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36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36화
족히 3m에 달하는 변종.
알파2가 분명하다.
설여원은 카타나를 말아쥐며 옆에 있는 최현에게 물었다.
“현아, 강화제 알약 몇 분이나 남았어?”
“아직 20분 남았어.”
“두 알 남았지?”
“어.”
“다 먹어.”
“남은 거 다 먹으라고?”
“알파2 4마리 온다.”
설여원의 말에 윤혜리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4마리나 되면 재형 오빠 불러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재형이가 오면 균형이 깨져. 생존자들이 중앙까지 방어해야 하는데, 그건 무리야.”
설여원의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곽찬혁은 무전기를 들었다.
“요한아, 너도 이쪽으로 와라.”
치지직- 치직-
-무슨 일이에요? 그쪽 많이 힘들어요?
“조금 버겁다. 너희는 어때, 괜찮아?”
-죽을 맛이죠!
말은 죽을 맛이라고 하면서, 목소리에 생기가 있었다.
다급한 상황인 건 맞지만, 아직 웃을 여유가 있는 모양이다.
곽찬혁은 훅, 하고 숨을 뱉으며 얘기했다.
“그럼 빨리 와줘. 오는 길에 강화제 알약 구매하는 거 잊지 말고.”
-네? 이정우 씨랑 정진영 씨가 세 알씩 배분했잖아요.
강요한의 물음에 곽찬혁은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무전기에 입술을 갖다 대며 얘기했다.
“다 먹었어.”
-네? 아니 그걸 벌써…….
“빨리 와.”
“……금방 갈게요. 조금만 버텨요.
무전을 마친 곽찬혁은 주머니에 넣어둔 강화제 알약을 손에 쥐며 설여원을 쳐다봤다.
“이걸 한 번에 먹으면…… 30분 뒤에 부작용이 생길 거야. 그건 알고 하는 소리지?”
“그래 봐야 근육통이랑 호흡곤란이에요. 안 먹으면 죽는 거고.”
강화제 알약을 섭취하면 기본 신체 능력이 1.5배 증가한다.
증가한 수치에 레이첼의 버프가 적용되니, 폭발적인 신체 능력 향상을 기다할 수 있다.
하지만 30분 뒤에 급격한 쇠약을 경험할 것이다.
이는 박재형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좀비화가 풀리면 두통을 호소했고, 광폭화를 사용한 날이면 바닥에 대(大)로 뻗어버렸다.
심지어 광란을 발동한 날이면 완전히 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스크가 크지만, 다른 수가 없었다.
곽찬혁은 강화제 알약 세 알을 단숨에 삼켰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윤혜리도 눈 딱 감고 세 알을 삼켰다.
설여원과 최현도 남은 두 알을 삼키고, 일행의 모습을 살폈다.
“끄윽……!”
곽찬혁과 윤혜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통증을 호소했다.
몇 번이고 심호흡을 반복하더니, 서서히 호흡을 되찾기 시작했다.
곽찬혁은 두 주먹을 쥐었다 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넘쳐 흐르는 힘에,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설여원은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이젠 할 만하겠죠?”
최현과 설여원, 윤혜리의 근력은 순식간에 90대가 되었고, 곽찬혁의 근력은 80대 중반이 되었다.
여전히 알파2에 비하면 부족한 신체 능력이지만, 그들에겐 로그나이트로 만든 카타나와 볼트가 있었다.
키에에에에에에엑!!
뒤이어 코앞까지 접근한 알파2들이 지면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피해!”
곽찬혁이 소리치자, 생존자들은 기겁하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끄아아악!”
“벼, 변종이다! 진화체야!”
“엎드려!”
미처 피하지 못한 생존자들은 알파2의 거대한 손에 빗자루처럼 쓸려나갔다.
5m 높이의 바리케이드도 알파2는 저지할 수 없었다.
설여원과 최현, 윤혜리와 곽찬혁은 각자 한 마리씩 맡아서 알파2의 앞으로 달려들었다.
탓-!
설여원은 카타나를 말아쥐며 바리케이드 난간을 박차고 올랐다.
정면으로 달려들면 알파2의 시야에 포착될 게 뻔하기에, 위에서 정수리를 노릴 생각이었다.
인기척을 느낀 알파2가 시선을 돌리자, 도끼눈을 뜨고 낙하하는 설여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푹!
키에에에에엑!!
알파2의 눈에 카타나가 박히고, 놈은 비명을 지르며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덩치로 발악하더니, 바리케이드 내부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여원은 더욱 깊게 찔러넣기 위해 알파2의 얼굴에 매달린 채 같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쾅!!
알파2는 헛숨을 토하며 전신을 파르르 떨더니, 눈에 박힌 카타나를 뽑기 위해 기다란 팔을 휘둘렀다.
설여원은 방어를 포기하고, 알파2의 뇌수를 휘저을 생각으로 카타나를 비틀었다.
뻑!!
“커헉!”
하지만 칼끝이 뇌수에 닿기 전에, 알파2의 거대한 주먹이 설여원의 옆구리를 먼저 가격했다.
설여원은 우측으로 10m가량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일격에 갈비뼈에 금이 가고, 전신이 마비되는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고통이 정신을 지배할수록, 설여원은 독기를 품었다.
바닥에 떨어뜨린 쇠뇌를 붙잡고, 재빨리 어깨에 견착하며 알파2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퉁퉁! 퉁! 퉁! 퉁!
알파2의 안면을 향해 로그나이트로 제작한 볼트를 발사하자, 알파2는 양팔로 얼굴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푸푹! 푹! 푹!
알파2의 두 팔을 뚫고 들어가는 볼트.
탄알도 뚫지 못하는 알파2의 뼈를 꿰뚫고 있었다.
그러자 알파2는 방어를 포기하고 우측으로 달음박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설여원은 까드득 이를 갈며 뒤를 쫓았다.
갈비뼈의 통증으로 인해 숨을 쉬는 것도 버거웠지만, 알파2를 겨눈 채 쉴 새 없이 볼트를 발사하며 전속력으로 달렸다.
상황을 지켜보던 생존자들은 너도나도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저, 저 아가씨 정체가 뭐야?”
“우리, 우리가 도와야 하는 거 아니야?”
“돕긴 뭘 도와? 저렇게 빨리 뛸 수 있어?”
“좀비들 온다! 좀비들!”
생존자들의 외침에 잠시나마 공황에 빠졌던 박성훈 소위가 정신을 차렸다.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플레이어들에게 알파2를 맡겨야 한다.
박성훈은 이곳으로 접근하는 좀비들을 응시하며 생존자들에게 외쳤다.
“우린 좀비들 처리한다!! 휘발유 가져와!”
* * *
한편, 북항대교 방면의 싸움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좀비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게 아니라, 올라온 좀비들을 바리케이드 위에서 처리하고 있었다.
플레이어가 많은 덕에, 오히려 올라온 좀비를 처리하는 게 더욱 수월했다.
“진영아! 자사모 쪽 도와!”
“확인!”
위급하게 돌아가는 광안대교 방면과 달리, 이들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도와주며, 좀비들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크어어어어어!!
촤악-!
이정우는 눈앞의 좀비를 처리하며 강요한이 달려간 방향을 살폈다.
처음엔 설여원과 최현, 윤혜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강요한까지 지원을 나간 상태.
광안대교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이정우가 광안대교 방면을 바라보자, 옆에 있던 한지현이 바리케이드를 넘어오는 좀비에게 발길질을 가하며 외쳤다.
“넋 놓고 있지 말아요!”
“…….”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정말 위험하면 우리한테 도와달라고 할 거예요. 아니면 2차 방어선으로 이동한다고 보고하거나.”
황금동에서 곽찬혁과 결혼식을 올린 한지현.
그녀가 이렇게 얘기하니, 이정우도 걱정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이정우는 로그나이트로 만든 창을 고쳐 쥐며 다시금 좀비들 처리에 집중했다.
그 순간, 좌측 40m 거리에 있던 전완수가 소리쳤다.
“알파1 다수 발견! 9마리!”
“위치 어디야!”
“좌측 화물차 휴게소 방면!”
키리릭- 키릭-
뒤이어 알파1 특유의 울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좌측 끝은 파티 밤바다와 영일대가 담당하고 있기에, 9마리의 알파1이 들이닥치면 뚫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전완수와 이정우, 정진영은 황급히 좌측 바리케이드로 이동했다.
전완수는 알파1의 위치를 살피며 바리케이드를 질주하더니, 곧 영일대 파티의 파티장 김윤기를 밀치는 모습을 보였다.
“억!”
김윤기가 넘어지는 찰나, 그 위를 스치는 알파1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완수는 황급히 상체를 일으키며 알파 1의 팔을 잘라내고 성대를 향해 카타나를 휘둘렀다.
훙-
기다란 목을 뒤로 젖히며 회피하는 알파1.
반사신경이 확실히 빨라졌다.
전완수가 다시금 카타나를 휘두르려는 찰나.
퍽!!
알파1의 관자놀이에 박히는 볼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완수가 놀란 눈으로 뒤를 쳐다보자, 볼트를 장전하는 김희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완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외쳤다.
“뭐야, 희연이 실력 좋은데?!”
“앞에 봐요!”
퉁퉁! 퉁! 퉁퉁!
바리케이드를 넘어오는 알파1들은 김희연의 볼트를 맞고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로그나이트로 만든 볼트가 있는 이상, 알파1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정진영은 파티 밤바다를 도와 남은 알파1을 처리하고, 저 멀리 보이는 전완수를 바라보며 외쳤다.
“완수야! 더 없지?”
“네! 다시 좀비들 처리하…….”
그 순간, 전완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두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을 보였다.
곧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지체할 필요 없이 무전기를 들었다.
“재형아!! 북항대교 지원!!”
전완수가 독단적으로 박재형을 호출하자, 이정우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의 무전기를 낚아챘다.
“뭐하는 짓이야!”
“네?”
“상의도 없이 재형이 부르면 어떡해! 좀비들 균형 깨지잖아!”
“알파3! 아니, 변종 에덤 있다고요!”
“……뭐? 어디.”
“제가 똑똑히 봤어요.”
전완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하자, 이정우는 마른침을 삼키며 어둠 속을 응시했다.
6m나 되는 크기면 아무리 안개 속에 있어도 눈에 보여야 하는데, 눈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이정우는 마른 입술을 핥으며 물었다.
“어디 있다는 거야.”
“저쪽 400m 뒤에서 여기 관찰하고 있었어요.”
“400m 밖에서 우릴 관찰하고 있었다고? 변종의 시계가 그렇게 길어?”
“변종 에덤에 대한 정보는 없잖아요.”
“…….”
치지직- 치직-
-북항대교 어디! 변종 에덤 있는 정확한 위치가 어디야!
곧 전완수의 무전기에서 박재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정우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변종 에덤의 유무가 확실하지도 않은 마당에, 무작정 박재형을 부르는 게 맞나?
박재형이 자리를 비우면 광안대교 방면의 부담이 더욱 커진다.
이정우는 이마를 짚으며 무전기에 대고 얘기했다.
“용당 캠퍼스 방면에서 본 것 같은데, 지금은 시야에서 사라졌어. 완수 말로는 우리를 관찰하고 있었대.”
-관찰이요? 혹시 마주쳤어요?
“뭐?”
-그 자식이랑 눈 마주쳤냐고요!
박재형의 물음에 이정우는 전완수를 쳐다봤다.
전완수는 입술을 벙긋거리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마주친 거 같은데.”
-똑똑히 봤어? 눈 6개 달린 거 확인했어?
전완수는 이정우의 손에 있는 무전기를 낚아채며 물었다.
“보면 어떻게 되는데? 안 되는 거야?”
-그 자식 눈 마주치면 달려들지도 몰라!
“……뭐?”
박재형의 말에 전완수와 이정우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정우는 퍼석한 입술을 핥으며 물었다.
“눈 마주치면 달려든다니? 그런 말은 없었잖아.”
-저도 확실한 건 아니에요. 다만 관찰하고 있었다고 하니까 켕기는 게 있어서요.
“뭐가 켕겨.”
-변종 에덤은…… 구미에서 알파1이랑 알파2가 전멸할 때까지 저를 공격하지 않았어요.
“…….”
-어쩌면 제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 뒤에 눈이 마주쳤더니 달려들더라고요.
박재형의 말에 전완수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눈 깜짝할 새에 사라져 버린 변종 에덤.
위치를 발각당해서 대피했거나, 달려들 준비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뒤이어 박재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대한 빨리 가고 있으니까 일단 숨어요.
“여기 숨을 곳이 어디 있어? 게다가 자리 비우면 좀비들이 넘어온다고!”
-좀비화랑 광폭화 쓰고 갈게요. 30초 안에 도착합니다. 일단 바리케이드 위로 얼굴 보이지 말고 숨어요.
곧 무전기의 신호가 사라졌다.
“야 잠깐, 잠깐만!”
애타게 박재형을 불러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
이정우는 모든 플레이어와 생존자들을 향해 외쳤다.
“전부 바리케이드 밑으로 내려와!”
그러자 바리케이드 위에서 좀비들을 처리하던 정진영이 소리쳤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지금 자리 비우면 이것들 다 넘어온다고!”
“변종 에덤이 여기 있어!”
변종 에덤이 있다는 말에 윤성민은 일체의 고민도 없이 생존자들에게 소리쳤다.
“전부 내려가!!”
생존자들은 혼비백산한 모습으로 황급히 바리케이드 밑으로 내려갔다.
생존자들이 내려가는 동안, 정진영과 윤성민은 접근하는 좀비들을 저지했다.
모두가 내려간 것을 확인하고 윤성민이 뒤따라 이동하는 찰나.
“히히.”
윤성민의 귓가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뇌리에 깊게 새겨진 웃음소리.
변종 에덤의 음성이었다.
밑에서 생존자들을 챙기던 이정우는 윤성민을 보고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소리쳤다.
“뛰어내려!!!”
윤성민은 등 뒤로 느껴지는 서늘한 한기에, 돌아볼 생각조차 못 하고 바리케이드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
모든 생존자와 플레이어들의 시선은 바리케이드 위에 고정되었다.
6개의 눈알을 굴리며 바리케이드 내부의 상황을 살피는 괴생명체.
변종 에덤이었다.
“으, 으히? 으히히.”
윤성민은 바닥에 추락하며 발목이 돌아가고 말았다.
고통을 호소하며 버둥거리는 윤성민.
어떻게든 그를 데려와야 하는데, 그 누구도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김희연이 소리쳤다.
“다들 뭐 하는 거예요! 엄호할 테니 빨리 가서 데려와!”
퉁퉁! 퉁! 퉁퉁!
변종 에덤은 얼굴로 날아드는 볼트를 막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분명 로그나이트로 제작한 볼트를 쏘고 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황덕록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김희연에게 외쳤다.
“안 돼!!!”
생존자들을 차량으로 안내하던 황덕록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황급히 김희연에게 달려갔다.
박재형이 없는 상태에서 변종 에덤을 자극해선 안 된다.
하지만 두 다리는 늪지대 빠진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긴장감이 극으로 치닫자, 심박이 멈추고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묘한 감각을 느꼈다.
곧 변종 에덤은 하체를 접더니,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
눈으로 좇을 수 없는 속도.
분명 바리케이드 위에 있었는데, 어느새 김희연의 머리 위로 변종의 팔이 날아들고 있었다.
김희연은 지나치게 놀란 나머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그 자리에 석고상처럼 굳어버렸다.
반응조차 할 수 없는 속도였다.
김희연의 머릿속으로 죽음이란 두 글자가 떠올렸다.
쒜엑-!!
그 순간,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텅 빈 허공에서 유성우처럼 떨어지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시간 속에서, 홀로 섬광처럼 움직이는 존재.
쾅!!!!
날카로운 빗금을 그으며 날아든 존재는 그대로 변종 에덤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변종 에덤의 안면이 지면에 박히고, 흙먼지와 함께 아스팔트 파편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김희연은 양팔로 얼굴을 가린 채,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정면을 살폈다.
그곳에는 두 주먹을 말아쥔 채 분기를 다스리지 못하는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의 이마에 굵은 핏줄이 솟아난 상태였고, 칠흑 같은 안구에서 살벌한 살기가 느껴졌다.
좀비화, 그리고 광폭화까지 사용한 박재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