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77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23화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3000점이 주어집니다.
알집을 처리해도 온전한 변종을 처리한 것과 동일한 카운트가 제공되었다.
알집이 20개나 되기에, 손쉽게 공짜 카운트를 높일 수 있었다.
이것만 전부 처리해도 환전 한 번은 할 수 있겠다.
이에 숨도 쉬지 않고 알을 파괴했다.
대략 10개 정도 파괴했을까?
쯔득-!
8m 크기의 거대한 알집이 쉽사리 뚫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한번 칼질을 가하자, 그 속에서 보라색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다른 알집은 전부 끈끈한 액체가 쏟아졌는데, 이건 왜 보라색이지?
“뭐해?”
등 뒤로 전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알집을 파괴하면 전완수가 물대포로 끈끈한 액체를 씻어내고 있었다.
어서 정리하고 이동해야 하는데, 내가 움직임을 멈추자 의문을 가진 모양이다.
이에 전완수를 쳐다보며 물었다.
“완수야, 아까도 8m 크기 알집 파괴됐을 때 보라색 액체 나왔어?”
“보라색? 아니?”
전완수는 들고 있던 호스를 내려놓고 내 곁으로 달려왔다.
그는 알집에서 흘러나오는 액체를 유심히 살피더니, 곧 오만상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야이 씨…… 이거 염산이잖아.”
“어?”
“시드볼트에서 거대 식물 처리한 거 기억 안 나? 그때 그 액체라고.”
피 냄새를 하도 맡아서 후각이 살짝 맛이 간 상태였다.
전완수의 말을 듣고 조심스레 카타나를 갖다 대자, 칼끝에 연기가 피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뭐지?
왜 이것만 보라색 액체가 나오는 거야?
그 순간, 옆에 있던 전완수가 입을 열었다.
“야, 설마 그거 아니야?”
“그거라니?”
“이거 4단계 아니냐고.”
전완수의 말에 반사적으로 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른 개체겠지. 감마 변종은 3단계 크기가 8m잖아.”
하긴, 알파3과 베타3의 크기는 5m였지만, 감마3의 크기는 8m였다.
조금 전에 처리한 8m 크기의 알집은 감마3의 알집이었던 거고, 지금 눈앞에 있는 알집은 4단계 변종의 알집인 것이다.
이에 들고 있던 카타나를 칼집에 넣고, 옆에 있는 전완수에게 얘기했다.
“물러서.”
“이거 터뜨리면 염산도 같이 쏟아질 텐데, 괜찮겠어?”
“저번에 맞아보니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어. 지금은 좀비화랑 광폭화도 유지되고 있으니 피부가 녹아내릴 일은 없어.”
“혹시 모르니 물 뿌리고 있을게.”
고개를 끄덕이자, 전완수는 후다닥 살수차로 돌아가 호스를 손에 쥐었다.
“가속.”
후우웅-
카타나를 내려놓고 두 주먹에 힘을 가하자, 전신을 맴돌던 기류가 손끝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
전완수는 그에 맞춰 알집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알집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질렀다.
쾅!!!!
일격에 깨질 줄 알았는데, 알집이 기우뚱거리며 표면에 균열만 생겼다.
이럴 수가 있나?
지금 뻗은 주먹은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내지른 주먹이었다.
심지어 알집에 들어 있을 때는 세상 밖으로 나온 변종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방어력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격에 깨지지 않았다.
이에 흡! 하고 숨을 들이쉬며 다시 한번 주먹을 내질렀다.
떵-!!!!
해머로 바위를 내려치는 소리가 울렸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에 이렇게 커다란 소리가 울리면 좀비들을 자극할지도 모르는데…….
치지직- 치직-
-뭐해? 아파트라고 부수고 있어?
무전기로 들려오는 정진영의 목소리.
그러자 호스를 들고 있던 전완수가 무전기를 들고 대답했다.
“공사 중입니다!”
전완수의 농담 섞인 말에, 정진영은 콧방귀 뀌며 얘기했다.
-별일 아닌 거지?
“네! 그쪽 상황은 어때요?”
-얼추 정리됐어. 그건 그렇고 두 번째 실개천이랑 여기랑 가깝다고 시끄럽게 하지 말래.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말은 설여원이 아니면 아무도 하지 않는 말이다.
전완수는 내 눈치를 보더니, 헛기침과 함께 얘기했다.
“재형아, 그거 뽑아가는 건 어때?”
“8m 크기를 어떻게 들고 가. 어떻게든 여기서 처리해야 해.”
“카타나로 처리하는 건 힘들어?”
안 될 건 없다.
건틀릿으로 처리하는 게 언제나 빠르고 깔끔하기에, 일단 주먹을 휘둘렀을 뿐.
카타나는 여러 번 휘둘러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여러번 휘두른다는 것은 염산으로 인해 내구도가 더 빨리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계속 물 뿌려. 내구도 떨어지면 곤란해.”
“오케이.”
칼자루를 말아쥐고, 폐부 깊숙이 숨을 들이쉬며 칼날을 휘둘렀다.
촤좌좌좌좌좌좌좌좍-!
띠링-!
-스킬 연격이 발동됩니다.
-스킬 난동이 활성화됩니다.
모든 신체 능력을 1.3배 증가시키는 난동, 그리고 다음 10회의 공격이 1.5배 추가피해를 주는 연격.
두 눈 부릅뜨고, 알집이 깨질 때까지 카타나를 휘둘렀다.
촤하악!! 촤학!!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전완수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리며 읊조렸다.
“미친…… 무슨 공기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냐.”
쫘악-!
뒤이어 8m 크기의 알집이 갈라지며 보라색 액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완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직선으로 물대포를 발사했다.
쏟아지는 염산을 밀어낼 정도로 강력한 수압이었다.
끼리릭- 키에…….
뒤이어 뼈와 살이 완성되지 않아 전신이 쭈글쭈글한 변종이 기어 나왔다.
아직 하체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4개의 팔을 지니고 있었다.
귓불까지 찢어진 입꼬리를 보고, 놈의 정체를 알아챌 수 있었다.
알파4였다.
하체가 없어서 정확한 크기는 가늠할 수 없지만, 머리 크기로 보아 정상적으로 알집을 깨고 나왔다면…… 대략 8m에서 9m는 될 것 같다.
놈은 안구도 없으면서, 내 얼굴을 쳐다보며 킁킁거렸다.
이에 카타나를 치켜들고, 그대로 목을 잘라냈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13000점이 주어집니다.
순간, 눈앞으로 떠오른 홀로그램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전완수를 쳐다봤다.
전완수도 두 눈을 껌벅이더니, 입을 떡하니 벌리며 내 얼굴을 쳐다봤다.
“씨, X발…… 이거 맞아?”
당혹감이 묻어나는 전완수의 목소리.
당황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13000카운트면…… 이놈이 변종 에덤 2단계보다 강하다는 말이 아닌가?
알을 깨고 나오기 전에 처리해서 다행이다.
놀란 마음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변을 살폈다.
아직 남은 알집이 9개나 되었다.
그중 8m 크기의 알집은 없기에, 빠르게 정리하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설여원은 내 얼굴을 발견하자마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방금 그 메시지 뭐야? 한 번에 1300코인 들어왔어.”
“알파4가 있었어.”
“알파4? 설마 광란 쓴 거야?”
“아니야, 알집에 있던 놈이라 그나마 쉽게 잡았어.”
“알집은 또 뭐야.”
“가면서 설명할게.”
크어어어어!!
뒤이어 좀비들의 포효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리자, 두 번째 실개천 너머에서 포효를 내지르며 달려오는 좀비들과 변종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터미널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저지선 너머의 좀비들에게 발각된 상황.
좀비화의 남은 시간은 15분.
결인들도 이미 강화제 알약을 하나씩 더 복용하여 지속 시간을 늘린 상태였다.
싸움이 길어지면 좋을 게 없는데…….
“신기루.”
그 순간, 옆에 있던 설여원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설여원을 쳐다보자, 그녀의 앞으로 홀로그램이 생성되어 있었다.
-원하는 형태를 떠올리세요.
설여원은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상상력을 발휘했다.
카학…… 카하악?
크르르르…….
그러자 두 번째 실개천 너머에 있던 좀비들이 일제히 멈춰 서는 모습을 보였다.
설여원은 감았던 두 눈을 뜨더니, 좀비들과 내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물었다.
“된 거야? 성공이야?”
“뭘 만든 거야?”
“한강을 생각했어.”
아, 그래.
좀비들은 물을 보면 주춤거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쪽에서는 좀비들이 한순간에 바보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좀비들의 눈에는 실개천이 한강처럼 보일 것이다.
신기루의 범위가 대략 500m는 되는 것 같았다.
높은 가격에 비해 아무런 피해 효과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보니 쓸 만한 스킬이었다.
정진영은 내 어깨를 톡톡 치며 얘기했다.
“목소리 낮추고, 발소리 죽여.”
혹시라도 좀비들이 신기루라는 걸 인지하면 낭패기에, 살수차를 버리고 종종걸음으로 이동했다.
* * *
“정우 오빠! 실개천 산책로에 알파3이요!”
김희연의 브리핑에 이정우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았던 세상은 어느새 칠흑처럼 어두워졌고, 오직 감각에 의존한 채 좀비들과 사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감각이 증가해도, 시각이 차단된 상태에서 변종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알파3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본인이 나서야 한다는 걸 알기에, 이정우는 망설임 없이 산책로로 내려갔다.
‘오른쪽.’
주변에 걸리적거리는 게 없는 공터라면 알파3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긴 수풀 속.
물에 젖은 알파3의 다리가 무릎 높이까지 자라난 수풀을 헤치며 접근하는 소리를 인지할 수 있었다.
이정우는 돌아볼 새도 없이 손에 쥐고 있던 창을 내질렀다.
푹-!!
정확히 알파3의 명치에 박힌 창끝.
키에에에엑!!
하지만 치명상은 아니기에, 알파3은 4개의 팔을 치켜들며 휘두르기 시작했다.
“크흡……!”
이정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황급히 양팔을 비틀었다.
훙-!
그러자 변종의 상체가 옆으로 기울며 균형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날아들던 2개의 팔은 황급히 땅을 짚는 모습을 보였지만, 나머지 2개의 팔이 이정우의 머리 위로 날아들었다.
재빨리 상체를 비틀었지만, 알파3의 손톱이 이정우의 상완 보호대를 타격했다.
이정우는 휘청거리는 와중에도 창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지만, 슬슬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키에에에에엑!!!
뒤이어 땅을 짚고 있던 변종의 팔이 이정우의 옆구리로 날아들었다.
이정우는 공격궤도를 미리 파악하고, 황급히 인벤토리에 넣어둔 방패를 꺼냈다.
떵-!!
방패로 알파3의 손길을 쳐내고, 왼손에 쥐고 있던 창을 나사 조이듯이 비틀이며 찔러넣었다.
뜨득-! 떡!!
그러자 알파3의 상체를 관통하는 창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방패에 전류를 흘리며 그대로 알파3의 얼굴을 지졌다.
파지지직!!!
키에에에엑!! 케에엑!!
비명을 내지르며 버둥거리는 알파3.
아크의 외벽만큼은 안 되지만, 방패에 흐르는 전류는 알파3에게도 통했다.
치명적인 피해는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움직임을 마비시킬 수 있었다.
마무리 일격을 가하려는 찰나.
브르릅- 브릅.
좌측에서 들리는 베타 변종의 음성에 이정우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시선을 돌렸다.
훙-!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쏜살같이 날아드는 혓바닥.
두께는 40㎝에 달하고, 혓바닥 끝이 둥근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회피할 각도가 나오지 않기에, 이정우는 왼팔로 가드를 올렸다.
치이이익-!
베타3의 혓바닥은 순식간에 이정우의 왼팔을 휘감았다.
손목 보호대와 팔꿈치 보호대의 내구도가 녹아내린다.
“지원……!!”
이정우가 이 악물고 소리치자, 곧 산굑2교의 난간으로 묵직한 파열음이 들려왔다.
쾅-!!
난간을 부수며 커다란 덩어리와 함께 추락하는 남자.
황덕록이었다.
콰직!!
그는 왼손에 쥐고 있던 알파2의 두개골을 그대로 산책로 바닥에 으깨버린 뒤, 오른손에 쥐고 있던 카타나로 베타3의 혓바닥에 난도질을 가했다.
부르릅-! 브르르릅-!
혓바닥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처럼 덜렁거리자, 이정우의 팔을 휘감고 있던 혓바닥이 스르륵 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금 창을 쥐었다.
왼팔의 통증을 감내하며 창을 뽑더니, 지면에 엎어진 알파3의 두개골을 향해 내질렀다.
콰직!!!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300코인이 지급됩니다.
“형!! 여기!!”
황덕록은 베타3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덜렁거리는 혓바닥을 양손으로 붙잡고 있었다.
베타3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실개천까지 질질 끌려가면서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이정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허벅지 높이까지 오는 실개천을 가로질러 베타3의 머리에 창끝을 내질렀다.
뚜둑!!
베타3의 볼을 뚫고 들어가는 이정우의 창.
두꺼운 가죽을 가느다란 바늘이 뚫고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촉감,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베타3의 방어력은 알파3보다 월등했다.
“제발 좀 죽어!!!”
이정우는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내뱉으며 쉴 새 없이 베타3의 머리에 창을 내질렀다.
젖먹던 힘을 다해서 창을 내지른 끝에.
뚜둑-!!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300코인이 지급됩니다.
베타3을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