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22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22화
상황을 정리한 뒤에 일행을 도와 바삐 움직였다.
우선 좀비들의 시체를 모아 불로 태우고, 휴게소의 출입로를 버스로 막았다.
마트에 남은 식량이 없기에, 우리가 들고 온 식량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점심을 먹으며 송하윤에게 다가가 퀘스트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송하윤은 들고 있던 밥그릇을 내려놓고 홀로그램을 보여주었다.
“내 홀로그램 보여?”
“보여요. 공격대끼리는 볼 수 있어요.”
“네 덕에 우리 파티도 각성했어.”
송하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파티 목록을 열었다.
1위는 파티 소리결.
2위와 3위는 미국, 4위는 프랑스, 5위 영국, 그리고 6위에 자사모가 있었다.
공격대 순위도 위저홍의 파티가 사라지면서 다시금 소리결이 1위에 올라섰다.
중국 파티가 사라지자, 물량을 내세운 파티가 아닌 각성한 파티들이 순위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사모의 파티원은 총 4명.
그중 레이첼이 셋이었다.
이에 옆에 있는 이정우에게 물었다.
“형, 공격대 버프 들어왔어요?”
“봐봐.”
이정우는 직접 플레이어 정보를 보여주었다.
[플레이어 정보]-캐릭터 이름: 레이첼
-능력: 회복
-스탯: 근력 12(+20), 체력 12(+20), 반사신경 10(+18), 동체 시력 10(+18)
-스탯 2: 골밀도 8(+16), 표피강화 8(+16)
-보유 코인: 17,387
-스킬: 신체 회복, 신체 복구
*파티원 기본 신체 능력 1.5배 증가.
(공격대는 1.2배 증가 효과를 받습니다.)
이정우의 근력이 32가 되었다.
드디어 일행도 20대를 벗어나 30대에 접어들었다.
나도 부푼 기대를 안고 홀로그램을 열었다.
스킬 목록으로 들어가 강화권의 숫자를 확인하자, 강화권 3장이 들어온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레이첼의 숫자에 따라 강화권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공격대에 속한 각성 파티의 숫자에 따라 지급하는 건가?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인심 좀 넉넉하게 쓰지, 짜다 짜.
그건 그렇고 이정우의 보유 코인이 너무 많은데?
난 이정우의 플레이어 정보를 살피며 얘기했다.
“형, 강화제 알약이 500코인이라고 했죠?”
“어, 500코인.”
“그거 하나씩 사서 결인들 나눠주세요.”
“넌 강화제 효과도 못 받는 거 알지?”
“알아요. 저 빼고 나눠주세요. 위급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사두는 게 좋겠어요.”
이정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강화제 알약을 구매했다.
총 9개를 구매한 뒤, 결인들에게 분배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정진영도 강화제 알약을 구매하더니, 똑같이 나눠주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영은 어깨를 으쓱이며 얘기했다.
“30분밖에 지속 안 되는데, 최소한 두 알씩은 있어야지.”
이에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완수는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좀비카를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냐고 묻자, 그는 입맛을 다시며 얘기했다.
“창문에 대체 뭘 던진 건지 몰라도, 저 검은색 액체 더럽게 안 지워져.”
살인귀들이 던진 검은 액체.
잉크는 아닌 것 같다.
살짝 걸쭉한 것이, 마치 타르처럼 끈끈한 모습을 보였다.
전완수는 연신 한숨을 내쉬며 얘기했다.
“창문에 달아둔 쇠창살 때문에 청소하는 것도 쉽지 않아.”
“내일까지 전부 벗겨낼 수 있을까?”
“몰라, 해봐야지.”
전완수는 잔뜩 심술 난 표정으로 우걱우걱 밥을 밀어 넣었다.
답답해도 어쩌겠는가.
어떻게든 창문을 닦아야 이동을 하지.
난 들고 있던 국그릇을 내려놓고, 박재우와 황덕록을 불렀다.
“재우야, 덕록아!”
두 사람은 입안에 밥알을 씹으며 내 얼굴을 쳐다봤다.
“지금 프린트 설치 가능해?”
“아직 쿨타임이야.”
“프린트 재설치 쿨타임 얼마나 되지?”
황덕록은 홀로그램을 살피며 얘기했다.
“재설치 쿨타임 100시간. 아직 92시간 더 기다려야 돼.”
이래서 프린트는 쉘터에 자리 잡고 설치해야 한다.
한번 회수하면 다시 설치하는 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난 눈썹을 긁적이며 물었다.
“근접 무기는 전부 만들었어?”
“오늘 아침에 출발하기 전까지 열심히 돌린 덕에 근접무기 배분은 끝났어. 볼트도 10발 만들었고.”
“로그나이트로 볼트를 만들었어?”
“최악의 상황은 대비해야지. 우리가 알파2랑 근접으로 붙는 건 위험하잖아.”
하긴, 알파2나 알파3이 등장하면 멀리서 지원 사격이 가능한 볼트가 필요하다.
자가 수리기능이 있는 볼트라…….
과한 투자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박재우와 황덕록의 코인도 여유가 있었다.
로그나이트 25g에 볼트 한 발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이를 코인으로 환산하면 50코인.
1,000코인으로 로그나이트는 500g을 구매하면 볼트 20발을 만들 수 있다.
사용하고 회수한다는 가정하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적당히 만드는 건 좋을 것 같다.
추후 제작 무기의 레벨을 높일 수 있도록 바뀌면 모를까, 지금 당장 로그나이트를 사용할 일은 없다.
일행의 상황을 확인했으니, 이젠 나도 확인해야지.
곧장 플레이어 정보부터 확인했다.
[플레이어 정보]-캐릭터 이름: 에덤 화이트
-능력: 강화
-한계 돌파 3단계
*한계를 돌파할 때마다 기존 모든 스탯이 1.3배 증가합니다.
*다음 한계 돌파에 필요한 포인트는 6000입니다.
-현재 처리한 좀비의 수: 42213/70000
-남은 포인트: 1207
-스킬: 좀비화, 급가속 Lv.8, 감지 Lv.5, 하울링 Lv.5, 광폭화 Lv.MAX
-패시브 스킬: 재생, 광란
-특수 스킬: 연격
*좀비화의 능력치 반감 페널티 ‘과부하’가 사라집니다.
통도사 휴게소에 있는 대장 좀비를 처리하고 대략 4,000에 가까운 좀비 카운트가 올라갔다.
4단계 대장 좀비가 거느릴 수 있는 수하는 최대 4,000마리.
규모를 보고 3,000이 넘을 것이라 예상은 했는데, 거의 4,000에 근접한 좀비를 처리한 모양이다.
벌써 절반이나 올렸으니, 다음 한계 돌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플레이어 정보는 여기까지 확인하고, 스킬 목록에 있는 스킬 강화권을 확인했다.
[에덤 화이트의 스킬 강화권 X 5]5장이 됐으니, 급가속의 레벨을 높여야겠다.
-스킬 ‘급가속’에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망설임 없이 급가속의 레벨을 8에서 9로 높였다.
동시에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요구 포인트를 살폈다.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포인트: 10000
-급가속의 최고 레벨은 10입니다.
홀로그램으로 떠오르는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포인트.
이는 레벨 10이 최종 단계라는 뜻이다.
설마 했는데, 진짜 10레벨이 마지막이야?
그건 그렇고 10,000포인트?
이거 스킬 강화권 없었으면 어떻게 올리라고 저렇게 만들어 둔 거야?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다시 한번 스킬 강화권을 사용했다.
-스킬 ‘급가속’에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수락을 누르자,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급가속이 최고 레벨에 도달했습니다.
[급가속 Lv.MAX]-5분간 이동 속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급가속의 재사용 대기시간은 10분입니다.
-‘일격’ 효과가 20초간 지속됩니다.
*급가속의 지속시간 동안 2단 뛰기가 가능합니다.
눈앞의 홀로그램을 보고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게 뭐야.
1분 10초의 지속시간이 5분으로 대폭 증가했다.
또한 일격 효과의 유지시간도 9초에서 20초로 증가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2단 뛰기?
설마 공중에서 두 번 뛸 수 있다는 건가?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훅, 하고 숨을 뱉으며 읊조렸다.
“가속.”
쾅!!
현재 근력은 72.
있는 힘껏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르자, 족히 6m를 뛰어오를 수 있었다.
이미 제자리높이뛰기로 안개 표면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허공에 투명한 발판이 있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번 발을 굴렀다.
훙!
공기를 밀어내는 느낌과 함께 5m가량 더욱 위로 올라갔다.
두 눈이 화등잔만 하게 떠졌다.
이게 된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발돋움을 시도했지만, 더는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대신 전신을 잡아끄는 중력에 오장육부가 위로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앗.”
안개 때문에 땅이 안 보인다.
원근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미친듯한 점프력에, 스스로도 제어가 되지 않았다.
쾅!!
두 다리로 지면을 부술 듯이 착지했다.
발목부터 시작된 저릿한 기운이 정수리까지 올라왔다.
어안이 벙벙한 나머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잠깐, 이러면 혹시…… 공중에서 방향전환도 가능한 거 아니야?
고민할 필요도 없이 곧장 하체를 접었다.
쾅!!
다시 한번 허공으로 뛰어오른 뒤, 이번에는 우측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며 오른발로 박차를 가했다.
훙!
중력을 거스르는 부유감과 함께 전신이 좌측으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이건 대박이잖아?
“어어?”
방향전환은 성공했는데, 균형이 흐트러지며 머리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자유 낙하 상태에서 몸을 비트는 건 무리.
이에 황급히 두팔을 뻗어 충격에 대비했다.
쿵!!
6m 높이에서 플랭크 자세로 떨어졌다.
숨이 턱 막히기에, 난 그 자리에서 앓는 소리를 내며 전신을 웅크렸다.
아프다.
표피강화와 골밀도를 높인 덕에 피부와 뼈는 충격은 크지 않았지만, 내장과 머리가 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거 나름 재밌는데?
살면서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는가?
패시브 스킬 재생도 있으니,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해서 뛰어올랐다.
* * *
“이게 뭔 소리야?”
점심을 먹던 사람들은 주차장에서 들리는 소리에 너도나도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이정우도 마찬가지였다.
반면에 설여원과 전완수, 김희연은 얼빠진 표정으로 주차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안개 속에서 시야 확보가 가능한 세 사람이기에, 주차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정우는 그들의 곁으로 걸어갔다.
“이거 무슨 소리야? 재형이가 내는 소리야?”
“어…… 네.”
“대체 뭐 하는 거야?”
이정우가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기자, 설여원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뒤이어 마른침을 삼키며 얘기했다.
“지금은…… 내버려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
“재형이도 아직 제어가 안 되는 것 같은데, 괜히 나섰다가 머리 다쳐요.”
“머리를 다쳐?”
이정우가 눈꼬리를 치켜뜨자, 옆에 있던 전완수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혼잣말을 읊조렸다.
“거의 자해하는 수준 아니야?”
자해라는 말에 이정우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자해? 광폭화나 광란 같은 스킬이라도 얻은 거야?”
“아니요, 그게 아니고…… 메뚜기처럼 뛰고 있어요.”
이정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전완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얘기했다.
“무협 영화 보면 그런 장면 있잖아요. 공기를 차고 뛰어다니는.”
“허공답보 같은 거?”
“오, 그렇죠. 허공답보. 재형이 움직임만 보면 공중에서 한 번 더 뛰는 거 같은데요?”
“그런데 이런 소리가 나?”
“아직 감을 못 잡아서 추락하는 소리예요.”
그러자 숟가락을 들고 있던 정진영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얘기했다.
“이게 사람 떨어지는 소리라고? 야! 그만하라 해! 소리만 들어도 X나 아파!”
“쟤는 뼈 튼튼하잖아요.”
전완수가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자, 옆에 있던 최현이 한숨을 내쉬며 얘기했다.
“놔둬요. 재형이가 아프면 그만두겠죠.”
“아무리 그래도…… 무슨 듣는 사람이 더 아프냐.”
“재형이 고집이 보통 고집이에요?”
“달걀로 바위 치는 것 같으니까 그러지.”
“쟤는 달걀로 바위가 부서질 때까지 칠걸요. 본인이 만족 못 하면 포기를 못 해.”
최현이 싱겁게 웃으며 얘기하자, 전완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맞아. 박재형은 그런 놈이지.”
“사람이 적당히를 몰라.”
“재형이는 달걀로 바위를 이기지 못하면, 바위를 달걀로 더럽혀서 못 쓰게 만들겠다, 이런 마인드잖아.”
그러자 뒤에 있던 천호진이 수줍은 듯이 얘기했다.
“저는…… 그게 재형이 형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포기를 모르는 남자. 멋지지 않아요?”
이덕배도 호쾌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그만큼 재형 학생이 노력파라는 거 아니겠나? 안 되면 되게 하라! 이런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어야 가능한 거야.”
결인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뒤에 있던 윤혜리가 입을 열었다.
“그런 말이 있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미친놈 소리를 들어봐야 성공한다는 말.”
“…….”
“다른 에덤과 달리 재형 오빠가 살아남은 이유는…… 저렇게 본인의 신체 가동 범위를 파악하고 매일 연습하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요?”
윤혜리의 말에 설여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다소 거칠고 막무가내더라도, 저렇게까지 하니까 우리가 살아 있는 거야.”
설여원의 말에 모두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