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38
38화. 옻독, 어떡하지?
된장찌개와 달래장을 맛있게 먹은 라구티스와 라구티엔 부부는 사이좋게 손을 잡고 떠났다.
내게 놀라운 아이템을 주고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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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균체 군단(유일급)]– 발효의 신 라구티스의 권속들로 이루어진 발효균과 곰팡이들의 집합체.
– 발효와 관련된 모든 균이 모여서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으며, 어떤 유기체도 발효(혹은 부패)시킬 수 있다.
– 남은 사용 횟수 :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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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이거 이름이 균균 슬라임이 아닌데?
왠지 ‘내 거니깐 내 마음대로 부를 거야.’라고 입술을 삐죽 내미는 라구티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대단한 아이템에 균균 슬라임이라는 이름은 좀 아니지.
“그래도 효과는 대박이네.”
요리사인 나는 이 아이템을 보자마자 그 위대함을 알아챌 수 있었다.
왜냐고?
이것만 있으면 모든 발효 음식을 실패하지 않고 만들 수 있었으니까.
메주, 간장, 된장, 고추장부터 김치, 요거트, 치즈까지.
세상의 모든 발효 음식의 비결이 이 슬라임 속에 담겨있었다.
이게 위대한 게 아니면 대체 어떤 게 위대할까?
거기다 라구티스가 떠나기 전에 라구티엔 몰래 내게 속삭이고 간 것도 있었고.
‘이걸로 술도 만들 수 있거든? 그, 다, 다음······.’
‘다음에 오실 땐 만들어놓을게요. 라구티엔님 몰래.’
‘히히.’
미성년 성좌에게 술을 먹여도 되나? 싶긴 했는데, 애초에 맥주의 신이니까 괜찮겠지.
거기다 저 신들이 숭배받았을 때는 청소년들도 일상적으로 술을 마셨다고 하기도 하고.
물론 지금 미성년자들은 얄짤없다.
“횟수가 10회라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볼 수 있겠네.”
하데스가 준 [퀴네에의 조각]처럼 원래 아이템이 아니라 레플리카라서 사용 횟수가 제한되어 있었지만, 단 한 번의 사용으로 몇 년 치 간장과 된장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
“라구티엔 님이 준 건 또 얼마나 대단할까?”
나는 기대를 감추지 못하며 라구티엔이 준 아이템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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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의 수레바퀴(유일급)]– 발효의 신 라구티엔이 발효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간의 수레바퀴’의 일종.
– 수레바퀴를 돌릴 때마다 재료는 긴 시간을 건너뛰어 단숨에 적절한 정도로 발효가 된다.
– 때로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지나치게 발효 혹은 부패를 하기도 한다.
– 남은 사용 횟수 : 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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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건 남은 사용 횟수가 무려 20회네.
한번 균을 뿌리면 끝이 나는 [균균 슬라임], 아니 [발효 균체 군단]과 달리 숙성은 여러 번 시킬 경우가 많으니 횟수가 많을수록 좋았다.
“아무래도 발효 식품은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까.”
시간은 곧 맛의 깊이.
괜히 와인이나 치즈, 그리고 장이 묵을수록 맛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었다.
“어찌 됐든 정말 고마운 선물을 받았네. 크게 해준 것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대접한 요리에 특수효과도 부여되지 않았다.
사실 숙성되면 맛이 깊어지는 된장이나 간장처럼, 오래된 신인 두 성좌에게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하면서 만들긴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믿음은 내 클래스 스킬로는 해결할 수 없는 모양인지 따로 특수효과가 붙질 않았다.
“음, 잊혀가는 성좌들을 알리기 위해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영동 할매도, 라구티엔-라구티스 부부도 다 좋은 성좌들이었다.
이렇게 약해져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말이지.
그렇다고 요리사인 내가 신학 특강을 하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고, 따로 도울 방법이 없으려나?
“다른 성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오픈 키친 바 위에 올려져 있는 헤르메스의 신상을 보았다.
헤르메스랑 똑같이 생긴 신상이 마치 복을 부른다는 일본의 ‘마네키네코’처럼 카두케우스 지팡이를 살살 흔들고 있었다.
“헤르메스는 좋겠다. 워낙 유명해서 오는 손님들이 알아보기도 하던데.”
뱀이 두 마리가 얽힌 지팡이, 카두케우스까지는 사람들이 잘 몰랐지만, 챙 달린 모자와 날개 달린 샌들을 보고 헤르메스인 걸 아는 손님들도 꽤 있었다.
나이가 4~50대 되는 손님들이 어렸을 적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만화가 꽤 유명했다나?
가끔 네x버 아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긴 했지만.
“잠깐만.”
그러던 중 내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데?”
헤르메스 신상을 보고 바로 헤르메스를 떠올리는 것처럼, 음식 메뉴와 성좌들을 콜라보하면 손님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예를 들면,
“영동 할매 시루떡 아니면 영등떡이라던지.”
평범한 시루떡에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손님들이 물어오면 간단히 내가 영동 할매에 관해 설명해줄 수도 있고 말이야.
평범하게 홀에서 장사했으면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오픈 키친 형태니 자연스럽게 요리하면서 손님들에게 큐레이팅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라구티스나 라구티엔의 경우에는······.
“라구티스 된장찌개나 라구티엔 달래장은 좀 그렇네.”
구수한 된장찌개에 라구티스라는 이름은 잘 안 어울렸다.
아무래도 맥주를 빨리 양조해서 라구티스 맥주를 메뉴에 넣고 빵 종류 음식에는 라구티엔의 이름을 붙이는 게 낫겠지.
거기에 맥주나 빵의 첫입을 바닥에 일부러 흘리는 옛 풍습도 알려주면 오히려 손님들도 재밌어할 터였다.
“바닥이 지저분해지는 거야 내가 치우면 그만이고.”
고양이 대왕 톰이 뽑아주고 간 수염 때문에 벌레나 쥐가 꼬일 염려도 없으니까 마음 놓고 바닥에 버려도 괜찮았다.
“이거 괜찮은데.”
오랜만에 좋은 사업 아이템이 떠오른 나는 동이 틀 때까지 이것저것 생각하다 잠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퀵이요!”
“아차!”
퀵 배달 기사님의 외침 소리에 뒤늦게 눈을 깨버렸다.
“아, 이번에야말로 던전 레모네이드를 챙겨드리려고 했는데.”
아쉬워하면서 황급히 1층으로 내려갔을 때는 이미 퀵 배달 기사님이 돌아간 뒤였다.
할 수 없지.
“다음에는 꼭 드린다.”
나는 그 생각을 하며 퀵 배달 온 물건이 쌓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왜 ‘쌓여있다’고 표현했냐고?
“와, 이게 다 뭐야?”
진짜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니까.
쌓여 있는 상자들이 내 가슴팍까지 올 정도로 많았기에 나는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이걸 혼자서 들고 오셨나?”
퀵 배달 기사님께 더 미안해지는데.
물론 돈을 받고 배달하시는 거겠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많았으니까.
“대체 이 많은 걸 보낸 사람은 누구지?”
따로 누가 내게 뭘 보낸다는 연락은 없었는데 말이야.
나는 박스를 뒤적거리며 보낸 사람 이름을 찾았다.
“어? 연준이 놈이네?”
놀랍게도 보낸 사람은 무뚝뚝한 내 동생, 도연준이었다.
“얘가 평생 나한테 뭘 보낸 적이 없는데.”
원래도 무뚝뚝한 놈이었지만, 대학으로 돌아가라는 거 거절했더니 삐져서는 먼저 연락하거나 보낸 적이 없는 매정한 동생놈이었다.
저번에 코카트리스 삼계탕 재료는 내가 부탁해서 보낸 거였고.
“보자, 뭘 보냈으려나?”
나는 일단 제일 위에 있는 박스를 하나 뜯었다.
큼지막한 박스 안에 들어있는 건,
“어? 코카트리스잖아?”
저번에 내가 부탁했었던 코카트리스가 똑같은 모습으로 들어있었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꽤 양이 많았다.
“코카트리스만 있는 게 아닌데?”
부리에서 강력한 전력을 내뿜는 천둥오리, 죽을 때까지 땅을 밟지 않는다는 해신천옹, 개체별로 특수한 능력을 쓰는 신묘한 새, 퀑 등 다양한 새 종류 몬스터의 고기가 들어있었다.
“설마?”
다른 박스를 뜯어보니 그때 요청했었던 인형설삼이나 레드 데이트, 마력수도 잔뜩 들어있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마지막 박스에 들어있던 내용물이었다.
‘깨짐 주의’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박스 속에는 무려,
“이거 알이야?”
성인 남성의 주먹만 한 알이 빼곡히 상자 안에 들어차 있었다.
갑자기 웬 알?
상자에 첨부된 쪽지를 읽어보니 천둥오리의 알과 해신천옹의 알이 반반 섞여 있다고 한다.
아니,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이게?
나는 박스를 뒤져 연준이가 보낸 편지가 있나 찾아보았다.
갑자기 이렇게 몬스터 부산물을 보낸 이유라도 좀 알아보자.
“편지······, 는 아니고 메모가 하나 있네.”
나는 찾아낸 작은 메모를 펴서 안의 내용을 읽었다.
메모에는 익숙한 연준이의 필체로 짧은 문장이 씌어 있었다.
– 맛있었어. 필요할까 봐 보냄. 감사 연락은 안 해주면 더 좋고.
“하, 짜식.”
저번에 보내준 제림니르-돼지 불백이 맛있긴 맛있었나 보네.
거기다 그 요리 덕분에 벽을 넘기까지 했으니까 말이야.
나한테 그것까진 말은 안 했지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답례로 이 재료들을 보낸 모양이었다.
“새 고기랑 계란 필요한 건 또 어떻게 알아서.”
물론 몰랐을 거다.
그렇지만 내가 전에 요리용으로 쓴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보낸 거겠지.
말투는 여전히 퉁명스러웠지만, 이게 연준이 녀석만의 표현법이니까.
형님인 내가 이해해줘야지.
“그리고 아우야. 감사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는 건 결국 해달라는 소리 아니냐? 어휴, 솔직하지 못한 놈.”
나는 ‘땡큐’라는 두 글자를 연준이에게 문자로 보냈다.
아무리 그래도 형제끼리 전화로 통화하면서 간지럽게 고맙다는 말을 하긴 좀 그렇잖아?
우리 정 여사가 들었으면 형제가 똑같이 무뚝뚝하고 정이 없다면서 한숨을 쉬었겠지만, 그게 형제인 걸 뭐.
나는 피식 웃으면서 연준이가 보내준 중요한 식재료를 주방으로 들고 날랐다.
* * *
다음 날, 낮 장사, 그러니까 ‘연성이네’의 영업이 끝난 저녁 시간.
원래는 ‘신야식당’을 열 시간이었지만, 연속으로 이틀을 열었기에 어제는 푹 쉬었고 오늘도 쉬는 날로 하기로 했다.
나도 사람인데 쉴 시간은 있어야지.
물론 마냥 쉬는 건 아니었다.
“이 재료들로 뭘 요리를 할 것이냐가 문제인데.”
어제 연준이가 보내준 재료들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모두 요리에 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천둥오리의 알이 좀 찌릿찌릿하고 퀑 고기는 고기마다 효과나 맛이 달라서 요리하는 데 좀 애를 먹을 것 같지만 말이야.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삼계탕을 할까? 아니면 간장도 있고 고춧가루도 있으니 폭렬초 열매 가루까지 넣어서 매콤한 닭볶음탕? 그것도 아니라면 마감람유 기름에 튀긴 치킨?”
재료가 늘어나니 할 수 있는 요리의 재료도 늘어나서 고민도 늘어났다.
물론 요리사인 내게는 행복한 고민이지만.
“으으음, 그러고 보니 저번에 채하나 씨의 약초상에서 좋은 걸 하나 건졌지.”
‘캐슈타치오 나무’의 껍질인데, 안에서 나오는 진액으로 갑옷을 코팅하면 몬스터의 마력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걸 내가 살펴보니깐 그냥 ‘옻나무’더라고.
“옻닭을 만들어볼까.”
사실 옻닭은 매우 위험한 요리였다.
옻독, 즉 옻 알레르기가 오르면 심할 경우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진짜 ‘독 요리’였으니까.
물론 의지의 한국인들은 몸에 좋다는 이유로 알레르기 면역제를 먹고서라도 먹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 쉽게 입에 대어선 안 되는 요리였다.
“채하나 씨가 만든 [면역 증강 포션]이랑 [해독 포션]이 있으면 괜찮을 테니까······.”
물론 이렇게 만든 요리는 성좌나 다른 사람에게 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요리 연구의 일환으로 내가 먹어보고 싶었거든.
나 자신을 실험대로 삼는 정도는 괜찮겠지.
내가 그렇게 중얼거릴 때였다.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그동안 잘 지냈냐며 인사를 해옵니다.]“카인 님?”
갑자기 날아드는 성좌의 메시지.
그리고 그 메시지의 주인은 내게 무척이나 익숙한 성좌였다.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성좌력을 회복하는 데 꽤 고생했다며, 이제야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에이, 미안하실 게 어딨어요. 저야말로 식당을 이렇게 훌륭하게 바꿔주셔서 감사하죠.”
손님들은 주방이나 홀 인테리어를 바꿔준 스루드와 하데스의 도움을 더 높게 평가하겠지만, 나는 카인의 도움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게이트 사태 이후로 언제 어디서 던전이 생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지금 시대였다.
그런 세상 속에서 마치 성채처럼 튼튼해진 ‘연성이네’는 안심하고 요리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니까.
“그나저나 다른 성좌님들은 아직 성좌력을 회복 못하셨나 봐요?”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그 치들은 조금 더 걸릴 거라며 낄낄댑니다.]카인의 설명에 따르면, 세 성좌 모두 성좌력을 거의 다 회복하긴 했지만, 못 오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일단 스루드는 멋대로 발키리들의 소개팅을 팔아먹은 죄로 부모인 토르와 시프에게 불려가서 혼나느라 정신없다고 한다.
“하데스 님은······ 페르세포네 님한테 걸렸다고요?”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연성이네’ 내부를 전부 아이템으로 바꾸는 일은 하데스에게도 나름 큰 지출인 모양이었다.
그 돈이 어디서 나왔냐고 페르세포네에게 추궁당하다가 몰래 꿍쳐둔 비자금을 들킨 모양.
저런, 한동안 못 오시겠네.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자신도 아직 다 성좌력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메시지를 보낼 정도는 되었다고 합니다.]“저런, 그럼 방문하시는 건 아직 힘들겠네요.”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고개를 끄덕입니다.]내 가게를 바꿔준 성좌들이 정작 내 요리를 못 먹고 있다는 건 좀 미안하네.
그래서 나는 예전 방식을 제안했다.
“저번처럼 요리를 만들어서 보내드릴까요? 어떤 게 드시고 싶으세요?”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아까 당신이 말한 ‘옻닭’이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옻닭이요?”
나는 카인의 요구에 순간 멈칫했다.
성좌도 옻독이 오르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위험한 음식을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 먹일 생각은 없는데.
아, 그러고 보니 카인한테는 식물의 모든 효과가 듣지 않는구나.
카인은 땅에서 나는 모든 소출에 손을 댈 수 없는 신의 저주를 받은 성좌였다.
아마 옻독도 카인의 손에 닿는 순간 모두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나는 그래도 노파심으로 카인에게 경고했다.
“이 요리에는 독이 있어요. 카인 님에게는 안 듣겠지만, 절대 혼자 드셔야 합니다?”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는 겨우 독 때문에 그러냐며, 웃음을 터뜨립니다.]“장난 아니에요. 이건 정말 소수만 먹을 수 있는 요리니까요.”
나도 옻 알레르기가 없는 편이라서 가끔 먹긴 하지만, 절대 남한테 권하지 않는다.
내 진지한 경고에 카인도 알겠다는 듯 약속했다.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그러겠노라 약속합니다.]“그러면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만들어드릴게요.”
드워프제 주방 도구를 이용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옻닭도 금방이었다.
그렇게 만든 옻닭을 저번처럼 가마솥 채로 제단을 통해서 카인에게 보냈다.
[땅을 갈지 못하는 농부가 이번에도 죽여주는 맛이라며 기뻐합니다.]“휴.”
‘죽여주는’ 맛이라니.
‘최초의 살인자’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조금 무서운데요.
그래도 다행히 예상대로 카인에게는 옻독이 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 * *
그렇게 카인에게 옻닭을 바치고 다음 날 저녁이 되었다.
오늘은 ‘신야식당’ 손님을 받아야지.
내가 밤 장사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쾅!
신야식당을 통해 열리는 문이 누가 발로 찬 것처럼 벌컥 열렸다.
그리고 그곳으로 들어온 이는 신체가 건장한 데다 수염을 북슬북슬 기른 중동 느낌의 남성이었다.
문제는 얼굴과 온몸에 울긋불긋한 붉은 반점과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었다는 것.
“네놈이 감히 나를 이렇게 만든 독을 만든 요리사냐!”
[최초로 살해당한 양치기가 당신을 죽일 듯이 노려봅니다.]그리고 나를 당장이라도 죽이겠다는 듯 몽둥이를 들고 씩씩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무, 무슨 일이지?
[땅을 갈지 못한 농부가 당신이 준 요리를 동생이 먹어버렸다며 면목 없어 합니다.] [땅을 갈지 못한 농부가 자신이 지금 가서 말리겠다고 합니다.]······카인 당신 짓이었어?
잠깐, 그러면 카인이 동생이라 부르는 저 성좌는 그럼?
“나, 아벨이 네게 복수하겠노라!”
옻독이 오른 아벨이 나를 노리고 있었다.
형제를 위한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