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48
48화. 꼬맹이 왔네?
“사장님, 여기 고등어구이 정식 둘이요!”
“네! 금방 만들어드릴게요.”
“저희는 고등어구이 정식이랑 모둠 회덮밥 주세요.”
“주문받았습니다.”
낮 장사, 그러니까 ‘연성이네’는 여전히 바쁘고 정신이 없다.
오늘 새로 낸 신메뉴인 고등어구이 정식도 절찬리에 팔리고 있었다.
워낙 주문이 많이 들어와서 지금 나는 양손에 석쇠를 들고 뒤집는 이도류, 아니 이석쇠류를 선보이고 있을 정도니까.
“와, 사장님 대박.”
“저렇게 하는데 하나도 안 태우시네?”
“하하, 손님 드릴 건데 태우면 안 되죠.”
그렇게 노릇노릇 구워진 고등어구이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미야가 정식 백반으로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내온다.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는 것이 두려워 오픈 키친에는 나서지 않고 있지만, 안쪽 주방에서 맹활약 중인 미야였다.
“와, 이거 초생강이죠? 생강으로 꽃을 만들었네?”
“대박이네. 이거 사진 찍어서 올려야겠다.”
고등어의 비린 맛을 잡기 위해 초생강을 함께 냈는데, 미야가 금손을 발휘해 꽃 모양을 만들어 고등어구이 옆에 장식한 모양이었다.
과연,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을 만든 손은 달라도 다르네.
진짜 생화처럼 보이는 초생강 꽃에 손님들의 반응도 대호평이었다.
나는 주방을 향해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밖에서는 커튼이 쳐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숨어서 손님들 반응을 보고 있을 미야를 향해서였다.
달그락!
당황한 모양인지 안에서 도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못 들은 척해주자.
대활약 중인 건 미야만이 아니었다.
“주문받겠습니다, 손님.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알바님이 추천해주세요! 뭐가 맛있어요?”
“다 맛있지만, 오늘은 신선하고 맛있는 고등어가 들어왔습니다. 아, 모둠 회덮밥도 다 신선하고 맛있는 회로 만듭니다. 그렇다고 ‘연성이네’의 시그니처 메뉴인 보쌈 정식을 추천 안 드릴 수도 없네요. 하하.”
“그러면 다 주세요.”
“······네?”
“다 먹어볼게요. 괜찮아요. 저희 돼지거든요! 많이 먹을 수 있어요!”
누가 봐도 날씬한 여성 손님들이었지만, 퇴폐미 쩌는 꽃미남 알바, 에녹이 추천한 건 빼놓지 않고 다 먹어보겠다는 열의는 스스로를 돼지로 자처하게 만들 정도였다.
에녹 씨, 이 무서운 사람, 아니 흡혈귀.
그래도 덕분에 매출은 팍팍 올라갈 것 같으니 다행이었다.
“손님?”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그러면 제가 곤란합니다만······.”
“하아······. 곤란하게 해드렸다니, 행복해······.”
물론 이런 경우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에녹은 능숙하게 손님을 달래서 주문을 받아 오는 능력자였다.
“사장님, 고등어구이 정식 하나요.”
“주문을 용케 받았네요?”
아직도 에녹의 뒤통수를 몽롱한 눈빛으로 보는 손님을 힐끗 보며 내가 속삭여 묻자,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편식 때문에 밥 먹기 싫어하는 어떤 분 달래는 데는 이골이 났습니다.”
“아.”
자기 영역에서 요양하면서 방구석 히키코모리 생활을 즐기고 있을 카인을 떠올린 나는 에녹처럼 쓴웃음을 지었다.
“사장! 재료 사 왔어. 창고로 가져갈까?”
“응. 영수증 챙겼지?”
“흥, 이 몸이 바본 줄 알고? 당연히 챙겼지!”
“두 번이나 까먹었잖아. 세 번 실수하면 바보라고 부를 거다.”
“윽.”
천오도 넘치는 힘을 이용해 열심히 가게를 돕는 중이었다.
마철성에게 받는 재료는 정기적으로 퀵 배달을 통해 받지만, 일반 손님들에게 나가는 평범한 식재료들은 천오가 마트에서 장을 봐오고 있었다.
“야! 천오, 너 일부러 농땡이 피우다 왔지.”
“웃기시네. 천육 네 놈이 가만히 서서 깔짝대는 동안, 이 몸은 짐을 날랐거든?”
“가만히 서서? 설거지가 얼마나 고된 노동인지 알기나 해?”
“닥쳐, 이것들아. 우리 지금 양파 까느라 눈물 나니까.”
설거지하던 천육과 천오의 싸움에 양파를 까던 천칠과 천팔이 으르렁거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 넷이 함께 일을 도와주니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가끔 홀이 바쁠 때는 접객까진 힘들어도 테이블 정리와 청소도 도와주는 녀석들이었다.
접객이 힘든 이유는 타고난 천성 때문에 부처님이나 관음보살님, 삼장 법사가 아니면 존댓말을 못 쓴다나?
반말 컨셉도 욕쟁이 할머니처럼 어떤 손님들한테는 먹히겠지만, 모두에게 그럴 순 없지.
아, 참고로 손님들은 저 넷을 네 쌍둥이로 알고 있다.
그게 아니면 저 똑같은 얼굴과 목소리가 설명이 안 되거든.
그렇게 ‘연성이네’ 낮 장사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났다.
“후, 오늘도 다들 고생 많았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사장님.”
“고생하셨어요, 마스터.”
“내가 제일 고생한 듯? 네 배로 고생했으니.”
인원이 늘어나니 영업 마감도 평소와 달리 북적북적했다.
평소에는 나 혼자 끝내고 나 혼자 정리했는데 말이야.
인원이 늘어나니 이런 재미가 있네.
천오의 으스대는 말에 미야가 미간을 팍 찡그리며 한숨을 내쉬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피식 새어 나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이 딱 이런 느낌이었다.
할아버지가 주방을 맡고 어머니가 홀에서 일하시면서 간간이 주방 일을 도왔고, 쉬는 날마다 가게 일을 도우러 나온 아버지는 잡일을 도맡아서 하셨지.
나는 주로 할아버지 지인 손님들의 말동무를 해드렸고 말이야.
할아버지가 보고 계시면 좋아하시려나?
나는 떠오르는 추억에 흐뭇하게 웃고는 손뼉을 짝 쳤다.
“조금 있다가 밤 장사 시작할 거니 다들 지금 쉬고 오세요.”
‘연성이네’ 장사가 끝나면 잠깐의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각자 할 일을 하며 ‘신야식당’을 준비했고.
“알겠어. 셀키랑 놀아주고 와야겠다.”
“······너무 괴롭히지 마라.”
“놀아주는 거라고! 걔 너무 운동 부족이야. 살 더 쪘더라.”
천오는 셀키를 운동시키겠다며 여의봉을 귓구멍에서 뽑아 들고 신이 나서 [남국의 해안] 아공간으로 향했다.
“저는 잠시 눈 좀 붙이고 오겠습니다.”
아무리 진조라지만 흡혈귀는 흡혈귀.
낮에 무리를 한 에녹은 잠깐 자고 오겠다며 가게를 나갔다.
참고로 에녹이 잠을 자는 관은 어느샌가 에녹이 만들어 놓은 지하실에 놓여 있었다.
일 잘하는 흡혈귀 덕분에 지하실이 다 생겼네.
“미야는요? 쉬지 않아도 돼요?”
미야는 내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전 괜찮아요. 마스터도 안 쉬실 거잖아요.”
“그렇긴 한데······.”
나야 요리 준비를 해야 하니깐 그런 건데. 안 피곤하나?
그런 내 걱정에 미야는 살포시 웃음을 터뜨렸다.
“인간에게 체력 걱정을 받는 건 또 처음이네요.”
아, 그랬지.
나도 ‘전장의 축복’으로 보통 체력이 아니지만, 미야는 바바 야가.
인간 따위는 넘볼 수 없는 격을 갖춘 존재였다.
괜히 걱정했네.
나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면 전분 반죽을 준비해줄래요?”
“전분 반죽이요?”
“네. 탕수육을 만들 거거든요.”
바삭하고 고소하게 튀기려면 탕수육 반죽에 전분 가루로 만든 반죽이 필수거든.
그 외에도 나는 오늘 만들 메뉴 재료 준비를 하나하나 체크해갔다.
“감자 전분 전에 만들어 놓은 거 있죠?”
“네.”
미야가 통에 담긴 하얀 가루를 가져왔다.
새하얀 설탕처럼 곱고 하얀 가루는 지난 일주일 동안 내가 직원들과 함께 만든 감자 전분이었다.
이것도 만드는 데 고생 좀 했다.
원래 전통 방식대로 감자 전분 가루를 만들려면 손이 어마어마하게 갔다.
감자를 물에 담그고 그대로 썩힌 다음, 고약한 냄새를 참고 썩은 껍질을 걷어내고 물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갈아주면서 깨끗한 전분 가루만 걷어내는 것.
하지만 이 방법을 쓰지 않은 이유는 일단 던전산 감자는 썩는 것도 오래 걸릴뿐더러 까딱 잘못하다간 감자를 모두 버리게 될 수도 있어서였다.
그래서 간단한 방법을 택했다.
‘으아! 이걸 다 갈라고?’
힘 좋은 천오 4형제를 시켜 껍질을 깐 감자를 모두 갈아버린 뒤, 찌꺼기와 감자즙을 다시 섞는다.
이걸 고운 천에 넣고 꽉 짜주면서 한번 거르면 전분이 빠진 찌꺼기와 전분이 함유된 물로 분리가 되는데, 그릇에 담아 가만히 놔둔다.
그러면 감자 전분과 물이 분리되는데, 윗물만 따라내 버리고 남은 전분을 말리면 전분 가루가 된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색을 하얗게 만들려면 물을 버리고 다시 물을 붓는 식을 몇 차례 반복하면 끝.
“여기 고구마 전분도 있어요.”
“고마워요.”
고구마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치면 하얀 고구마 전분 가루를 얻을 수 있었다.
미야는 내가 일러준 대로 감자 전분 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3:7의 비율로 배합한 뒤 마력수를 부어 잘 섞어주었다.
“가만히 뒀다가 맑아지면 물을 따라내면 돼요.”
“네.”
전분은 미야에게 맡기고 다음은 탕수육 고기를 준비했다.
“등심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네.”
도축한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직도 마력이 풍부하게 깃들어 있어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제림니르의 등심을 두툼하게 꺼내왔다.
오늘 오는 성좌 손님은 세 명인 데다, 카인처럼 식성이 좋으면 적당한 양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음, 이거 돈가스로 만들어도 좋을 텐데.”
빵가루를 만드는 게 귀찮아서 아직 돈가스는 시도하지 않았는데, 언제 한번 날 잡고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이제 도와줄 직원들도 늘었으니까.
아무튼, 나는 [최초의 검]으로 등심을 긴 막대 모양을 썰어나갔다.
“미야, 소스에 들어갈 채소를 좀 다듬어줄래요?”
던전 양파, 던전 오이, 던전 당근, 그리고 던전 완두콩.
아쉽게도 목이버섯을 대체할 재료는 없었다.
마철성이 농사는 잘 짓는 데 버섯을 키우는 쪽은 아직 경험이 많이 없었거든.
새송이나 느타리버섯 같은 경우는 성공하고 있지만, 목이버섯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나?
마철성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지 않고 예전처럼 대체 재료를 찾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때, 칼질도 능숙한 미야가 채소를 다 다듬고선 전분 물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마스터, 물이 맑아졌어요.”
“어디 보자. 이제 물만 버려주세요.”
위에 뜬 전분 물이 투명해지자, 나는 물만 버리고 아래 남은 전분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다음에는요?”
“계란, 아, 아니지. 천둥오리의 알을 깨서 잘 풀어준 다음에 섞어주세요.”
천둥오리의 알이라 그런지 알을 깰 때 스파크가 잠깐 튀는 일이 있었지만, 미야는 바바 야가답게 아무렇지도 않게 번개를 튕겨냈다.
······나였으면 기겁했을 텐데.
“여기다 마감람유를 부어주면 됩니다.”
나는 계란과 전분을 섞은 반죽에 마감람유를 잔뜩 부어주었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콸콸 붓자 미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많이 넣으면······.”
“느끼하지 않냐고요?”
“네.”
“괜찮아요. 고기를 튀길 때 이 기름이 다시 다 빠져나오거든요.”
탕수육의 튀김 반죽이 바삭하고 맛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기름이 빠져나오면서 튀김 반죽에 빈공간이 생기고 바삭한 식감이 형성되는 거거든.
“딱 이 정도 묽기가 좋아요.”
마감람유를 잔뜩 넣은 전분 반죽을 들어 올리자 걸쭉한 상태를 지나 마치 그릭요거트 같은 비주얼로 끊이지 않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걸로 전분 반죽 완성.”
“동양의 요리는 신기하네요.”
신기할 만하지.
서양 쪽은 올리브유를 제외하곤 기름이 흔하지 않아서 튀김 요리가 잘 발달이 안 되었거든.
올리브유는 발화점이 낮아서 튀김엔 적합하지 않고.
나중에 과학의 발전으로 기름이 대량 생산된 이후에야 우리가 아는 피쉬앤칩스나 프렌치프라이 등의 요리가 나온다.
반면, 중국은 물의 질이 나빠서 물 대신 기름으로 요리하는 방법이 널리 퍼져서 기름 요리가 많이 발달해 있었다.
그러니 이런 튀김 반죽의 디테일이 살아 있을 수 있다고나 할까.
“우리 왔어!”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나와 미야가 ‘신야식당’ 오픈 준비를 하는 동안, 휴식 시간을 즐긴 에녹과 천오도 다시 식당으로 돌아왔다.
“으하하, 셀키 고 녀석 여전히 활기차더구먼.”
천오가 낄낄대며 머리를 긁고 있는 도구는 셀키의 엄니 끝을 부러뜨린 것이었다.
나는 그걸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또 셀키 괴롭혔어? 암만 다시 자라난다고 해도 부러뜨리지는 말라고 했잖아.”
“괴롭히긴! 그 엄니는 계속 자라나는 거라 이렇게 중간중간 손질해주지 않으면 엄니가 오히려 셀키의 몸을 찌를걸?”
천오의 말에 의하면 셀키는 평소에 계속 자라나는 엄니를 바위에 갈아서 날카롭게 유지하는 동시에 길이도 조절한다나?
그런 이유로 셀키도 천오와 다투는 걸 몹시 좋아한다고 한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언제 한 번 확인해봐야겠네.
낄낄대며 들어온 천오와 다르게 에녹은 면목 없다는 듯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매번 죄송합니다. 오늘도 두 분이 준비를 하셨군요.”
“괜찮아요. 각자의 파트가 있는 거니까.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접객은 못 할 거 같아요.”
고개를 젓는 미야를 보며 에녹이 쓴웃음을 지었다,
“저 역시 요리는 못할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 주시는 요리는 괜찮은데, 저보고 피를 제외한 요리를 하라고 하면 곤욕이라서요.”
“그럼, 그럼.”
사람은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할 때 제일 적극적이고 잘할 수 있는 법.
먹지도 못하는 요리 재료를 손질한다는 건 내가 겪어봐서 알지만 정말 괴롭다.
그렇게 나와 에녹이 공감대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딸랑-딸랑-
‘신야식당’의 약속된 오픈 시간이 되자, 성좌용 문이 열리며 기다리던 손님들이 들어왔다.
“사부님, 태사부님, 여기로 오시죠. 제가 어렵게 예약했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뽀얀 피부에 관우 같은 긴 수염을 자랑하는 중년 남성이었다.
손에는 불진이라고 불리는 흰 먼지떨이를 들고 등에는 가로로 검을 찬 저 성좌가 바로 ‘하늘로부터 스스로를 감추는 검의 신선’이겠구나.
그럼 남은 두 명은 누구지? 사부랑 태사부라 그랬던 거 같은데?
“허허, 동빈이가 꽤 괜찮은 식당을 예약했나 봅니다. 사부님. 기대가 되는군요.”
“끌끌끌, 밥이란 그저 배부르게 먹으면 그만인 것을. 아직 멀었다, 멀었어.”
기골이 장대하고 그만큼 배도 툭 튀어나온 장년 남성과 추레한 몰골의 거지 노인이 ‘하늘로부터 스스로를 감추는 검의 신선’의 뒤를 따라 가게로 들어왔다.
살이 찐 덩치 큰 남자는 더운지 파초선이라 불리는 나비처럼 생긴 부채를 연신 흔들어대고 있었고, 거지 노인은 쇠지팡이를 짚으며 쩔뚝거리는데 허리춤에 달린 호리병이 달랑거리고 있었다.
일단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인사부터 하도록 하자.
“‘신야식당’에 어서 오세요.”
내가 웃으며 인사를 하고 에녹이 그들을 오픈 키친으로 안내했다.
다른 두 명을 데리고 온 ‘하늘로부터 스스로를 감추는 검의 신선’이 점잖을 떨면서 자신의 수염을 쓸어내렸다.
“주인장과는 구면이구려.”
“구면이라기보다는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긴 했죠.”
연준이 일 때문에 말이지.
나는 속으로 피식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연준이 형 되는 사람입니다. 저희 못난 동생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나다.”
“아니오, 오히려 주인장의 도움으로 내 제자가 벽을 넘었으니 빈도가 고마워해야지.”
‘하늘로부터 스스로를 감추는 검의 신선’은 생긴 대로 인자한 성품을 지닌 성좌인 모양이었다.
역시 신선이라 수양이 깊은 모양이네.
내 요리로 연준이가 벽을 넘었을 때는 조금 당황한 것 같던데.
그런 신선의 사부, 태사부라는 성좌들도 대단해 보였다.
내가 그렇게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어? 철괴리랑 종리권 아니야? 동빈 꼬맹이도 왔네?”
주방에서 고개를 쏙 내민 천오의 말이 홀로 울려 퍼졌다.
부먹 vs 찍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