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14)
114화
“저게 인간 종족인가?”
“난 처음 봤어.”
쑥덕쑥덕.
‘이건 난적이군.’
드워프들은 더 이상 파프닐 일행을 적대시하지 않았다.
완전히 해롭지 않은 인간 일행 판정을 받은 것.
그거까진 좋았다.
“언니! 언니도 드워프야?”
“뭐뭐뭐?”
시현에게 다가가 올려다보는 쪼끄만 드워프 아이.
“크하하하!! 드워프랜다.”
“야! 너 죽을래?”
“죽여 보든가~. 드워프녀.”
드워프 마을의 호감도가 전체적으로 상승해서 벌어진 일.
이제는 집 안에 숨어 있던 드워프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일행에게 다가오고는 했다.
“흠, 자네들 설마 무르케트의 제자들인가?”
그런데 늙은 드워프가 말을 걸어오는 건 처음이었다.
처음 보는 인물.
가끔 식당 일이나 약초 마련 등을 도와줬는데, 그런 소문을 듣고 온 건가?
“누구?”
“음……. 아가씨는 드워프인가?”
“죽여 버린다! 할아범!”
“아니, 솜씨가 쓸 만하다 했더니…….
“……그런가요? 역시 알아보는구나!”
“아니, 인간이 만들었다고 보니 역시 조악하군.”
“뭐라고!”
화내는 시현을 보고 있으니, 마치 작은 치와와 같았다.
“그래서 당신 누군데?”
“참, 소개가 늦었군, 나는 윈필드. 베르세리아마을의 촌장일세.”
“앗……! 죄송합니다!”
“허허! 아닐세. 괜찮아.”
윈필드 촌장이 손사래를 쳤다.
“아무튼 잘 왔네. 지금은 이 도시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기왕 온 것이니 만족할 만큼 푹 쉬다 가게.”
“넵.”
“감사합니다.”
-퀘스트 ‘안부 전달’(노말)을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케리온의 호감도가 +1 상승했습니다.
파프닐뿐만 아니라 시현, 시연 자매도 클리어 보상을 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건 골렘과 트렌트들을 퇴치해 준 보상일세.”
띠링!
-불꽃 드워프 특제 강철 주괴(매직) X10개를 획득했습니다.
-불꽃 드워프 특제 금 주괴(레어) 1개를 획득했습니다.
-불꽃 드워프 특제 마력 정제수(레어) X5개를 획득했습니다.
‘다 희귀 금속이군.’
드워프가 직접 정제해, 불순물을 최대한 줄인 금속.
일반 금속을 몇 차례고 제련해 만든, 드워프의 땀이 가득 어린 금속이다.
맛있긴 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뭔가 먹기 좀 꺼려지는데.
“참, 파프닐이라고 했나?”
“네?”
“서신에 특별한 갑옷 얘기가 있던 것 같은데, 어디 보지.”
드디어 본론으로 넘어갈 시간.
윈필드는 맨들맨들한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생각도 않고 갑옷을 만지거나, 손가락으로 튕겨 보았다.
“케리온은 인간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대장장이. 그 녀석이 손을 들었다길래 뭔가 했는데……. 확실히 그럴 만하군.”
“그래서……. 해체 의뢰를 들어주실 겁니까?”
윈필드가 크하하 웃었다.
“해 보고 싶긴 하지.”
“오! 해 주신다는 얘기군요.”
“아니? 난 인간 부탁은 안 들어주는데?”
“예?”
“난 인간 부탁은 안 들어준다고.”
윈필드가 웃음을 멈췄다.
쿵.
망치가 대지를 육중하게 울렸다.
“지금 우리 마을을 봉쇄하고 있는 것도 인간, 폐쇄하고 있는 것도 인간, 핍박하는 것도 인간. 너희 부탁을 내가 왜 들어줘야 하지?”
“걔네랑 저흰 다른 쪽인데요.”
“우리 마을은 네 개 부족이 섞여 살지. 바위부족, 불꽃부족, 얼음부족, 구리부족.”
늙은 드워프의 두더지 머리통 같은 맨들맨들한 손가락이 마을 너머를 가리켰다.
“너희 구분돼?”
“……근육질에 수염쟁이들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언니, 실례잖아. 근육질에 수염이 멋진 신사분들이라 해야지.”
“그런 말 한다고 들을 사람 같진 않은데?”
크흠! 윈필드가 헛기침을 했다.
“거 아가씨 말 한번 잘하는군.”
‘먹히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문제는 저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금속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저 녀석, 멸망을 막는 일에 저런 태도라니……. 에잉……. 쯧쯧.
카라미트가 혀를 찼다.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하고 물었다.
“그럼 촌장님.”
“음?”
“바깥의 좀비와 인간들만 사라지면 제 부탁을 받아 주실 수 있으신 겁니까?”
“그럼……. 뭐, 문제는 없지?”
“하면 이렇게 하죠.”
어차피 드워프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면 이득이 된다.
그럼 이참에 무시할 수 없는 큰 빚을 지워 놓는 것도 방법이지.
“저희가 저놈들을 토벌하겠습니다. 대신 일이 끝나면 갑옷 수리, 그리고 이 마을과 부흥군 간 동맹을 해 주십시오.”
파프닐은 친서를 펴 보이며 제안했다. 왕국 부흥군에 드워프를 끌어들인다면 엄청난 메리트가 된다.
현시점에선 파이브스타 길드나 개척 중일 드워프 콘텐츠를 누릴 수 있다는 것.
내가 유저라면 절대로 넘어간다.
“인간 쪽 싸움에 끼어드는 건 내키지 않는데…….
“친구라면 서로 돕고 사는 거죠.”
“그것도 그렇군. 좋네, 정말로 저놈들이 사라지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새로운 퀘스트 ‘드워프 마을의 적 토벌(유니크)’을 의뢰했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파프닐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퀘스트를 수락했습니다.
-해당 퀘스트에는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
윈필드가 돌아간 뒤.
파프닐은 스테이터스를 확인했다.
[파프닐]-종족 : 담피르
-직업 : 네크로맨서(마스터), 메탈 담피르
-칭호 : 클래스 마스터
-레벨 : 204
-공격력 : 1,270~1,431
-방어력 : 355
-힘 : 352
-체력 : 281
-민첩 : 233
-손재주 : 162
-지능 : 524
-지혜 : 480
-행운 : 5(저주받은 상태)
-기타 스테이터스 확인
-카리스마 : 780
-통솔력 : 550
-카르마 : 0
-용기 : 613
-예술 : 149
-매력 : 65
-명성 : 10,315
-강인함 : 60
[보유 스킬 확인]-해골병 소환(노말)
-엘리트 해골병 사역(노말)
-헬카이트의 호문쿨루스 사역(유니크)
-헬카이트의 해골 기사 사역(에픽)
-번 엔드(유니크)
-데이모스의 엘리트 해골병 마법사 사역(유니크)
-판데모니엄 네펜데스 사역(유니크)
-블러드 익스플로전(매직)
……(중략)……
-금속 지배(레전더리)
-금속 섭취(레어)
스킬들을 보고 있으니 눈앞이 어지러워졌다.
히든 피스들을 먹고 먹었지만, 이렇게 보자 엄청 많이 먹었다는 체감이 든다.
자, 그럼 이걸로 크로스파이어와 싸우면 이길 수 있을까?
‘힘들겠지.’
파프닐은 길드와 자신을 비교했다.
50여 명의 해골병과 페넬로페, 벨, 루이.
말하기 남부끄럽긴 하지만, 상당히 강한 전력이다.
김철에게 밀리긴 했지만, 그건 그 자식이 카운터인 신성력을 써서 그런 거고.
하지만 크로스파이어는 김철 같은 최상위 랭커만 20명 이상.
일반 길드원이 십만에 육박하는 거대 길드에, 좀비 떼까지 같이 있다.
‘그냥 부딪치면 안 돼. 드워프들이 있다고 해도 계책이 필요하다.’
파프닐은 시현을 찾아가려 했다.
그러던 중, 의외의 인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너, 뭔 짓 하고 다니는 거야?”
김철은 그렇게 말하며 도를 뽑았다.
“똑바로 말해라. 조금이라도 눈동자 굴리면 목 날아간다.”
“뭔지 모르겠냐? 여기 구하려고 발로 뛰고 있잖아.”
“새끼가 뒈질라고……!”
휙, 김철이 칼을 휘둘렀다. 파프닐은 태연히 말을 이었다.
“네 개 드워프 부족 중 불꽃부족은 싸우다 전멸. 바위, 구리부족은 서쪽 바클라바 산맥의 지저굴에서 노역하며 절반 가까이 사망. 나머지도 초주검. 얼음부족은 북방으로 강제 노역! 이 마을은 크로스파이어 길드 거점 겸 암흑 세력의 본거지가 되지.”
“뭐라고?”
“그게 이대로 가만있으면 찾아올 여기의 미래다.”
김철은 충격받은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별 미친…….
“믿건 안 믿건 이건 사실이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야 알지.
빙의하기 전 소설 속에서 봤었으니까.
그 녀석들을 플러시가 구해 주고, 이후 플러시의 조력자가 되는 전개까지 전부 말이다.
하지만 소설에서 봤다고 말해 봤자 믿지 않을 거다.
굳이 사실을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척 보면 보이잖아. 그 녀석들이 조만간 올 테니까.”
“그래서 나한테도 도와달라고?”
“아니.”
파프닐은 피식 웃었다.
“습격받는 건 드워프들이지, 내가 아니잖아. 할 만큼은 해 보겠지만, 안 되면 도망치면 그만인 것에 왜 내 돈을 올인 해?”
“드워프들이랑 좋은 관계가 아니었나?”
“넌 친구가 보증 서 달라고 하면 서 주냐?”
“…….”
김철이 상또라이라 해도 상식은 있었다.
“아무튼 난 바쁘니까 간다.”
“……뒷구멍으로 수작질하려는 거 보이면 그땐 진짜 가만 안 둔다.”
“그러든가.”
김철은 그대로 몸을 돌려 사라졌다.
영입은 실패했지만, 저 미친개가 별말 않고 가 버린 것만으로도 상당한 수확이다.
최소한 크로스파이어 편은 안 들 테니까.
“자, 그럼 나도 준비를 해 볼까?”
파프닐은 시현에게 찾아갔다.
“일은 잘되십니까?”
“그냥저냥.”
대장간에서 모루를 두드리던 시현이 물었다.
“근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의뢰를 받아들인 거야?”
“뭐가 말입니까?”
“크로스파이어랑 싸운다는 거! 걔네 진짜 큰 길드잖아. 파이브스타나 철혈 아랫급은 될 텐데 어떻게 이기려고.”
“저희도 드워프가 있고, 도시에 말하면 일반 유저분들도 도와주겠죠.”
“일반 유저들이잖아, 와 봤자 샌드백만 안 되면 다행이지.”
“그렇긴 한데……. 어차피 시현 님은 도울 거 아니었습니까?”
시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 차마 사람들을 다 버리라고 할 만큼 매정하진 않은 덕분이다.
“질 때 지더라도 하는 데까진 해보는 거죠.”
“후아아, 그건 반박할 수가 없네.”
“그건 그렇고. 혹시 해골병들 장비 좀 만들어 주실 수 있습니까?”
“그래? 뭐……. 안 될 건 없지. 실력 발휘 좀 해 볼까?”
시현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작업에 들어갔다.
깡깡! 팔뚝이 움직일 때마다 쇳조각들이 자유롭게 모양을 바꿨다.
‘저 정도면 플레이어 대장장이 중에선 이미 상위권이겠는데?’
그때였다.
기척을 느낀 파프닐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저런! 쯧쯧.”
“허 참.”
“흐으음.”
어느새 대장간의 뒤쪽에 드워프 노인들 여럿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작업을 방해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갑갑해 보이는 모습!
“무슨 일입니까?”
작업에 집중하는 시현 대신 파프닐이 먼저 나서서 물었다.
“어? 아닐세. 아무것도.”
“흠, 흠.”
“우리가 방해됐나 보구먼.”
드워프들은 헛기침을 하며 물러나려 했다.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게.”
“흠.”
“허, 그러니까.”
“왠지 한쪽은 우리 손녀딸 보는 거 같아서 참고 있었는데.”
“그렇지?”
“겉멋만 잔뜩 들었다고 할까.”
“한마디로 어……. 품질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군. 쇠가 아까워.”
처절한 혹평!
타이밍을 기다리던 시현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뭐라고요? 지금 말 다 했어요?”
“아니, 미안하네, 아가씨.”
“그런데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암, 암.”
드워프들은 흠칫 물러서면서도 할 말은 했다.
늙은 생강이 맵다더니 확실히 그런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러면 시현도 가만있지 않을 텐데?
“못 믿겠어.”
부들부들 떨던 시현이 말했다.
“그럼 한번 보여 줘요.”
“뭘?”
“만드는 거요.”
“그건 지겹도록 보지 않았나?”
“맞아, 맞아.”
“아니, 그래도.”
드워프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해 볼까?”
드워프 한 명은 풀무를 잡고.
“보여 달라니까 보여 줘야지.”
또 한 명은 망치를 쥐고.
“장비를 제작하는 건 겉멋이 아니라네, 아가씨.”
또 한 명은 용광로를 데운다.
[특별 이벤트]-드워프들의 연회를 감상합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