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55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1화
어둠이 내려앉은 늦은 저녁, 우린 3차 바리케이드 정리를 마치고 아파트에 모였다.
시체 정리를 마쳤으니, 슬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정우는 거실 바닥에 앉아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얘기했다.
“다들 정리하느라 고생 많았어.”
“형, 스탯은 들어왔어요?”
이정우를 쳐다보며 묻자, 그는 홀로그램을 살피며 얘기했다.
“모든 스탯이 110 올라갔어. 기존 스탯이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추가 스탯으로 들어왔더라고. 지금 근력은 134야.”
“원래 30대 아니었어요? 그럼 140 이상은 나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공격대에 있던 레이첼 버프가 없어졌잖아.”
“아.”
“지금은 나랑 진영이 버프만 받을 수 있어.”
하긴, 공격대에 있던 각성 레이첼이 사라졌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이정우는 보유 중인 코인을 살피며 얘기했다.
“다들 코인 보유 현황 좀 알려줘. 난 201,387코인.”
그러자 옆에 있던 정진영은 구레나룻을 긁적이며 얘기했다.
“난 221,387. 정우가 강화제 알약 많이 사긴 많이 샀네.”
가브리엘의 능력을 지닌 전완수와 김희연, 설여원은 277,687코인이 있었고, 데니의 능력을 지닌 최현과 윤혜리는 220,687코인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로즈의 능력을 지닌 박재우와 황덕록은 254,887코인이 있었다.
대공습을 이겨내며 상상도 할 수 없던 많은 코인을 습득하게 되었다.
전완수는 졸린 눈으로 하품을 하더니, 입맛을 다시며 얘기했다.
“이거 다 쓰라고 해도 못 쓰겠는데?”
“완수랑 여원이, 희연이는 스킬 독 안개 제거부터 최고 레벨 만들어줘. 업데이트 끝나면 독 안개 제거 계속 켜야 돼.”
세 사람은 스킬 목록으로 들어가 주저 없이 레벨을 높였다.
[독 안개 제거 Lv.MAX]-반경 500m 내의 독 안개를 제거합니다.
-안개 제거기는 on/off가 가능합니다.
-안개 제거기 파괴 시, 10분의 복구 시간이 필요합니다.
설여원은 눈앞의 홀로그램을 내게 보여주며 얘기했다.
“저렴하네. 총 2만 코인 소모했어.”
“기본 스킬이라 저렴하게 먹힌 모양이네.”
사실 2만 코인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좀비 20만 마리를 처리하는 격이니까.
하지만 보유 중인 코인이 20만이 넘어간 일행에겐 새 발의 피나 다름없었다.
“독 안개 제거 On.”
전완수가 독 안개 제거를 사용하자, 그의 머리 위로 드론처럼 생긴 기기가 생성되었다.
독 안개 제거기는 천장에 닿아서 더는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밖에서는 더 높이 올라가는 모양인데?”
전완수의 말에, 난 라스트아크를 플레이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게임에서는 5m 위에서 캐릭터를 따라다녔어. 그 설정은 그대로 가져온 모양이네.”
전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더니, 지면을 내려다보며 얘기했다.
“진짜 독 안개만 제거해 주나 보네. 안개는 그대로야.”
뒤이어 홀로그램을 살피던 황덕록이 입을 열었다.
“다들 스킬 목록에 해금된 스킬 있지 않아?”
“맞아. 있긴 있는데…….”
설여원은 스킬 목록 상단을 확인하더니, 신기루라고 적힌 스킬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스킬 배우는 데 5,000코인이나 들어.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스킬 설명을 살피자, 이러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신기루 Lv.1]-대상 지점에 신기루를 생성합니다.
-스킬 레벨에 따라 신기루의 규모가 달라집니다.
-신기루는 최대 30분 동안 유지되며, 적이 허상임을 인지하면 그 순간 사라집니다.
-재사용 대기시간은 5시간입니다.
김희연은 5,000코인을 투자하여 신기루를 배우더니, 거실 중앙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신기루.”
-원하는 형태를 떠올리세요.
김희연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상상력을 발휘했다.
띠링-
-현재 레벨로는 생성할 수 없습니다.
뒤이어 김희연의 눈앞으로 떠오르는 홀로그램을 보고, 난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뭘 생각한 거야?”
“목욕탕이요.”
“…….”
시체를 정리하고 씻지 않은 상태라서, 내심 탕에 들어가고 싶은 모양이다.
김희연은 일행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좀 더 작은 걸 생각해 볼까요?”
“그래.”
김희연은 다시금 눈을 감고 상상력을 발휘했다.
사아아-
뒤이어 거실 중앙으로 자그마한 나무 한 그루가 생성되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움직임까지, 실감 나는 형상이었다.
전완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와…… 숲에서 사용하면 깜박 속겠는데?”
전완수와 설여원은 덩달아 신기루를 배운 뒤, 거실을 두리번거리며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러자 식탁 위에 토스터가 생성되고, 새하얀 벽지에는 액자가 걸렸다.
최현은 싱겁게 웃으며 얘기했다.
“야, 이건 레벨 높여야 하는 거 아니야? 사람도 속을 것 같은데?”
이 정도 수준의 신기루라면 은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두의 동의하에 세 사람은 방금 배운 신기루를 최고 레벨까지 높였다.
-스킬 ‘신기루’의 최고 레벨은 5입니다.
4레벨까지 높이자, 5가 최고 레벨이라는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전완수는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최고 레벨까지 높이더니,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더럽게 비싸네. 스킬 배우는 데 5천 코인, 2레벨 만드는 데 1만 코인.”
“총 얼마나 썼어?”
“17만 5천 코인. 이제 8만 코인 정도 남았어.”
“신기루에 추가 효과 생긴 건 없어?”
“재사용 대기시간 5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고, 신기루에 진짜와 같은 향이 추가된다는데?”
향기가 담긴 신기루라니.
이걸 신기루라고 할 수 있을까?
가브리엘의 스킬은 알았으니, 다른 사람들의 스킬도 알아봐야겠다.
“정우 형이랑 진영이 형은 어떤 스킬 생겼어요?”
“이제 체력 회복제도 구매할 수 있어. 그런데 좀…… 비싸다.”
“많이 비싸요?”
“한 알에 5,000코인. 강화제 알약의 10배야.”
숫자만 보면 비싸지만, 그 효과를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었다.
코인은 현금이 아니다.
차곡차곡 저축해서 이자를 불리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
정진영은 상점을 살피며 얘기했다.
“체력 회복제 말고도 몇 개 더 있어. 포만감 알약도 이제 코인으로 살 수 있어.”
“가격은요?”
“한 알에 5코인. 적어보일 수 있어도, 한 끼에 좀비 50마리야.”
“또, 더 없어요?”
“각성제라고, 30분간 고통을 못 느끼게 만드는 알약도 있어. 이건 한 알에 1,000코인.”
정진영은 스킬 목록을 가만히 살피더니, 의아한 부분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을 읊조렸다.
“이건…… 뭐지?”
“왜요?”
“4만 포인트짜리 알약이 있는데?”
“4만이요?”
한 알에 4만 포인트?
이건 선 넘었는데?
난 이마를 긁적이며 물었다.
“알약 이름이 뭐예요?”
“초월자의 물약. 알약이 아니고 물약이네.”
“성능은요?”
정진영은 물약의 설명을 가만히 살피더니, 마른침을 삼키며 얘기했다.
“미친…… 이건 사야겠는데?”
“왜요.”
“추가 스탯을 기본 스탯으로 전환하는 물약이래.”
“네? 몇 분 동안요.”
“영구적으로.”
그러자 거실에 모인 일행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정진영을 쳐다봤다.
다들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힌 것으로 보였다.
추가 스탯을 기본 스탯으로 전환하는 물약이라니.
이런 미친 성능의 물약이 4만 코인이면…… 엄청 저렴한 거 아닌가?
에스파디아가 이런 아이템을 만든 이유가 뭘까.
어쩌면 본인이 만든 좀비, 변종들의 성능과 인간이 이룩할 수 있는 최대의 효율을 실험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둘 중 살아남는 쪽이 더 우세한 종이라는 뜻이니까.
또한 초월자의 물약이라는 것도, 지금이야 무조건 구매해야 하는 아이템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엄연히 선택지일 뿐이었다.
우리가 공격대원들을 함선에 태우지 않았다면?
이는 가격만 비싸고 효율은 떨어지는 아이템이 되었을 것이다.
물량을 포기하고 개개인의 전투능력에 집중했기에, 초월자의 물약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진영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20만 코인을 투자하여 초월자의 물약 5개를 구매했다.
이정우도 20만 코인을 소모하여 5개를 구매한 뒤, 결인들에게 배분했다.
설여원은 정진영이 건네주는 물약을 가만히 살피더니, 곧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거 재형이는 못 먹어요?”
“에덤은 제외라는 설명이 없어. 재형이도 효과 볼 수 있을 거야.”
설여원은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재형이 넌 추가 스탯 얼마나 돼?”
내가 대답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전완수가 대신 입을 열었다.
“재형이가 먹는 건 효율 떨어지는 거 아니야? 저번에 추가 스탯 50씩 있다고 그러지 않았어?”
“그건 대공습 중일 때 얘기지.”
“응?”
“나 칭호 시스템 생겼잖아.”
“아.”
거실에 모인 일행은 두 눈을 빛내며 내 얼굴을 쳐다봤다.
난 어깨를 으쓱이며 홀로그램을 열었다.
“직접 봐봐.”
[플레이어 정보]-캐릭터 이름: 에덤 화이트
-능력: 강화
-한계 돌파 7단계
*세 번째 에피소드 클리어 시 한계가 해금됩니다.
-현재 처리한 좀비의 수: 48020/100000
(좀비 카운트가 10만으로 고정됩니다.)
-남은 포인트: 287
-스킬: 좀비화, 급가속 Lv.MAX, 감지 Lv.MAX, 하울링 Lv.6, 광폭화 Lv.MAX
-패시브 스킬: 재생, 광란(5/10)
-특수 스킬: 연격, 난동
-보유 중인 칭호: 4
-보유 중인 성물: 3
칭호 시스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보유 중인 칭호를 열었다.
[이스터에그 플레이어]-신체 능력이 10% 증가합니다.
[광기의 도살자]-대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홀로 100만의 좀비를 처리했습니다.
-신체 능력이 20% 증가합니다.
[한계 돌파]-한계를 딛고 일어선 불굴의 의지에, 설계자로부터 인정받았습니다.
-신체 능력이 15% 증가합니다.
[구원자]-인류를 수호하려는 귀하의 마음에 설계자가 찬사를 보냅니다.
-신체 능력이 15% 증가합니다.
4개의 칭호를 합치면 총 124의 추가 스탯이 부여된다.
거기에 모든 스탯에 붙어 있는 50의 추가 스탯을 합치면 174.
즉 초월자의 물약을 마시면, 내 근력은 381이 되는 것이다.
뒤이어 소파에 등을 기대고 있던 윤혜리가 초월자의 물약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그런데 이거 저희가 다 마시면 정우 오빠랑 진영이 오빠는 코인 다 쓰는 거 아니에요? 이제 강화제 알약 사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설여원은 홀로그램을 조작하더니, 인벤토리라고 적힌 문구를 클릭했다.
거기서 상자 하나를 꺼내더니, 거실 바닥에 내려두며 얘기했다.
“강화제 알약, 우리 680개나 있거든.”
“이, 이게 다 뭐예요?”
“공격대에 있던 레이첼들이 떠나기 전에 전부 강화제 알약을 구매했어. 한동안 강화제 알약 걱정은 없을 거야.”
전완수는 흡족한 표정을 짓더니, 들고 있던 초월자의 물약을 단숨에 삼켰다.
“끄으으…… 어어.”
전완수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이에 놀란 눈으로 전완수를 쳐다봤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더럽게 맛없어. 그리고 양주 스트레이트로 마신 느낌이야.”
“아이 씨…… 사람 놀라게.”
그의 어깨를 밀치자, 전완수는 방긋방긋 웃으며 가슴을 문질렀다.
뒤이어 두 주먹을 쥐었다가 펴더니, 눈꼬리를 치켜뜨며 얘기했다.
“맛은 없지만, 효과는 확실한 것 같은데?”
“그게 벌써 느껴져?”
“온몸에 힘이 넘쳐.”
그러자 옆에 있던 설여원이 입을 열었다.
“추가 스탯이 전부 기본 스탯이 됐으니, 지금은 기본 스탯만 134가 되는 거야. 거기에 레이첼 버프가 적용되니, 현재 근력은 268이 되는 거지.”
“그럼 대공습 때 재형이보다 강한 거 아니야?”
최현이 묻자, 설여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그렇지. 좀비화를 사용하지 않은 재형이랑 엇비슷하지.”
그러자 동그랗게 둘러앉아 있던 결인들은 손에 쥐고 있는 초월자의 물약을 벌컥벌컥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일행의 기본 신체 능력이 134에 접어들었으니, 추후 강화제 알약을 먹었을 때 뛰어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도 손에 쥐고 있는 초월자의 물약을 단숨에 목구멍 너머로 삼켰다.
“와…… 진짜 목구멍부터 화하네.”
“물약이 어디쯤 내려갔는지 전부 느껴져. 진짜 양주 스트레이트로 마신 기분이네.”
정진영은 빈 병을 쳐다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상체를 부르르 떨며 입맛을 다셨다.
정말 더럽게 맛이 없지만, 그만큼 신체의 변화도 확실하게 느껴졌다.
심장의 고동과 함께 전신으로 탄탄한 압력이 느껴졌다.
근육의 탄력과 피부, 뼛속까지 단단해지는 기분.
이젠 결인들도 변종 에덤을 잡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물론 강화제 알약의 힘을 빌려야겠지만, 비축된 강화제 알약만 680개.
충분히 여유로운 상태였다.
목적지까지, 단숨에 뚫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