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44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44화
크어어어어어!!
쏜살같이 달려드는 좀비들.
폭식 효과가 적용되자, 좀비들의 움직임이 대폭 증가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정도면 알파2의 움직임과 견줄 수 있을까?
아니, 알파2와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엇비슷한 속도가 나오고 있었다.
문제는 물량.
수백 마리의 좀비가 득달같이 달려드니 잠시도 쉴 수 없었다.
카하악!!
공중화장실 지붕에서 내 정수리를 노리며 달려드는 좀비 하나.
텁!
이에 왼손을 뻗어 목젖을 부여잡고, 있는 힘껏 악력을 가했다.
쯔득- 떠걱! 콰득!!
성대와 함께 경추를 끊어버리고, 달려드는 좀비들에게 집어 던졌다.
안개 속에서 대장 좀비의 감탄사와 함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후…….”
격하게 몸을 움직였더니 서서히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조금씩 여유가 사라지자, 안개 속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취.”
띠링!
-좀비 플레이어가 자아도취에 빠집니다.
-고통에 면역이 되며 모든 신체 능력이 1.3배 증가합니다.
-30분간 지속됩니다.
쾅!!
지면을 박차는 소리와 함께 예리하게 벼려진 감각의 사이로 살기가 느껴졌다.
내가 지쳤다고 생각했는지, 대장 좀비가 달려들기 시작했다.
‘왼쪽.’
증가한 반사신경 덕분에 공격궤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
쿵!!!
재빨리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자, 간발의 차로 빗겨나가는 주먹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당히 빠른데?
화장실 외벽에 박힌 주먹과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거미줄 모양의 균열.
쿠르릉-! 우르르-.
외벽이 무너지자, 정면에 있던 좀비들이 주변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죽어!!”
대장 좀비는 자아도취에 빠진 나머지 물러서지 않고 연계 공격을 이어나갔다.
카타나를 휘두르기엔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
이에 카타나를 손에서 놓고 빠르게 더킹을 시도했다.
속도는 인정할 만하나, 무게가 실려 있지 않았다.
놈은 공격에 몰두한 나머지 빈틈이 생기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대장 좀비의 옆구리에 묵직한 한 방을 꽂아 넣었다.
뻑-!!
대장 좀비는 충격으로 인해 전신이 들썩이더니, 두 다리가 흐느적거리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고통은 느끼지 않지만, 뼈가 부러지면 주춤거리는 모습.
띠링!
뒤이어 익숙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스킬 급가속과 감지의 쿨타임이 돌아왔습니다.
눈앞의 홀로그램을 확인하고, 활시위를 당기듯 오른팔을 당기며 읊조렸다.
“가속.”
꽝!!!
명치에 주먹을 내지르자, 벽돌 깨지는 소리와 함께 30m 밖으로 나가떨어지는 대장 좀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움직임은 빠르지만, 공격력과 방어력은 허약했다.
폭식 때문에 본인 스스로 방어력을 깎아내렸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재빨리 하체를 접으며 읊조렸다.
“감지.”
푸른빛의 좀비들이 나타나고, 저 뒤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는 대장 좀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쾅!!
지면을 박차며 노도와 같이 달려들자, 놈은 으스러진 갈비뼈를 부여잡으며 황급히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텁!
재빨리 방향을 틀어 놈의 안면을 붙잡고,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명령해. 전부 멈추라고.”
“미, 미친 괴물 새끼……!”
뜨드득-! 촥!!
“어어? 어어어?”
오른팔을 뜯어내자, 놈은 입을 떡하니 벌리며 기겁하는 모습을 보였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닥에 떨어진 본인의 오른팔을 쳐다본다.
뒤이어 수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난 대장 좀비의 목덜미를 쥐고 방패처럼 치켜들었다.
그러자 좀비들이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장이 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장 좀비를 좌우로 흔들며 외쳤다.
“명령하라고!”
놈이 끝까지 망설이기에, 지체할 필요 없이 두 다리를 으스러뜨렸다.
남은 왼팔을 붙잡자, 그제야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소리쳤다.
“크어어어어어!!”
수하들은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줄의 수하들은 명령을 거스르고 내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황급히 거리를 벌리며 접근하는 40마리의 좀비를 쏜살같이 처리했다.
신체능력이 증가한 수하들이라서 그런가?
예전 황금동에서 겪은 상황과 사뭇 다르다.
곽찬혁이 대장 좀비이던 시절, 난 곽찬혁의 수하들을 상대로 좀비화의 전투력을 시험한 적이 있었다.
당시 곽찬혁이 가로막으면 수하들이 멈추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 있는 놈들은 제어가 되지 않았다.
신체 능력이 증가하며 후각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아무리 대장의 명령이라도 눈앞의 적을 가만두지 않았다.
수하들과 50m 정도 거리를 벌리자, 그제야 명령에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대장 좀비는 잔뜩 겁에 질린 눈으로 내 얼굴을 쳐다봤다.
이에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대장 좀비에게 물었다.
“너, 좀비들 쳐다보면 수하로 만들 수 있지?”
“뭐?”
“대장 좀비 능력 말이야. 길거리 좀비 수하로 만드는 방법. 서로 눈 마주치면 되는 거 아니야?”
“너, 너 정체가 뭐야. 그런 걸 어떻게 아는…… 으아아악!!”
난 대장 좀비의 눈을 파버렸다.
고개를 비틀며 발악하기에, 눈살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어차피 고통도 못 느끼면서 엄살떨지 마.”
“씨바알!! 죽여 버릴 거야, 진짜 죽여 버릴 거야!!”
하나 남은 왼팔로 허공을 휘젓기에, 남은 팔도 비틀어 뽑아버렸다.
또한 비명을 지르며 소란을 일으키니, 턱을 부러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대장 좀비를 산송장으로 만들고, 놈의 옷깃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카타나를 공중화장실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아…… 저길 다시 들어가야 하나?
결국 들고 있던 대장 좀비를 바닥에 내려놓고,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야, 네 수하들 아직 전투의 포효랑 폭식 효과 남아 있냐?”
“우으으! 우으으으!”
턱이 빠져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아직 급가속과 감지가 유지되고 있으니, 빨리 정리하고 카타나만 챙겨서 나와야겠다.
* * *
“아직이야?!”
송하윤이 소리치자, 핸들을 쥐고 있던 김윤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윤혜리를 쳐다봤다.
윤혜리는 인형극의 남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정면을 살피며 얘기했다.
“20초! 지금 어디쯤이에요?”
“나도 몰라! 무조건 따라가는 중!”
부아아아앙!!
그들은 버스를 타고 4차선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크어어어어!!
쏜살같이 달려드는 좀비들로 인해, 김윤기의 안색은 창백하게 변한 상태.
각성도 하지 않은 일반 플레이어 입장에서, 5단계 대장 좀비의 수하들은 변종만큼 위협적이었다.
끼이이익-! 끼이익!
쉴 새 없이 핸들을 돌리며, 홀로 역주행하는 좀비를 쫓아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5단계 대장 좀비의 수하들이 남쪽 바리케이드를 공격하자, 간신히 버티고 있던 생존자들은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볼 수 없기에, 자사모의 파티장 송하윤은 이진호에게 인형극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이진호의 인형극 덕분에 급한 불은 껐지만, 좀비들의 공세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점점 한계에 봉착한 순간, 양손에 손도끼를 쥐고 좀비들을 찢어발기는 윤혜리가 도착했다.
윤혜리는 현 상황을 모두에게 알렸고, 송하윤은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들에게 5단계 대장 좀비를 저지할 여력은 없었다.
이때 윤혜리가 기발한 타개책을 떠올렸다.
윤혜리는 마리오네트를 최고 레벨까지 높인 뒤, 눈앞의 좀비에게 대장을 찾아가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5단계 대장 좀비의 수하는 윤헤리가 시키는 대로 대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놈을 쫓아가려면 시야 확보가 가능한 사람이 있어야 했다.
모두가 김윤기를 쳐다보자, 그는 자신해서 버스의 운전대를 잡았다.
그렇게 송하윤과 김윤기, 윤혜리는 버스를 타고 대장에게 달려가는 수하를 뒤쫓게 된 것이다.
“혜리야! 더는 못 버텨!”
김윤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치자, 윤혜리는 손목시계를 살피며 외쳤다.
“인형극!”
-반경 500m 내의 좀비들을 1분간 조종할 수 있습니다.
-명령어를 말씀하세요.
시침이 12시에 도달하자마자 인형극을 사용했다.
윤혜리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명령어를 외쳤다.
“서로 죽여! 모조리 죽을 때까지!”
-입력이 완료되었습니다.
-명령어: 아군 섬멸.
그러자 도로를 가득 채운 좀비들이 전신을 파르르 떨더니,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마리오네트로 조종하는 좀비는 인형극의 효과를 받지 않고, 묵묵히 대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곧 버스에 부착한 삼각뿔에 문제가 생기자, 더는 좀비들을 밀고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수하들의 방어력이 일반 좀비보다 3배 이상 단단하다 보니, 좀비카에 부착한 철판과 칼날이 버티지 못했다.
송하윤과 김윤기가 곤란한 표정을 짓자, 윤혜리는 손도끼를 챙겨서 버스에서 내렸다.
“혜리야! 야 윤혜리!”
윤혜리가 도보로 좀비를 쫓아가자, 결국 송하윤과 김윤기도 버스를 버리고 윤혜리를 따라나섰다.
칠흑 같은 어둠과 자욱한 안개로 인해 사물을 분간할 수 없었다.
송하윤과 김윤기는 겁에 질린 모습을 보였지만, 윤혜리는 좀비의 뒷모습만 주시하며 속도를 높였다.
김윤기는 열심히 달리면서도, 송하윤을 쳐다보며 물었다.
“소리결 사람들은 다 저럽니까? 대책 없이 저러면 어떻게 보조를 맞춰요!”
“저게 대책이에요!”
“예?”
“저게 소리결 방식이라고요! 이유가 있겠죠!”
“그럼 우리한테 언질이라도 줘야지!”
“설명할 시간이 없잖아요!”
떵-!!
그렇게 얼마나 이동했을까.
50m 밖에서 묵직한 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송하윤이 황급히 쇠뇌를 견착하자, 옆에 있던 김윤기가 쇠뇌를 붙잡으며 얘기했다.
“쏘면 안 돼.”
“쏠 생각도 없어요. 소리 듣고 무의식적으로 겨눈 거지.”
“일단 왼쪽으로, 숲으로 들어가요.”
어느새 신선대유원지에 도달한 상태였다.
비포장도로의 양옆으로 수풀이 우거진 장소.
송하윤은 김윤기를 따라 수풀이 우거진 좌측 경사로로 들어섰다.
깡-!! 떠걱- 쾅!
김윤기는 마른침을 삼키며 무전기를 들었다.
“여기는 김윤기. 신선대유원지 입구 방면에서 5단계 대장 좀비 발견. 현재 파티 소리결의 윤혜리가 상대하는 중. 이상.”
치지직- 치직.
-혜리 혼자 싸우고 있다고요?
보고 올린 지 1초도 지나지 않아 박재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김윤기는 말까지 더듬으며 얘기했다.
“어? 어어, 혜리 혼자 상대하고 있어.”
-구경만 하지 말고 빨리 도와요! 금방 갈 테니까!
“이리로 온다고? 아니, 야 잠깐만! 그럼 중앙부는…….”
“크어어어어어어!!”
그 순간, 대장 좀비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포효를 내질렀다.
띠링-!
-전투의 포효가 적용됩니다.
-500m 내의 수하들이 강화됩니다.
-대장 좀비와 수하들의 신체 능력이 10분간 1.5배 증가합니다.
동시에 수풀에 숨어 있던 송하윤과 김윤기의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김윤기는 눈앞의 홀로그램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뜩이나 강한 좀비들이, 지금보다 1.5배나 더 강해졌다.
두두두두두두두-
카하악!! 하아악!!
뒤이어 신선대유원지로 접근하는 다수의 좀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족히 2천에 달하는 숫자.
각성 플레이어가 아닌 김윤기로서는, 절망 그 자체였다.
“여기 있어요.”
“예?”
“숨도 쉬지 말고 있어. 대신 이거 들고.”
송하윤은 들고 있던 쇠뇌를 김윤기에게 건네며 말을 이었다.
“좀비들은 내가 막아볼 테니까, 혜리랑 대장 좀비 지켜봐요. 혜리 위험할 것 같으면 고민하지 말고 쏴요.”
“송하윤 씨…….”
송하윤도 각성 플레이어였다.
자사모에는 레이첼만 3명.
레이첼의 버프와 강화제 알약까지 섭취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송하윤은 강화제 알약을 씹어 삼키며, 옆에 내려둔 창을 들었다.
파티 황금동의 한지현이 만들어준 로그나이트 창.
‘할 수 있어.’
송하윤은 옆구리에 차고 있던 수류탄을 길목에 투척한 뒤, 좀비들이 들어오는 외길로 내려갔다.
쾅-!!!
폭음과 함께 좀비들의 시체가 사방으로 흩날리고, 외길을 막아선 송하윤이 소리쳤다.
“덤벼 이 자식들아!”
크어어어어어어!!
전투의 포효 버프를 받은 5단계 대장 좀비의 수하들.
놈들의 근력은 25.
강화제 알약을 섭취한 송하윤의 근력은 40대 중반.
좀비들에 비하면 송하윤의 근력이 월등하지만, 물량에서 오는 압박감은 무시할 수 없었다.
송하윤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로그나이트로 만든 창을 말아쥐었다.
뒤이어 이 악물고 좀비들을 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