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46
46화. 손 형, 왜 그러셩?
세 번째 파트, 설거지 및 청소 파트의 테스트는 다른 것에 비해 간단했다.
“김장하느라 지저분해진 현장을 치워주시면 됩니다.”
김장하느라 썼던 식기나 조리도구, 그리고 남은 양념이나 배추 쪼가리 같은 음식물 쓰레기가 어지러운 현장.
말 그대로 현장을 설거지하고 청소하는 능력을 볼 생각이었다.
제일 먼저 움직인 건 다섯 명의 꼬마, 아니 키 작은 요정들이었다.
설거지 및 청소 파트에 지원한 7명 중 다섯 명은 놀랍게도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닮아있었다.
나는 신기해하며 그들에게 접근했다.
“지원자분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나는 스코틀랜드의 브라우니!”
“나는 잉글랜드의 홉고블린! 몬스터가 아니라고!”
“나는 아일랜드의 그루가아흐!”
“내래 스칸디나비아의 니스임둥!”
“흑흑, 저는 슬라브의 키키모라이어요! 붐붐지제지제!”
“우리는 집요정 5남매!”
키 작은 집요정들의 합창이 어찌나 시끄러웠던지 나는 귀를 잠깐 막을 수밖에 없었다.
“잠깐, 그러니까 전부 남매지간이라는 거죠?”
“““““맞아!”””””
대답도 동시에 하니깐 정신이 없네.
정신없는 와중에 설명을 들어보니, 유럽 민담에서 우유나 단 과자를 주면 집안일을 해주는 요정들이라고 한다.
대신 옷을 주면 집안일을 그만두고 집을 떠난다나?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영국에서 출간된 판타지 소설 속 유명한 집요정의 원형이 되는 존재들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우는 키키모라가 여자였다.
“청소하자!”
“빗자루로 쓸어!”
“걸레로 닦아!”
“수세미로 설거지!”
“접시 깨뜨리지 마!”
그래서 그런지 청소는 정말 잘하네.
집요정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현장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이건 어디다 버리지?”
“저기 땅에다 버리자!”
“들개들이 먹겠지!”
“안됩니다!”
다만, 그 청소의 기준이 중세 유럽에 머물러 있다는 게 문제지.
남은 김장 양념을 가게 앞 공원에다 버리려는 걸 내가 서둘러 말렸다.
“그···거······ 내가······ 어······치우···께······.”
간신히 집요정 5남매를 말리고 나자 다른 지원자가 내게 다가왔다.
그래, 제대로 치울 줄 아는 지원자가 한 명은 있겠지.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으헉!”
분명 사람이었지만, 전혀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는 무기질적인 외모를 한 지원자가 거기 서 있었다.
마치 밀랍 인형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 밀랍 인형이 움직이고 말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입을 열지 않고서 말이다.
“저기,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름이······?”
“스······을···, 라이······임.”
이 불쾌한 골짜기의 지원자는 7대 죄악 중 식탐을 맡고 있는 성좌 굴라의 권속 슬라임이었다.
평범한 던전에서 발견되는 슬라임과 다르게 격을 쌓아서 성좌의 권속이 되었다나?
“나··· 잘 먹······어······.”
슬라임답게 어떤 것이든 녹여서 흡수하는 능력을 가진 모양이었다.
아마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것도 슬라임 특유의 형체를 변형해 위장하는 스킬을 응용한 거겠지.
다만, 그건 겉모습만으로 성대나 허파를 구현하진 못한 건지, 몸 전체를 진동시켜 말을 해야 했다.
그래서 말이 어눌하고 굉장히 이상하게 들렸다.
“그럼 이 남은 양념을 처리해주실 수 있나요?”
“으···응······.”
원래 김장할 때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양념을 조금 넉넉하게 하기 마련인데, 그게 천 포기나 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남았다.
시간 여유가 있고 인력이 있었으면 저 양념으로 총각김치나 나박김치를 담아도 됐을 텐데.
하지만 아까워도 지금은 헤르메스의 갓튜브 예능 촬영이자 알바 면접 중이기도 했고, 설거지 및 청소 파트의 업무 테스트 중이었으니 그냥 버리기로 했다.
“먹···는다······.”
양념에 닿은 슬라임의 손이 흐물흐물 반투명한 녹색 젤리 형태로 변하더니 화악 넓어져 그대로 양념을 집어삼켰다.
꿀럭꿀럭.
남은 김치 양념이 슬라임의 변형된 손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순식간에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 이건 확실히 유용한 능력이네.
뭐든지 먹어치우는 슬라임의 능력이라면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이고 이것저것 처리하기 편하겠는데?
마력이 깃든 재료의 부산물은 함부로 버릴 수도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매, 매워······.”
반투명한 초록색이었던 슬라임의 몸이 김치 양념처럼 시뻘겋게 변해서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마치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매운맛은 통각, 그러니까 즉 고통이었지?
안타깝게도 슬라임은 다량의 고통유발물질, 캡사이신이 함유된 김치 양념을 흡수하고 심각한 데미지를 입어버렸다.
“이 우유 좀 드시고 진정하신 뒤, 조심히 돌아가세요.”
나는 매운맛을 좀 진정하라고 슬라임에게 양미리에게서 짜낸 신선한 우유를 건네준 뒤, 탈락을 통보했다.
아쉽게도, 슬라임 씨는 저희와 함께할 수 없습니다.
한국식 매운맛을 처리하지 못하면 강철을 녹여내는 슬라임이어도 의미가 없거든.
“어이, 이것들 다 저기로 옮기면 되나?”
그때 들려오는 높은 톤의 남자 목소리.
고개를 돌려보니 얼굴에 털이 숭숭 난 원숭이를 닮은 남자가 김장에 썼던 주방 도구를 들고 있었다.
설거지 및 청소 파트에 지원한 마지막 지원자인 모양이었다.
“네, 혹시 이름이?”
“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이름을 묻자 지원자가 씨익 웃더니 들고 있던 주방 도구를 내려놓았다.
그러곤 마치 어딘가의 히어로같은 포즈를 취하며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화과산 꼭대기의 신묘한 바위에서 태어나 원숭이들의 왕, 미후왕이 되고!”
화과산? 미후왕? 그리고 원숭이?
잠깐만, 설마······.
“수보리 조사께 72가지 변신술과 술법을 배우고! 옥황상제에게 필마온이라는 벼슬을 제수받은 뒤 스스로 제천대성에 오른 이 몸은!”
나는 눈앞의 지원자가 내가 생각하고 있던 대상이 맞음을 확신했다.
제천대성이라 하면 바로 ‘그 존재’밖에 없잖아?
“삼장 법사를 모시고 서역으로 불법을 가지러 가, 투전승불에 오르기까지 한 내가 바로!”
“손오공!”
내 대답에 지원자가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맞구나. 제천대성 손오공.
아니, 그런데 ‘그’ 손오공이 성좌가 아니라 권속이라고?
내가 의아해할 때 지원자가 마저 말을 이었다.
“······의 5,005번째 분신이다!”
원숭이 털이 부숭부숭 난 가슴을 쭉 내밀고 주먹으로 쿵쿵 두드리는 눈앞의 지원자는 아무래도 제천대성 손오공 본인은 아닌 모양이었다.
“어······. 그러면 제천대성은 아니라는 거죠?”
“그래. 손오공은 전설급 성좌니까. 나는 그의 5천 하고도 다섯 번째 털로 만들어진 분신이지.”
“아······.”
그럼 그렇지. 손오공이 어떤 존재인데.
들어보니 성좌 제천대성 손오공은 따로 권속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분신들을 만들어 부리는 모양이었다.
내 눈앞에 있는 지원자는 그 5,005번째 분신이었고.
“그럼 어떻게 불러드리면 될까요?”
“손오천오라고 부르면 된다. 길면 천오도 좋고.”
자신을 천오라고 부르라는 권속은 히히 웃으며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여기 온 하급 성좌들은 모르겠는데, 권속들은, 아니 정확히는 그 권속을 보낸 성좌들은 죄다 다른 속셈이 있다는 거 알아?”
“모르겠습니다만······.”
“쯧, 아직 어설프군. 자신의 권속이 여기서 인간 요리사와 친분을 맺어 예약에서 혜택을 보려고 하는 거야.”
음, 확실히.
우리 직원이 된다면 가족 할인은 힘들어도 가족 우선 예약 제도 정도는 베풀 예정이었지.
그런데 내가 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예 그걸 노리고 들어오는 건 조금 괘씸한데?
내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자 손오공, 아니 손오천오가 히죽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탁탁 두드렸다.
“나는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어. 왜냐? 나는 분신이지만 곧 제천대성이기도 하거든. 내가 여기서 밥을 먹으면 진짜 손오공도 똑같이 맛을 느낄 수 있지. 그러니 나는 청탁 같은 거 안 할 거야.”
자신은 다른 성좌들과 다르니 은근히 자신을 뽑으라는 어필을 하고 있는 천오였다.
그건 나쁘지 않은데, 그래도 내가 직원을 뽑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일은 잘하시나요?”
일을 잘해야지.
지금까지는 집요정 5남매가 골고루 일을 잘해서 누굴 뽑을까 고민 중이었는데, 저만큼 하지 못하면 아무리 본체가 제천대성 손오공이라 하더라도 그를 뽑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 내 물음에 천오가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일을 잘하냐고? 이거 왜 이래? 나 삼장법사님 모시고 서역까지 갔다 온 손오공이야! 안 해본 궂은일이 없다고! 그리고.”
갑자기 천오가 머리털 세 가닥을 뽑았다.
“내게는 비장의 한 수가 있거든, 후욱!”
천오가 바람을 불자 놀랍게도 허공에 날린 머리털 가닥들이 전부 천오와 동일한 모습의 분신으로 변했다.
“소개하지, 차례대로 천육, 천칠, 천팔이야.”
“이제부터,”
“우리가,”
“일하는 걸 보여주지.”
손오천오를 비롯한 네 명의 손오공 분신들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움직이며 착착 현장 정리를 해냈다.
일손이 부족할 땐 분신술도 가능하다 이거지?
그렇게 집요정 5남매와 네 명의 손오공 분신이 활약하자 김장 현장은 순식간에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나는 지원자들의 장점을 기억해두면서 설거지 및 청소 파트의 3라운드 테스트를 끝마쳤다.
* * *
“3라운드 결과 21명의 지원자 중에서 소수의 지원자만 살아남았습니다!”
홀 접객 파트에서는 에녹과 타르포, 두 명이 남았다.
애초에 4명 중 두 명이 탈락했으니 더 볼 것도 없었다.
주방 보조 파트에서는 안나푸르나와 바바 야가만이 남았다.
고기 요리의 여신 닌사르나 유제품의 여신 닌에이가라, 그리고 과자의 신 다지마모리는 실력은 좋았지만, 할 수 있는 요리의 범위가 자신의 권능 위주로 너무 한정적이었거든.
아쉽게도 탈락이었다.
“설거지 및 청소 파트에선 놀랍게도 손오천오 혼자 남았으므로 채용 확정입니다!”
“좋았으! 히-하!”
천오가 신이 나서 그 자리에서 백덤블링을 다섯 번이나 돌았다.
슬라임은 진즉에 탈락이었고, 집요정 5남매는 일을 잘했지만, 유아 체형이라 일을 시키기가 애매했다.
인간 손님에게 모습을 들킨다면 날 아동 학대로 신고할지도 몰라.
그래서 남은 것이 바로 천오였다.
“그럼 남은 두 파트에서 파이널 라운드를 진행하겠습니다. 파이널 라운드의 주제는!”
꿀꺽.
남은 네 지원자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저 대단한 존재들이 내 가게에 취업하기 위해서 침을 꼴깍 삼키는 광경이라니.
나, 언제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된 거지?
“바로 티타임 면접입니다!”
“······.”
예상치도 못한 파이널 라운드 주제에 그대로 굳어버린 지원자들.
나는 그들에게 웃으면서 손짓했다.
“자, 그러면 면접자분들은 이쪽으로 오시죠.”
면접 장소는 당연히 ‘연성이네’의 홀 테이블.
면접이라지만,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가벼운 다과회를 하듯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다.
맛있는 걸 먹으면서 기분이 업 되어야 본심이 드러나는 법이거든.
“아, 헤르메스 님은 따라오지 마세요. 이미 많이 드셨잖아요.”
“쳇.”
은근슬쩍 따라와 간식을 노리던 헤르메스를 입구 컷시킨 뒤, 나는 미리 준비해놓은 약초 허브차와 고구마 맛탕을 내어놓았다.
“드세요.”
“감사합니다.”
“고맙군.”
“······가, 감사합니다.”
타르포와 안나푸르나, 그리고 바바 야가는 조심스럽게 차를 마시고 고구마 맛탕을 맛보았다.
그러곤 동시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너무 맛있어요!”
“이런 맛은 처음 맛보는군.”
“과자도 잘하시다니······.”
감탄하는 둘과 왠지 모르게 실망하는 바바 야가, 그리고 내가 따로 내준 미역 부각을 아삭아삭 씹는 에녹을 보면서 나는 면접의 질문을 던졌다.
“먼저, 홀 접객 파트부터 물어볼게요.”
나는 에녹과 타르포를 바라보았다.
둘 다 미남미녀라 홀에 서 있기만 해도 손님들이 홀린 듯이 들어오겠네. 누굴 뽑아야 할까?
“앞으로 여기서 일하시게 되면 평범한 사람들도 손님으로 모시게 될 거예요. 잘 대할 수 있겠어요?”
아무리 등급이 낮은 성좌이거나 권속이라지만, 그런 그들조차도 평범한 사람에 비하면 격 높고 고귀한 존재.
그런 이들이 내 손님들에게 이른바 ‘역갑질’을 한다면 나는 고용할 수 없었다.
“물론이죠.”
“물론입니다.”
다행이네.
타르포와 에녹 모두 인간을 상대로 접객을 하는 건 문제가 없어 보였다.
나는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럼 반대로 물어볼게요. 당연히 격이 높은 성좌는 잘 모시겠지만, 여러분보다 격이 낮은 성좌도 똑같이 모실 수 있나요?”
“그건······.”
타르포가 급격히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저었다.
“성좌 간에는 엄격한 위계서열이 존재해요. 아무리 이곳이 특별한 곳이라지만, 제가 모시던 헤라, 아프로디테, 페르세포네 같은 분들과 다른 성좌를 같은 선상에 놓을 순 없어요.”
“그렇군요.”
타르포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괜히 성좌들의 격이 나눠진 건 아니었으니까.
아무리 내가 지금 갑이라도 성좌들의 계급 제도를 뒤엎어버리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요리사로서 제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요리 앞에 모두가 똑같다는 거죠.”
할아버지는 나에게 먹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대통령도 S급 헌터도 노숙자도 같은 입이라고 하셨었지.
지금도 집에서 S급 헌터인 둘째 아들 밥을 해주면서 쉬는 날이면 노숙자 무료 배식 자원봉사를 나가시는 정 여사니 어쩌면 당연한 말이기도 했다.
나 역시 그런 어머니를 보며 요리를 해온 사람.
“적어도 저는 이 식당에서 급을 나누어 요리를 대접할 생각은 없습니다. 인간이든 성좌든지요.”
인간과 성좌를 동등하게 대접한다고 하면 싫어할 성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신념을 꺾어가면서까지 요리를 팔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지금 말하는 것이었다.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라면 채용할 수 없다고.
그리고 그 뜻을 이해한 타르포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의 고귀한 뜻은 존경스러울 정도군요. 하지만 저는 위대한 분들을 모시는 시종으로서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쉽네요.”
진심이 담긴 내 말에 타르포는 살포시 웃으며 고개를 숙인 뒤, 키톤 자락을 부드럽게 흩날리며 가게에서 나갔다.
나는 남은 면접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에녹은요?”
설령 에녹 한 명만 남았다고 해도 나는 그가 내 가치관과 어긋나면 뽑지 않을 생각이었다.
에녹은 그런 나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저희 일족은 기피되는 일족입니다.”
카인의 후예.
신에게 버림받고 신을 버린 이들.
그 가문의 일원인 에녹은 대수롭지 않게 싱긋 웃었다.
“저희보다 밑바닥은 없을 텐데 제가 누굴 차별할까요?”
다행스럽게도 에녹은 통과였다.
나는 씨익 웃으며 그와 악수를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이제 남은 건 주방 보조 파트였다.
마찬가지로 나는 둘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두 분이 요리하는 이유는 뭡니까?”
홀 접객은 사람을 대하지만, 주방 보조는, 요리사는 요리를 만든다.
그래서 그들이 요리를 하는 이유를 듣고 싶었다.
“나는 요리의 신이다. 내 이름부터가 ‘가득한 요리’지.”
안나푸르나는 네 개의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모든 요리가 곧 나의 것이니 내 자식을 보듯 대할 뿐이지.”
“요리를 자식처럼 여기시는군요.”
요리사로서 훌륭한 자세였다.
정성을 들인 요리는 맛이 없을 수 없으니까.
안나푸르나의 답을 들은 나는 고개를 돌려 바바 야가를 바라보았다.
“바바 야가 님은······.”
“미야. 미야라고 불러주세요. 님 빼고.”
바바 야가가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흉측한 노파의 얼굴과 달리 귀여운 이름이었지만, 티를 내면 실례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미야는 왜 요리를 합니까?”
“······.”
바바 야가 미야는 내 물음에 잠시 아득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마치 예전의 어떤 기억을 떠올리듯이.
그리고 주름진 얼굴에 아주 부드러운 미소를 천천히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제 과자를 먹고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좋았어요.”
진심으로 즐거웠을 때를 떠올리며 추억하는 미야의 얼굴을 보며 나는 우리 식당의 모토를 떠올렸다.
손님의 웃는 얼굴이 요리의 완성이다.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답변이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채용 확정이네.
그렇게 ‘연성이네 신야식당’에서 함께 일할 세 명의 직원이 결정되었다.
새로운 일상과 고등어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