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game charact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351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97화
고심에 잠겨 있는데, 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미는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노르웨이의 아이들.
뒤이어 중년의 여자가 나타나고, 여자는 방 안에 있는 결인들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연신 고개 숙이며 아이들을 혼내기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It’s ok.”
아이들이 우리를 방해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여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이들과 함께 이동했다.
뛰노는 아이들을 어떻게 말리겠는가.
이는 한국이나 노르웨이나 마찬가지였다.
활기찬 아이들을 보니, 씁쓸하던 마음이 한층 편해졌다.
뒤이어 설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빨리 한국으로 가야지. 가서 세 번째 에피소드부터 끝내고, 4일 내에 네 번째, 다섯 번째 에피소드까지 끝낼 거야.”
최현은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이에 최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그보다 내가 기절한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줘. 갑자기 바다 위에 있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어.”
애써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얘기하자, 최현은 따라오라는 손짓과 함께 갑판으로 향했다.
* * *
박재우와 황덕록은 조종실에 있고, 다른 사람들은 사주경계에 나선 상태였다.
갑판 위의 전완수는 망원경을 들고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앞면이 아니라, 왜 뒤편을 쳐다보고 있는 거지?
뭐가 쫓아오나?
“완수야.”
“어? 일어났어?”
전완수는 들고 있던 망원경을 내려놓고 내 전신을 훑었다.
이에 대충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상황은 어때?”
“이제 출발한 지 1시간 됐어.”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아?”
“재우 말로는 아무리 빨라도 18시간은 걸린다고 그러더라. 아직 17시간은 더 가야 돼.”
갈 길이 멀다.
18시간이면…… 오늘은 하루 종일 배에서 지내야 한다.
항공기를 구하면 좋겠지만, 이제 와서 다른 선택지를 찾을 수도 없다.
심지어 중국은 변종과 좀비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깊이 들어가는 건 부담스러웠다.
“그건 그렇고, 왜 뒤를 보고 있어?”
계속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전완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넌 기절해서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출발할 때 일이 좀 많았어.”
“무슨 일.”
“변종의 공격이 있었거든. 그것도 우리가 처음 보는 변종.”
처음 보는 변종?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번엔 옆에 있던 설여원이 입을 열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6단계 같았어.”
“6단계라고?”
6단계 변종이 존재한다고?
물론 5단계가 끝이라는 설명이 있는 건 아니지만, 5단계의 진화 확률이 5%가 되지 않았다.
5단계가 대략 3% 정도 될 텐데?
6단계라면 아무리 못해도 1% 미만일 텐데.
역시 인구가 많은 만큼 확률 싸움도 유리한 건가?
설여원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진짜 위험했어. 이미 승선이 끝난 상태여서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요트째로 뒤집혔을 거야.”
“…….”
“딱 보는데, 위압감이 보통이 아니더라고. 체감상 고층 빌딩이 움직이는 것 같았어.”
일행을 통해 그동안의 사건 사고를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기절한 동안 호텔 수비를 강화하고, 박재우와 황덕록은 프린트를 설치하고 볼트 제작에 돌입했다고 한다.
정진영은 남은 부상자 치료를 마치고 포만감 알약으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랬다.
밤새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고 한다.
아침이 밝자마자 박재우와 황덕록은 선착장으로 이동해서 요트를 점검하고, 연료를 채운 뒤 호텔 앞 해변으로 이동했다.
기절한 나를 정진영이 옮기고, 밤새 두려움에 떤 생존자들을 순차적으로 태웠다고 한다.
그렇게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 찰나, 요트의 이동 경로를 파악한 변종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전멸하는 상황.
모두가 바삐 움직여준 덕에 별 탈 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전완수는 들고 있던 망원경을 인벤토리에 넣으며 얘기했다.
“이젠 뭐 보이는 것도 없네. 긴장 풀어도 되겠어.”
“출발할 때 6단계 변종이 바다로 들어오기라도 했어?”
“들어오더라. 덩치 믿고 계속 따라오더니 목까지 잠기니까 그제야 돌아가더라고.”
“식겁했겠네.”
“기겁했지. 재우한테 또 액셀 밟으라고 했다가 욕먹었고.”
“푸하핫!”
“그래도 계속 걸리는 게 있어.”
“어떤 거?”
“그 6단계 변종. 우리 이동 경로를 계속 살피더니 해안가 따라서 엄청 뛰더라고.”
뛰어봤자 우린 바다로 이동하는데, 그게 소용 있나?
결국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거리까지 벌어질 텐데.
지금도 육지가 보이지 않고, 진득한 바다 냄새를 제외하면 인간의 체취도 맡지 못할 것이다.
전완수는 싱겁게 웃으며 얘기했다.
“거의 뭐…… 기세만 보면 해안가 따라서 한국까지 넘어올 기세였어.”
“그건 말도 안 되지. 북한 지나서 한국까지 온다고? 그건 진짜 광기다.”
“그렇지? 하핫!”
결인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어젖혔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에 맴도는 이채는 불안한 심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6단계 변종이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존재.
심지어 변종 에덤 4단계는 날개도 달려 있지 않았는가?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상상을 한참이나 벗어나는 게 변종이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홀로그램을 살피며 일행에게 물었다.
“다들 코인은 확인했어?”
“말도 안 되게 들어왔더라.”
“그래?”
“예전엔 부족해서 안달이었는데, 지금은 남아돌아.”
일행의 대답을 듣고 나도 플레이어 정보를 확인했다.
[플레이어 정보]-캐릭터 이름: 에덤 화이트
-능력: 강화
-한계 돌파 7단계
*세 번째 에피소드 클리어 시 한계가 해금됩니다.
-현재 처리한 좀비의 수: 4118970/100000
-남은 포인트: 607
-스킬 목록1: 1번 목록에 해당하는 모든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스킬 목록2: 마무리 일격 Lv.MAX, 철괴 Lv.MAX, 증폭 Lv.3
-패시브 스킬: 재생, 광란(8/10)
-특수 스킬: 반격, 생존본능
사, 사백십만?
어떻게 이런 숫자가 나올 수 있지?
손가락을 접으며 내가 처리한 변종의 숫자를 계산했다.
200만까지는 계산할 수 있었지만 광란이 중첩 발동되면서 그 뒤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다.
5단계 변종이 지나치게 강해서 그렇지, 잡을 수만 있다면 폭풍 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이에 카운트를 포인트로 환전하고, 망설임 없이 증폭의 레벨을 높였다.
-스킬 증폭의 레벨을 높입니다.
-스킬 증폭의 레벨을 높입니다.
-스킬 증폭의 레벨을 높입니다.
…….
단번에 최고레벨까지 높이자, 눈앞으로 변화한 증폭의 성능이 표시되었다.
[증폭 Lv.MAX]-모든 특수 스킬의 효과가 2배 증가합니다.
-증폭은 20분간 유지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20분.
유지 시간은 7분에서 20분이 되고, 재사용 대기시간도 6시간에서 대폭 감소하여 20분이 되었다.
띠링-!
뒤이어 기계음과 함께 또 다른 문구가 떠올랐다.
-스킬 목록 2번의 모든 액티브 스킬이 최고레벨에 도달했습니다.
-추후 2번 목록 전체 강화가 가능합니다.
-50만 포인트를 소모하여 스킬 목록 2번의 모든 스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뭐야, 2번 목록도 강화가 가능해?
1번처럼 액티브 스킬과 특수 스킬을 따로 올리는 게 아니라, 단 한 번의 투자로 전체 강화가 가능했다.
이젠 50만 포인트도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에 일행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다들 코인 얼마나 남았어?”
“쌓여 있지.”
“다들 5만 코인만 줘.”
“수수료 떼면 2만 5천 포인트 들어가는 거 알지?”
“알아, 다들 5만씩만 주면 돼.”
설여원과 전완수, 최현에게 5만씩 받은 뒤, 박재우와 황덕록을 찾아가 코인을 달라고 했다.
-남은 포인트: 531,607
50만 포인트를 모은 뒤, 고민할 필요 없이 2번 목록 강화를 눌렀다.
-2번 스킬 목록의 모든 스킬이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띠링-!
-모든 스킬의 강화가 끝났습니다.
-액티브 스킬의 지속시간이 2배 증가하며, 재사용 대기시간이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지속시간이 재사용 대기시간보다 길 경우, 활성화와 비활성화 기능으로 변환됩니다.
띠링-!
-횟수 제한 및 범위 스킬의 경우, 횟수 제한과 범위가 3배 증가합니다.
-단, 재사용 대기시간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띠링-!
-패시브 스킬은 위의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눈앞의 홀로그램을 보고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지속시간 2배 증가에 재사용 대기시간 절반 감소면…… 모든 스킬이 활성화, 비활성화 스킬로 전환된다.
지금껏 이런 변화는 없었다.
너무 놀라서 입술을 벙긋거리자, 옆에 있던 일행이 홀로그램을 쳐다봤다.
다들 홀로그램에 적힌 문장을 보고 기겁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완수는 검지 손가락을 펴고 내 홀로그램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물었다.
“이, 이거 진짜야?”
“진짜겠지. 그보다 너…… 내 홀로그램 만질 수 있어?”
“코인 공유 기능 열리면서 터치되더라.”
하긴, 코인 공유는 파티 전용 퀘스트를 완료해야 가능한 기능이었다.
서로 간의 신뢰가 매우 우수 단계를 받아야 가능한 기능이니, 홀로그램을 보는 것만 아니라 만질 수도 있게 되었다.
마치 부부간에 통장을 공유하는 것처럼 말이다.
난 얼떨떨한 정신을 붙잡고 황급히 스킬 목록을 확인했다.
좀비화와 급가속, 연격, 난동, 증폭, 생존본능, 반격의 지속시간과 재사용 대기시간이 사라졌다.
좀비화를 껐다 켰다 할 수 있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변화였다.
성물 [유서]를 통해 좀비화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50% 감소시킨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건 그렇고 위의 스킬들을 활성화 비활성화 할 수 있다면…… 발동 조건이 필요한 스킬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에 스킬 설명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스킬 급가속의 ‘일격’ 효과는 5분 주기로 활성화와 비활성화가 반복됩니다.
즉 급가속을 활성화하든 안 하든 5분 주기로 계속 회전한다는 건가?
1분간 유지되던 일격이 5분이나 유지된다면 당연히 희소식이다.
하지만 원하는 시점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었다.
-연격의 경우 하나의 대상을 5회 타격할 시 활성화되며, 이후 비활성화로 변환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유지됩니다.
-연격이 유지되는 동안 난동도 유지됩니다.
-난동의 ‘반사’ 효과는 일정 횟수가 아닌 25% 확률로 적의 공격을 반사하는 것으로 변환됩니다.
돌연변이처럼 반사 효과가 확률로 바뀌었다.
25%면 상당히 괜찮은데?
생존본능과 반격의 경우도 연격과 마찬가지였다.
한 번 활성화되면 내가 비활성화로 전환하기 전까지 유지되었다.
그 외에 감지와 하울링의 범위는 500m에서 1.5㎞로 증가했고, 감지의 경우 활성화 비활성화 기능으로 바뀌었다.
마무리 일격은 10회에서 30회로 바뀌었고, ‘최후통첩’ 효과는 10회 이상부터 발동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 가지 아쉬운 스킬이 있다면…….
[강화된 철괴]-2분간 받는 피해가 30% 감소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20분.
*‘압축’ 효과가 생성됩니다.
*2분간 받은 피해를 축적하여 철괴의 지속시간이 끝나면 다음번 공격에 4배에서 8배의 피해를 반영합니다.
1분만 얻어맞으면 사용할 수 있던 압축 효과가 2분으로 바뀌었다.
물론 2배에서 4배 사이였던 피해량이 4배에서 8배로 증가했지만 말이다.
그보다 스킬에 활성화 기능이 생겼으니, 이젠 계속 켜고 있어도 되는 거잖아?
“완수야, 아랫배에 힘줘봐.”
“힘?”
“스킬 활성화 좀 시킬게.”
“……왜 하필 나야.”
“네가 제일 튼튼하잖아.”
“허, 참, 짜식, 그건 그렇지.”
전완수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숨기지 못했다.
뒤이어 아랫배에 힘을 주며 들어오라고 하기에, 한 차례 심호흡과 함께 연속으로 5회 가격했다.
퍼버버버벅!!
“우으…….”
전완수는 붉어진 얼굴로 인상을 찌푸리더니, 참았던 숨을 뱉었다.
띠링-!
-스킬 연격이 활성화됩니다.
-스킬 난동이 활성화됩니다.
“증폭.”
-스킬 증폭이 활성화됩니다.
증폭을 사용하자 신체 능력을 1.3배 증가시키는 난동이 2.6배 증가로 바뀌고, 근력 1.5배 증가 효과가 있던 연격은 3배로 바뀌었다.
381의 근력이 한순간에 3000 가까이 되었다.
“가속.”
-스킬 급가속이 활성화됩니다.
그러자 일렁이는 기류가 전신을 휘감고, 시야의 좌측 상단으로 일격이라는 글자가 생성되었다.
일격에 불이 들어온 상태였다.
일격 효과가 활성화 중이면 불이 들어오고, 비활성화 상태에서는 불이 꺼지는 모양이다.
5분 주기로 회전한다고 했나?
그럼 지금은…… 근력이 4500 가까이 되는 거야?
좀비화를 사용하지 않아도, 기본 상태에서 근력 4500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5분 뒤에 일격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3000이 되지만, 이 또한 다시 5분을 기다리면 4500이 된다.
모든 온라인 게임에는 지갑 전사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남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포인트를 투자한 끝에 최강의 캐릭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