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13)
113화
호라이즌은 인간 캐릭터로만 시작할 수 있다.
이건 상식이다.
근데 드워프라니?
“자, 잠깐. 네가 그걸 어떻게?”
“마, 맞아요. 드워프 플레이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종족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정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컴퓨터로 하는 PC게임도 아니고, 호라이즌은 완전 일체형 게임이다.
그럼 누구나 엘프를 고를 거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싶어 하는 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가진 욕망이니까.
“무슨 소리야? 얘가 방금 시인했잖아?”
“내, 내가 언제!”
“어, 그러고 보니 어떻게 알았냐고…….”
“환청이다!”
급히 부정하는 드워프 전사.
파프닐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잠깐 가볍게 설명해 주지. 어차피 저자가 진짜 NPC건 플레이어건 딱히 상관없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자를 공격했지만 다른 드워프들이 나서지 않잖아?”
“어, 그러고 보니…….”
“애초에 이 녀석은 여기 부족이 아니야. 붉은머리 부족의 드워프지. 그러니까 외부인이란 이야기다.”
“붉은머리 부족이요? 그러고 보니 붉은 머리긴 한데…….”
파프닐은 설명을 시작했다.
“이곳의 부족 들 중엔 불꽃부족. 그리고 그들과 유착관계인 붉은머리 부족이 있지. 야금술보다는 사냥이나 전투에 특화된 부족이야. 그리고 우리가 처음 들어왔던 그 통로가 드워프 부족이 교류하던 통로다.”
“에? 그게 정말이에요?”
“그래.”
“파, 파프닐 님은 그걸 대체 어떻게?”
‘그야 소설에서 봤으니까 알지.’
파프닐은 차가운 눈으로 드워프 플레이어를 바라보았다.
붉은머리 캡스.
소설에 등장한 몇 안 되는 이종족 플레이어 중 한 명.
“그건 차치하고, 붉은머리 드워프들은 일대일 전투에서 누가 끼어드는 걸 싫어하거든. 그래서 다른 드워프들도 나서지 않는 거야.”
그러고 보니 드워프들이 멀찍이서 구경만 하고 있다.
“아마 내가 여기서 널 죽이지라도 않는 이상 방해하지 않을걸. 자, 어쩔까?”
“으, 으윽.”
주춤거리던 캡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 알았다. 비켜 줄게. 그러니까 말로, 말로 합시다!”
“이제 그 정도로는 안 되지.”
파프닐은 성큼성큼 다가갔다. 캡스가 몇 번 도끼를 던졌지만, 그때마다 파프닐의 한 끼 식사거리가 될 뿐이었다.
“으, 으아아아악!”
검이 들리자, 캡스는 눈을 질끈 감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 캡스의 팔 끝에 칼날이 닿았다.
“선택해라.”
파프닐이 말했다.
“여기서 실컷 두드려 맞고 장비 뺏길래? 아니면 하루 동안 잡일을 처리하고 끝내는 걸로 할까?”
말은 두 개지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캡스는 두 손을 들고 대답했다.
“자, 잡일을 하면 안 죽이는 겁니까?”
“그래.”
“템도 안 뺏고……. 척살 같은 것도 안 하고요?”
“척살? 그런 걸 왜 하냐.”
파프닐은 귀를 긁고 말했다.
“그냥 장비 다 씹어 먹어 버리면 게임을 해도 하는 게 아니게 될 텐데.”
“히익!”
드워프제 장비를 뜯어 먹히면 그 손해는 일반 장비에 비할 바가 아니다.
기겁한 캡스가 무릎을 꿇었다.
“아, 알겠습니다. 하루 동안 잡일을 돕겠습니다.”
“좋아.”
파프닐은 씩 웃고 검을 거뒀다.
“파티 신청 해.”
“호, 혹시 성함이?”
“파프닐.”
“파프닐……. 어디서 들어 본 것 같긴 한데……?”
-캡스 님이 파티를 신청했습니다.
-파티를 수락했습니다.
“굳이 데려올 필요가 있나? 그냥 제압해 놓고 지나가기만 해도 되잖아.”
시현이 물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뭔데?”
“안내인 겸 증인이죠. 저 드워프가 같이 있으면 이 마을 드워프 NPC들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침략자 인간들의 스파이가 아닌가?
캡스가 가진 의심은 다른 드워프 NPC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때 같이 있던 캡스를 내세우면 적어도 도시 내 드워프들에게 문전박대는 당하지 않으리라.
또한 장비를 담보로 잡거나 삥 뜯기 같은 것까지 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구나.”
시현은 곧바로 납득했다.
그러나 파프닐은 굳이 두 번째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다.
‘파티로 끌어들인 두 번째는 저 유저가 네임드라는 것이지.’
파프닐의 시선이 뒤에서 우물쭈물 따라오는 캡스를 향했다.
‘최초의 드워프 유저이자, 도끼전사 최초 마스터 캡스.’
수많은 유저가 있지만.
도끼 관련 스킬에서는 누구보다도 강력한 네임드가 그였다.
‘설마 그 캡스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운이 좋았다.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소설 속 설정에 의하면, 저 사람은 비정상적으로 키가 작지.’
일반 성인 남성의 평균 키가 170대 초반.
하지만 캡스의 현실 키는 그보다 40cm 아래인 130cm대다.
같은 수준의 초등학생보다도 못한 것.
‘워낙 키가 작아서 드워프로 인식이 되었기에 이렇게 된 거고.’
중요한 건 드워프로 시작하게 된 캡스가 각종 히든 피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 플레이어라면 들어갈 수 없거나 할 수 없는 것도 간단히 할 수 있는 것.
‘소설 속에 언급되는 플레이어니 실력도 나쁘지 않을 거고, 드워프 플레이어니만큼 히든 피스들이나 관 퀘스트를 잘 알고 있을 거란 말이지.’
드워프 대장장이의 아이템들은 거의 부르는 게 값.
그 종족의 최초 플레이어인 캡스와 커넥션을 만들어 둔다면 여러모로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으리라.
‘일단 이야기부터 나눠 볼…….’
걷던 파프닐이 고개를 돌렸다. 캡스가 열댓 걸음 떨어진 곳에서 허겁지겁 쫓아오고 있었다.
“헉헉……. 좀……. 천천히 가라! 놈들아!”
“1호.”
“딸그락.”
해골병 1호는 짧게 뼈를 움직였다. 그리고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캡스를 업고 움직였다.
“와, 방금 봤어?”
“이젠 알아서 척척 움직이네요.”
시현과 시연 자매가 속닥거렸다.
***
-어둠이 깃든 파골란 숲에 입장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과도하게 몬스터의 레벨이 높은 지역입니다!
숲에 들어선 일행에게 스산한 기운이 몸에 엄습해 왔다.
까악. 까악.
까마귀 소리가 들려왔다.
공포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배경.
‘아니, 진짜 어둠의 트렌트를 잡으러 간다고?’
처음 목표를 들은 캡스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그놈들을 잡아? 흥, 웃기는 소리.’
어둠의 트렌트는 레벨 300이 넘는 드워프들도 까다로워하는 강적이다.
불이 약점인 건 명확하지만, 정작 상대할 땐 불을 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공격력과 방어력도 준수하고, 땅속에서 예측 못 할 공격들을 해 오는 것은 덤.
‘그래서 당연히 크로스파이어 쪽 놈들을 부르거나 할 줄 알았는데.’
숲에 도착한 파프닐 일행은 곧바로 사냥을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일단 파프닐이 트렌트를 유인한 뒤 철망으로 트렌트들의 움직임을 막는다.
그다음은 해골병들의 차례.
도끼를 든 해골병 수십 마리가 나무를 베듯 트렌트를 덮쳐 쪼개 버렸다.
‘진짜로 잡네?’
‘……저 가지를 피해?’
‘오……. 꽤 하는데.’
‘미친, 방금 뭐야?’
원랜 각만 나오면 도망치려 했지만.
어느새 캡스는 숨죽인 채 집중하고 있었다.
‘분명 해골병을 다루는 걸 보면 네크로맨서가 맞는데……. 수준이 무슨 검사 수준…….’
“잠깐만.”
“네, 네? 히익!”
대답하는 순간.
파프닐이 던진 도끼가 캡스의 머리 옆에 꽂혔다.
“뭐 해? 파티로 데려왔으니 너도 일을 해야지.”
“그……. 일이라 하면 어떤……?”
“일단 바닥에 나무껍질이나 조각부터 치우고, 가지 뻗어 나온 건 장작으로 토막 내서 따로 모아 놔.”
정말로 잡일만 시키는 파프닐.
나뭇가지를 치우던 캡스의 고개가 갸웃했다.
‘잠깐만, 이거 생각보다 나쁜 건 아니지 않나?’
사냥은 하지 않지만, 파티에 속해 있으니 경험치도 조금씩이나마 들어온다.
사실상 템 없는 ‘공쩔’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일반 공쩔도 이런 일 정돈 서로 한다고 들었고…….이 정도면 뭐…….’
사냥 장면을 홀린 듯 구경하는 것 외에도, 이런 이득이 있으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야.”
“어, 네?”
고개를 들자 파프닐이 서 있었다. 캡스는 흠칫 놀라 물었다.
“호, 혹시 제가 뭐 빠뜨린 거라도?”
“그건 아니고.”
탁, 잘 깎인 나뭇가지 한 묶음이 놓였다.
“네 몫이다.”
“몫이라고요? 하지만 아까 전엔…….”
“일을 잘하면 좀 더 쳐주지.”
파프닐은 더 말 안 하고 몸을 돌리더니, 그대로 사냥하는 해골병들을 향해 걸어가 버렸다.
멍하니 앉아 있던 캡스가 입맛을 다셨다.
‘……이, 이러면 어쩔 수 없지. 받은 만큼은 열심히 일할 수밖에.’
아직 이들이 크로스파이어와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것만 찾고, 또 받은 품삯만큼 일한 뒤에 가야 다른 드워프 NPC들도 자신을 믿어 줄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절대 저 녀석에게 쫄아서 이러는 게 아니라고.’
원래 나쁜 사람이 가끔 착하게 대해 줄 때 인상이 깊게 남는다.
캡스는 저도 모르게 성실하게 잡일을 하고 있었다.
한편 전투 쪽도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갔다.
‘이건 골렘보다 더 쉬운걸.’
숲이다 보니 해골병들을 넓게 펼칠 수 있었다.
천장이 무너지거나 발이 삐끗할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오히려 이쪽이 나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둠 속성 필드입니다.
-힘이 강해집니다.
-추가 스테이터스를 획득했습니다.
같은 속성 필드의 추가 버프가 들어오며 해골병들도 한층 더 강해졌다.
물불 안 가린 채 덮쳐드는 도끼와 뼈의 파도!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어둠의 트렌트의 나뭇가지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드워프 마을의 진정한 위협(매직)’의 완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조건을 달성한 걸 보자 욕심이 동했다.
‘숲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볼까?’
안쪽의 트렌트들을 잡으면 더 좋은 품질의 땔감을 얻을 수 있다.
다른 퀘스트를 추가로 얻거나, 최소한 더 많은 보상을 노려 볼 수 있으리라.
‘흠,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잡을 수야 있겠지만 시간 낭비다.
어차피 드워프들의 신임은 부차적인 것.
주된 건 알루인 황야의 히든 피스였으니까.
“이제 돌아가죠.”
요새로 향한 일행은 재차 성문 앞에 섰다.
이번엔 김철이 없었지만, 캡스가 있자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여기 땔감들을 가져왔습니다.”
“믿을 수가 없군. 설마 정말로 어둠의 트렌트들을 잡고 땔감을 가져오다니. 덕분에 오랜만에 화로에 불을 넉넉히 땔 수 있게 되었어. 나도 철을 만질 수 있을 것 같고.”
“저도 봤습니다. 이분들 진짜로 트렌트들을 사냥하더군요.”
캡스의 증언까지 더해지자, 그랙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험한 수작이 없다는 것도 확인되었으니, 더욱 좋구먼.”
-퀘스트 ‘드워프 마을의 진정한 위협(매직)’을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그랙손의 호감도가 +6 상승했습니다.
-명성이 3 상승했습니다.
추가 경험치와 호감도, 명성까지 획득!
“참, 이것도 받게.”
-그랙손의 채광 스킬북(레어)을 획득했습니다.
파프닐이 눈을 크게 떴다.
“이건…….”
“내가 광물 캐내는 법이나 요령들을 정리해 놓은 걸세. 조건을 달았으니 들어줘야지.”
말 좀 한 번 더 붙였다고 귀중한 스킬을, 그것도 비전 스킬을 받다니.
대박.
누가 뭐래도 대박이었다!
“감사합니다.”
“무얼. 별것도 아닌데.”
헛기침을 한 그랙손이 물었다.
“일단 자네들이 나쁜 이방인이나 도적들과 같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겠네. 그런데 내 짐작이네만, 딱히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아 보이는군. 대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찾아온 겐가?”
드디어 본론으로 넘어갈 차례.
그러나 파프닐은 자기 대신 시현과 시연 자매에게 먼저 양보했다.
“괜찮아요?”
“저야 뭐, 두 분께서 찾아가는 대장장이에게 부탁해도 되니까요.”
별빛 대장장이의 퀘스트에 엮인 대장장이라면 도시에서 최소 다섯 손가락 안엔 드는 실력자일 터.
굳이 따로 찾아다니느니 업혀 가는 게 맞았다.
“저기……. 혹시 드워프 대장장이 윈필드 님이 이 도시에 계신가요?”
시연이 정중히 묻는 순간이었다.
“야! 너네!!”
그 순간.
대장간의 문이 열렸다.
척척.
바깥에서 수많은 중장갑 드워프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저 바깥에 땔감들이 다 너희가 가져온 거냐?”
“그렇습니다만.”
파프닐의 대답에 대장으로 보이는 드워프가 앞으로 나섰다.
“그렇다면, 저것들은 너희 거군.”
“네.”
이방인이라고 경계하고 있으니.
자칫하면 수작질을 부리지 말라며 그대로 체포될 수도 있는 상황.
꿀꺽. 파프닐의 목에서 침이 넘어갔다.
“흠, 좋다.”
일촉즉발의 순간.
드워프 대장이 말했다.
“우리에게 저 땔감들을 팔아라, 값은 후히 치르도록 하겠다.”
띠링!
-드워프들에 대한 호감도가 최소치를 넘었습니다.
-드워프들이 당신에 대한 경계를 약간 풀었습니다.
-드워프들이 더 이상 당신을 무시하거나 대뜸 의심하지 않습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