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1)
11화
엄청난 대박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당장 이 노다지를 먹기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 전투를 치르느라 많이 지친 상태이고.
‘포션이야 많으니 채우면 되긴 한데.’
힘이 되어 줄 엘리트 해골병도 소환 불가 상태다.
‘해골병 없이도 싸울 수야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난 이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모른다.’
파프닐의 분석안은 어디까지나 상대를 한번 보아야 한다.
어떤 정보도 없이 적을 보고 공략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몸에 밴 컨트롤로 사냥할 수야 있지만.’
파프닐은 고민에 빠졌다.
남은 기한은 일주일.
많아 보이지만, 현실 시간으로 따지면 이틀 정도밖에 안 된다.
‘나 자신을 믿고 도전해 볼까?’
수많은 고민이 지나간 한순간.
입구를 보던 파프닐이 발을 뗐다.
‘그래도 여기서는 멈춰야지.’
이 이상은 정말로 모험이다.
플러시처럼 ‘천운’이 있다면 모를까.
소설 속 전개를 알기만 할 뿐.
다른 이점이 없는 지금 들어가 봤자 손해만 볼 게 틀림없었다.
‘일단 정비부터 한 다음이다.’
열쇠를 빼자 문은 언제 열렸냐는 듯 닫혔다.
이 정도면 남이 2층을 발견할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너무 오래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일주일이 지나면 최초 발견자 버프가 사라진다.
뽕을 뽑기 위해서는 그 전에 반드시 한 번 이상 클리어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이제는…….’
식사 시간은 여기서 끝.
이제는 먹은 걸 소화하고 근육을 키워야 할 시간이었다.
***
운빨로 게임 지존 속 세계는 현금 아이템 거래가 합법이다.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게임 내 콘텐츠를 아무 제재도 없이 현금화할 수 있단 얘기였다.
자연히 거래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중 김강한이 선택한 곳은 호라이즌 마켓.
원작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항상 이용했던 사이트였다.
“흐음”
김강한은 호라이즌 마켓의 마이페이지를 열었다.
-헤일론의 법복 : 30만 원(판매 완료)
-임프 링 : 60만 원(판매 완료)
-피에 굶주린 학살자의 검 : 35만 원(판매 중)
-실버 링 : 13만 원(판매 완료)
-바이론 기사단의 강철 방패 : 2만 원(판매 중)
‘역시 장신구와 의복류가 잘 팔리는군.’
실버 링과 강철 방패는 삼인조 둘이 떨어뜨린 아이템.
무기나 방어구는 워낙 종류가 많다 보니, 특출난 옵션이 없다면 잘 팔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이것 두 개는 따로 쓸 수밖에.’
그렇게 나온 금액이 103만 원.
세금과 수수료를 빼면 90만 원이 남았다.
김강한은 그중 절반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달에 최소한의 생활비로 이 정도는 있어야겠지.’
생활비로 치면 많지 않은 금액.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레벨대의 벌이라는 걸 감안해야 했다.
‘그때에 비하면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
400레벨대 유저들이 가득했던 중후반.
당시 네임드라 불리던 랭커들은 월 수억, 수십억의 수익을 냈다.
‘뭐, 수익은 둘째치고 작가 놈의 퀘스트를 하려면 정점이 되어야 하는 건 맞지만.’
환급 신청을 마친 김강한은 다른 창을 켰다.
각종 영양제와 건강식품들을 파는 해외 사이트.
김강한은 그곳에서 마그네슘과 비타민이 든 영양제 두 세트를 주문했다.
‘오진환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
과거, 현역 시절에 김강한은 몸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결과, 부실한 체력으로 인한 부진과 에이징 커브.
한번 잃어버린 건강은 그 후로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기껏 좋은 몸으로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망칠 순 없지.’
작가가 준 퀘스트가 아니더라도.
게임의 정점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게 다름 아닌 건강!
‘건강검진 결과도 조만간 나올 테니, 그 후로 계속 꾸준히 몸을 관리해야겠군.’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면, 헬스 트레이닝도 따로 받을 생각!
‘그건 검진 결과를 받은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고…….’
김강한은 호라이즌 넷 사이트를 열었다.
-자이언트 맨티스 공략 시 정보 및 팁(300,000원)
-70레벨~75레벨 히든 던전 위치 및 정보(2,500,000원)
*현재 등급으로는 볼 수 없는 게시글입니다.
‘내 등급은 외부인 등급인가?’
호라이즌 넷은 회원을 여러 등급으로 나눈다.
김강한처럼 방금 가입한 사람들은 가장 낮은 외부인 등급!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베이직 서비스(월 89,000원)를 구매해 등급을 올려야 했다.
‘어지간한 패키지값이긴 하지만…… 그만큼 사용할 가치가 있는 곳이지.’
넷을 이용하는 회원 중 80%가 이 베이직 등급에서 정보를 이용한다.
서비스를 구입한 김강한은 던전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바이론, 카타콤 검색 결과 0건
‘이건…….’
호라이즌 넷을 이용하는 회원은 최소 천만 명 이상.
그중 80%의 인원들이 사용하는 검색란에서 이 정보가 없다.
즉, 이 던전은…….
‘80%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은 고급 던전……!’
최초 발견자 버프 때부터 예상했지만, 이 던전은 생각보다 엄청난 물건이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원작 소설에서 주인공은 다른 퀘스트를 받아서 움직였었지.’
미래의 플러시는 오크 산채를 통째로 털며 엄청난 이득을 본다.
그것이 8개월 정도 이후의 일.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플러시는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운빨이 판단을 내린 거겠지.’
이 던전에 그만한 메리트가 없거나.
혹은 플러시가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만큼 강력한 적이 있거나.
‘아무리 이득이 커도, 얻지 못하면 공염불이니까.’
운빨이 고갤 저을 만큼 어려운 난이도의 히든 던전.
김강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재미있겠군.’
김강한은 곧바로 검색어를 바꿨다.
-아르마다 납골당 1~5층 전체 공략(50,000원)
-코르보 마굴 2층 공략(30,000원)
카타콤과 비슷한, 공동묘지 계열의 던전들의 정보를 구입!
대부분 저레벨 던전이라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스켈레톤 다음엔 정예 스켈레톤. 혹은 강화 좀비나 박쥐, 스켈레톤 오크 등이 나오는군.’
비슷한 사례들을 확인하고 대비하려는 의도.
시험을 볼 때도 기출문제들을 통해 공부하는 것과 같은 원리였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설명이 김강한의 눈길을 끌었다.
‘보통은 비슷한 계열에서 좀 더 강화된 녀석이 나오지만, 특정 NPC와 관련된 던전이라면 그와 관련된 몬스터가 나온다라…….’
그러고 보니 힐데가 한 말 중에서도 비슷한 게 있었다.
‘대신관이 뭔가 말을 하려 했었다지.’
힐데에게 사정을 설명해 볼까?
‘어차피 같이 사냥을 할 테니, 정보 공유 정도야 할 수 있는 거고. 내일 접속한 뒤 연락을 넣어 봐야겠군.’
생각을 마친 김강한이 창을 바꿨다.
‘그럼 나는 나대로 바이론시 정보를 사 볼까.’
정보 카테고리에서 바이론시로 검색하자 몇 가지 항목이 나타났다.
잠시 그중 하나를 보던 김강한의 미간이 찡그러졌다.
‘16,000원.’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매 버튼을 누르려니 뭔가 손해 보는 기분이었다.
‘……저 돈 쓰느니 그걸로 치킨 한 마리 시켜서 먹고 말지.’
김강한은 다른 창을 열고 필요한 것들을 주문했다.
역소환된 엘리트 해골병을 되살리기 위한 소모품.
그리고 2층 공략에 필요할지도 모를 물건들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이었다.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본 김강한이 생각했다.
‘내일부터 또 바빠지겠군.’
엄청난 경험치 폭 업은 덤!
김강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다음 날.
파프닐은 접속하자마자 새 메시지를 확인했다.
[제목 : 구매한 물품이 수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발신인 : 헤르메스의날개-바란왕국 담당 크로니
-수신인 : 파프닐
-내용 : 구매하신 검은 피안화 8개, 트롤의 피 30병, 레드 포이즌 웜의 독단 12개, 샤가르의 손톱 100개, 리빙 데드의 심장 3개, 맨드레이크 뿌리 5개, 영혼 복원석 1개, 인간 피 10병, 후추와 고춧가루 혼합물 10통, 성수 200병, 대나무 토막 5개, 함정 무효화 주문서 10장, 디텍트 필드 주문서 10장, 던전 탐험용 횃불 30개, 던전 탐험용 밧줄 5망을 보내 드립니다.
‘역시 헤르메스의 날개군, 성능이 확실해.’
헤르메스의 날개.
호라이즌에서 가장 뛰어난 배달 대행 길드다.
랭커를 포함한 수많은 유저가 소속되었고, 그 몇백 배나 되는 유저가 이용하는 곳.
그만한 힘으로 최고의 안전성과 속도를 둘 다 갖춘 게 바로 이들이었다.
수수료가 약간 비싸긴 하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거래를 오래 하면 등급이 오르니, 미리 개통해 두는 게 이득이니까.’
추후 이 길드가 성장한 다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시간이 조금 남으니, 그 전에 일을 처리해야겠군.’
힐데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잠시 후 연락이 왔다.
-힐데 : 던전 사냥이요?
-파프닐 : 네, 좋은 던전을 찾아서, 같이 사냥하시는 건 어떤가 합니다.
잠시 후 힐데가 답장을 보내왔다.
-힐데 : 정말 좋은 제안이긴 한데……. 죄송해요.
-힐데 : 갑자기 프로젝트가 잡혀서……. 잠깐이라면 모를까, 던전 사냥 같은 건 못 갈 것 같아요.
현실 사정이 바쁜 힐데의 거절!
‘이런.’
파프닐은 혀를 찼다.
‘카타콤 공략엔 힐데만 한 인재가 없는데…….’
힐데의 컨트롤은 파프닐도 쓸 만하다 인정하는 최상급.
이번에도 같이 있었다면 2층도 편하게 공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지. 다른 파티원을 알아봐야 하나.’
이 경우 네크로맨서 클래스인 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히든 던전의 발견이란 사실을 알리면 파티 신청이 구름처럼 올 테니까.
다만 다른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런 정보를 풀면, 꼭 누군가는 딴생각을 하기 마련이지.’
보상 배분도 그렇고.
거대 길드에게 이 던전에 대한 정보를 팔면 파프닐은 그 순간부터 닭 쫓던 개가 된다.
파티원을 구하는 것에 비해 압도적인 손해.
‘믿을 수 있는 파티원이라……. 지난번 베인이란 궁수에게 연락을 해 봐야 하나?’
몽크인 힐데만큼 큰 도움은 안 된다.
그래도 베인이라면 충분히 실력자 축에 속했다.
‘그럼 내가 미끼 역할을 하고…….’
고민하던 파프닐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잠깐만, 그냥 혼자 다니면 안 되나?’
애초에 혼자 모든 부분을 커버하려 네크로맨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파티를 구한다고?
‘생각해 보면 이건 위기가 아니라 기회군.’
힐데가 있다면 큰 효율을 내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방법은 많았다.
‘좋아.’
결정을 내렸으니 이제 행동해야 할 차례.
일단 파프닐은 한 번 더 네크로맨서 길드를 방문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여어, 후배. 일은 괜찮나?”
“덕분에요. 그보다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이론시에 머물던 네크로맨서인 굴드라면, 카타콤에 대한 설화 등을 알지도 모른다.
“흠, 카타콤의 옛이야기?”
“네, 실은 신전에서 신관들이 비슷한 말을 하는 걸 들어서…….”
“전설이 하나 있긴 하지.”
굴드는 파프닐을 흘긋 보더니 말을 이었다.
“원래는 아무한테나 말 안 하는 건데, 자네가 물어보니까 특별히 알려 주는 거야.”
-호감도가 30 이상입니다.
-퀘스트 ‘정보료’가 생략되었습니다.
호감도가 높은 덕분에 조건 없이 전설을 들을 수 있었다.
“전해 들은 얘기론, 과거 이 땅에서 토르 신의 천사들과 어느 잊힌 신의 싸움이 있었다고 해.”
“신의 천사들요?”
“그래, 토르 신의 천사들과 잊힌 신 간의 싸움은, 그 신의 신도였던 자들의 배신으로 인해 토르의 승리로 끝났다더군.
파프닐의 눈앞으로 짧은 영상이 스쳐 지나갔다.
한 명의 신과 그를 둘러싼 여러 천사 간의 싸움.
그 영향만으로 땅이 뒤집히고 하늘이 무너진다.
7일 밤낮으로 계속된 신들의 전투!
그것은 잊힌 신의 수하였던 어느 흑마법사의 배신으로, 잊힌 신의 패배로 끝이 났다.
몇 개의 검이 꽂힌 신이 쓰러지고.
그 몸을 갈기갈기 찢어 땅에 묻는 천사들!
“신의 사자들은 잊힌 신을 땅 밑에 봉인하고, 그 위에 신전을 세웠다고 해. 그게 현재의 토르 신전이지.”
“그렇군요.”
카타콤 지하 2층이 그 전설과 관련되어 있다면, 확실히 플러시의 운빨이 피해 갈 만도 했다.
“언젠가 무지막지하게 강한 이가 이곳의 토르 신전을 부순다면, 그자는 잊힌 신의 조각이나 무언가를 획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네.”
-퀘스트 ‘토르 신전 공략’에 대한 단서를 획득했습니다.
“어때, 궁금증이 좀 풀렸나?”
“예, 앞으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그래, 무슨 궁금증이나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고. 넌 내 마음에 드는 후학이니까 그 정돈 해도 돼.”
“감사합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들은 파프닐은 내친김에 해골병 소환 스킬까지 배웠다.
던전에 가득한 함정을 다 해제할 순 없으니.
대신 그것을 맞아 줄 인원을 모집한 것이다.
“그럼 저는 어둠의 가르침을 따르러 이만.”
이제는 곧바로 다음 약속지로 향해야 했다.
광장에선 배낭을 멘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파프닐 님?”
“네, 제가 파프닐입니다.”
“금액은 사이트에서 지불하셨고……. 여기 물품 받으시죠.”
엘리트 해골병의 부활 재료 및 여러 가지 물품들을 수령!
‘미리 보냈던 시각에 정확히 도착했군.’
과연 헤르메스의 날개.
원작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비싼 인건비를 감수하고 이용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럼 전 이만…….”
배달원이 뒤돌아섰다.
그때였다.
파프닐의 눈이 꾀죄죄한 배달원의 뒷모습을 훑었다.
“그 모습은 어떻게 된 겁니까?”
“이거요?”
배달원은 한숨을 내쉬고 설명했다.
“말도 마십쇼. 요 앞에 산을 넘어오는데, 갑자기 오크 몇백 마리가 나타나서 쫓아오더라니까요.”
집요하게 쫓아오는 수백 마리의 오크들!
배달원의 이동 스킬이 뛰어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오크에게 물품을 뺏기고 죽을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이 근처에 오크는 정찰 초소 하나밖에 없을 텐데…….”
“그래요? 제가 만난 오크들은 아예 대대가 진을 치고 있던데. 뭔가 문제가 있긴 한가 봅니다.”
웃차. 배낭을 짊어진 배달원이 말했다.
“그럼 전 다시 가 보겠습니다. 다음 배달이 남아 있거든요.”
“괜찮으시겠어요?”
“이 정도야 뭐, 포션 빨면 금방입니다.”
총총걸음으로 멀어지는 배달원.
‘오크들이 늘어난다라…….’
호라이즌 내에서의 모든 일엔 반드시 결과가 있다.
아무래도 이 도시가 꿀 땅이었던 건 단순히 카타콤 때문만이 아닌 듯했다.
‘그건 나중에 확인해 보고.’
지금은 눈앞의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할 때.
파프닐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지금은 준비부터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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