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60
60화. 리더보다 막내온탑
“다녀왔습니다, 사장님.”
“좋은 걸 잔뜩 가져왔어요, 마스터.”
이야, 에녹이나 미야나 들고 온 보따리가 불룩한 게 둘이 가져온 것도 보통이 아닌가 보네.
나는 밀려오는 호기심에 두 사람을 향해 물었다.
“두 분은 뭘 잡아 오셨나요?”
“전 디저트에 쓸 과일을 좀 따왔어요.”
미야가 들고 온 보따리를 열자마자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가득 풍겼다.
신기해하며 그 안을 들여다보자 각종 과일과 견과류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와, 처음 보는 과일들이 많네요.”
“제가 숲에서 마녀 생활을 할 때 다 먹어보고 그 약효와 맛을 알아낸 것들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에이, 미야가 따온 건데 믿지 말라고 해도 믿어야죠.”
나는 미야를 향해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그 오랜 시간을 숲에서 살며 길잃은 아이들을 위해 과자를 구워주던 미야였다.
아마 숲에서 나는 것들은 그녀보다 잘 아는 존재가 없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불룩!
잠깐, 방금 보따리 안에서 뭔가 움직였는데?
자세히 보니 과일이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댔다.
······이거 그냥 나뭇가지가 아니라 굉장히 무언가의 팔처럼 생긴 나무네.
나는 제2의 미노타우로스 킹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을 부르르 떨며 미야에게 물었다.
“이, 이거 움직이는데요?”
“신경 쓰지 마세요. 죽이지 않으려고 팔만 뜯어왔는데 고마운 줄 모르고 요란을 피우네요.”
내게는 미소를 보이면서 미야가 발로 툭 보따리를 찼다.
그러자 꿈틀대던 나뭇가지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얌전해졌다.
“어? 이거 트렌트의 팔이네. 이건 리빙 트리의 머리통인데?”
트렌트는 나무 거인으로 지성을 가진 종족, 혹은 몬스터의 통칭이었다.
반대로 리빙 트리는 지성이 없는 몬스터로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나무였다.
둘 다 나무형 몬스터라는 게 공통점이라고 천오가 설명해주었다.
“이걸 그대로 뜯어오다니. 미야 씨 그렇게 안 봤는데 무서운 사람이었네.”
“조용히 해요, 입에 자갈을 넣고 꿰매버리기 전에.”
“······크흠.”
천오의 입을 다물게 한 미야는 나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은 과일들은 다 나무 몬스터한테서 자라거든요.”
“구, 굳이 이렇게 잘라 온 이유가 있나요? 과일만 따서 가져오면······.”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가지 채로 들고 왔어요. 이 남아있는 신체가 마력 저장고 역할을 하거든요.”
잘린 도마뱀 꼬리처럼 꿈틀대는 마력 저장고라니.
나는 작게나마 꿈틀대는 나뭇가지들을 보면서 헛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아, 혹시 이 나무를 재배하고 싶으시면 이걸 그대로 땅에 꽂고 마력을 넣어주면 되는데, 그럴까요?”
“괜찮습니다. 하, 하하······.”
지금 누렁이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나무 괴물들마저 키우라고 하면 난 요리사가 아니라 몬스터 사육사가 될지도 몰랐다.
내 거부에 미야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쉽네요. 관리만 잘하면 과일을 꾸준히 얻을 수 있을 텐데.”
“······그러면 미야가 따로 키우는 건 제가 터치 안 할게요.”
“정말요? 맡겨주세요, 마스터. 제가 끝내주는 과일을 맺게 할게요.”
내 허락에 미야가 신이 난 듯 과일과 나무 몬스터의 잔해가 든 보따리를 들고 아공간 목장인 [에덴의 동쪽]으로 향했다.
목장 근처에 심을 생각인가 보네.
나무를 심을 생각에 이미 서열정리는 안중에도 없는 미야가 떠나고 나자 남은 건 에녹이었다.
“에녹 씨는 어떤 걸 구해오셨나요?”
“돼지고기가 거의 다 떨어진 것 같아서 돼지를 좀 잡아 왔습니다.”
에녹이 보따리에서 꺼낸 건 제림니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조금 작은 블러디 보어였다.
“잘됐네요. 안 그래도 고기 수급이 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고기가 완전히 떨어진 건 아니었지만, 삼겹살이나 앞다릿살같이 다양하게 쓰이는 부위는 이미 다 쓴 지 오래.
새롭게 고기를 보충할 수 있게 되었으니 더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겠네.
내가 흐뭇하게 웃고 있자 에녹도 나를 마주 보며 빙긋 웃었다.
“다행입니다. 많이 잡아 온 보람이 있네요.”
“많이요?”
내가 벙쪄서 되묻자, 에녹이 웃으며 보따리 속으로 손을 다시 집어넣었다.
그러자 줄줄이 나오는 블러디 보어들.
총 5마리의 블러디 보어가 식당 주차장에 차곡차곡 쌓였다.
“세상에, 이걸 다 잡아 온 거예요?”
SUV 정도 크기의 제림니르에 비해 작다곤 했지만, 그래도 경차 크기는 되었기에 주차장을 가득 채운 블러디 보어, 그것도 아직 살아있는 놈들을 보며 내가 입을 쩍 벌렸다.
에녹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앞으로도 고기가 많이 쓰일 테니, 한 번에 잡아 오는 게 낫겠더군요.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S급 던전 보스인 제림니르에 비해 A급 몬스터인 블러디 보어는 당연히 약하겠지만, 그걸 혼자서 5마리나 잡아 온다는 건 S급 헌터들에겐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그것도 이렇게 상처 하나 없이 온전히 말이다.
아, 여기서 상처가 없다는 건 에녹을 말하는 게 아니라 블러디 보어를 말하는 거였다.
당연히 에녹은 상처는커녕 옷에 먼지 한 톨, 멧돼지 터럭 하나 묻어있지 않았고 숨이 찬 기색도 없었다.
역시 권속은 권속이네.
성좌가 아닌데도 이렇게 강하다니.
“상처 하나 없이 얘들을 잡다니 대단······, 어?”
그래도 미노타우로스 킹이나 나무 몬스터들과 다르게 죽은 건지, 얌전하게 미동도 없었다는 점에 내가 다행이라고 여겼을 때였다.
끔뻑, 눈을 뜬 블러디 보어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뭐야, 죽은 거 아니었어?
“얘, 살아있네요?”
“아, 흡혈귀의 [매료]로 얌전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죽이진 않았어요.”
그렇게 말하곤 에녹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죽인 다음에 한참 있다가 도축하면 고기가 맛이 없어지니까요. 바로 죽인 뒤에 도축하려고 했죠.”
아니, 그런 살벌한 말을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지 말라고요.
어땠든 다행인 건, 미노타우로스 킹과는 다르게 에녹의 [매료]에 걸린 블러디 보어들은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모른 채 얌전히 바닥에 누워 있었다.
나는 경차 다섯 대를 쌓아놓은 것 같은 이 어마어마한 블러디 보어 산더미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얘들을 죽여서 해체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겠네요.”
스루드가 제림니르의 고기를 줬을 때는 가죽도 깨끗이 벗기고 내장도 혈액도 제거해 그냥 해체만 하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이번엔 아무런 손질도 되어 있지 않는 블러디 보어 다섯 마리라니.
내가 살짝 질린 표정을 짓자 에녹이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사장님이 하실 필요 없습니다. 도축은 제가 하겠습니다.”
“에녹 씨가요?”
“네. 아버지 때문에 도축과 해체엔 이골이 났습니다.”
고기밖에 못 먹는 카인 때문에 어릴 때부터 거의 매일 사냥하고 도축해야 했다는 에녹의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니, 이 양반 본인이 직접 할 것이지!
내가 그렇게 속으로 카인의 험담을 하고 있을 때 에녹이 내게 조심스럽게 부탁을 해왔다.
“사장님, 혹시 가능하다면 [최초의 검]을 빌려주실 수 있습니까?”
“[최초의 검]을요?”
“네. 그 돌칼에 달린 ‘즉사’ 효과를 사용하면 블러디 보어들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을 겁니다.”
이것 봐!
사냥감의 편안한 죽음까지 생각해주는 착한 사람, 아니 권속이잖아!
나는 다시 카인에 대해 구시렁대다가 문득 떠오른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초의 검]이 가진 특성 때문이었다.======================
[최초의 검(전설급)]– ‘최초의 살인자’ 성좌 카인이 최초의 살인을 저질렀을 때 사용했던 돌칼.
– 찌르는 상대에게 특정 확률로 [즉사]를 일으킨다.
– 인간형 및 동물형 몬스터를 상대로 치명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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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거 확률이 100%가 아닌데요?”
보통 이런 확률성 효과가 달린 아이템은 극히 희박한 확률도 특수효과가 발동한다.
구체적인 수치는 상태창에 나오지 않지만, 체감상 정말 확률이 높은 아이템도 5% 이상을 안 넘는다던가.
그러나 에녹이 [최초의 검]을 받아 들면서 떠오른 메시지에 나는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
[[최초의 검]과 밀접한 인연이 있는 존재입니다.] [특수효과 [즉사]가 99% 확률로 발생합니다.]아, 이 돌칼 주인이 에녹의 아버지 카인이었지.
핏줄은 위대한 법.
에녹이 [최초의 검]을 들면 효과가 거의 100%에 근접할 정도로 치솟는 모양이었다.
가장 인연이 깊은 카인은 [최초의 검]이 찝찝하다고 쓰질 않으니, 그렇다면 에녹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존재인가?
그리고 그 결과는 내 예상대로 나타났다.
“미안하다. 편하게 가렴.”
에녹은 가볍게 블러디 보어의 이마를 [최초의 검]으로 긁듯이 베었다.
그러자 [매료]에 걸려 있던 블러디 보어들은 아무런 비명도 고통도 없이 그대로 [즉사]했다.
5마리 전부 조용하고 편안하게 죽은 걸 보면, 에녹의 손에서 [최초의 검]은 거의 무적이나 다름없는 모양이었다.
“사장님, 여기 있습니다.”
“음? 가죽을 벗기거나 발골할 때 칼이 필요하지 않아요?”
에녹이 그렇게 다섯 마리의 블러디 보어를 죽이고 나서 내게 [최초의 검]을 돌려주자 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러자 에녹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 칼은 제게도 좀 찝찝합니다.”
“아, 삼촌을 죽인 칼이라서요?”
“그것보다는 들고 있으면 괜히 살육과 피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거든요.”
최초의 살인 도구였던 만큼, [최초의 검]은 사용자에게 강력한 폭력성을 띠게 만든다고 한다.
“정말인가요? 저는 안 그랬는데?
“사장님은, 좀 특별하니까요.”
“······네?”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니 말하다 마는 게 어딨어!
내가 답답해했지만, 에녹은 더는 말해줄 수 없다는 태도로 어깨를 으쓱한 뒤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저한테는 칼이 굳이 필요 없거든요.”
푹!
에녹이 들어 올린 손가락이 블러디 보어의 목에 깊은 구멍을 냈다.
그리고 그렇게 다섯 번을 반복하고 나서, 에녹은 진조의 권능을 사용했다.
“[블러드 컨트롤].”
블러디 보어들의 목구멍에서 피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꿀렁, 꿀렁대며 흘러나왔다.
돼지를 잡고 힘겹게 공중에 매달아 피를 뺄 필요 없이, 흡혈귀의 권능으로 단숨에 피 뽑는 과정을 해결한 것이었다.
“이야, 이건 편하네요.”
“도움이 되어서 기쁩니다.”
그렇게 피를 모조리 빼낸 에녹은 조금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사장님, 이 피는 제가 가져도 될까요?”
아, 흡혈귀니, 피를 마시고 싶겠네.
그동안은 피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제품으로 때우고 [증혈] 효과가 있는 미역부각으로 피를 채웠다지만, 아무래도 진짜 피랑은 비교할 수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녹 씨가 잡아 온 건데 당연히 그래야죠. 아, 그래도 조금만 남겨주실래요? 해보고 싶은 요리가 있어서.”
소 피였다면 선지를 만들어 선짓국을 끓였겠지만, 이건 돼지 피니까 피순대를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
흡혈귀에겐 귀한 피를 달라는 내 부탁에도 에녹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5마리 중 2마리 분량의 피를 내게 넘겨주었다.
비어있는 장독 하나를 가져와서 거기다 채우니 가득 찰 정도였다.
용량이 33L짜리 장독대니 한 마리당 대충 피만 16L가 나온 수준이네.
나머지 3마리 분량의 혈액은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에녹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입으로 모조리 빨려 들어갔다.
거의 50L나 되는 피를 단숨에 먹어 치운 에녹이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입가를 손수건으로 깔끔하게 닦았다.
“맛있네요.”
오랜만에 진짜 피를 섭취한 탓인지 송곳니가 섬뜩하게 입술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지만, 얼굴에 혈색이 돌고 환하게 웃고 있으니 무섭다기보다는 잘 됐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면 저는 남은 고기들을 해체해서 정리해놓겠습니다.”
“내장은 버리지 말고 잘 챙겨주세요. 순대를 만들 때 쓸 예정이니까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해체는 날카로운 손톱으로 하겠다며 에녹이 피가 모조리 빠진 블러디 보어 다섯 마리를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리더는 에녹이 해야겠네.”
“하, 아무래도 이러면 내가 꼴찌겠지?”
미야는 과일을 가져왔고 그 과일을 생산해낼 나무도 가져왔다. 몬스터였지만 말이다.
에녹은 지금 식당에서 가장 필요한 고기를 푸짐하게 가져왔고, 피와 내장 등 이때까지 쓰지 못했던 재료도 쓸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천오가 가져온 건,
“으, 음머어······.”
자신이 쓸모없다는 걸 눈치챈 듯 구슬프게 우는 미노타우로스 킹, 누렁이였다.
나는 낙담하는 천오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주었다.
“천오야, 인간 사회에는 이런 말이 있어.”
“응? 무슨 말?”
“잘 키운 막내온탑, 열 리더 안 부럽다.”
“막내온탑?”
고개를 갸웃거리는 천오에게 내가 피식 웃으며 말해주었다.
“막내인데도 제일 위에 서 있다는 소리야.”
“그 소리는 곧 나를 말하는 거로군?”
으이구, 한번 위로해줬더니 금세 의기양양해지는 거 봐.
그래도 언제나 쾌활한 천오가 침울해 있는 건 보기 안쓰러우니 차라리 이게 낫다.
나는 기운이 넘치는 천오에게 그가 해야 할 일을 일러주었다.
“누렁이는 나중에 던전에 사람이 없을 때 몰래 돌려놓는 것도 방법이겠네. 언제까지 우리가 데리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알았어. 일단 얘는 내가 책임지고 사고 안 치게 돌볼게.”
누렁이를 데려온 장본인으로 책임을 지고자 천오는 귓구멍에서 여의봉을 꺼냈다.
그러곤 그걸 구부려 머리띠를 하나 만든 뒤, 누렁이의 머리에 씌웠다.
“음머?”
“간이 긴고아다. 쓸데없는 짓 할 때마다 크기를 줄여서 머리가 빠개지는 고통을 느끼게 해 줄 테니깐 얌전히 있어.”
“음머! 음머!”
천오의 말에 누렁이가 황급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과거 자신이 당했던 금제를 누렁이에게 거는 천오는 누렁이를 데리고 [에덴의 동쪽]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새로운 재료가 많이 생겼으니, 그동안 재료가 없어서 내렸던 메뉴들도 다시 올려야겠다.”
앞으로 또 한동안 손님이 엄청나게 몰려오겠네.
나는 히죽 웃으며 ‘연성이네’ 주방으로 향했다.
“자, 그럼, 오늘도 장사할 준비를 해볼까?”
* * *
“오늘 예약 성좌는 누구셔?”
다음 날, ‘신야식당’을 여는 날, 아침.
나는 주방으로 내려오자마자 헤르메스의 신상을 작동시키고 저녁 성좌 손님에 대해서 물었다.
[배달의 성좌! 요기에서 먹지요! 성좌 잇츠! 예약받아요!] [‘게으르지만 사랑이 넘치는 천계의 목동’이 오늘 예약되어 있습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선녀인가 봐’가 오늘 별실을 예약했습니다.] [예약을 확인했습니다. 즐겁게 식사하세요! 본 아페티(bon appétit)!]“오늘 별실 예약이 있구나.”
그동안 성좌 손님들을 받아 오면서 ‘신야식당’은 또다시 레벨업했다.
받을 수 있는 성좌들의 수는 3명 그대로였지만, ‘별실’ 기능이 추가된 것.
혼자 오는 성좌 손님 중 서로 얼굴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걸 즐기지 않는 경우, ‘별실’을 작동시키면 차원 결계가 생성되어 다른 손님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분리된다.
물론 가게의 주인인 나는 차원 결계와 상관없이 요리를 내어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만 말이다.
“별실 차질 없게 준비해야겠네. 그런데······.”
나는 오늘 따로 예약된 두 성좌의 성좌명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게으르지만 사랑이 넘치는 천계의 목동’
‘나도 어쩔 수 없는 선녀인가 봐’
음? 뭔가 정체를 알 것 같은 성좌명인데? 그것도 둘이 서로 연관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설마······.”
나는 서로 부부인 성좌 두 명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따로 예약했지? 싸웠나?
고기는 꽃등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