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다른 몬스터는 안 보이는군요.”
주변을 정찰하고 온 캡스가 옆에 앉았다.
“후우, 아깐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무슨 번개를 산 채로 맞으시면서 살아남으시는데……. 괜찮으십니까?”
“덕분에요.”
쇠를 먹어 회복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진짜 조금만 더 늦었으면 죽을 뻔했다.
“그런데 어떻게 보자마자 바로 피뢰침을?”
“그냥 보자마자 몸이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예전에 그걸 잘못해서 반 애들이나 선임분들한테 많이 혼났거든요.”
“흐음.”
“안 그래도 키가 작아서 민폐를 많이 끼쳤는데, 이건 해야죠.”
“그렇군요.”
이어지는 정적.
-저 녀석, 드워프인 주제에 과묵하구나. 모험가라 그런가.
실제 드워프가 아니라 드워프의 탈을 썼으니 그럴 수밖에.
캐릭터.
개성이나 성격이 표현된 또 다른 자신이기도 하다.
드워프의 탈을 뒤집어쓰긴 했어도.
애초에 본질이 인간인 이상 거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거다.
이쪽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
나는 김강한인가, 오진환인가, 혹은 파프닐인가.
소설 속 인물에 빙의한 채로 또 다른 캐릭터에 들어와 플레이한다.
뭔가 머릿속이 간질간질한데…….
“윽!”
따끔. 몸에 남아 있던 전기가 고통을 주었다.
“참, 이럴 때가 아니지. 인벤토리.”
띠링!
[사자왕의 심장]-등급 : 레전더리
-분류 : 재료
-레벨 제한 : 없음
-장비 제작이나 보석으로 사용 시 HP, MP, 스태미나 관련 옵션 추가 생성.
-전기 속성 옵션 확정 추가 생성
-레벨 상승 및 능력치 조건에 따라 단계 및 능력치 추가 개방.
-현재 단계 : 1단계
-설명 : 모든 강자를 쓰러뜨리고 세상을 오시했던 무적자, 사자왕 무바의 심장. 사자의 끝없는 체력과 마력, 그리고 생전 무바가 다뤘던 힘인 막강한 번개의 마나가 모여 있다.
-등급 : 임모탈
-분류 : 방어구(망토)
-레벨 제한 : 없음
-제한 : 사자왕의 시험을 통과한 통과자 전용.
-내구도 : 1,200/1,200
-물리 방어력 : 240
-마법 방어력 : 180
-통과자의 레벨이 오를수록 방어력 능력치 상승(최대 500레벨)
-현재 레벨 : 200
-번개 속성 저항력 +30%
-번개 속성 공격력 +20%
-5분에 한 번씩 모든 공격을 단 한 번 막아 주는 보호막 생성.
-임모탈 등급까지의 번개 속성 스킬 1개 등록 후 사용 가능.
-???
-설명 : 사자왕 무바의 갈기와 가죽으로 만든 가죽 망토. 한때 온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무의 절대자가 금수였다는 사실을 아는 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크흡!”
“파프닐 님?”
“아, 아닙니다. 그냥 좀 몸이 쑤셔서.”
“혹시 더 아프면 불러 주십쇼.”
애써 환호성을 참은 파프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대박이잖아?’
하나하나 살펴봐도 대박인 옵션밖에 없었다.
사자왕의 심장.
원작 소설에서 상당한 강캐로 나오는 위청의 능력의 비밀이 이 아이템에 있었다.
아직은 내 능력이 부족해 전부 개방하지 못했지만, 위청은 뛰어난 근접전 실력과 더불어 온갖 전기 능력을 자유자재로 다뤘다.
‘추가 능력을 해방하기만 한다면 나도 전격을 쓸 수 있는 건가.’
메탈 담피르의 전용 능력인 금속 지배와 함께 쓴다면?
온갖 능력을 응용할 수 있을 거다.
‘특히나 전기 속성은 공격력만 따지면 불과 함께 속성 중에서 1, 2위를 다투는 최상위 속성이니까.’
그에 더해 사자왕의 갈기 망토.
위청은 물론 파프닐도 이런 아이템을 썼다고 나온 적은 없었다.
말 그대로 숨겨진 아이템이란 이야기.
단순 스펙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사기다.
물리, 마법 방어력이 골고루 높고, 망토란에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착용 제한도 널널하다.
방어막 생성, 레벨 비례로 방어력이 성장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역시 속성에 관한 것이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번개 속성은 자연계 속성 중에서도 최상위 공격력을 차지한다.
따라서 랭커들 역시 웬만하면 번개 속성을 갖추려 노력한다.
번개는 몇몇 특수 속성을 제외하면 상성도 거의 안타고 순수 공격력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 번개 공격은 약하게 만들 수 있는데, 내 번개 공격력은 강화된다.
이름만 번지르르한 아이템이 아닌 그야말로 실전 압축 능력으로 꽉꽉 채워 있었다.
‘이건 예상 밖의 수확이로군.’
-이 망토…… 멋지군. 어서 착용해 보게.
카라미트의 목소리가 희희낙락해 오는 게 느껴졌다.
‘카라미트 경,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하하, 이렇게 멋진 망토를 구하게 되면 어떤 기사라도 침을 질질 흘리게 되기 마련이지.
‘망토는 제 겁니다만?’
-나도 가끔 착용할 수 있지 않는가?
음, 듣고 보니 맞는 말이긴 하다.
촤라락.
‘착용감이……. 굉장히 편하군.’
망토는 기본적으로 간지를 뽐내기 위한 용도라 착용감이 구리고, 성능도 별로이기 마련이다.
근데 사자왕의 갈기는 촥 달라붙는 착용감에 감촉도 좋았다. 성능은 두말할 것도 없고.
‘문제는 사자왕의 심장인데.’
이거……. 어떻게 착용해야 하는 거지? 먹어야 하나?
‘사자왕의 갈기는 어찌 됐든 부가적인 요소. 진짜는 이 사자왕의 심장인데.’
이 심장, 커도 너무 크다.
애초에 무바 자체가, 환영이긴 하지만 엄청난 체구였다. 사자라기보다는 거의 알래스카 불곰급의 체급.
거기에 가히 환수나 다름없는 그의 심장답게 크기가 거의 내 주먹보다 훨씬 컸다.
씹어 먹어? 근데 그러다 망가지면 어떡하지?
‘애초에 위청은 이 심장을 어떻게 착용한 거지?’
-그 심장, 이식하면 되는 거 아닌가?
……?
‘뭐라고요?’
-그런 고위 아티팩트는 부서지면 오히려 성능이 약화되기 마련,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네 반대편 가슴팍에 박아 넣는 게 좋을 거다. 아니면 네 심장을 빼고 그 심장을 넣어도 괜찮겠군.
……어?
그런 발상은 못 해 봤다.
심장을 몸에 박아 넣는다니?
‘카라미트 경, 천재입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평소엔 좀 맹한 기사 같았는데 역시 감이 좋았다.
‘그럼 의사를 찾아봐야겠군.’
필요한 건 둘.
외과 수술에 정통한 의사 기술을 가진 자와 마도 연금 기술에 박식한 사람.
‘그리고 이 비밀을 지켜 줄 수 있을 만큼 입이 무거운 사람이어야겠지.’
***
원하던 히든 피스를 얻은 뒤, 파프닐은 곧바로 드워프 마을로 돌아갔다.
“이게 그간 벌어진 전황일세.”
흠, 확실히 사도 벨제크를 잃은 크로스파이어군의 기세가 꺾여 있었다.
그럴 만하다.
벨제크는 그들의 입장에서 굉장히 소중한 전력일 터. 솔직히 말하면 현재 게임 내에서 정공법으로 벨제크를 처치할 수 있는 유저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어느 정도 꼼수를 쓴 거나 마찬가지니까.’
아마도 그가 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다.
이 때문에 크로스파이어의 수뇌진은 지금 혼란스러운 상태일 터.
‘물론 아직도 드워프들이 불리한 건 마찬가지지만, 지금 기세를 놓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파프닐은 곧바로 수뇌부를 끌어모아 전략 회의를 시작했다.
“뭐라고? 바로 진격전으로 들어가자는 말인가?”
“지금이 기회입니다.”
“벨제크를 처치했다지만 아직 전력 차는 압도적이라 할 수 있네. 근데 승산이 있겠나?”
“제가 이기지 못할 싸움을 할 거 같습니까?”
윈필드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신뢰란 결국 실적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전력 차란 게 있는데…….”
“상대는 지금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예상 밖의 전력 손실, 예상 밖의 저력, 예상 밖으로 길어지고 있는 전쟁까지. 이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툭툭, 파프닐이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물론 무턱대고 정면 승부를 하면 필경 패배겠지요. 하지만 저에게 책략이 있습니다.”
“책략?”
파프닐은 씨익 웃었다.
“이독제독, 어부지리란 방법이지요.”
파프닐은 곧바로 메시지창을 열었다. 한쪽은 헤르메스의 날개 길드.
-무슨 일이십니까?
-정보를 의뢰하고 싶은데.
-어떤 종류의 정보입니까?
-사람을 찾아 줬으면 하는군. 둘 정도.
-등급은?
-특급으로. 선수금으로 30골드를 보내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은…….
***
철혈 혈맹 길드의 본성.
“오크제국이 움직였다는 게 정말인가?”
“예. 남서쪽, 알루인 지방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철혈군주 철혈패군이 수염을 쓸었다.
“지금까지 눈치만 보고 있던 놈들이 왜?”
현재 한국 서버는 소강상태의 연속이었다.
크로스파이어 길드가 NPC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길드는 서로 눈치만 보며 전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
이건 플레이어 진영, NPC 진영 전부 동일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크제국.
한국 서버를 장악하고 있던 위대한 왕국, 바란왕국을 박살 내 버린 오크제국이 숨죽이며 힘을 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 한 행동이라면 지난번에 서부 원정을 한 건데, 그것도 사천왕 한 놈 죽고 끝났잖아?”
“유니크급 업적이라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래, 그게 얼마 전 일인데, 잔뜩 데여서 사려야 할 놈들이 갑자기 왜 남쪽으로 가는지 모르겠군. 한번 알아보도록.”
“네, 네?”
“알아보라고.”
“그게…….”
철혈일검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오크제국은 강력한 몬스터들 천지.
그곳 깊숙이까지 잠입해서 작전 계획을 입수해야 하는데, 당연히 그건 여기 중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명령.
하지만 그걸 말하면 재떨이가 날아올 거다.
“왜?”
“…….”
“왜 말이 없어? 너 벙어리야?”
“아닙니다.”
“그럼.”
“해, 해 보겠습니다.”
“아앙?”
철혈패군의 미간에 내천 자가 생겨났다.
“해 본다고? 너 말버릇이 왜 그따위야?”
“아니……. 그게…….”
망했다.
대산물산 때부터 철혈패군의 연설은 한번 시작되면 두 시간을 넘기기로 유명했다.
그때였다.
철혈패군의 말문이 막 열리려는 순간.
-제라르 : 철혈일검 님 되십니까?
-제라르 : 정보를 중개받아 판매하려고 하는데, 혹시 지금 바쁘신지요?
-철혈일검 : 무슨 정보? 지금 바쁘니 나중에 연락해요.
-제라르 : 아, 죄송합니다.
-제라르 : 오크제국의 활동에 대한 중대 정보를 거래하고 싶다는 내용이라.
신이 도왔다면 지금 이 순간일 거다.
철혈일검은 곧바로 손을 들었다.
“뭣, 크로스파이어가 제3세력과 손을 잡았다고? 그래서 오크제국이 공격하는 거고?”
“그렇습니다. 드워프 건도 굉장히 큰데, 거기다 그것까지 겹쳤으니 그렇게 움직이는 것일 겁니다.”
“거봐, 하면 되잖아, 하면! 이렇게 하란 말이야.”
만족스럽게 웃어 젖히는 철혈패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고윈 대공에게 말해서 병력을 만들고, 철혈군을 출진시킨다.”
“알겠습니다.”
철혈 길드 본성이 소란스러워졌다.
그사이 철혈일검은 헤르메스의 날개 쪽 사람에게 연락했다.
-철혈일검 : 덕분에 살았소. 정보는 확실히 받았소.
-제라르 : 다행이군요.
-철혈일검 : 그런데 보상으로 바라는 게 꽤 특이하더군.
-제라르 : 그렇습니까?
-철혈일검 : 그래, 골드나 장비를 준대도 필요 없다고 하고……. 원하는 게 객원 간부 가입이라니…….
물론 안 되는 건 아니다.
전란의 시대인 지금.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이니까.
-철혈일검 : 그래서, 그 사람이 누구요?
-제라르 : 파프닐. 진짜 파프닐입니다.
제라르가 대답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