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29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75화
-새로운 스킬을 구매합니다.
-새로운 스킬을 구매합니다.
10만 포인트를 소모하여 두 개의 스킬을 배웠다.
곧 새로 얻은 스킬 설명이 뒤따라 올라왔다.
띠링-!
[증폭 Lv.1]-모든 특수 스킬의 효과가 2배 증가합니다.
-증폭은 5분간 유지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10시간.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특수 스킬의 효과가 2배 증가한다고?
그럼 연격, 난동, 반격의 효과가 2배 증가한다는 말이 아닌가?
비록 재사용 대기시간이 말도 안 되게 길고 유지 시간은 지나치게 짧지만, 이는 레벨을 높이면 좋아질 것이다.
상황에 따라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띠링-!
[생존본능]-신체 일부가 잘리거나, 뼈가 부러지는 강한 충격을 받을 시 발동됩니다.
-30분간 동체 시력 및 반사신경이 2배 증가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1시간.
뒤이어 올라온 스킬은 특수 스킬이었다.
동체 시력과 반사신경의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뭐든 없는 것보단 좋지.
또한 증폭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도 있으니, 오히려 잘 됐다.
이제 포인트를 사용할 곳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증폭.
남은 2만 포인트를 증폭에 투자하자, 단번에 3레벨이 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증폭 Lv.3]-모든 특수 스킬의 효과가 2배 증가합니다.
-증폭은 7분간 유지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6시간.
지속시간이 2분 늘어나고 재사용 대기시간은 4시간 감소했다.
최고 레벨을 달성하면 재사용 대기시간 30분 정도 되려나?
이러한 생각을 하며 설여원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63빌딩 로비에 들어선 상태였다.
“재형아!”
전망대에 있던 일행도 1층으로 내려온 상태였다.
결인들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달려왔다.
다들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으며 어디 아픈 곳은 없냐고 물었다.
“괜찮아. 기절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기절할 정도로 싸우는 게 정상은 아니잖아.”
전완수의 말에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였다.
뒤이어 이정우가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무전으로 들었어. 에스파디아를 만났다고.”
“네.”
그러자 모든 공격대원이 내 곁으로 다가왔다.
한월과 진선균, 최이경은 차분한 모습으로 경청할 준비를 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에 최현을 쳐다보자, 그는 대답 대신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나와 에스파디아의 대화를 확인하더니, 목젖이 꿀렁일 정도로 마른침을 삼켰다.
“이…… 이게 무슨 말이야? 파편? 8일?”
그러자 너도나도 의구심 가득한 표정으로 최현을 쳐다봤다.
최현은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온 정보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기에, 내가 대신 얘기했다.
“초월자의 물약은 되도록 먹지 말고 기다려요. 5회 복용하면 각성하게 되고, 그럼 목숨이 위험합니다.”
그러자 결인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설마…….
뒤이어 옆에 있던 설여원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먹은 사람은…… 어떡해?”
* * *
모든 정황을 듣고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번 전투를 통해 일행이 보유한 코인은 175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초월자의 물약 하나의 값이 4만 코인이기에, 한 사람이 각성하는 데 필요한 코인은 20만.
이정우와 정진영, 전완수, 최현, 설여원은 이미 초월자의 물약을 복용한 상태였다.
“신체 반응은 없어?”
“당장 증가할 줄 알았는데, 이상한 메시지가 뜨더라고.”
전완수는 본인의 플레이어 정보를 보여주었다.
-각성 효과는 세 번째 에피소드를 클리어한 뒤에 나타납니다.
그나마 다행이다.
일행이 폭주하지 않도록 에스파디아가 저지선을 마련해 둔 상태였다.
예전엔 시스템을 쫓아가기 급급했던 우리가, 지금은 시스템의 속도를 추월한 것이다.
그럼 다섯 명이 초월자의 물약을 5회 복용했으니, 아직 75만 코인이 남은 건가?
“남은 코인은 어떻게 했어?”
“부산에서 가져온 강화제 알약 다 떨어져서 이번 기회에 대량 구매했지.”
전완수가 이정우를 쳐다보자, 이정우가 대신 입을 열었다.
“각자 100알씩 배분했어.”
강화제 알약 하나에 500코인.
100알씩 9명을 배분했다면 45만 코인을 사용한 것이다.
그래도 30만 코인이 남았다.
이는 씨앗을 보관하고 있는 설여원과 전완수, 최현, 윤혜리, 김희연에게 배분했다고 한다.
“재형아, 목숨이 위험하다는 게 무슨 말이야. 설명해 줘야지.”
이정우가 묻기에, 에스파디아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들려주었다.
8일 뒤에 열리는 게이트.
세 번째 에피소드가 끝나도 클리어되지 않는 게임.
그리고 파편의 죽음.
모든 설명을 마치자, 초월자의 물약을 마신 일행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설여원은 아랫배를 문지르며 얘기했다.
“속이 안 좋아. 토할 것 같아.”
갑작스레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현기증을 느끼는 모양이다.
설여원이 휘청거리기에, 그녀를 부축하여 조심스레 바닥에 앉혔다.
윤혜리는 반쯤 울먹이며 외쳤다.
“거봐요! 제가 먹어도 되는 거냐고, 나중에 먹자고 그랬잖아요!”
“넌 마시지도 않았으면서 그러냐.”
전완수가 퉁명스럽게 얘기하자, 윤혜리는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며 얘기했다.
“이게 남 일이에요?”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데, 이미 마신 걸 어쩌겠어.”
의외로 전완수의 표정은 태연했다.
뒤이어 모두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내 동생은 이미 안전지대로 이동했고, 나한테 남은 사람은 결인들, 너희밖에 없어. 그거면 됐어.”
“나도 마찬가지야.”
최현도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이며 얘기했다.
반면에 정진영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고심에 잠긴 모습을 보이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얘기했다.
“나중에 부모님 돌아왔을 때…… 내가 없으면 많이 슬퍼하시겠지?”
“…….”
정진영의 말에 로비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다들 떠나보낸 가족을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사실…… 나도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생각한 가설대로 진행한다면 결국 난…….
씁쓸한 마음에 고개 숙이자, 뒤이어 정진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어쩌겠어.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는데.”
정진영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차분했다.
단호한 결의가 느껴졌다.
죽음마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엿보였다.
이정우도 다른 말 대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설여원은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쌀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체념하는 걸까?
그 순간, 맞은편에 있던 최현이 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재형아, 잠깐 얘기 좀 하자.”
다들 최현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붙잡는 사람은 없었다.
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 앞서 63빌딩을 나섰다.
뒤따라 나온 최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얘기했다.
“일부러 사람들 있을 때 얘기 안 했는데, 사실 네가 생각한 가설도 봤어.”
“숨기질 못하겠네. 어떻게 생각해?”
“박재형.”
덤덤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최현을 쳐다보자,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그거 아니야. 그건…… 진짜 아니야.”
최현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걱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선택지가 없다.
“이미 초월자의 물약도 마신 마당에 다른 방법은 없어.”
“하…… 우리가 괜히 마셔서…….”
“어차피 마시지 말라고 해도 마셨을 거잖아? 너희가 마시지 않으면 내가 죽는데.”
“…….”
“걱정하지 마. 괜찮아.”
최현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의 불끈 쥔 두 주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반박하고 싶은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이 없는 모양이다.
이에 최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로 해줘. 마지막까지.”
“…….”
최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봤다.
미안함, 고마움, 죄책감, 허탈함 등.
무수히 많은 감정이 담긴 눈빛이었다.
내가 떠올린 계획은 간단했다.
에스파디아는 내게 이렇게 얘기했다.
-시스템에 속한 이상 그들이 벗어날 방법은 없어.
그렇다면 일행을 시스템에서 해방시키면 그만이다.
시스템에서 해방시키면 파편은 그릇을 잃고 밖으로 나올 테니까.
파편까지 내가 흡수하고 절대자의 권능을 차지한다.
이것이 내 계획이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에피소드의 이름.
대공습과 라스트아크.
두려운 건 사실이지만, 한번 겪어봐서 그런지 이전처럼 절망감은 들지 않았다.
마지막 에피소드 라스트아크까지 클리어하면, 모든 에피소드를 클리어한 것이니 에스파디아의 힘을 나 혼자 온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크에 있는 생존자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킬 때,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포기할 것이냐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시스템의 큰 틀은 바꿀 수 없다고 했으니, 무조건 말이다.
게임 클리어와 동시에 일행을 함선에 태워서 안전지대로 보낼 것이다.
언노운의 공습은 적장을 죽이면 끝난다고 했으니, 적장을 죽이기 전에 게임을 먼저 클리어하면 된다.
그럼 모두를 살릴 수 있다.
이 계획을 성공하기 위해선 남은 8일을 알차게 써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
“박재형…….”
최현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싱겁게 웃으며 얘기했다.
“왜 울고 그래? 너답지 않게.”
“이 미친 새끼…… 그놈의 똥고집 진짜…….”
“이제 알았냐?”
최현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세운 가설에,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건 아니었다.
단 한 명의 희생이 필요하다.
난…… 더는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영원불멸의 존재로,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차원을 지키며, 영겁의 세월을 살아가야 한다.
쓸쓸하게, 홀로, 외로이.
이러한 모든 계획을 확인했기에, 최현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이다.
내게 너무 많은 짐을,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무게를 짊어지게 만드는 것이니 말이다.
그 마음만 있으면 된다.
기억 속에 간직해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우리의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해 주면 좋겠다.
로비에서 정진영의 말을 듣고 씁쓸한 마음이 든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어머니 아버지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이 또한 에스파디아의 계획이 아닐까?
문득, 처음 에스파디아를 만났던 순간이 떠올랐다.
-결과는 변하지 않아.
내가 라스트아크를 클리어한 시점부터, 이스터에그를 습득한 순간부터, 이미 운명의 굴레에 순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숨죽인 채 눈물을 흘리는 최현을 달래며, 함께 로비로 이동했다.
* * *
다들 최현의 얼굴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완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헛기침과 함께 물었다.
“너…… 현이 때렸냐?”
“뭘 때려.”
“그럼 쟤 왜 울어. 초딩 때 이후로 우는 건 처음 보는 거 같은데.”
“감정이 격해졌나 봐. 지금껏 우리가 노력한 모든 게, 앞으로 8일 후에 결정 나니까.”
“참나, 싱겁긴.”
전완수는 콧방귀 뀌며 최현의 어깨에 오른팔을 걸쳤다.
“맞았냐? 맞았어?”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지만,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내가 숨기는 게 있다는 걸 은연중에 알아챈 모양이다.
이는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이정우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내 얼굴을 유심히 쳐다봤다.
하지만 때가 되면 얘기해 주리라 생각했는지, 애써 시선을 외면했다.
반면에 윤혜리는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최현의 기억을 확인할지 말지 고민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에 윤혜리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혜리야, 걱정하지 마.”
“네? 아…….”
“믿어줘.”
“……네.”
윤혜리는 결인들의 눈치를 보더니, 아쉬움이 묻어나는 표정을 지었다.
괜히 뜸 들이면 질문이 나올까 봐, 급히 화제를 돌렸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8일 뒤에 외계 침공이 시작됩니다. 그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 번째 에피소드는 클리어해야 돼요.”
“세 번째 에피소드를 클리어해도 게임이 끝나는 건 아니라고 했지?”
“네. 게임은 계속됩니다.”
“결국 대공습을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거네.”
이정우는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막막한 상황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모양이다.
분위기 삭막해지지 않도록,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니 지금부터 바로 움직여야 합니다. 생존자들 문제는 잘 해결됐어요?”
“해결됐어. 우리가 밖에서 싸우는 모습 보고 무한신뢰 상태야.”
이정우의 대답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여러분은 아크 안정화에 힘써주세요. 완수랑 현이, 여원이랑 재우는 지금 당장 움직일 준비 해주고.”
그러자 이정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금? 해 떨어져서 아무것도 안 보여. 비행기 날지도 못해.”
“비행기는 내일 탑승하더라도 정리는 오늘 끝내야죠.”
“그럼 다 같이 가. 굳이 소수로 움직일 필요는…….”
“괜찮아요. 이미 목동 옆에 화곡동까지 정리했잖아요. 김포공항까지 금방입니다. 그리고 인원이 적을수록 들키지 않을 확률도 높고요.”
이정우는 내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도 덤덤하게 쳐다보자, 결국 이정우가 먼저 항복 선언을 했다.
“대신 30분마다 무전 쳐.”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