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chef of the constellations RAW novel - Chapter 80
80화. 판금 갑오징어 무침
동치미국수 회식이 끝난 후에는 오징어무침을 만들 차례였다.
“먼저 오징어를 손질한 뒤, 끓는 마력수에 데쳐야지.”
오징어라고는 했지만, 셀키가 잡아다 준 오징어는 우리가 아는 오징어랑은 좀 달랐다.
“판금 갑오징어라니.”
이 오징어는 갑오징어처럼 딱딱한 뼈가 있었는데, 뼈가 몸 안에 있는 갑오징어와 달리 그 뼈가 몸통 바깥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갑오징어보다는 암모나이트에 가까운 모습?
거기다 뼈라고 말했지만, 석회질이 아닌 두들기면 깡깡 소리가 나는 금속질 재질이었고.
“물속에 있어도 전혀 녹슬지 않네. 이거 알비스한테 가져다주면 조리 도구로 만들어 주려나?”
물에 녹슬지 않는 주방 도구는 항상 물과 접해야 하는 요리사에게 항상 좋은 친구였다.
괜히 주방 도구를 스테인리스로 만드는 게 아니거든.
“천오야, 이거 일단 다 한군데에다 모아 놔.”
“알겠어.”
천오는 천육, 천칠, 천팔을 불러내서 산더미처럼 쌓인 판금 갑오징어를 함께 손질했다.
그리고 나는 알맹이만 쏙 빠진 판금 갑오징어를 들고 조리대에 올렸다.
“내용물은 평범한 오징어네.”
헤엄치는 데 필요한 지느러미인 오징어 귀가 없다는 점과 딱딱한 갑옷 안에 있어서 그런지 좀 더 말랑하고 껍질이 없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그러면 손질하기는 편하지.”
나는 손쉽게 오징어의 배를 가르고 내장과 눈을 제거한 뒤 살만 능숙하게 발라냈다.
껍질을 벗길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더 손쉬웠다.
“미야, 할 수 있겠어요?”
“네, 마스터. 맡겨만 주세요.”
내가 하는 걸 유심히 본 미야가 곧잘 따라 했다.
역시 숙달된 조교가 있어서 편하네.
나와 미야는 빠른 속도로 판금 갑오징어를 손질했다.
“그런데 미야는 오징어가 거북하지 않아요?”
서양인들, 그중에서도 지중해에 접한 남유럽이 아닌 서유럽, 북유럽인들은 오징어나 문어 같은 두족류를 ‘악마의 물고기’라고 혐오하기까지 하니까.
오죽하면 크라켄처럼 거대한 두족류 괴물이 탄생했을까.
내 말에 미야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전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 미신이에요.”
“그런가요?”
“네.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은 비늘 없는 물고기를 먹지 않으니까요. 오징어나 문어를 싫어하죠.”
“맞습니다.”
미야의 말에 에녹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오징어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대답하는 걸 보니 완벽한 언행일치였다.
“제가 있을 때의 유럽은 굳이 먹지 않는다 뿐이지 싫어하진 않았어요. 그리고 이건 굳이 따지자면 조개랑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생물학적인 구분으로 따지면 오징어지만, 겉으로 보면 딱딱한 껍질 속에 숨어 사니 조개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마스터 밑에서 다양한 요리를 경험하고 배우기로 했으니, 싫어도 해봐야죠.”
“하하, 너무 힘들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정도까진 아니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든든한 미야의 대답에 나는 씨익 웃으며 다시 오징어 손질에 들어갔다.
“다리가 오동통하고 길어서 먹을 건 많겠네.”
갑오징어나 껍데기가 있는 두족류인 앵무조개의 경우 발이 짧아서 먹을 게 별로 없는데, 판금 갑오징어는 다리도 평범한 오징어처럼 길어서 양도 많았다.
“이걸 끓는 마력수에 데치면,”
살짝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냄새가 주방에 퍼졌다.
그런데 비릿한 냄새가 나자마자 에녹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리는 게 아닌가.
“에녹, 왜 그래요?”
“으윽, 제게는 영 좋지 않은 냄새입니다.”
“그래요? 피 냄새랑 비슷하지 않나?”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에녹이 황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오징어나 새우 같은 생물의 피는 푸릅니다. 푸른 피는 제게 독이나 다름없어요.”
“아, 그래요?”
그러고 보니 갑각류나 두족류의 피는 헤모글로빈이 아닌 헤모시아닌이 주성분이었지?
헤모글로빈이 철분이 들어가 있다면, 헤모시아닌은 구리 이온이 들어가 있어서 혈액 색이 무색이거나 푸른색에 가깝다고 한다.
저온에서도 활동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심해 생물들의 피는 헤모시아닌이 들어간 푸른 피가 많다고들 한다.
그 때문인지 푸른 피는 에녹에게 독인가 보네.
아니, 잠깐만. 그런데 새우젓이 들어간 김치는 지금까지 잘 먹었잖아?
의아해진 내 질문에 에녹은 어깨를 으쓱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새우젓만 골라내고 먹었습니다.”
“그, 그랬군요. 미리 말씀해주시지······.”
그렇게라도 김치를 먹으려 했다니. 의지의 한국인, 아니 의지의 흡혈귀였구나, 에녹.
에녹은 미안한 표정을 짓는 나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바쁘신데 번거롭게 해드릴 순 없으니까요.”
“아니에요. 누구나 먹을 때만큼은 편하고 즐거워야 하는걸요. 앞으로는 새우젓 대신 멸치젓만 들어간 김치도 담글게요.”
나는 에녹을 위해 새우젓이 들어가지 않은 김치를 담그기로 약속한 뒤, 다 데쳐진 판금 갑오징어를 냄비에서 꺼냈다.
“이걸 잘 썰어준 뒤, 양념에 무쳐주면 오징어무침 완성이지.”
나는 한입 크기로 썬 오징어무침을 평소에 만들어놨던 무말랭이와 함께 넣은 뒤 양념장을 넣어서 버무렸다.
참고로 양념장은 고춧가루와 폭렬초 열매 가루를 넣어서 매콤하게 만든 뒤, 다진 마늘과 숙성 간장, 던전 보석 벌꿀로 맛을 내고 다진 쪽파와 깨, 그리고 들기름으로 마무리했다.
크으, 벌써 입에 침이 고이는구만.
“한 입 먹어볼까?”
오독오독 씹히는 판금 갑오징어의 다리 살과 쫄깃한 몸통 살이 매콤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와, 이것만으로도 밥도둑이네.”
원래 충무 김밥용 오징어무침에는 납작 어묵도 들어가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아직 개발을 못 해서 넣지 않았다.
그것도 조만간 만들어봐야지.
내가 그렇게 오징어무침의 맛에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마스터? 김치는 일부러 고춧가루를 뺀 동치미로 만들지 않으셨어요? 왜 이번엔 고춧가루를 넣으시는 거예요?”
“그건 그래야 맛있고 이건 이래야 맛있으니까요.”
“네?”
내 말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미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그런 미야에게 웃으며 설명해주었다.
“김치는 원래 가장 익숙한 맛이 땡기는 법이에요. 강원도 사람은 심심하면서 시원한 김치를 좋아하고,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은 짭짤하면서도 젓갈 맛이 강한 김치를 선호하죠.”
따뜻한 남쪽에서는 김치가 쉬이 상하지 말라고 소금을 많이 넣고 김장을 한다.
반대로 추운 북쪽에서는 김치가 많이 쉬지 않으니 귀한 소금이나 젓갈을 아끼기 위해 상대적으로 덜 짜게 김치를 담그고.
어느 쪽 김치가 더 맛있다는 것이 아니었다.
쭉 먹어온 김치가 익숙하다는 거지.
“그렇게 평생 먹어온 것과 다른 맛의 김치를 먹는 재미도 있지만, 김치는 익숙한 맛이 제일이거든요.”
한국인에게 김치는 흰쌀밥처럼 빠져서는 안 될 필수 반찬.
매일 같이 먹는 필수 반찬이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면 밥 먹을 때 불편해지는 법이다.
마치 매일 익숙해진 베개가 바뀌었을 때 불편해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김치만큼은 조상님들에게 익숙한 동치미로 했어요.”
“그렇군요.”
동치미는 고려 시대 때부터 기록이 확인되는 음식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소금에 무를 절인 무짠지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한반도에서 나고 자란 조상님들에겐 익숙할 수밖에 없지.
“물론 매콤한 김치는 이미 있으니 추가로 가져갈 거고요.”
예전 김장할 때 담가 놓았던 깍두기도 이미 챙겨놓았지.
“자, 이제 마지막입니다. 다 같이 꼬마 김밥을 말아보자고요.”
천오, 천육, 천칠, 천팔 형제, 그리고 미야와 에녹까지 합세해 우리는 밤새 꼬마 김밥을 말았다.
조상님들이 얼마나 드실지 모르겠지만, 양이 부족해서 욕하는 일만큼은 없게 하겠어!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포세이돈배 조정 경기 당일.
“다녀올게요.”
결전의 날, 해가 떠오를 때쯤, 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충무 김밥을 천우혁선에 싣고 한반도 해군 올스타들을 향해 떠났다.
* * *
그 시각, 한반도 해군 올스타들은 조정 경기장인 크레타섬의 해안에 모여 있었다.
물론 지구의 크레타섬이 아닌 그리스 신화 성좌들의 세계에 있는 크레타섬으로 포세이돈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허 참, 신참이 늦는군요.”
“아직 살아있는 인간이니 시간의 흐름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
“와도 도움이나 되겠습니까?”
모두가 도연성을 기다리는 가운데, 한 권속이 불만을 터뜨렸다.
저번에 연성이 방문했을 때, 자리를 비웠던 자였다.
이순신 장군은 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배중손. 이미 그 이야기는 다 끝났지 않은가.”
“하오나 장군. 영동신께서는 도움이 된다고는 했지만, 그 능력을 실제로 겪어본 자는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삼별초의 무장으로 원나라와 고려 왕조에 반발해 진도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배중손이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이순신 장군이 그를 보며 다시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배중손 옆에 있던 권속도 입을 열었다.
“중손의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장군.”
“김통정.”
그 역시 마찬가지로 삼별초 출신으로 배중손이 전사한 후, 제주도에서 최후의 삼별초를 이끌었던 장군이었다.
“그자가 가진 배가 가죽으로 만든 뗏목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걸로 도움이나 되겠습니까?”
“······.”
김통정의 말에 다른 한반도 해군 올스타들도 입을 다물었다.
뗏목이라는 말에 그들도 도연성의 도움을 반신반의하고 있던 터였다.
“그자가 이번에 합류함으로써 정원이 차서 다른 후보가 들어오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뗏목이라니. 이건 명백한 전력의 약화입니다.”
김통정은 그렇게 말하자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에 기세를 얻은 김통정은 힘을 주어 말을 보탰다.
“그의 쓰임은 요리뿐일 테니, 요리만 받아서 배에 싣고 돌려보내도록 합시다. 그것만으로도 영광 아니겠습니까? 그래봤자 우리 후손인데?”
“그, 그래야 하나?”
“아니, 그래도 어떻게 먹을 것만 쏙 빼먹고 돌려보내나?”
권속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커지자 최무선이 조용히 이순신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장군, 어쩌시겠습니까.”
“······그에겐 약속한 것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저번에 도연성과 만날 때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우리를 도와주는 대가로 뭘 원하는가?”
“원하는 바는 없습니다.”
“없다고?”
이순신의 물음에 도연성은 당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장군님과 같은 호국선열들이 이 땅을 지켜주신 덕분에 제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
이순신을 비롯한 성좌와 권속들은 연성의 말에 마음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들이 피땀 흘리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이유를 머나먼 후손에게 직접 들은 거였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더더욱 이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그 말만으로도 우리의 노고는 충분히 보답받았다. 그러니 원하는 보상을 말하거라.”
“······그 만약 가능하다면.”
도연성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더니 대답했다.
“제가 성좌 마켓이 처음이라 정착할 때 이런저런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시간의 흐름이 문제라······.”
“좋다.”
도연성은 모르고 있었지만, 이번 조정 경기 대회의 우승자는 포세이돈에게 부탁을 하나 요구할 수 있는 소원권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성좌들끼리 소원을 비는 건 큰 의미가 없는 터라 그냥 호의를 표현하기 위한 상품이긴 했지만, 이순신은 이번에 그 소원권을 얻어낼 생각이었다.
‘포세이돈의 아버지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지. 그에게 도연성의 시간을 조정해달라고 부탁해야겠군.’
그러니 더더욱 도연성을 팀에서 뺄 수 없었다.
소원권은 오로지 경기에 참가한 이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니까.
배중손과 김통정은 이순신이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장군, 대의를 생각하셔야지요.”
“맞습니다. 아무리 격이 권속급이라 하지만, 아직 인간이고 우리의 후손입니다. 약조한 일 따위야 대충 무마하면······.”
“시끄럽다!”
벼락같이 호통을 내지른 사람은 이순신이 아니라 장보고였다.
“자, 장보고 대사.”
“흐하하하! 내가 네놈들 속을 모를 줄 알고?”
움찔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배중손과 김통정을 보며 장보고가 눈을 부라렸다.
“너희같이 반란이나 일으키는 놈들 속셈이 뻔하지.”
“아니, 장보고 대사도 반란을 일으켰······.”
“난 성공했으니 반정이고! 너희 놈들은 실패했잖아!”
장보고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배중손과 김통정을 노려보았다.
“너희가 모여서 작당했다는 걸 안다. 이번 소원권으로 성좌가 되려고 했다지? 역사 인식을 바꿔서?”
“그,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제가 알려줬어요.”
당황한 배중손과 김통정 앞에 나타난 것은 놀랍게도 장군의 차림새를 한 여성이었다.
그녀를 본 배중손이 경악하며 외쳤다.
“연수영! 당신이 어떻게 배신을!”
“흥! 애초에 난 당신들이랑 뜻을 함께할 생각도 없었거든요?”
연개소문의 여동생이자, 당나라 함대를 막아냈던 수군 사령관 연수영은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김통정이 이를 갈았다.
“당신도 제대로 된 성좌가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소!”
연수영은 업적과 전설로는 신선이 된 그녀의 오빠, 연개소문처럼 성좌의 반열에 올라도 모자라지 않은 장군이었지만, 사료에는 그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서 실존이 애매한 영웅이었다.
때문에, 실존 여부와 인지도가 중요한 인간 영웅 출신 성좌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후배의 공을 가로채면서까지 성좌가 되고 싶진 않은걸요.”
그들의 목적은 소원권을 통해서 하계의 역사 인식을 뒤트는 것이었다.
그들의 악명을 날조한 역사로 바꾸면 격이 올라 성좌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연수영은 코웃음을 치며 어느 한 곳을 째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짓을 저지르는 자의 말로가 어떤지는 잘 알고 있고요.”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에 있는 건 구석에서 몰래 그 뚱뚱한 몸을 숨기고 있던 간사하게 생긴 남성이었다.
후손들을 동원해서 자꾸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려고 노력하는 대표적인 권속,
바로 원균이었다.
“원균! 네 놈이 또!”
원균의 모습을 본 이순신의 입에서 벼락같은 호통이 터져 나왔다.
원균은 그 호통에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자신들의 계획이 어그러지자 배중손과 김통정도 서로를 쳐다보더니 냅다 줄행랑을 쳤다.
“쯧쯧, 그래도 나름 권속이라는 것들이 어쩜 저리 야비할꼬.”
최무선이 그들을 보며 혀를 찰 때였다.
“어? 신참이 옵니다!”
누군가의 외침에 한반도 해군 올스타 전원이 바다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바다에선 아무런 배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 온다는 거야?”
“바다가 아닙니다! 하늘입니다!”
“하늘?”
하늘로 시선을 돌린 성좌와 권속들은 입을 쩍 벌렸다.
놀랍게도 가죽으로 만든 뗏목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오고 있었다.
“흐하하하! 이놈들아, 아직도 불만이냐? 우리는 하늘을 나는 뗏목과 같이 경기를 하게 됐는데?”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도연성의 뗏목을 보고 장보고가 신이 나서 웃음을 터뜨렸다.
불만을 말하던 권속들의 입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리가 복덩이를 얻었군.”
지켜보던 이순신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호국영령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