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2)
12화
-카타콤 지하 2층에 입장했습니다.
-단독으로 미개척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경험치 획득률이 +20% 상승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와 스킬의 대미지가 20% 상승했습니다.
-최초 발견자 버프가 적용 중입니다.
-어둠이 짙어집니다.
카타콤 지하 2층 입구.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 메시지와 함께 몸이 살짝 가벼워졌다.
어느새 주변이 정적으로 가득 찼다.
차라리 스켈레톤 소리라도 나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없는 완전한 정적.
“흠…….”
심호흡을 한 파프닐이 그 한가운데를 향해 횃불을 던졌다.
그 순간.
사방의 벽이 움직였다.
“역시!”
-블랙 뱃의 공격에 당했습니다.
-HP가 감소했습니다.
-단단한 갑옷이 추가 공격을 막아 냈습니다.
순식간에 시작된 박쥐들과의 전투.
푸드덕!
사방의 벽과 천장에서 블랙 뱃들이 이를 드러냈다.
“1호, 나를 지켜라!”
파프닐의 외침에 1호가 나타나 층계참을 틀어막았다.
그사이 층계참으로 물러난 파프닐이 생각했다.
‘역시 예상대로 1층과 등장하는 몬스터 유형은 비슷하군.’
숨겨진 던전이라고 해 봤자 이전 층의 연장선.
보통 RPG 게임들의 던전 디자인을 고려해 봤을 때, 등장 몬스터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 정도는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스토리상 중요한 던전 같지도 않으니 더욱 그렇지.‘
차이점이라면 이번엔 강화형인 블랙 뱃이라는 것 정도.
‘그럼 이제 어떻게 저놈들을 상대한다?’
일반적인 파티는 마법사나 궁수, 혹은 신관의 광역 스킬로 박쥐를 잡는다.
파프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힐데가 앞을 막으면, 파프닐이 다크 에너지 볼트를 맞춰 잡곤 했다.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컨트롤이 받쳐 주기에 충분히 가능했던 일.
하지만 지금은 그런 힐데조차도 없었다.
까아아!
까깍!
수많은 블랙 뱃들이 1호와 파프닐에게 달려들었다.
1호가 얼마 버티지 못하면, 다음은 바로 파프닐의 차례.
물론 파프닐은 이 상황에 당황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준비를 해 왔지.”
휙, 파프닐은 가죽 주머니를 던졌다.
다음 순간 그 안에 있던 후추와 고춧가루 혼합물이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깍꺅!
깍!
-블랙 뱃의 회피율이 35% 감소했습니다.
-블랙 뱃의 이동속도가 20% 증가했습니다.
박쥐는 귀와 눈, 코가 인간보다 한참 예민하다.
그런 감각에 저 ‘가루 테러’를 당하면, 최루가스를 정통으로 맞은 것 같은 기분이리라.
심지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진짜는 이제부터지.’
파프닐은 미리 준비한 목공예품 장비를 착용했다.
“잘 조준해서…….”
달칵거리는 소리가 일어난 후.
슛! 물줄기 하나가 시원스레 쏘아졌다.
효과는 놀라웠다.
-블랙 뱃에게 대미지를 입혔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한 방?’
아무리 박쥐가 공격력과 이동속도에 집중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방이라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박쥐 떼가 몰려들었다.
굶주린, 민첩한, 독을 품은 등의 수식어를 가진 놈들이 가득!
‘이거 무섭구만.’
파프닐은 쉴 새 없이 물총을 쏘아 댔다.
쉬익, 날아간 물줄기들이 백발백중 박쥐들을 맞혔다.
‘FPS라면 또 일가견이 있으니까.’
어린 시절 쏘던 물총 싸움.
혹은 처음 한 총 게임에서 단신으로 상대방을 올 킬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박쥐들을 피해 몸을 굴리며, 연달아 물총을 발사!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등급 : 노말-매직-레어-유니크-에픽-레전더리-하이퍼-갓.
대나무 통이 다 비어 갈 무렵.
마지막 박쥐가 1호의 칼에 베이며 입구에서의 전투가 끝이 났다.
그렇게 싸움이 끝난 빈 무대 위.
손을 턴 파프닐이 생각했다.
‘역시 물총을 준비해 오길 잘했군.’
대나무 통으로 만든 특제 성수 물총!
보스 몬스터 상대로는 그다지 위력이 안 나오지만.
스켈레톤이나 박쥐, 각종 일반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래도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초입부터 이 정도라면 저 안엔 어떤 몬스터들이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고된 탐험이 될 것 같군.’
슬프게도 그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단단한 스켈레톤 파이터] [흉폭한 스켈레톤 메이지] [블랙 뱃 대장]블랙 뱃들을 거느린 정예 몬스터들이 연달아 등장!
힐데가 있었더라도 감당하기 힘들었을 몬스터 조합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몬스터를 막더라도, 어둠 속에 숨은 함정이나 막다른 길, 미로 등이 파프닐을 가로막았다.
‘이 정도로 어려울 줄이야.’
같은 레벨대에선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초극한의 난이도.
그러나…….
‘난이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보상도 크다는 뜻이지.’
이보다 더한 난관도 숱하게 넘어선 파프닐이다.
하물며 지금은 김강한일 때보다 몸도 더 좋아졌고, 거기에 ‘치트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가!
“가라, 1호!”
1호를 앞으로 보낸 파프닐이 대나무 물총을 들었다.
슈슈슈슉!
성수가 쏟아질 때마다 몬스터들이 무더기로 녹아내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메시지에 정신을 차린 파프닐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의 다 왔군.”
이젠 주변에서 귀곡성이나 속삭임까지도 들려온다.
보스 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
‘이대로라면 끝까지 순조롭겠어.’
성수 물총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약한 몬스터는 단숨에 녹아 사라지고, 조금 체급이 되는 몬스터도 빈사 상태가 된다.
덕분에 파프닐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사냥을 해 왔다.
문제는 성수의 재료비.
병당 1만 원대가 깨져 나가기에, 최초 발견자 버프가 아니라면 가성비가 맞지 않는 방식이었다.
‘어쩔 수 없지. 여기서 뽕을 뽑는 수밖에.’
그때였다.
다음 방으로 들어가던 파프닐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달팽이 한 마리가 눈앞에 있었다.
문제는 놈의 크기.
검은 껍데기를 등에 짊어진 달팽이의 크기는, 커다란 소형차 한 대만큼이나 컸다.
[가시 난 돌연변이 대형 다크 스네일]‘미친.’
달팽이는 습하고 어두운 곳에 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여기에 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닌데.
‘무슨 지옥에서 건진 달팽이를 여기 놓아두냐고.’
심지어 ‘가시 난’이란 수식어도 문제다.
껍질과 몸체도 단단한데, 공격을 하면 반사 대미지가 들어온다.
근접 전투원이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상성인 셈.
‘소금이라도 뿌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달팽이에게 극독이라 할 수 있는 소금!
하지만 지금은 가진 소금이 없다.
어차피 있어도 달팽이의 몸 주변에 있는 검은 오라를 막을 순 없겠지만 말이다.
‘조금 돌아가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나.’
잠시 고민하던 파프닐의 머릿속에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맨몸으로 저놈을 상대하는 것보단 낫겠군.’
마법이 없는 이상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시뮬레이션을 마친 파프닐이 해골병들을 소환했다.
[이름 : 대형 다크 스네일]-분류 : 언데드
-속성 : 어둠
-타입 : 근접
-레벨 : 50
-위험도(동 레벨 기준) : ★★★
[패턴]-독액 발사 : 독액을 조준 후 발사함. 대미지 굉장히 높음.
-웅크리기 : 방어 패턴. 대부분의 물리 공격을 무효화하거나 대미지를 줄임.
-어둠의 마나 방출 : 주변에 어둠의 마나를 방출함.
-새끼 달팽이 소환 : 새끼 달팽이들을 소환한다.
-주의점 : 물리 공격의 대부분이 껍데기에 막힘. 마법 공격 또는 속성 부여 공격, 환경적인 요소로 공격할 것.
‘후우…….’
대략적인 정보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정면 승부 시 파프닐이 이길 확률은 1할 미만!
이 때문에 파프닐은 색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지금!”
파프닐의 지시에 따라 해골병들이 주머니를 던졌다.
퍼엉! 펑!
다크 스네일의 주변으로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후추와 고춧가루, 그리고 먼지의 혼합물!
놈도 맞고만 있지는 않았다.
촤아악.
다크 스네일의 입가에서 진녹색 독액이 쏘아졌다.
맞으면 온몸이 녹는 극성의 산성 독!
“이런!”
파프닐은 재빨리 해골병들을 방패 삼아 피했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하자 촉촉하던 다크 스네일의 피부가 바싹 말라 갔다.
‘작전대로군.’
물론 이걸로 놈을 잡을 순 없을 것이다.
소금을 막기 위해 마나까지 두르고 있는 놈이었으니까.
그러나…….
달그락, 다크 스네일의 앞으로 나무통 하나가 굴러왔다.
그 주변으로 새어 나오는 건 다름 아닌 맑은 물!
쉬이익.
다크 스네일이 다급히 그쪽으로 향했다.
체액을 다량 잃은 데다, 소금과 후추 먼지가 들러붙어 고통스러운 지금.
저 물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과 다를 바 없으리라.
물통 위를 덮은 다크 스네일이 단숨에 그것을 삼켰다.
‘예상대로군.’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순간.
쉬이이익! 쉭!
다크 스네일의 몸 안에서 빛이 일었다.
그럴 만했다.
몸속으로 들어간 통 안엔, 특제 성수가 가득 들어 있었으니까.
‘바깥에서 안 통하면 안에서 통하게 한다.’
고통스러워하는 다크 스네일에게 파프닐은 다음 통을 보냈다.
굳이 명중시킬 것도 없었다.
바로 앞까지만 굴리면, 알아서 통을 먹어 주었으니까.
그렇게 다섯 개쯤 통을 굴린 파프닐이 횃불을 들었다.
“때가 되었군.”
방 입구로 물러난 파프닐이 그대로 횃불을 던졌다.
그다음은 뻔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주하는 파프닐.
잠시 후.
콰과아-앙!
무시무시한 폭발이 다크 스네일이 있던 방 전체를 가득 메웠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일순간에 극한의 대미지를 입혔습니다.
-강력한 적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처치했습니다.
-직접 공격이 아닌 환경 요소를 이용해 1기 이상의 네임드 이상의 몬스터를 처치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일격필살’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초급 지략가’를 획득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민첩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손재주 스테이터스가 +3 상승했습니다.
-레벨 업!
엄청난 알림들이 연달아 나타났다 사라졌다.
파프닐은 천천히 방 쪽을 확인했다.
“콜록! 켈록!”
방 안은 처참했다.
기둥은 모조리 무너지고, 곳곳의 벽이나 천장, 바닥도 무너져 안쪽의 보물 상자나 은화들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가장 끔찍한 건 다크 스네일의 상태.
온몸이 터져 나갔는지, 방 곳곳에 깨진 껍질과 말라붙은 점액의 흔적이 있었다.
“……다행히 성공했군.”
다크 스네일의 방어력은 최상급.
혹시 모르는 일이기에, 성수를 먹여 안쪽에서 몸을 부풀린 뒤 작전을 시도한 게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대로 아이템만 주우면 되나.’
다만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윽…….”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점액들 사이.
다크 스네일에게서 나온 아이템의 일부가 보였다.
“……야, 1호.”
달그락달그락!
멀리서 주위를 경계하던 1호가 다가왔다.
척, 명령을 내려 달라는 듯 무릎을 꿇는 1호.
“주워.”
“…….”
더러운 일은 해골병에게 시키고, 득은 혼자 다 보는 악독함!
네크로맨서의 장점 중 하나였다.
-다크 스네일의 달팽이 껍질(레어)을 획득했습니다.
-카르쉬크의 베놈 링(레어)을 획득했습니다.
-통가의 저주 제조법 3페이지를 획득했습니다.
-통가의 저주 제조법 5페이지를 획득했습니다.
-21실버를 획득했습니다.
‘상태창.’
[카르쉬크의 베놈 링]-등급 : 레어
-레벨 제한 : 50
-물리 방어력 : 20
-힘 +2
-지능 +7
-지혜 +5
-명중률 +15%
-치명타 피해 +10%
-스킬 쿨타임 감소 10%
-모든 독 저항력 +5
-일반, 스킬 공격 시 상대방에게 ‘카르쉬크의 피’ 디버프 부여.
-카르쉬크의 피 : 초당 최대 체력의 0.25% 대미지, 스킬 실패 확률 25% 상승, 명중률 15% 하락,
‘오…….’
이 정도 옵션의 레어급 반지라면 시장에 팔아도 200만 원 이상의 고급 옵션!
안 그래도 액세서리 칸에 채울 액세서리가 없던 차다.
‘심봤군.’
50레벨 제한이라 당장 쓸 수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그렇다 해도 엄청난 소득인 건 사실이다.
‘다른 파티원을 안 구하길 잘했어.’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이 정도면 나도 꽤 운이 따르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숨겨진 던전에서 레어급 액세서리를 얻었으니, 기고만장할 만도 했다.
“……젠장.”
30분 후.
파프닐은 그렇게 생각하던 30분 전의 자신을 향해 이를 갈았다.
동시에 깨달았다.
어째서 플러시의 ‘운빨’이 이곳을 피했는지를 말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