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23)
123화
자이언트 트롤.
심플한 이름과 달리 유저들에게는 공포처럼 군림하는 보스 몬스터다.
트롤이 가진 장점인 재생력, 최상위권 포식자 계열다운 사냥 본능, ‘자이언트’라는 수식어처럼 다른 대형종에 비해 부족한 트롤 특유의 근력도 보완되어 있다.
상당히 까다로운 몬스터.
쿵! 바로 그 자이언트 트롤이 쓰러졌다.
“드디어!”
“쓰러트렸다!”
그 트롤을 쓰러트린 장본인인 파이브스타 공격대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자이언트 트롤은 그 까다로움과 더불어 희소한 몸값으로 이름 높았다.
상급 포션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이 때문에 그 가치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었다.
“이봐! 2페이즈만 보고 잡은 건 우리가 거의 최초 아니야?”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인데?”
희희낙락하는 길드원들을 바라보며, 이시우는 눈썹을 찌푸렸다.
“어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라도 있으십니까? 마스터.”
부관 김정현이 묻자, 이시우는 혀를 찼다.
“너무 느려. 2페이즈도 보지 않고 잡았어야지. 딜은 충분했을 텐데?”
“예상치 못한 패턴이 상상 이상으로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걸 감안하고 분석하는 게 분석팀 일일 텐데.”
“그건…….”
“먹은 만큼 값을 못 하면 굳이 있을 이유가 없지. 한 번 더 이런 일이 생긴다면 인센티브를 50% 감봉한다고 전하도록.”
싸늘하게 말한 이시우가 눈매를 좁혔다.
“드워프 이권을 포기하면서까지 투자한 곳인데……. 이래서야 채산성이 잘 나올지 모르겠군.”
철혈이나 아크, 그 외의 다른 명문 길드들은 똥 마려운 개처럼 드워프에 손을 뻗고 있다.
유적을 발굴 중인 파이브스타는 그쪽에 닿을 수 없는 상태.
“……죄송합니다.”
“사과는 필요 없으니 좀 더 속도를 내. 초과 근무에 교대조까지 한꺼번에 투입해서라도.”
“……!”
오성그룹 호라이즌부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 80시간.
그걸 더 늘리겠단 소리에 직원들의 낯빛이 하얗게 질렸다.
‘여기서 더 늘린다고……?’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사냥만 하라는 건가!’
지금보다 더 시간을 늘리면 필경 실수가 일어나리라.
하지만 그로 인해 생겨난 손해는 무조건 직원 본인의 탓!
‘대기업이라서 들어왔더니, 완전 지옥이잖아!’
‘보너스는 됐으니까 좀 쉬게 해 줘!’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나아가는 직원들.
그 앞으로 두 번째 관문이 나타났다.
“카카카카! 어리석은 놈들!”
“감히 이곳을 침범하다니!”
쉐도우 리치와 쉐도우 데스나이트들로 이루어진 고급 언데드 부대!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재차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김철이 거짓 정보를 주지는 않았군.’
이시우가 턱을 쓸었다.
‘초반부터 이 정도 몬스터들이 나오다니.’
호라이즌에서 불변인 시스템이 바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다른 건 몰라도 강한 몬스터가 나올수록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이 정도면 최소 에픽급 이상……. 임모탈급까지 바라볼 수 있다.’
쓸모없던 개 한 마리를 내준 게 액땜이 된 걸까.
‘더, 더 빨리 깨야 한다. 다른 어느 길드들도 따라올 수 없게. 그래야 후계자 경쟁 구도에서 내 업적을 강조할 수 있어.’
지금만큼은 누구보다도 히든 피스를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철혈도, 파이브스타, 아크, 랭킹 1위 아진, 파프닐, 그 외의 수많은 랭커 중 어느 누구보다도 말이다.
꽈악, 이시우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
-딸그라라락!
일반 해골병이 돌에 깔려 산산조각 났다.
“흠.”
슥슥, 파프닐의 펜이 종이 위에 시간과 과정을 기록했다.
“돌 함정이 저기, 가시 함정이 저기…….”
종이에 적힌 함정의 개수는 32개.
해골병들이 스스로 몸을 바친 덕분에 모두 알아낼 수 있었다.
-사자왕이라……. 스스로 왕이라 칭할 정도였다고?
“네, 그것도 보통 왕이 아니라 남쪽의 모든 내로라하는 영웅들을 전부 꺾은 진짜 왕이랍니다.”
-고금제일인이란 거군! 어떤 무인일지 정말 기대되는구먼.
들뜬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
-누가 더 강한지, 한번 철의 대화를 나눠 봐야지.
“카라미트 님.”
-음? 왜 그러나?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말씀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어흠! 그런가?
그때의 카라미트는 거의 복수귀나 다름없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이렇게 보여도 복수를 잊은 건 아니야. 기회가 되면 그놈들을 반드시 족칠 거다.
“그렇군요.”
-복수는 해야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세상을 지키는 사명은 다해야지.
그러면서 조금 즐기기도 하고.
왠지 카라미트가 웃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카라미트 님.”
-음? 뭔가?
“그래서 그 사자왕이랑 카라미트 님 중 누가 더 셀 것 같습니까?”
-당연히 이 몸이지. 당시 나는 전 대륙에 이름이 자자했었다네.
흐음, 그 정돈가.
잡담을 나누는 사이 기록 정리가 끝났다.
고갤 돌리자 엘리트 해골병들이 멀찍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왜 그렇게 멀리 있어?”
“딱…….”
“어차피 대충 트랩들 위치나 패턴은 다 파악됐으니까 너희까지 같이 돌파할 필욘 없어.”
몬스터 사냥이라면 모를까.
함정 피하기라면 해골병들이 같이 있어 봤자 거추장스럽기만 할 뿐이다.
“대신 아래에서 짐을 지키고 있어라. 여기까지 와서 도전을 못 하는 건 안타깝겠지만……. 어쩔 수 없지.”
“딸각.”
“달그락.”
왠지 이마에 난 땀을 닦는 것 같은 모습을 본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저기 꼭대기까지 가야 합니까?”
“네.”
캡스는 짐을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저는 산기슭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무슨 소립니까? 같이 올라가셔야지.”
“네?”
“정상에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짐은 해골병들에게 맡기고, 미리 말해 둔 것만 챙겨서 올라오세요.”
“…….”
미안하지만 산 정상에서도 할 일이 있다.
“저 먼저 가 보겠습니다. 좀 쉬고 올라오세요.”
-사자의 산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과도하게 몬스터의 레벨이 높은 지역입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함정들이 발동되었다.
집채만 한 바위가 내려오거나, 날카로운 칼바람이 돌멩이를 무기처럼 쏘아 보내기 일쑤!
“역시나 마구잡이로 오는군.”
사실 이미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보이긴 했다.
흔히 게임에서 말하는 안전 루트.
하지만…….
‘최단 거리 노 히트 돌파! 이건 못 참지.’
딱히 최단 거리로 깬다고 무언가를 준단 내용은 없다.
그러나 이건 게이머로서의 본능이었다.
“가 볼까?”
파프닐은 그대로 달렸다.
다음 순간 수많은 돌이 산 위에서 굴러 내려왔다.
양옆으로 움직였던 해골병들은 각각 다른 함정을 작동시켰다.
보통은 위로 뛰는 게 정답이지만.
‘그렇게 믿고 올라가다 5호 놈 목이 잘렸지.’
위로 뛰어도 즉사 판정은 마찬가지.
“네펜데스!”
콰쾅! 바위 앞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렇게 생긴 구덩이로 몸을 밀어 넣자, 머리 위로 집채만 한 바위가 지나갔다.
꽤 악질적인 함정.
네펜데스가 있어 다행이었다.
“후웁!”
숨은 돌렸지만 오래 있을 시간은 없었다.
파프닐은 계속 날아오는 바위들을 피하며 산을 올랐다.
-함정을 연속으로 피했습니다.
-민첩이 +1 상승했습니다.
‘오?’
뭐 이런 걸 다.
스테이터스를 받을 때마다 힘이 절로 났다.
아래에서 걷던 캡스는 그 모습을 어처구니없어하며 쳐다보았다.
“미친, 뭐 저딴…….”
네크로맨서라더니 움직이는 게 어지간한 원숭이 뺨친다.
전사를 했으면 랭킹 열 손가락 안에 들었을 거물!
“그런데 왜 하필 네크로맨서를 하는 거지……? 고인물 플레인가?”
그럴 리가. 캡스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호라이즌은 미래 먹거리라 불리는 수준까지 흥행하는 상황.
전 세계적인 게임이 됐는데 거기서 하드 모드 플레이를 한다고?
“……그만큼 자신감이 있단 건가.”
포지션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해도 정점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
그에 비해 자신은 어떤가.
캡스는 땅딸막한 자신의 체형을 보았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남들의 말을 신경 쓰다 보니 어느새 어깨가 좁아져 있다.
게임에서마저 드워프를 배정해 줬을 때 얼마나 절망했던가.
하지만 저 사람은 달랐다.
마구잡이로 살던 자신과 달리, 찬란하게 정상에 오르고 있었다.
“뭐 합니까!”
“네?”
그 남자가 자신을 불렀다.
“빨리 올라오세요! 아까 트랩들 어떻게 작동되는진 봤죠?”
“아……. 하지만…….”
“1호! 좀 도와줘!”
“딸그락!”
“어, 어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손을 잡은 1호가 캡스를 데리고 오기 시작했다.
“뭐, 가장 쉬운 루트로 오니까 죽진 않겠지.”
파프닐은 초를 다시 확인했다.
“정상까지 7분 51초……. 나쁘지 않긴 한데, 조금 아쉽군.”
입맛이 썼다.
전사 클래스였다면 6분 안으로 끝냈을 텐데.
-호오,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저 제단이 중심인 듯합니다.”
눈앞에는 사자 모양의 홈이 파인 돌 제단이 있었다.
“일단 살펴볼까…….”
제단 앞으로 가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험대에 선 자여.
-그대의 명성이 내 귀에 들려오는구나.
띠링!
-명성치가 20,000 이상입니다.
-1개 이상의 세력의 리더입니다.
-1개 이상의 조직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사자왕이 당신을 왕으로 인정했습니다.
-시험의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역시나로군.’
원작 소설에서 위청은 알루인시 뒷골목을 통일해 ‘왕’의 자격을 얻었다.
이쪽은 메탈 담피르로서, 그리고 오크 전쟁과 드워프 마을에서 업적을 쌓으며 왕의 자격을 얻은 거다.
-시험을 보려면 그대의 피를 내어 사자의 제왕에게 먹이도록 하여라!
“이 제단에 피를 내란 건가.”
슥, 칼날로 손을 긋고 가져다 댄 순간.
-명성치가 기준 이상입니다.
-지금 시험을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시험을 시작하시겠습니까?(Y/N)
“시작한다.”
어떤 시험이든지 간에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이젠 하늘의 운을 기다릴 뿐!
-사자왕의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사자왕의 혼과 싸워 이기십시오.
화악, 제단 앞에서 금빛이 터져 나왔다.
“나오는군요, 사자왕이.”
-오, 드디어!
그것이 사라진 자리엔 집채만 한 금색 사자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커흥!”
-사자왕 ‘무바’를 대면했습니다.
-무바는 자신보다 약한 왕에겐 복종하지 않습니다.
-사자왕 ‘무바’의 혼을 쓰러뜨리십시오.
-음?
당황한 기색의 카라미트가 중얼거렸다.
-저게 사자왕?
“그런 것 같습니다.”
-이보게, 어째서 무인 대신 짐승이 있는 겐가?
“그야 사자왕이니까요?”
-아니, 누가 진짜 사자를 떠올리나, 당연히 칭호를 가진 무인인 줄 알았는데…….
“크허어어엉!”
무바가 때맞춰 포효했다.
“해골병, 벨, 페넬로페, 해골 기사 소환!”
봐줄 필요는 없지.
처음부터 최고 전력으로 간다.
“딸그락딸각!”
3호가 창을 내지르자 황금 사자는 피하지도 않고 그것을 맞았다. 3호의 입가 부근 뼈가 벌어졌다.
“크릉!”
그때 황금 사자가 움직였다. 단번에 3호의 목으로 달려들더니, 한입에 그걸 뜯어 버린 것이다.
-엘리트 해골병 3호가 역소환되었습니다.
“아니.”
원 턴 킬이라니.
3호는 다크 스네일의 달팽이 집으로 만들어졌다. 방어력만 따지면 1호보다도 더 강한 녀석이었는데?
“딸그락딸그락!”
한 명이 죽었지만 다른 해골병들은 침착하게 공격을 이어 갔다.
수많은 사냥 경험으로 단련된 연계 공격들.
그러나 어떤 공격을 해도 황금 사자의 몸엔 상처 하나 나지 않았다.
“커헝!”
휘리릭, 황금 사자가 앞발을 마구 휘둘렀다. 냥냥 펀치가 떠오를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그 여파는 엄청났다.
“딸그락!”
“따각!”
주변을 포위했던 해골병들이 사방으로 비산한다. 황금 사자의 앞발은 치명적이진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빠르고 강했다.
“이노오오옴!”
다그닥.
해골 기사 루이가 말을 달렸다.
“감히 내 사랑스러운 부하들을 부수다니, 꼬치로 만들어 주마아!”
해골마를 타고 내지르는 창은 가속도가 붙어 한층 더 강했다.
그렇게 정통으로 창에 박힌 순간.
“어?”
“딸가라라락!”
“크아아아악!”
마치 바위에 부딪힌 차처럼 그대로 공중으로 비산하는 해골 기사와 해골마.
“……물리 면역인가.”
해골병들과 해골 기사를 대가로 알아낸 놈의 약점.
“블러드 익스플로전!”
주문을 외우자 피의 폭발이 일었다. 지금까진 근접전을 주로 해 왔지만, 사실 네크로맨서는 주문 공격이 메인이었다.
그러나…….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헛.”
“크허어어엉!”
폭발의 먼지가 걷히고 멀쩡한 모습의 황금 사자가 울부짖었다.
물리랑 마법 모두 면역이라고?
‘이거 쉽지 않겠는데……?’
등골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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