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86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186화
고민할 새도 없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간발의 차로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두근- 두근- 두근-
격이 다른 변종의 등장에, 심장이 격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베타, 감마, 델타, 그런 흔하디흔한 라스트아크의 변종이 아니었다.
난이도가 Hell로 증가하며 발생한 변종의 진화.
존재 자체가 의문이었던 변종.
알파3이 분명하다.
“으히히.”
놈은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격차를 느낀 이상, 내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알파1을 손쉽게 이기기 위해선 20 이상의 근력이 필요하고, 알파2를 손쉽게 이기기 위해선 150 이상의 근력이 필요했다.
알파3을 이기기 위해선…… 대체 얼마나 필요한 걸까.
명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고민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크윽…… 하악!”
폐부에 들어찬 뜨거운 숨결을 토하며, 두근거리는 심장의 고동을 극대화했다.
광란을 사용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 * *
“뒤에!”
설여원이 소리치자, 전완수는 돌아볼 새도 없이 카타나를 사선으로 그었다.
그러자 배후를 노리던 알파 변종의 손가락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키에에에에엑!!
영화관 건물은 알파 변종의 선혈과 결인들의 아우성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정우는 로그나이트로 만든 무기가 없기에, 주먹으로 변종을 상대하고 있었다.
박재형처럼 일격에 알파1의 두개골을 깨부수진 못하지만, 관절을 부러뜨리며 처절한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곧 그의 두 눈으로 기이한 모습이 포착되었다.
몇몇 알파 변종이 죽은 아군의 시체를 끌고 1관 밖으로 나가는 모습.
이정우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외쳤다.
“시체 못 끌고 나가게 막아!!”
이정우의 외침에 정진영은 1관 입구와 출구에 있는 변종들을 살폈다.
이정우의 말대로 시체를 끌고 나가는 알파 변종들이 있었다.
정진영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황급히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시체를 끌고 나가게 두면 안 된다.
저건…… 죽은 아군을 섭취하고 진화하려는 것이다.
키에에에엑!!
앞길을 막아서는 알파 변종의 얼굴에 난도질을 가하며 빠르게 길을 뚫었다.
텁!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알파 변종이 정진영의 정강이를 걸어 넘어뜨렸다.
정진영이 넘어지자, 그 위로 달려드는 또 다른 알파 변종.
촤악!
최현의 카타나가 유려한 호선을 그리며 변종의 목을 도려냈다.
정진영은 얼굴로 쏟아지는 알파 변종의 핏물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최현은 연이어 달려드는 변종을 상대하며 외쳤다.
“빨리 일어나요!”
정진영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황급히 상체를 일으켰다.
출구는 전완수와 설여원, 박재우가 막고 있지만 상당히 버거워 보였다.
그렇다고 지원을 갈 수도 없다.
입구를 막고 있는 이정우와 최현, 황덕록도 여유가 없었다.
윤혜리와 김희연은 생존자들을 노리는 변종을 처리하기 급급했다.
30마리가 넘는 알파1의 공습은 일행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었다.
심지어 조금 전에 20마리에 가까운 알파 변종과 전투를 마친 상태여서, 체력적으로도 금세 한계에 다다랐다.
정진영은 오만상을 찌푸리더니, 황급히 홀로그램을 열었다.
곧 코인 상점을 열고 강화제 알약을 구매했다.
-500코인을 소모하여 강화제 알약을 구매합니다.
[강화제 알약]-알약 섭취 시 30분간 기본 신체 능력이 1.5배 증가합니다.
좀비 5,000마리를 잡아야 구매할 수 있는 알약이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진영은 알약을 섭취하자마자 칼자루를 말아쥐었다.
정진영의 이마 위로 불끈 솟아오르는 핏줄.
두 눈은 실핏줄이 터졌는지, 흰자위 일부가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영은 입구로 들어오는 변종들을 직시하며 얘기했다.
“비켜.”
그 모습을 발견한 이정우는 덩달아 코인 상점으로 들어가 강화제 알약을 구매했다.
12의 기본 근력이 18로 증가하고, 거기에 레이첼의 버프가 적용되었다.
물론 공격대로 있는 강요한의 버프까지 적용되었다.
조금 전까지 총합 26의 근력을 지니고 있던 정진영과 이정우의 근력은 순식간에 40이 되었다.
두 사람은 쏜살같이 입구를 뚫고 나갔다.
1관을 나서자, 시체를 끌고 나가려는 변종과 들어오려는 변종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정우는 두 주먹을 말아쥐며 얘기했다.
“내가 왼쪽.”
“그럼 내가 오른쪽.”
이정우와 정진영은 접근하는 변종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며, 시체를 끌고 가는 변종을 추격했다.
이정우와 정진영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남겨진 황덕록과 최현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우린 알약 안 줘?”
황덕록이 얼빠진 표정으로 묻자, 최현은 출구 방향을 살피며 얘기했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저쪽부터 돕자.”
그들은 황급히 출구 쪽으로 이동했다.
전완수는 최현과 황덕록의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정우형이랑 진영이 형은!”
“일단 뚫어! 설명은 나중에!”
황덕록의 외침에 전완수는 질문을 포기하고 출구를 뚫고 나갔다.
출구 앞에도 10마리가 넘는 알파 변종이 길목을 막은 상태였다.
카타나를 들고 있는 전완수와 최현, 설여원이 앞장서고,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숨통이 붙은 알파 변종은 박재우와 황덕록이 처리했다.
지금껏 출구를 막고 버티는 게 한계였지만, 최현과 황덕록의 지원으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윽고 출구에 들어찬 모든 알파 변종을 처리하고, 전완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얘기했다.
“시체 끌고 간 놈, 시체 끌고 간 변종 찾아야 돼.”
전완수의 말에 최현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물었다.
“여기도 시체 끌고 간 놈 있어?”
“두 마리가 시체 끌고 갔어.”
“X발…….”
건물 전체를 샅샅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
반면에 설여원은 근처 창가로 달려가더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창밖의 상황을 응시했다.
“저, 저게 뭐야.”
설여원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읊조리자, 전완수도 창가로 달려왔다.
곧 창밖의 상황을 유심히 살피더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설마 더 몰려와?”
박재우가 묻자, 설여원은 마른침을 삼키며 얘기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알파3.”
옆에 있던 전완수가 대신 입을 열었다.
알파3이란 말에 일행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 자리에 석고상처럼 굳은 모습을 보였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박재우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알파3이라고? 제대로 본 거 맞아?”
“두 번째 에피소드도 안 끝난 마당에 처음 보는 변종이면 알파3이지.”
“재형이는, 이기고 있어?”
“둘 다 너무 빨라서 잘 안 보여.”
전완수가 쉴 새 없이 눈을 굴리며 얘기하자, 설여원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부디 박재형이 이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러자 최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지금 구경이나 하고 있을 때야? 시체 끌고 간 변종 안 찾아?”
전완수와 설여원은 그제야 정신을 다잡고 최현을 쳐다봤다.
최현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재형이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우리가 맡은 일부터 똑바로 해야지.”
“가자.”
전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발 앞서 계단으로 향했다.
최현은 전완수를 뒤따라가며 얘기했다.
“위층은 나랑 완수가 돌고, 여원이랑 재우, 덕록이는 밑에 층 확인해 줘.”
최현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체를 들고 사라진 2마리의 알파 변종.
부디 늦지 않게 발견하기를 바라며, 다들 수색에 속도를 붙였다.
* * *
박재형은 이성을 잃은 채 알파3과 전투를 이어갔다.
“크어어어어어어!!”
-포효를 내질러 반경 50m 내의 적에게 두려움을 각인시킵니다.
-대상이 저항합니다.
생각하고 스킬을 사용하는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광란의 상태.
무분별하게 스킬을 남발하며, 통하든 통하지 않든 적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었다.
껴어어어어억!!
알파3이 기다란 팔을 휘두르자, 박재형은 회피하는 대신 변종의 품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변종의 구강에 달린 돌기를 붙잡았다.
아니, 돌기가 아니었다.
날카로운 치아들이, 수십 개나 박혀 있었다.
떡!!!
박재형이 치아를 부러뜨리자, 알파3은 있는 힘껏 입을 다물었다.
끼기기기긱!
건틀릿의 로그나이트가 알파3의 치아에 갈리며 날카로운 파찰음을 울렸다.
그래도 박재형이 버티자, 알파3은 순식간에 상체를 일으켰다.
박재형은 알파3의 힘에 이끌려 6m 상공으로 떠올랐다.
그런 와중에도 다른 치아를 붙잡고 이빨을 뽑아내고 있었다.
알파3의 눈에 비친 박재형은…… 입꼬리가 귓불에 걸릴 듯이 웃고 있었다.
그게 알파3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놈은 있는 힘껏 박재형을 지면에 내리꽂았다.
쾅!!!
박재형이 지면에 박히자, 그 위로 알파3의 맹공격이 이어졌다.
퍼버버버벅!!
-내구도가 급격히 감소합니다.
-내구도가 급격히 감소합니다.
…….
…….
눈앞으로 쉴 새 없이 홀로그램이 떠오르지만, 박재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광란에 빠진 박재형은 오직 폭력과 살육을 즐기는 광견이나 다름없었다.
[가슴 보호대: 31%, 18%, 6%…….]-가슴 보호대의 내구도가 0이 되었습니다.
-보호대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내구도가 회복되기 전에 충격을 받을 시 보호대가 파괴됩니다.
-보호대가 파괴되었습니다.
박재우가 만들어준 가슴 보호대.
레벨1의 라스트아크 상점 보호대와 동일한 효과를 지닌 가슴 보호대였다.
레벨1의 보호대가 알파3의 공격을 버티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조끼 형태의 보호대가 파괴되자, 피로 얼룩진 박재형의 티셔츠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푹!!
알파3의 오른팔이 박재형의 복부를 뚫고 들어갔다.
하지만 강화된 표피로 인해, 완전히 관통하지 못했다.
박재형은 피를 토하면서도 웃고 있었다.
뒤이어 입술을 달싹였다.
“가속.”
쾅!!!!
박재형이 변종의 오른팔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지르자, 복부에 박힌 변종의 팔이 쪼개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속을 사용하며 발생한 일격 효과로 인해, 알파3의 오른팔마저 잘라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알파3은 비명도 지르지 않고, 왼팔로 박재형의 안면을 노렸다.
단두대처럼 쇄도하는 알파3의 왼팔.
박재형은 고개만 살짝 비틀어 회피하더니,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알파3의 안면을 향해 난타를 가했다.
콰과과과과과!!
알파3의 치아가 부러지고, 안구가 터지고, 살점이 찢어져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알파3은 반격하려 했지만, 오른팔이 잘려나간 탓에 균형을 잡을 수 없었다.
결국 알파3이 황급히 물러서자, 박재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복부에 박힌 알파3의 오른팔을 뽑아냈다.
알파3의 잘려나간 오른팔은 흥미도 없다는 듯이, 박재형은 뽑아낸 팔을 바닥에 버렸다.
박재형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 현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꿀렁- 꿀렁-
하지만 복부의 출혈이 심했다.
박재형은 현기증을 느꼈는지,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뒤이어 하지 정맥류에 걸린 것처럼 불끈 솟아 있던 전신의 혈관들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광폭화의 지속 시간이 끝났다.
겉보기에는 비등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시간은 알파3의 편이었다.
박재형은 광폭화와 광란의 효과로 비등하게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440까지 증가했던 근력은 다시금 220이 되었다.
“카학, 하학!”
박재형은 좀비처럼 목젖을 갈며 사라진 힘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파3은 박재형의 모습을 가만히 관찰하더니, 곧 입꼬리를 올리며 승기가 넘어왔다고 확신했다.
“으히히, 으히히.”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에 메아리치는 섬뜩한 웃음소리.
팔 하나를 잃은 탓에 움직임에 제약이 생겼지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 순간, 박재형의 앞으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광란을 중첩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or No.
박재형의 손은 왼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광기에 잠식되어 몸이 멋대로 행하고 있었다.
-광란을 중첩 사용합니다.
알파3은 본능적으로 위협을 감지했는지, 황급히 박재형에게 달려들었다.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왼팔을 휘두르는 순간.
텁!
박재형의 오른손이 변종의 팔을 붙잡았다.
지면을 바라보고 있던 박재형의 시선이, 다시금 알파3에게 향한다.
박재형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알파3은 하나밖에 안 남은 눈을 껌벅이더니, 전신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박재형의 표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념무상.
그의 두 눈으로 공허함만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