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19)
119화
“믿음이 부족해……. 믿음이…….”
어두운 바위산.
흑마법사 노인이 혀를 찼다.
“이 중요한 시기에 이권 다툼을 운운하다니……. 그 녀석들도 글러 먹었어.”
능력을 선사할 땐 굽신거리더니.
자기들 세력이 위협받자마자 병력의 태반을 옮겨 버렸다.
진정한 신도가 아니라는 증거다.
마물 군단만 준비되면, 저 녀석들도 치워 버릴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세상은 곧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중얼거리는 흑마법사의 아래로 넓게 펼쳐진 땅.
수만 마리가 넘는 언데드들이 도열해 있었다.
“엄청나군.”
이쪽도 만만치는 않지만, 정면에서 붙으면 도저히 상대가 안 될 거다.
“저……. 저거 되겠어?”
“어흠…….”
시현이 로봇 같은 말투로 질문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힘들지요.”
“그럼…….”
“하지만 지금 안 치면 더 힘들 겁니다. 이겨도 저놈들은 계속 올 거고요.”
언데드 마물들은 노 코스트나 다름없다.
잡아도 잡아도 끝없이 나오니, 그 전에 문제의 근원을 친다.
“그럼 지금이 올인러시라는 거군요, 형님.”
“그렇지.”
킨도르한에게 대답한 파프닐이 손뼉을 쳤다.
“길게 할 것 없으니 바로 시작하죠.”
딱, 손가락을 튕기자 해골병들이 나타났다.
손에는 모두 밧줄과 족쇄를 든 채였다.
“일단 여기 있는 성기사들부터 전부 제압하도록.”
***
“케륵.”
“케르륵?”
해골병들의 부대 사이를 흑마법사와 건달 무리 여럿이 가로질렀다.
“크흑…….”
“흑흑…….”
“빨리빨리 걸어!”
“크하하하!”
한가운데에는 성기사와 드워프, 신관들이 꽁꽁 묶인 상태.
양옆에 있던 우미간 건달들이 틈만 나면 채찍을 휘둘렀다.
“잠깐……. 너희들은……. 누구냐…….”
대열의 앞을 해골 마법사 하나가 가로막았다.
“나는 흑마법사……. 굴드다!”
“굴드? 들어 본 적 없는데…….”
“갈! 헬카이트 님의 제자인 나 굴드를 몰라본다고?”
“헬……카이트……. 군단!”
군단의 헬카이트라면 소국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거물이다.
“그……. 그런 분의 제자가 여긴 무슨 일로…….”
“보면 모르나? 네놈들의 골칫거리를 다 잡아 왔잖아.”
“그……. 그렇군…….”
“알았으면 비켜. 네놈들 우두머리랑 대화해야 하니까.”
“그……렇게 하지.”
해골 마법사가 순순히 물러났다.
의심을 풀었는지 완전히 신경을 끈 모습이었다.
-킨도르한 : 어우, 진짜 통하긴 하네요?
-파프닐 : 아직 모른다. 긴장을 늦추지 마.
-킨도르한 : 하긴, 여기서 들키면 진짜 끝장이죠.
그랬다.
언데드 군대를 뚫고 가는 대신 흑마법사로 위장한 것.
파프닐이 진짜 흑마법사이기도 하고, 건달 패거리와 다크 게이머들이 있었기에 자연스레 넘길 수 있었다.
“아이고, 좀 천천히 걷자. 너넨 힘들지도 않냐.”
“조용히 해!”
“이씨…….”
“언니!”
“미, 미안.”
등 뒤에서 불평 소리가 몇 들려왔지만 자연스럽게 무시!
관문과 문을 몇 번 넘자, 마침내 거대한 신전 중앙 홀에 도착했다.
“여기……. 나오십니다.”
“흠.”
안내하던 언데드들이 빠지자, 곧 주변이 어둠에 잠겼다.
그때였다.
홀 북쪽에서 화르르거리며 불이 일어나더니, 검은 로브의 남자가 그 속에서 걸어 나왔다.
“굴드? 헬카이트의 제자인 굴드인가?”
남자의 위엔 ‘???’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그렇습니다.”
“골치 아픈 드워프 놈들을 잡아 왔군, 거기다 루의 성기사와 신관까지……!”
로브 남자가 높은 어조로 말했다.
“역시 헬카이트의 제자로다. 어중간한 모험가 놈들이 석 달 동안 하지 못한 걸 단번에 해내다니!”
“과찬이십니다.”
“이렇게 온 것은 헬카이트의 명령인가?”
“……아닙니다.”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저는 제 스스로의 의지로 와 있습니다.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서!”
강한 힘을 위해 스승을 배신한 흑마법사.
다행히 하데스가 곧바로 신앙이나 호감도를 떨어뜨리진 않았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서 그런가?
“힘이라…….”
로브 남자가 말했다.
“힘을 위해 찾아왔다면 제대로 왔노라.”
“여기서 섬기는 신은 누굽니까?”
“그대는 악의 신들을 어디까지 알고 있나?”
“음……. 하데스, 피의 신 어둠의 신 카탄, 그 외에 여럿을 알고 있습니다.”
설정 내에서도 나온 사실이니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 순간 남자가 말했다.
“여기서 나올 분은 그들 모두를 발아래 짓밟을 분이시다. 세상 바깥의 신이시고, 세상을 지배하실 분……!”
“이름이 뭡니까?”
“이제 알게 될 거다.”
펄럭, 가볍게 공중으로 뜬 남자가 파프닐 앞으로 다가왔다.
남자가 말했다.
“힘을 원하는가?”
“……예.”
“나는 벨제크, 그분을 섬기는 12신관 중 한 명으로서 말한다. 그대는 지금까지 섬겨 왔던 신들을 버리고, 그분의 사도로서 새로이 태어나겠는가!”
-벨제크가 배신과 전향을 제안합니다.
-새로운 퀘스트 ‘이계신의 초대(노말)’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수락할 시 ‘이계신의 선지자’ 직업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수락할 시 하데스 신, 혈신과의 관계가 최악이 되며, 두 신의 신앙도, 혈신과의 신앙도가 최악으로 떨어집니다.
-수락할 시 이계신 관련 퀘스트들을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의 스킬들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계신의 권능에 의해서가 될 것입니다.
-현 세계의 모든 신과 신앙 세력이 당신의 적이 될 것입니다.
-현 세계의 NPC들과 쌓은 모든 호감도, 직책, 직위가 소멸합니다.
-전직하시겠습니까?
‘무시무시한 내용이군.’
지금까지 해 왔던 걸 다 잊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크로스파이어 놈들은 다 이걸 했던 건가?
“받아들이겠다면 이걸 먹어라.”
벨제크가 검은 구슬 같은 걸 내밀었다. 돌기가 가득하고, 심장처럼 펄떡이는 촉수였다.
“……알겠습니다.”
슥, 촉수를 받은 파프닐이 입가로 가져갔다. 벨제크의 입꼬리에 미소가 생겼다.
그때였다.
푸욱! 마나를 실은 혈마검이 벨제크의 복부를 찔렀다.
-크리티컬 히트!
-약점 공격!
-벨제크의 마나홀에 손상을 입혔습니다.
-벨제크의 마법 공격력이 30% 감소했습니다.
-벨제크의 스킬 시전 시간이 10% 길어졌습니다.
-벨제크의 MP 회복력이 80% 감소했습니다.
-벨제크가 치유할 수 없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계속해서 MP가 빠져나갑니다.
-압도적으로 강한 적을 상대로 약점 공격에 성공했습니다.
-검술 마스터리 스킬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쿨럭!”
“지금!”
파프닐은 곧바로 촉수 구슬을 던지며 외쳤다.
“다들 작전대로 움직이세요!”
“루이시여!”
“토르시여, 힘을 주소서!”
“드디어!”
“가자!”
묶여 있던 성기사와 신관들이 일제히 밧줄을 끊었고, 다크 게이머들은 드워프와 함께 입구를 막았다.
“이, 이놈! 헬카이트의 제자라더니 이게 무슨 짓이냐! 큰 힘을 갖고 싶지 않으냐!”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르지.”
어디 영화에서 본 대사 같은데.
내용 자체에는 100% 동의하는 바다.
“그런데 난 다른 플랜이 있거든.”
이 시간에 최대한 대미지를 누적시켜야 한다. 파프닐의 검이 열댓 번 움직이며 벨제크의 몸을 찢었다.
“크아아아!”
뒤로 물러난 벨제크가 귀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
“크아악! 하등한 선주신들의 하수인 따위가! 두고 보자. 진정한 힘을 몰라본 대가를 치르게 해 주마!”
콰아아아.
검은 마나가 홀 전체를 뒤덮었다.
-압도적인 마력이 주변을 뒤덮습니다.
-스킬 시전 시간이 3% 길어집니다.
-공포가 마음을 꺾습니다.
-공격력이 10% 감소했습니다.
-명계의 신, 하데스가 축복을 내렸습니다.
-공격력 감소 효과가 소멸했습니다.
-모든 어둠 속성 스킬의 효과가 +2% 상승했습니다.
-모든 어둠 속성 하수인, 소환물의 HP, MP가 +2% 상승했습니다.
이런 쪽에서는 제대로 지원을 해 준다.
“좋아, 해보자고!”
“다들 힘내요!”
시현, 시연 자매의 외침.
루디우스가 하프를 꺼내 튕겼다.
-영광된 전쟁의 노래(유니크)를 들었습니다.
-공격력이 +23% 상승했습니다.
-방어력이 +10% 상승했습니다.
-스킬 저항력이 +20 상승했습니다.
-모든 안 좋은 상태이상 지속 시간이 30% 감소했습니다.
-저주에 걸릴 확률이 줄어듭니다.
-치명타 확률이 증가했습니다.
-HP가 초당 300씩 회복됩니다.
바드의 버프!
“나도 질 수 없지!”
킨도르한이 금속 각목을 꺼내 머리를 부딪쳤다. 그대로 각목이 부러지며 이마에서 피가 솟구쳤다.
“크아아! 조폭의 혼이여!”
-상대방의 방어력이 6.8% 감소했습니다.
-상대방의 스킬 시전 속도가 2.4초 증가했습니다.]
-HP가 400 감소했습니다.
-공격력이 38% 상승했습니다.
모든 버프를 다 받은 파티들.
그 앞에서 벨제크가 두 손을 들자 검은 마나가 모였다.
전투의 시작이었다.
***
“어둠의 힘 앞에 무릎 꿇어라! 마의 파도!”
벨제크의 주변에서 검은 파도가 일어나 공격했다. 선두의 드워프들이 일제히 튕겨 나갔다.
마법 공격들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저게 상시 패시브였으면 진짜 답도 없었겠는데?
“어차피 죽여야 할 놈들. 요새 안에서 버텼다면 며칠은 더 오래 살았을 텐데, 스스로 삶을 단축한 너희들의 어리석음을, 그리고 너희를 그렇게 창조한 선주신들을 원망해라.”
으스스하게 읊조리는 벨제크.
“칠(Chill)!”
싸늘한 냉기가 드워프 둘을 그대로 얼렸다. 재빨리 신성력이 모여 막았지만 엄청난 공격이었다.
그 상태로 한 번 더 손을 회전하자, 곳곳에서 해골 기사들이 나타났다.
“나의 종복들이여, 적들을 처치해라!”
“예! 마스터!”
왠지 모르게 어이가 없었다.
난 해골 기사가 마스터 스킬인데, 저 녀석은 손짓만 하니 나오네?
‘예상대로 고레벨 보스 몬스터다 보니 보통이 아니군.’
소설 속에서 나온 고레벨 보스들은 숨도 못 쉬도록 주인공을 몰아붙인다.
이 정도 거센 저항은 예상한 바였다.
“일단 막고 계십쇼!”
파프닐은 중심부에서 빠져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신전 입구의 문 앞에선 치열한 전투가 한창이었다.
뚫으려는 몬스터들과 막으려는 다크 게이머들!
“크아아! 대신관님을 도와라!”
“막아야 합니다!”
안 그래도 소환하는 몬스터들로 벅차다.
밖에서 몬스터들이 들어오면 상대해야 할 적이 늘어난다.
전투가 길어지면 물량에 밀려서 화력이 부족해질 게 뻔했다.
“이 녀석들!”
파프닐은 혈마검을 휘두르며 전장을 누볐다. 단숨에 몬스터들을 몰아내자 순간적으로 공간이 텅 비었다.
“지금입니다!”
“우오오!”
철컹, 콰앙. 문이 닫히자마자 드워프들이 미리 가져온 용접제를 들이부었다.
“됐다! 봉쇄했어!”
“이제 화력을 집중합니다.”
재차 안쪽으로 가자, 공략 중인 인원들에 둘러싸인 벨제크가 보였다.
“루이시여, 빛을!”
“토르의 망치는 자비 따윈 모르네!”
벨제크의 주변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성기사와 신관 수백 명의 일 점 공격.
신성 마법이다 보니 가까이만 가도 몸이 따가운 빛이 가득이었다.
“캐애애액! 이 잡것들이!”
당연히 벨제크도 대처하려 했다.
“내 차례다!”
물론 그 정도를 대비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
막 캐스팅이 완성되기 직전.
수십 개의 무기를 주변에 두른 남자가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악!”
“화양연화!”
공격을 떨쳐 내려 해도 신성 속성 장비로 도배하다시피 한 김철이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저 스토킹이 얼마나 지독한지는 당해 봐서 잘 알지.
거기에 주변에서 도끼를 던지거나 공격을 하는 드워프, 마법사들까지!
-스킬이 취소되었습니다.
-마나 역류!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그로기 상태에 빠졌습니다.
벨제크가 엎드리자 드워프와 우미간 건달, 다크 게이머들이 나섰다.
“에라이! 다구리다!”
“우리 마을들을 괴롭힌 악적! 내 도끼를 받아라앗!”
“딜, 딜, 버프 깎고. 이제 뒤로.”
마구잡이인 갱과 드워프, 거기에 맞춰 체계적으로 연계를 넣는 다크 게이머들까지.
보통 마법사를 상대하는 정석이 저런 식이긴 한데, 이건 보면서 살짝 불쌍해질 정도였다.
“판데모니엄 네펜데스!”
한 숟가락을 얹은 파프닐이 생각했다.
‘여기까진 일단 순조롭군.’
크로스파이어도 없고.
지원군 언데드들도 막았다.
신관과 갱, 드워프들은 잘 공격하고 있고.
캐스팅도 뭔가 하려고 하면 김철이 득달같이 달라붙어 물고 늘어지는 상황.
‘이대로만 되면 딱 좋을 테지만……. 그렇게 될 리는 없겠지.’
그때였다.
“이, 이놈드으을…….”
콰아아아, 어둠이 사라지더니 벨제크가 무릎을 꿇었다.
“잡았다!”
갱 한 명이 쾌재를 부르며 달려들었다.
“안 돼!”
“결국 그분의 힘을 쓰게 만드는구나……!”
소리를 쳐 봤지만 이미 늦었다.
뿌드드득, 벨제크의 몸에서 나무뿌리 같은 것들이 돋아나더니 그대로 갱의 가슴을 꿰뚫었다.
-‘식사시간3분’ 님이 사망했습니다.
첫 사망자의 출현.
들떠 올랐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늘해졌다.
“크크……. 이 버러지 같은 것들!”
바로 그 순간.
빠드득!
“……!”
마구 일어나던 나무뿌리들이 갑자기 일시 정지라도 누른 것처럼 멈췄다.
“뭐……. 뭔…….”
후, 드디어 발동한 모양이군.
파프닐은 씩 웃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