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28
28화. 던전주가 되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도연성이 ‘이거 미역이잖아?’라고 외친 뒤 해초를 줍겠다며 해안가로 달려갔을 때만 해도 윤진하는 살짝 당황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바닷속에서 나타난 C급 몬스터, 셀키가 거대한 엄니를 도연성에게 들이댔을 때는 자신의 방심에 입술을 깨물었다.
‘위험하다.’
S급을 앞둔 A급 헌터인 그녀에게 C급 몬스터는 혼자서도 충분히 가지고 놀면서 상대할 수 있는 수준.
하지만 지금처럼 몬스터 코앞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면서 싸울 여유는 없었다.
‘던질까? 아냐, 사장님까지 위험해.’
그녀의 데인 엑스를 투척한다면 멀리서도 단숨에 셀키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겠지만, 도연성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석궁은 어떨까?
윤진하가 돌아보자 채하나도 낭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석궁으로는 위력이 부족하겠지.’
셀키의 두꺼운 가죽을 뚫고 치명타를 주기엔 팔목에 차는 석궁은 장력이 약했다.
윤진하는 일단 데인 엑스를 쥔 채 바닥을 박차고 달렸다.
“사장님, 뒤로 물러서요!”
윤진하는 도연성도 일단은 각성자라는 사실에 모든 걸 걸기로 했다.
만약 그가 각성자의 운동신경을 발휘해 첫 공격만 피해준다면 그다음은 자신이 셀키를 단숨에 쓰러뜨릴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그녀가 데인 엑스를 든 채로 셀키와 도연성에게 거의 다가갔을 때였다.
“꾸어엉!”
윤진하는 자신의 눈앞에서 배를 벌러덩 뒤집고 애교를 부리고 있는 셀키를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손에 쥔 데인 엑스를 떨어뜨릴 뻔했다.
몬스터라는 게 무엇인가.
던전의 마력으로 소환되어 던전에 침입한 존재들을 마치 세균을 잡아먹는 백혈구마냥 맹목적인 증오로 공격하는 존재들 아니었던가.
물론 [테이머]라는 유니크 클래스는 그런 몬스터도 길들일 수도 있다지만······.
‘처음 본 상대한테 애교라고?’
찹찹찹!
심지어 셀키는 얼른 자신의 배를 두드려달라는 듯 강아지 같은 순진무구한 눈동자로 도연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도연성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셀키에게 다가가 그 배를 두드려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단숨에 자신을 엄니로 꿰뚫어 죽일 수도 있는 존재의 배를!
“하아, 이놈 완전 물댕댕이네.”
“꾸엉! 꾸엉!”
도연성의 손길에 기분 좋은 듯 울며 눈을 지그시 감는 셀키.
그리고 난처한 표정으로 몬스터의 배를 토닥여주는 도연성.
윤진하와 뒤늦게 따라온 채하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대신 그녀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같았다.
‘이 사람,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게 분명해.’
‘[요리사]가 아니라 더 엄청난 클래스인 거 아냐?’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이상한 쪽으로 도연성에 대한 오해가 쌓이는 중이었다.
* * *
“어이고, 좋냐? 좋아?”
“꾸엉!”
나는 좋다고 몸을 씰룩씰룩 대는 셀키의 배를 두드려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영동 할매의 가호가 이렇게 적용이 될 줄이야.
분명 풍어를 기원하는 신이라고 하긴 했는데, 해양 몬스터도 그 영역에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하긴, 전 세계적으로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등을 잡아먹은 기록은 많으니까.
북극의 이누이트나 아메리카 원주민, 북유럽 쪽 사람들도 그렇고, 중국에서도 만한전석에 올라가는 고급요리 재료였고.
심지어 한국에서도 예전엔 잡아먹었다는 추정이 있었다. 동예였던가?
그러니 얘도 물고기(魚)는 아니지만 풍어(豐漁)에 속하는 모양.
“꾸, 꾸어엉?”
내 생각을 읽은 걸까.
마치 ‘나 잡아먹을 거야?’라는 서글픈 눈으로 나를 보는 셀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걱정하지 마라. 나는 바다표범 요리를 할 줄 몰라.”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세계 곳곳의 요리를 겉핥기로나마 배운 나였지만, 바다표범이나 바다코끼리 요리를 어디서 배우겠는가.
더군다나 아무리 몬스터라고 해도 나한테 이렇게 애교까지 부리는 애를 어떻게 죽이고 도축해.
내 말에 셀키가 몸을 바로 뒤집더니 몸을 일으켜 물갈퀴로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꾸엉! 꾸엉!”
살아남은 게 어지간히도 기쁜 모양이었다.
덩치는 산 만해서 나 같은 비전투계 각성자는 단숨에 죽일 것처럼 생겨서는.
내가 그 모습에 피식 웃고 있자, 뒤에서 감탄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장님, 대단하세요. 처음 보는 몬스터에게 장기자랑도 시키다니.”
“연성 씨가 남다른 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능력까지 있을 줄이야······.”
“······네?”
윤진하와 채하나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보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뇨, 이건 제 능력이 아니라,”
잠깐, 영동 할매한테 받은 가호도 내 능력이라고 할 수 있긴 한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떠올리지 않아서 나는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제 능력인 걸로 하죠.”
“역시!”
곧 S급 헌터가 될 헌터랑 유명한 연금술사가 대단하다는 듯 나를 보니 뭔가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둘에게서 셀키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가봐도 돼.”
“꾸엉?”
내 말에 셀키가 고개를 갸웃대자 1m는 넘어 보이는 엄니가 따라 흔들렸다.
우와 엄청 살벌한 소리가 나는데?
영동 할매의 가호가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당했겠는걸.
어쨌든 나는 셀키에게 가보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가도 된다고.”
“꾸엉!”
이번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셀키.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꾸엉! 꾸엉!”
물갈퀴, 그러니까 앞발 하나로 자신의 가슴을 찹찹 두드리는 셀키를 보니 대충 그 뜻이 짐작이 가긴 했다.
“혹시 시킬 거 있으면 시켜달라는 거야?”
“꾸엉!”
내 생각이 맞는가 본지 셀키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와, 이제는 몬스터랑 대화도 하시네?”
“까도 까도 새로운 능력이······.”
그와 동시에 오해도 늘어나고 있었다.
“아니, 이건 얘가 영특한 겁니다. 저는 그냥 눈치로 때려 맞추는 거고요.”
“아이참, 사장님, 겸손도 대단하시네요.”
“파고 파도 대단······.”
크으, 하면서 엄지를 척 드는 윤진하나 ‘파파대’를 중얼거리는 채하나를 보니 더 대화를 안 나누는 게 내 정신 건강에 이로울 거 같았다.
그나저나 셀키에게 시킬 게 뭐 있나?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내 손에 들려 있던 상자를 보았다.
아, 이걸 시키면 되겠다.
나는 상자의 내용물, 그러니까 던전산 미역을 셀키에게 보여주었다.
“혹시 바다 밑에 이런 풀이 있으면 가져다줄 수 있어?”
“꾸엉!”
“기왕 가져다주는 김에 이것저것 다 가져다줘.”
“꾸엉!”
셀키는 물갈퀴를 마치 거수경례하듯 눈썹에 착 올려붙인 뒤, 다시 바다로 들어갔다.
해초 중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게 꽤 된단 말이지.
미역, 다시마, 김, 톳, 파래 등등.
대부분은 말려서 오래 쓸 수 있으니 많을수록 이득이었다.
가지고 나갈 수만 있다면 말이지.
나는 생각난 김에 채하나에게 물어봤다.
“하나 씨, 이 해초가 왜 던전 밖으로 못 나가는지 이유는 아셨어요?”
“아무래도 이 해초에 포함되어 있는 바닷물이 원인인 것 같아요.”
“바닷물이요?”
“네. 바닷물은 ‘남국의 해안’ 던전의 구성품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던전의 부산물과 구성품은 다르다는 것이 채하나의 설명.
던전에서 자라는 약초나 몬스터의 사체 같은 재료들은 던전에 있어서 덤 같은 것들이라 던전 밖으로 가져갈 수 있다.
반면, 던전을 구성하는 암석, 바닷물, 호수 등 핵심 구성요소들은 던전 밖으로 나가는 순간 던전의 마력을 받지 못하고 소멸된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이 해초 속에 포함된 바닷물이 소멸되면서 해초도 그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그러면 말리면 되지 않나요?”
바닷물을 쫙 말려서 가져가면 되지 않나?
그런 내 물음에 채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시도는 몇 번 해봤어요. 하지만 잘 마르지 않더라구요.”
“마력이 깃들어 있어서 그렇군요.”
“맞아요.”
마력은 곧 에너지.
나도 마철성의 작물들을 보면서 깨달은 거지만, 마력이 깃든 재료는 쉬이 상하지 않고 신선함을 오래 유지한다.
마력의 힘이 재료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고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반 미역이라면 해변에 널어놓기만 해도 바싹바싹 마를 테지만, 마력이 깃든 바닷물은 던전의 햇빛에도 잘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채하나의 이야기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네? 정말요?”
놀란 채하나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내가 성좌들을 위해 요리하는 재료들은 모두 마력이 깃들어 있단 말이지?
그런데도 나는 볶고 찌고 삶고 굽고 다 하고 있지.
햇빛으로 안되면 요리하는 것처럼 직접 열을 가해서 말리면 되잖아?
나는 가져온 짐에서 마정석 화로를 꺼내 들었다.
내가 꺼내는 화로를 보고 채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작은 화로로는 어림도 없어요. 저도 시도 해봤어요.”
하지만 말이야, 요리사들한테는 이런 말이 있지.
“요리가 충분히 익지 않았다면 그건 화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고민해 봐라.”
“네?”
“이게 보통 마정석 화로가 아니거든요.”
바로 드워프 알비스가 개조해준 그 마정석 화로였다.
그것도 룬문자 각인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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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나즈 룬 마정석 화로(희귀급)]– 룬문자 케나즈(ᚴ)가 새겨진 마정석 화로.
– ‘불꽃’, ‘횃불’, ‘지식’을 의미하는 케나즈 룬의 마력이 각인되어 있다.
– 드워프의 손길이 닿아 더 강한 화력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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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은 채하나가 준 거였지만, 모양이 많이 달라져 알아보지 못하는 듯했다.
나는 짐에서 다시 뚜껑이 달린 팬을 꺼내 마정석 화로 위에 올렸다.
이 팬도 드워프들이 만들어 준 거라 고온 속에서도 끄떡없이 버티는 물건이었다.
“그, 그런 걸 왜 가져 오신 건가요?”
자연스럽게 팬을 마정석 화로 위에 올리자 당황하는 윤진하.
왜긴 왜야. 요리사가 조리도구를 들고 다니는 건 상식이지.
······아닌가?
“일단 미역이 잘 건조되는지 테스트부터 해보죠.”
나는 팬 위에 미역을 올리고 뚜껑을 살짝 어긋나게 닫았다.
이렇게 하면 빠져나가는 열을 잡는 동시에 수증기는 밖으로 뺄 수 있거든.
농가에서 주로 고추를 말릴 때 쓰는 건조기를 간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편했다.
“[점화]”
역시나 불꽃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서서히 팬이 달아오르는 열기가 느껴졌다.
역시 드워프의 실력은 대단하다니까.
그리고 그 대단함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닌 듯했다.
“자, 잠깐만요! 그거 어떻게 된 거죠? 무슨 원리에요?”
불꽃도 없이 어마어마한 열기로 가열되는 팬을 보자 채하나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준 마정석 화로도 충분히 높은 온도로 조리가 가능했지만, 이건 그 몇 배 이상의 열을 낼 수 있게 되어있거든.
거기다 그 열을 감당해내는 조리도구까지.
“나쁘지 않죠?”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이건 말도 안 되는 방식이에요. 어떻게 된 원리지?”
채하나가 화로를 보며 침을 꼴딱 삼키고 있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고온을 낼 수 있는 마정석 화로로 실험을 하는 연금술사들에게도 이 화로는 탐낼만한 도구일 테니까.
어쨌든 그렇게 잠시 가열하는 동안 살짝 열어놓은 뚜껑 사이로 끓은 바닷물의 김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물러나세요. 이거 마력 증기니까요.”
내 말에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다가 서둘러 물러나는 두 사람.
아무리 상위 헌터라도 마력 증기를 정면에서 쐬면 마력 중독이 일어나니까.
물론 나는 요리에 익숙한 터라 자연스럽게 증기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트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렇게 미역을 건조하길 잠시,
“된 거 같은데요?”
더는 김도 빠져나오지 않고 안에서 미역이 말라비틀어지는 소리가 들리기에 나는 팬을 마정석 화로에서 내렸다.
그리고 뚜껑을 여는 순간, 우리가 흔히 마트나 장터에서 볼 수 있는 마른미역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단해요, 알고수스를 이렇게 처리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알고수스? 그런 복잡한 명칭보다는 내겐 그냥 던전 미역이다.
“일단 던전 밖으로 다녀와 볼게요.”
채하나가 말린 던전 미역을 들고 던전 밖으로 나갈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던전 게이트로 향했다.
그 사이, 나는 남은 말린 던전 미역을 입으로 가져갔다.
“자, 잠깐만요! 뭐 하는 겁니까!”
내가 마력이 깃든 재료를 먹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윤진하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안에 던전 마른미역을 쏙 집어넣었다.
“뭐긴요, 약초 분석 중이죠.”
“네? 부, 분석이요?”
“음, 짭짤하고 감칠맛이 있네, 국거리용으로 딱인데?”
당황한 윤진하를 내버려 두고 계속 마른미역을 씹는다.
씹으면 씹을수록 내 침과 섞여 진한 바다 향기를 풍기는 맛이 일품이었다.
[‘말린 알고수스’는 [효과 : 증혈]이 존재합니다.] [‘말린 알고수스’는 국거리용으로 적합합니다.]오, 증혈이라니. 효과도 괜찮네.
하긴, 예로부터 미역국은 피를 많이 흘린 산모들이 원기회복용으로 먹은 음식이었으니까.
나는 [마나 번]으로 몸속의 마력을 태우면서 중얼거렸다.
“이거 생으로도 먹어보고 싶은데,”
마른미역도 맛있지만, 생미역을 둘둘 말아 초장에 찍어 먹으면 그게 또 별미거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과메기랑 같이 미역쌈을 먹어도 좋고.
내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실 때였다.
“꾸엉!”
바다에서 돌아온 셀키가 품 한 가득 해초를 따서 돌아왔다.
그리고 당연히 덩치가 5m가 넘는 녀석이 품에 잔뜩 들고 온 해초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니, 이게 뭐야?”
녀석의 꼬리에 매달린 건 어설프게 엮인 어망에 가득 담긴 물고기, 전복, 백합, 홍합 같은 온갖 먹거리들이었다.
이것저것 가져오라니까 바다를 다 긁어왔구나?
그리고 동시에 떠오르는 메시지.
[‘바닷바람의 가호’가 적용되어 해산물 수확량이 상승합니다.]셀키가 잡는 것에도 내 ‘바닷바람의 가호’가 적용되는 모양이었다.
가호가 이렇게 해석될 줄이야.
“이 녀석! 잘했어!”
“꾸어엉!”
내가 기뻐서 찹찹 두드려주자, 셀키가 기분 좋은 듯 높이 울었다.
점점 이 녀석한테 정이 드네.
해산물을 이렇게 얻을 수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데 말이야.
그때, 던전 게이트로 향했던 채하나가 상기된 얼굴로 달려왔다.
“됐어요! 던전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었어요!”
“오, 다행이네요. 효과도 알아냈습니다.”
나는 [재료 분석] 스킬이 알려준 효과를 채하나에게 알려주었고 그녀는 내가 말해주는 내용을 진지하게 메모했다.
그 메모가 다 끝나자,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채하나 씨.”
“네?”
“이 던전 저한테 넘기시면 안 됩니까?”
내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을 크게 뜨는 채하나.
마철성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이렇게 작업장화 된 던전은 거래할 수 있다고.
[아공간 텃밭] 외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던전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리를 한 적이 있거든.그 형님도 천성이 [농부]인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아마 채하나도 약초 채집용으로 가지고 있는 던전이 여기 말고도 더 있겠지.
“여기가 제 소유인 던전이 맞긴 하지만······.”
고민에 빠진 듯, 채하나가 말끝을 흐렸다.
알고수스, 그러니까 던전 미역을 가지고 나갈 방법에 효능까지 알았으니 이 던전을 포기하기 어렵겠지.
하지만 말이야, 돈으로 살 수 없다면 돈이 충분하지 않은 지 고려해봐야 하는 법.
“아까 봤던 마정석 화로 드릴게요.”
“콜!”
내 말에 고민 따위 언제 했냐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이는 채하나.
어차피 내 주방에는 훨씬 좋은 드워프제 마정석 화로가 있으니까.
휴대용 마정석 화로를 넘겨서 던전 하나 얻으면 그게 더 이득 아니겠어?
그렇게 나는 앞으로 고정적으로 해산물을 얻을 수 있는 던전을 얻게 되었다.
“꾸어엉!”
아, 해산물을 잡아줄 귀여운 친구도 얻었고.
가장 독한 걸로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