐? 인연이 깊지 않아?”
저 자그레우스라는 놈은 나를 몰라도 한참을 모른다.
할아버지부터 어머니, 그리고 나에게 이르기까지 ‘연성이네’ 삼대 사장의 공통점은 손님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요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내 요리를 먹고 행복해할 손님들을 죽인다니.
내가 절대 저놈과 손을 잡을 수 없는 이유였다.
“그러니 넌 이제 내 손님도 아니다. 손님 아닌 분은 식당에서 사절이오니, 부디 나가주시겠습니까?”
진상 손님은 쫓아버리는 게 답인 법.
내 추방령에 자그레우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어리석은 길을 선택하는군. 나와 같은 길을 갈 기회를 줬건만.”
그러면서 자그레우스는 아까와 비교도 되지 않는 기세의 번개를 끌어올렸다.
“신화급이라고 해서 다 같은 신화급인 줄 아느냐? 거기다 나는 최고신의 힘을 되찾았다. 갓 태어난 너 따위는 단숨에 재로 만들어주마!”
콰르릉!
순식간에 ‘연성이네(사본)’의 지붕을 뚫고 폭발적으로 피어오르는 검은 번개의 기둥과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천둥소리가 사방을 진동시켰다.
그 기둥이 나를 향해 당장이라도 내려꽂힐 것만 같았다.
“어, 음.”
괘, 괜히 싸운다고 했나?
연준이 녀석이라면 몰라도 나는 싸우는데 재능이 없는데.
내가 생각지도 못한 자그레우스의 힘에 당황하고 있을 때였다.
“여긴 네 영역이야. 네가 절대적인 신이라고!”
고막을 찌르는 천둥소리 사이로 가느다란 헤르메스의 외침이 들려왔다.
성좌에게는 자신만의 영역이 있고 그 영역에서는 누구도 그 신을 해하지 못하는 법.
나는 방금 성좌가 된 새내기였고 당연히 내 영역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 [도원향]이 내 영역이라고?
“처음부터 영역을 창조하는 성좌는 없어.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이 영역의 기반이 되는 거야!”
그러고 보니 [도원향]을 받을 때 들었던 서왕모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자네도 이제 곧 성좌의 격을 지니게 될 텐데 언제까지 평범하게 하계에 머물 생각인가. 격에 맞는 처소를 장만해야지.’
그저 좋은 아공간을 준다는 말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게 내 영역을 위한 기반이었다고?
“아까 이 건물을 지었던 것처럼만 하면 돼! 넌 이미 성좌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
나는 헤르메스의 말에 혹시나 해서 주변으로 내 기운을 흘려보내 보았다.
성좌가 되어 처음으로 해보는 일이지만, 마치 칼질을 하듯, 적절한 간을 맞추듯 자연스럽게 내 기운이 [도원향]으로 퍼졌다.
그리고,
[‘행복을 먹게 하는 주방의 지배자’가 이 영역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습니다.] [당신은 이 영역의 절대자입니다. 이 영역에 있는 모든 것은 당신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느껴졌다.
이 [도원향]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내 지배하에 들어왔다는 것이.
그리고 그건 눈앞에 있는 저 검은 번개 기둥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라져.”
“뭣?!”
파직!
짧은소리만 남기고 검은 번개의 기둥이 순식간에 소멸되었다.
그리고 경악한 자그레우스를 향해 나는 한 번 더 내뱉었다.
“무릎 꿇어 이 자식아.”
쿵!
한때 최고신이었던 자그레우스의 무릎이 그대로 바닥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입도 열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고 숨만 쉬라고 명령하자 자그레우스는 그대로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그렇게 자그레우스를 제압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자, 몸을 좀 회복한 헤르메스가 내게 다가왔다.
“이래서 성좌들이 함부로 다른 성좌의 영역에 가질 않는 거야. 최고신의 힘을 가져도 그 신의 영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게 되니까.”
그렇게 말한 헤르메스는 묘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끝을 흐렸다.
“물론 그렇다고 너처럼 이렇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네?”
“아무것도 아니야. 여러모로 너랑 친해진 게 잘한 일이다 싶어서.”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는 헤르메스를 보니 그동안 내게 잘해준 은혜를 제대로 갚긴 했나 보다.
나는 피식 웃고는 그에게 물었다.
“헤르메스 님, 이제 저놈은 어떻게 할까요?”
“외신과 내통한 죄는 극형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자, 이제 그대로 반으로 갈라져······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아까도 말했듯이 난 성좌들 사이의 전쟁에 끼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저 내 식당에 온 진상 손님을 내쫓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읽은 듯 헤르메스도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우리가 처리해야 할 일이지. 적당한 성좌를 불렀어.”
“네? 누굴요?”
“이제 너에게도 소식이 갈 텐데?”
헤르메스가 그렇게 말한 순간이었다.
[‘보이지 않는 저승의 왕’이 당신의 영역에 진입해도 되는지 허가를 구합니다.]놀랍게도 헤르메스가 말한 적당한 성좌는 하데스였다.
내가 승인을 해주자, 곧 하데스가 땅에서 불쑥 솟아오르며 우리의 눈앞에 나타났다.
“헤르메스, 그리고 새로 성좌가 된 나의 친우여, 반갑군. 하지만 지금은 인사를 나눌 때가 아니지.”
예전과 달리 내게도 정중해진 하데스가 인사를 마치고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자그레우스를 보았다.
“이 멍청한 녀석의 처분은 내게 맡기게. 이런 놈들을 가두는 데 적당한 감옥이 저승에 있으니.”
아, 어딘지 알겠다.
어떤 괴물도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저승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감옥, 타르타로스 이야기겠지.
하데스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자그레우스에게 다가가 성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넌 이제 다시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거다. 그리고 네가 바라던 그 종말이 올 때까지 지독한 어둠의 무저갱 속에서 네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반성하도록.”
“······후회할 겁니다, 아버지.”
“난 네 아버지가 아니다. 아들이었던 자여.”
······아들? 아버지?
내가 하데스의 말에 놀라 눈을 커다랗게 뜨자 옆에서 헤르메스가 고개를 저었다.
“친아들은 아니고. 아버지가 거짓으로 퍼뜨린 신화 때문에 아들 같은 인연이 생긴 거지. 사실, 나도 지금까지는 아들인 줄 알았고.”
자그레우스의 신화 속에서 자그레우스는 제우스와 페르세포네의 아들이라고 나와 있었다.
자신의 핏줄이 아니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아들이었기에 애처가 하데스는 자그레우스를, 그리고 그의 환생인 디오니소스를 자신의 아들처럼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제우스에 의한 날조로 밝혀진 지금, 하데스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후련해 보였다.
“네 아버지인 제우스에겐 잘 전해주지.”
“······그 찬탈자는 내 아버지가!”
“입 다물어.”
내가 다시 자그레우스가 말을 못 하게 막자 하데스가 나를 향해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는 내가 데려가도록 하지. 다들 고생 많았네.”
그렇게 외신의 힘을 빌려 성좌들의 세계를 장악하려 했던 디오니소스이자 자그레우스는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에 구금되는 결말을 맞이했다.
“휴, 이제 다 끝났네요.”
“다 네 덕분이다. 고마워.”
헤르메스가 진지하게 감사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자 나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제 덕은요. 일이 다 잘 끝났으면 된 거죠.”
나는 그렇게 말하며 슬슬 오염에서 회복하는 성좌들을 보며 빙긋 웃었다.
이 영역의 절대자인 내가 ‘회복’을 명령했거든.
이미 소곡소주로 오염도 씻어냈겠다, 회복 정도야 충분히 내 명령으로 가능한 영역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성좌로 살아갈 생각에 좀 막막하네요. 아직 성좌가 될 자신도 없었는데 덜컥 신화급 성좌라니······.”
“아, 그거? 걱정하지 마.”
“네?”
내 우려 섞인 말에 헤르메스가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신화급 성좌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거든. 되더라도 유지하기가 힘들지. 너 성좌력 너무 썼어.”
“성좌력이요? 아, 그러고 보니 뭔가 나른하고 힘이 빠지는 게······.”
“일시적이나마 성좌가 되었다가 다시 권속으로 돌아가는 거야. 고생 많았다.”
“아······.”
다행이다. 아예 성좌가 되진 않았구나!
내 몸에 가득했던 무지갯빛 기운이 사라지는 걸 느끼며 나는 밀려오는 수마에 눈을 감았다.
그런 내 귀에 헤르메스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그래도 모든 성좌가 외신의 위협을 물리친 널 칭송할 테니 곧 다시 성좌가 될지도?”
[일시적으로 성좌의 힘을 상실했습니다.] [성좌력을 회복하면 다시 성좌의 힘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아니, 헤르메스 양반! 상태창 양반!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성좌라니! 내가 성좌라니!
연성주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